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75.〈엄처시하〉,〈종점〉,〈심술각하〉(2024.08.05.)
오늘은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영화주제가 제5편으로서 라디오 연속극 주제가인 최희준〈엄처시하〉영화〈종점〉후랑크백〈심술각하〉3곡에 대한 글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엄처시하〉– 김석야 작사, 홍현걸 작곡, 최희준(1965년 신세기레코드사)
1절. 열아홉 처녀 때는 수줍던 그 아내가 / 첫 아이 낳더니만 고양이로 변했네 /
눈 밑에 잔주름이 늘어가니까 / 무서운 호랑이로 변해버렸네 / 그러나 두고 보자
나도 남자다 / 언젠가 내 손으로 휘어잡겠다 / 큰 소리 쳐보지만 나는 공처가
2절. 한 세상 사노라면 변할 날 있으련만 / 날이면 날마다 짜증으로 지새는 /
마누라 극성 속에 기가 죽어서 / 눈칫밥 세월 속에 청춘이 가네 / 그러나 두고 보자
나도 남자다 / 언젠가 내 손으로 휘어잡겠다 / 큰 소리 쳐보지만 나는 공처가 /
나는 공처가
〈엄처시하〉1965년 최희준이 부른 MBC 라디오 연속방송극 ‘엄처시하’의 주제가로서 신세기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최희준 전속 기념, 길 잃은 철새 / 엄처시하’ 앨범에 실려 있는 B면 타이틀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최희준〈길 잃은 철새〉(JBS연속극 ‘특호실 여자손님’ 주제가) , 최숙자〈신촌 언니〉오기택〈원한 십년〉(HLKY 연속극 주제가)〈나는 외로워도〉남미랑〈사랑의 돌팔매〉SIDE B면. 최희준〈엄처시하〉(영화주제가), 남미랑〈또하나의 비원〉〈푸른 맹서〉오기택〈꿈속의 여인〉최숙자〈사랑의 오선지〉등 19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극작가 김석야 극본으로 아내의 변천사를 코믹하게 홈드라마로 맘보, 차차차, 도돔바 리듬으로 ‘공처가’의 애환을 익살스럽게 담았습니다. ‘엄처시하’(嚴妻侍下)는 ‘엄한 아내를 모시는 그 아래’라는 뜻으로 ‘아내에게 쥐어 사는 남편의 처지’를 놀리는 말을 뜻합니다. 이 연속극이 방송된 시절만 하더라도 남존여비, 남아 선호사상 등이 잔존하던 시절, 그리고 세탁기, 냉장고, 전기밥솥 등도 없었으니 고달프고 힘든 집안 일 속에서 생활전선에까지 내몰리기도 하였으니 여성들의 고난과 어려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코믹 가족드라마는 고생하던 여성들의 가슴을 달래주는 대리만족 수단일 것인데, 여성상위 시대인 지금의 시대상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의미가 오히려 약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종점〉– 유호 작사, 이봉조 작곡, 최희준(1966년 신세기레코드사)
1절. 너를 사랑할 땐 한 없이 즐거웠고 / 버림을 받았을 땐 끝 없이 서러웠다 /
아련한 추억 속에 미련도 없다 마는 / 너무도 빨리 온 인생의 종점에서 /
싸늘하게 싸늘하게 식어만 가는 / 아아아 아아 아아아 내 청춘 꺼져 가네
2절. 너를 사랑할 땐 목숨을 걸었었고 / 버림을 받았을 땐 죽음을 생각했다 /
지나간 내 한평생 미련도 없다 마는 / 너무도 짧았던 내 청춘 종점에서 /
속절 없이 속절 없이 꺼져만 가는 / 아아아 아아 아아아 한 많은 내 청춘
〈종점〉1966년 최희준이 부른 동명의 영화주제가로 신세기래코드사에서 발매한 ‘이봉조 작곡집, 종점 / 잘있거라 일본땅’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최희준〈종점〉현미〈애인을 교환 합시다〉유주용〈로타리의 미소〉〈너와 나〉최숙자〈사랑이 무엇인가〉이한필〈특급 인생〉SIDE B면. 현미〈잘 있거라 일본 땅〉유주용〈함께 가실까요〉〈회오리 바람〉〈여름은 가고〉최양숙〈사랑〉이한필〈터주대감〉등 12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영화. 제작 김형근, 기획·각본 마원일, 음악 이봉조, 김기덕 감독, 배우 신성일, 고은아, 트위스트김, 강문, 문정숙, 전양자, 이순재, 김신재, 최삼, 박기숙 등이 출연 1966년 11월 24일 서울「아카데미극장」에서 개봉됐습니다. 타이틀 “극한(極限) 상황위에 놓여진 한 젊은 인간의 몸부림치는 애정행각(愛情行脚)!”
「1960년대 초 자유당 간부의 비서인 그는 야망에 불타는 가난한 청년(신성일)이었다. 우연히 그는 청년단 간부를 알게 되고, 4·9 혁명이 일어난 후 감옥에 들어가는 간부로부터 3억환이라는 큰 돈을 그가 출옥할 때까지 맡아주기로 약속한다. 정치자금이었던 구화 3억환을 가지고 있던 그는 1년 6개월을 수감해야 한다. 하지만 출세의 줄이 끊기고 마음 속의 여인(고은아)마저 어느 부자에게로 떠나 버리자 처량한 청년은 남아 있는 인생을 굵고 짧게 살기로 결심을 하고, 간부가 출옥하는 18개월 후를 파멸의 종점으로 설정을 해 가지고 있던 구환 3억환을 부질없이 다 써 버리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떠나 버린 사랑과 멀어져만 가는 내 청춘, 지나간 내 한평생 살아온 것에 대한 미련도 없다만은 언제나 사랑하면서 황혼기의 종점 시절에도 청춘의 사랑을 불태워야 합니다. 필자는 40년 전 첫사랑을 만나 지금까지 인생의 종점에서 사랑을 나누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처음 만난 날 와부읍 도곡리 166번 종점에서 애뜻하게 헤어지는 그 날, 그 시간이 아직 생생한데, 그후 종점에서 여러 밤을 새우고 새벽 첫차를 타고 다녔습니다.
☞ 1981년 정인엽 감독, 배우 장미희, 하용수, 박원숙 출연한 동명의 영화도 있습니다.
☞ 소설가 이병주 원작 소설 ‘망향’을 각색한 멜로드라마 ‘종점’ MBC-TV에서 1980년 3월 29일부터 8월 31일까지 43부작으로 매주 토·일요일 저녁 7시 15분부터 8시까지 방송한 주말드라마였는데, 극본 이희우, 연출 정문수, 탤런트 김자옥, 이정길, 김보연, 박근형, 고두심, 김혜자, 전운, 김용림, 한인수, 엄유신, 임예진 등이 출연을 했습니다. 주요내용은「사사로운 욕심만을 충족시키려는 당시 시대 젊은이들의 이기적인 일면을 묘사하면서 산업화 사회에서 중시되어야 할 인간중심의 사고방식을 제시하였습니다.」
–〈심술 각하〉–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후랑크백(1966년 지구레코드사)
1절. 울지 말고 잠들어라 귀여운 아가야 엄마를 찾으려고 네가 울면은 / 일등병 이
아빠도 엄마 생각에 한없이 아픈 마음 눈물 젖는다 / 울지 말고 잠들어라 심술각하님
2절. 별을 하나 달았으니 의젓한 각하님 이제는 엄마 찾아 울지 않겠지 / 일등병 아빠
품에 포근히 안겨 고요히 잠든 아가 웃는 그 얼굴 / 꿈속에서 보았는 가 엄마 얼굴을
〈심술각하〉1966년 후랑크백이 부른 동명의 영화주제가로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백영호 작곡집, 여정 / 심술각하’ 앨범에 실려 있는 B면의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1면. 이미자 선생님〈여정〉(영화주제가)〈여정에 첫눈이 내릴 때〉(영화 ‘여정’주제가), 남상규〈추억은 꿈이였네〉백설희〈이별의 왈쓰〉진송남〈오늘의 감격〉(영화주제가), 신해룡〈타향의 길손〉SIDE 2면. 후랑크백〈심술각하〉(영화주제가), 이미자 선생님〈눈물의 월미도〉〈이별의 밤〉진송남〈아빠는 일등병〉(영화주제가), 박재란〈대구 아가씨〉남강수〈백설령 고개〉등 총 12곡이 함께 수록되어져 있습니다.(^^)
영화는 신봉승 원작·각본, 이형표 감독, 영화배우 장동휘, 최지희, 박노식, 황해, 이대엽, 서영춘, 강문, 최명수, 장혁, 아역 추민호 등이 출연 1966년 3월 12일 서울의「명보극장」에서 개봉되어 46,794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제16회 ‘베를린영화제’ 출품작입니다. 전체 114개 장면 중 추민호 어린이가 72개 장면을 차지했고, 어린 아이가 주연을 맡은 것은 한국 영화사상 처음이라 합니다. 3살 나이에 한번에 6가지 행동을 연속으로 연기하는 ‘천재성’을 보여줬지만 NG로 소모한 필름이 약 8000자로 영화 한편 길이였답니다.
타이틀은 “맹호 같은 사나이들의 순정 어린 전우애! 울리고 웃기는 심술각하의 재롱”
「아내가 투병 끝에 생을 마감하자 휴가차 고향에 갔던 박일병(장동휘)은 부득이 하게 세살백이 아들을 데리고 부대로 복귀한다. 그러나 병영 안에서 아이를 기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의 전우들은 아이를 폐품창고 속에 숨겨 놓고서 서로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고 하여 교대로 돌보며 키워 간다. 급기야는 그 사실이 부대장에게 알려졌다. 사병들은 군율을 어긴 죄로 떨고 있었다. 그리고 또한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었다. 그렇지만 부대장은 박상병의 딱한 사정을 이해하고 제대특명을 명한다. 그가 아들을 안고 제대하던 날, 전우들은 저마다 정성어린 선물을 한아름 안기며 앞날의 행복을 기원한다.」
☞ 1966년 3월 5일 경향신문 ‘연예(演藝) 스냅’란 보도 기사 내용「제목. 세 살짜리 꼬마 주연(主演) 영화 ‘심술각하(閣下)’서, 본문. 세 살짜리 꼬마가 주연을 했다. 신봉승 원작 각본, 이형표 감독의 ‘심술각하’라는 영화에서 심술각하 역할을 한 추민호(秋敏鎬) 어린이가 화제의 주인공. 장동휘 일등병의 아내는 어린 아들을 남겨둔 채 죽는다. 장일병은 하는 수없이 아들을 들쳐업고 부대로 돌아와 부대안 창고에 숨겨두고 기른다. 그러는 동안 우습고 눈물겹고 흐뭇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어린이는 ‘심술각하’란 이름으로 끝내는 부대의 명물이 된다는 이야기. 전체 1백 14‘신’ 중 추(秋)어린이가 72‘신’을 차지하는 본격적인 주연인데, 이런예는 우리 영화사상 없었던 일… 정확하게 얘기해서 63년 12월 5일 생인 추어린이는 2년 7개월만에 영화에 데뷔, 3년 3개월에 자기가 주연한 영화를 보면서 스스로 깔깔거리고 웃었다. 6살짜리에게도 세가지 이상 중복되는 일을 한꺼번에 시키면 혼란을 가져 온다고 하는데 추(秋)어린이는 영화촬영 중 1‘신’(1분 50초 정도)에서 6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했다. ‘톱 스타’들도 이렇게 긴 ‘신’은 하기가 어렵다는 것인데… 가령 중대장실에 슬쩍 들어간 ‘심술각하’가 ① ‘차트’를 들쳐보고, ② 책상에 올라간 다음 ③ 전화기를 가는 척 ④ 책상위의 책을 뒤엎고 ⑤ 연필을 내동댕이 치고 ⑥ 권총을 빼든다는데까지 한꺼번에 찍어버린 것이다. 이쯤되면은 이 어린이를 뛰어난 천재(天才)라고 한 대도 ‘카메라’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긍이 갈 것이다. 그러나 이 어린이 때문에 N·G로 소모한 ‘필름’은 약 8천자(영화 한편의 길이)라고… 아버지는 법률사무소를 내고있는 추교성(44)씨이고 촬영 조수 노릇을 한 어머니는 김영옥(34)씨. 3살에 벌써 꼬마‘마스타’의 최고 출연료 5만원을 받은 추(秋)군의 녹음은 성우 김순원이 했는데 스물여섯 아가씨…」이하는 생략하겠습니다.
☞ 1964년∼1966년 대중가요「톱10」을 살펴보면 1964년 1위 금호동〈내일 또 만납시다〉2위 최숙자〈눈물의 연평도〉3위 이미자 선생님〈님이라 부르리까〉4위 이미자 선생님〈동백 아가씨〉5위 현미〈떠날 때는 말없이〉6위 백야성〈마도로스 부기〉7위 최희준〈맨발의 청춘〉8위 권혜경〈물새우는 해변〉9위 박재란〈밀짚모자 목장아가씨〉 10위 현미〈보고싶은 얼굴〉이었고, 1965년 1위 조애희〈내 이름은 소녀〉2위 곽순옥〈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3위 쟈니브라더스〈마포 사는 황부자〉4위 남일해〈맨발로 뛰어라〉5위 쟈니부라더스〈맹호들은 간다〉6위 한명숙〈사랑의 송가〉7위 박재란〈산너머 남촌에는〉8위 박재란〈아나 농부야〉9위 오기택〈아빠의 청춘〉10위 이미자 선생님〈울어라 열풍아〉14위 이미자 선생님〈정동대감〉18위 이미자 선생님〈황포돛대〉였으며, 1966년 1위 오기택〈고향무정〉2위 최희준〈길잃은 철새〉3위 이시스터즈〈날씬한 아가씨끼리〉4위 이씨스터즈〈남성금지구역〉5위 위키리〈눈물을 감추고〉6위 진송남〈덕수궁 돌담길〉7위 남상규〈동백꽃 피는 고향〉8위 문주란〈동숙의 노래〉9위 쟈니리〈뜨거운 안녕〉10위 조애희〈말띠신부〉16위 송춘희〈수덕사의 여승〉당시에 순위결정은 음반·테잎 판매량(70%)+방송 횟수(30%) 표본조사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영화주제가 제6편에 대한 글을 올려드리겠습니다.
기사작성 편빕부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