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료 동결 아닌 24개 상가 전부 30% 인하
– 상인들 재투자할 여력 발생으로 상생 발전
구리전통시장 내 상가 건물주가 세입자 24개 업소의 임대료를 30% 인하해 상생과 소통의 미담사례가 있어 본지 백정우 국장이 만났다.
박원진 회장님, 안녕하세요?
Q. 최근 연말의 경기위축과 임대료 동결 아닌 24개 임차인 대상 전부 30% 인하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어떤 배경인지요?
A. 8년째 임대료 동결 중 한시적이나마 30% 인하 한다는 게, 물론 제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요즘 제가 보기에도 시장경기가 너무 안 좋아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시적으로 임대료 30% 인하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여기에는 공동소유자인 동생들의 흔쾌한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Q. 이런 선행이 신선하게 느껴지는데요. 상가 동 세입자 현황을 말씀해 주시죠?
A. 저희 같은 경우는 24집 중에 제일 오래된 집이 48년입니다. 두번째가 43년이 되셨고 30년 넘은 집들은 8집이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이상이 6집이고,10년 미만은 8집입니다. 어찌 보면 국내 여건에서 자기 건물 아니면서 한자리에 48년 임차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봅니다.
Q. 임차인들 중에는 대를 물려서 운영을 하죠?
A. 여러 집이 됩니다. 48년 된 분은 26세에 오셔서 지금까지 하고 있죠. 다른 집들을 보면 장인장모님 하시던 사업을 물려받거나, 삼촌이 하던 것을 조카가 물려받고, 형이하다 동생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제가 언론에 나오듯이 건물주가 못되게 굴거나 지독하게 굴었다면 임차인들께서 그렇게들 안 했겠죠? 하하(웃음)
Q. 상가건물을 새로 건축한 것이 몇 년되었나요?
A. 새로 지은지 8년이 되었습니다. 선친께서 여기에 오신 것이 50년 전 이구요. 그 때는 현재보다 더 넓었습니다. 과거엔 건물이 하나였는데 중간에 도시정비가 되면서 골목이 2개가 나면서 건물이3개동이 된 것입니다. 그러다가 하나는 매각을 했구요. 현재는 280평입니다. 평판은 저보다는 어머님이 맡아서 하실 때에는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하(웃음)
Q. 현재 상가 재건축 때 에피소드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가끔 언론을 통해 보면 재건축을 이유로 임차인이 부득불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3가지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자기자리에 자기가 다시들어간다. 둘째 임대보증금은 동결한다. 셋째 임대료는 인상하되 주변보다 더받지는 않겠다. 이러한 원칙하에서 상인들의 협조를 최대한 끌어내 5개월만에 재입주할수 있었습니다. 재건축 과정에는 공사 때 휀스를 치쟎습니까? 제가 휀스옆에 천막을 설치해드렸습니다. 장사에 공백이 생기면 상권도 문제가 있고 장사하시는 분들도 쉬느라고 타격이 있을 수 있기에 원하는 분들은 장사를 하실 수 있도록 노점을 설치해줬습니다. 이일이 의외의 효과가 나왔습니다. 시장 한복판에서 재건축을 하는데 단 한 건의 민원도 없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장사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20년~30년 이상 되신분들이라 그 분들이 장사를 쭉하니까 민원을 막아준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사하시는 분들을 봐서 만원을 제기하지 않은 것이지요. 천막쳐주고 생각지도 않은 보답을 받았죠.. 요즘 건물주들이 욕을 많이 먹습니다만, 주변에는 저희보다 훨씬 임차인에게 잘 해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Q. 박대표님은 원래 구리시 분이신가요?
A. 아닙니다. 부모님은 월남한 분이시고 저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Q. 구리전통시장 다양한 행사 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시던데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A. 구리전통시장 다양한 행사 시에 구리전통시장에 공간이 넓지 않기 때문에 저희 주차장에 다문화음식 축제, 작은동물원 등을 준비하는데 지원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Q. 평상시 가지고 있는 삶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A. 거창하게 삶의 철학이라고 는 없지만, 웬만하면 “개인간에는 한발자국 양보해서 신속히 일처리를 한다”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번의 경우도 같은 내용이죠. 시장상황이 쉽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더 안 좋아지기 전에 짐을 조금 덜어 드린다는 그런 의미였습니다. 사실 임대료를 조금 인하한다고 무슨 큰 도움이 되겠어요. 일단 같이 어려움을 공감하고 있다는 그런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일반시민들은 이런 선행이 확대되길 기대합니다만, 선행은 천천히 강한 힘을 가지고 선행이 됩니다만, 주변의 건물주들에게 따가운 시선도 있을 것 같습니다.
A. 아무래도 다른 주변 건물주 분들에게는 제가 욕을 먹을 수도 있거나 혹시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 이렇게 같이 산다는 마음을 가져야 상권이 유지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건물주 생각만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상권이 망가진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길게 봐서는 이런 부분이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제가 잘난척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도 언론과 방송에서 건물주들과 임차인들과의 관계에서 조금 심하다 싶을 정도의 사례가 나와서 저라도 이런 부분도 있다고 조용히 실천을 했는데 과분한 칭찬을 받게되었습니다.
Q. 요즘 경기가 안 좋아 상권 위축이 되기에 촉매제가 되어 다른 분들께서 나와 주시면 어려운 환경에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A. 저희 경우에는 지난 50여년 동안 임차인들에게 나가라고 말씀 드린 적이 없었구요. 저도 그런 덕목을 부모님께 물려받아 상인 분들과 함께 어우러져, 낙후된 부분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고, 대를 이어 장사하는 임차인 가족분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곤 합니다.
Q. 박원진 대표님은 언제부터 상가관리를 하셨고 계기는 무엇인지요?
A. 구리시장에 들어온 적은 12~3년 정도 입니다. 그전에는 직장생활과 사업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나이도 들고 부모님도 연세가 드시고 상가도 재건축을 해야 해서 시장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Q. 박대표님은 상가관리만 하셨나요?
A. 제가 시장에 처음 나왔을때 저도 장사를 시작했었습니다. 가게 한 칸이 비었을 때 닭꼬치 장사를 했었습니다. 사람들이 웃었을 겁니다. 하하 … 가게를 24칸이나가지고있으면서 닭꼬치를 굽고 있어 주변 분들이 조금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도 했을 겁니다. 오래는 하지 않았고 시장에 들어오면서 신고식이라고 생각해 6개월 정도 했었습니다. 그 당시 상인의 입장을 체험을 해 보았는데요, 굉장히 힘이 들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문을 열고, 일년내내 쉬는 날이 없으니까 굉장히 힘이 들었습니다. 가끔 술 드신 고객 분들과도 충돌(?)도 있었습니다. 하하 (웃음)
Q. 박대표님의 파크상가에 임차인들에 대한 자랑을 해주신다면요.
A. 저 같은 경우 , 임차인분 들을 잘 만났다고 봅니다. 크게 거칠거나 자기 주장만을 강하게 한다거나 하는분들은 거의 없었거든요. “저의 복(福)”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제가 잘 할려고 해도 워낙 드세게 자기 이야기만 하면 충돌이 있을 수 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은 제가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잘 받아주시고 저만 잘 했다기 보다는 임대인과 임차인들이 노력을 한 것 같습니다.
Q. 혹시 언젠가 경기악화와 시장 위축 등의 상황이 또 다시 온다면 이번 같은 생각을 하실 계획인가요?
A. 아무래도 같이 사는 방향으로 나가야지, “혼자만 이익을 추구하면 같이 죽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상황에 맞춰 해야죠.
Q. 취미는 무엇인가요?
A. 특별한 취미는 없고 “남들 하는 것은 다 해보자”라는 주의라서 조금씩 왠만한 것은 할 줄 알지만 깊이가 있는 것은 없습니다. 요즘은 세일요트에 관심이 있어 배우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요트대회에도 참가했습니다만 입상도 못했죠. 요트로 울릉도까지 가는 코리아컵대회가 기억에 남습니다.
Q. 박대표님의 좋아하는 음식을 말해주신다면요?
A. 모든 음식을 골고루 잘 먹습니다 혐오식품빼고….
Q. 박대표님의 가족상황을 말씀해주시면요?
A. 부인과 사진작가인 아들과 변호사인 딸이 있습니다.
Q. 박대표님의 구리시에 대한 소회를 말씀하시면요.
A. 구리시는 제게는 푸근한 고향과 같은 곳입니다. 부모님들과 함께 한 곳이고, 저의 노후를 상인들과 함께 살아갈 생활의 터전입니다.
독자 중에는 이번 사례의 본지 1차 기사를 보고 “아직도 세상은 살만하다”라고 말한 분들이 다수 계셨고, 박원진 대표의 낮고 차분한 음성, 넉넉한 마음씨, 가족의 정(精)을 나누는 상생의 사례를 확인한 인터뷰였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작성 백정우 국장(295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