정경진의 건강 편지 27
귀가 우는 耳鳴(이명)질환
평소 단골 환자분이 계십니다. 고등학생인데 공부를 제법 하는 친구인지라 총명탕을 처방받으러 자주 내원했는데 맥을 보니 신장 맥이 빠르고 힘 있게 뛰고 있는 게 아닌가요?
원래 신장은 자연계의 북극이나 밤과 같아서 가급적이면 약하고 깊게 뛰어야 정상인데 말입니다. 신장은 차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신장이 열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학생에게 어디 아픈데 있냐고 물으니 귀가 운다고 해서 왔다고 합니다. 耳鳴(이명)질환이 고등학생에게도 나타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오늘은 귀 질환 특히 이명질환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이목은 총명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귀와 눈은 총명해야 하는데 어찌하면 가능할까? 귀와 눈의 총명은 달의 밝음에 비유하는데 이목이 총명하려면 반드시 혈기가 제공을 받아야 합니다. 혈기가 귀와 눈에 젖과 꿀처럼 흘러 들어가야 눈과 귀가 총명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동의보감에서 귀가 우는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귀는 모든 맥이 모이는 고로 위가 약하면 종맥이 약해지니 종맥이 허하면 귀가 운다고 하였습니다. 해서 위가 약하면 귀가 울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드립니다.
두 번째로 뇌수가 부족하면 귀가 운다고 하였습니다. 욕망이 절도가 없고 노역이 과도하면 중년 후 신수가 말라서 腦髓(뇌수)까지 자양하지 못해 귀가 운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쓸개맥과 삼초맥의 기가 과다하게 역상하면 귀가 운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분노나 스트레스지수가 높으면 귀가 운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화나는 일이 자주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귀가 울기도 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네 번째로 감기 뒤 끝에 오는 이명증상도 있으며 평소 술을 자주 하시는 분들에게도 나타날 수 있기도 합니다. 감기로 인한 風邪(풍사)나 술을 자주 하시어 몸에 酒熱(주열)이 생기면 귀가 울기도 하니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과 같이 보면 귀가 우는 질환에도 상이한 원인이 존재하니 원인에 따라 침과 한약치료를 해야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귀가 우는 질환이 치료되지 않으면 귀가 안 들리는 질환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하겠습니다. 귀가 우는 원인은 감기 뒤끝이나 몸에 酒毒(주독)이 남아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위가 극도로 허약하거나 신장의 기가 약할 때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연유를 잘 파악하시어 주의를 하시면 귀가 우는 증상을 예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혈기의 근원인 간과 신장의 건강을 미리 예방하신다면 귀 우는 증상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성인병도 예방할 수 있으리라 사료됩니다. 다시 학생이야기로 돌아가 봅니다. 학생의 신장 맥이 원래는 조용해야 하는데 어떤 이유로 신장 맥이 빨라진 것을 볼 때 신수가 마르고 火(화)가 동한 이유로 귀가 울었다고 진단하고 신장을 보하고 화가 없애주는 약물을 투여하여 이명질환을 치료하였습니다. 물론 젊은이라서 쉽게 치료되었지만 귀가 우는 질환은 매우 완고하다는 이야기도 첨가해봅니다. 요즘은 귀가 우는 환자분들이 많아집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학생의 이야기도 있지만 점점 젊어지고 전 연령층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과로가 큰 원인인가 봅니다.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증상과 갑자기 어지러워지는 증상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갑자기 핑 도는 “어지럼 증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