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트 하나만 이쁘게 만들어 줘요.”
얼마전 가게를 찾은 고객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고객님 하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3D 모델링으로 된 하트가 필요합니다.”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하트를 만들기 위해서 하트가 필요하다는 아이러니한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두려워서
“네. 만들어 드릴께요.”라고 말씀드렸다.
3D 프린팅을 하려면 3D 모델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시중에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위주로 3D 모델링을 설명한 책은 많지만, 정작 3D 모델링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은 많지 않다. 따라서 3D 모델링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다뤄보고자 한다.
3D Modeling(Three Dimensional Modeling)이란.
3D 모델링에 대해서 알아보려면 도대체 3D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3D라는 영어를 국어로 옮겨쓰면 3차원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3차원이라는 단어도 모호하다. 어떤 것이 2차원이고 어떤 것이 3차원인가? 3D Designer로서 2차원과 3차원의 차이를 묻는다면 단호하게 “단면과 질량을 가진 것이 3차원입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달리 이야기한다면 단면을 잘 이해하면 모델링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은 질량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면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두깨가 있다는 것은 쪼갤 수 있다는 것이고, 쪼갤 수 있다는 것은 단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3차원 모델링은 덩어리를 가지고 모델링을 하는 방식과, 단면의 형태를 가지고 모델링을 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조소적인 방식으로 모델링을 하는 것과 도면을 그려서 기하학적인 형태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모델링을 하는 것이다. 전자는 형태위주의 모델링이 많고, 후자는 기능적인 측면의 모델링이 많다. 물론 방식의 차이이다.
조소적 모델링 방식
우리가 찰흙으로 사람의 얼굴을 만든다면 먼저 동그랗게 찰흙을 빚어서 크게 얼굴의 형상을 만든다음 눈 두덩이는 눌러넣고, 코는 당겨서 세우고 입술은 도구나 손톱으로 찍어 누르고 하면서 만들 것이다. 결국에는 3차원 모델링도 실제로 찰흙으로 만드는 과정을 컴퓨터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하다. 다만 우리 손은 항상 사용하고 있어서 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만, 컴퓨터는 명령어(혹은 마우스의 움직임)을 통해서 나의 의지가 전달되는 것 뿐이다. Sculptris 나 Z-brush등이 이러한 프로그램에 속한다. 도면 보다는 스케치나 이미지를 위주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수치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는 정도와 조형감각에 크게 의존한다.
기하하적 형태의 모델링
기하학적 형태의 모델링은 기능을 가진 디자인적인 요소가 반영된 모델링에서 쓰임이 많고, 주로 도면으로 표현된 것을 3차원으로 모델링한다. 3D 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도면이 필요하다. 물론 도면 없이 바로 모델링을 할 수도 있지만,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면 양질의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도면은 2차원의 형태이다. 3차원의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서 2차원으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니 번거롭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좋은 대본 없이 좋은 영화가 나오지 않듯이 양질의 3D 모델링을 위해서는 2D 도면 작성을 피할 수 없다. 정면도, 측면도,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상세도등등 도면에는 여러 종류의 것들이 있지만, 결국에는 3차원의 형태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2차원의 설명서인 것이다. 달리 말하면 결국은 앞에서 보고, 뒤에서 보고, 옆에서 보고, 잘라서 보는 것이다. 하지만 도면에는 이것 말고도 꼭 들어가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치수이다. 쉽게 말하면 길이가 몇 cm / 높이가 몇 cm 이런 식의 수치들이다. 기능이라는 것을 잘 설명하기 위해서 톱니를 비유하기를 좋아한다. 톱니는 그 크기나 위치가 맞아 떨어지면 작동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튼튼한 톱니라도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따라서 정확한 크기와 위치를 도면에 표기하고, 이를 조합해서 적합한 모델링을 하는 것이 기하학적 모델링이 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Autocad, Rhino3D, Catia등이 있다.
좋은 스케치가 없이는 좋은 모델링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우리 분야의 정설이다. 우리는 정작 3차원의 공간에 살고 있으면서, 3차원적 사고가 어렵다. 이는 우리의 시각이 끊임없이 2차원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고, 관찰과 훈련없이는 3차원적으로 생각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정말 3D 모델링을 잘 하고 싶다면 주변의 사물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 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작성 카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