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로트, 세월따라 사연따라’ NO 219. 이해연〈소주 뱃사공〉〈울어라 대동강〉(2025.06.09.)
다가오는 13일은 가수 이해연의 탄신일입니다.
1924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1941년 10월 콜럼비아레코드사에서〈백련 홍련〉으로 데뷔하여 1942년〈뗏목 이천리〉〈배우일기〉〈소주 뱃사공〉1943년〈아리랑 풍년〉〈황해도 노래〉를 불렀고, 1955년〈심산의 호들기〉를 비롯해 1956년 이해연 최고의 히트곡〈단장의 미아리고개〉1957년〈울어라 대동강〉〈진달래 비가〉1960년〈아리랑 정능고개〉〈풍년제 타령〉〈양귀비〉1962년〈내가 마지막 본 평양〉〈공방일기〉1965년〈백마는 우네〉〈인생유수〉등을 불렀습니다.
이해연 집안은 음악가족으로 6살아래 여동생 백일희(본명 이해주)는 작곡가 박춘석이 유일하게 사랑한 여성으로 1955년〈황혼의 엘레지〉로 데뷔한 가수이고, 남편은 치과의사 출신 트럼펫 연주자 베니 김(본명 김영순)으로 김해송과 한국재즈의 선구자로 미8군무대에 한국 가수가 출연할 수 있도록 제도화 시킨 분이십니다. 자녀들은 1979년〈연안부두〉(조운파/안치행)를 취입해 히트시킨 김트리오(장남 김파, 장녀 김선, 차남 김단) 등이 있고, 2019년 12월 10일(95세) 하늘의 별이 되셨습니다. 제 21대 대통령 취임을 감축드리면서 오늘은 이해연〈소주 뱃사공〉〈울어라 대동강〉〈내가 마지막 본 평양〉백일희〈꽃파는 어린 천사〉〈눈물의 양귀비〉5곡을 올립니다.
–〈소주 뱃사공〉– 이가실 작사, 손목인 작곡, 이해연(1942년 콜럼비아레코드사)
1절. 복숭아 꽃잎 피는 삼사월 소주땅 / 물새가 울어울어 해질 무렵에 /
저 멀리 돌아든다 흰돛대 붉은돛대 / 행복의 꿈을 싣고 꿈을 싣고 손짖을 한다
2절. 꽃잎이 부서지는 바다의 뱃머리 / 바람아 불지마라 봄날이 간다 /
저 멀리 떠나가는 소주땅 뱃사공은 / 당명주 가득 싣고 가득 싣고 어데로 가나
3절. 한산사 종소리에 해지고 달이 떠어 / 흐르는 물결마다 흐르는 달빛 /
뱃사공 아저씨에 보내는 편지에는 / 그리운 나가사끼 나가사끼 항구의 소식
〈소주 뱃사공〉1942년 이해연이 부른 노래로 그해 8월 콜럼비아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사막의 환호(김영춘) / 소주 뱃사공’ SP음반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소주(蘇州, 쑤저우)는 중국 강소성 양자강 삼각지에 위치한 고도(古都)로 주변에 원림(苑林)이 유명하고,운하가 매우 발달한 물의 도시이며 ‘동양의 베니스’로 불리는 곳으로, 중국 불교의 유명사찰 한산사(寒山寺)가 있습니다. 예로부터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이라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1962년 작사가 반야월(1917년∼2012년 본명 박창오, 가수명 진방남, 경남 마산 생)이 많은 부분을 개사해 제목〈제주 뱃사공〉으로 재발매했습니다. 월북 작사가 이가실(조명암)로 인해〈소주 뱃사공〉은 1965년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다가 1997년 해금이 되기도 했습니다.
–〈울어라 대동강〉– 고기명 작사, 이재호 작곡, 이해연(1957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약산동대 진달래꽃 피고 지고 흐른 세월 / 배따라기 고향 노래 잊은 지가
몇 해인가 / 떠나오던 그날 밤에 울던 대동강 / 누굴 위해 지금은 울어를 주나 /
울어라 대동강아 님 없는 땅에
2절. 다시 만날 그 날짜를 백사장에 새겨보며 / 만져보던 대동강물 물소리에 목이
멨소 / 고향 땅의 한 줌 흙을 품에 안고서 / 발길 돌려 떠나온 오백 리 길이 /
오늘도 달빛 아래 꿈길이 닿네
3절. 봄이 되면 세세년년 피어 주던 진달래꽃 / 누굴 위해 피어주나 피가 맺혀
시드느냐 / 울지마라 참아다오 다시 가는 날 / 잊어 버린 옛 노래 불러가면서 /
가슴에 맺힌 원한 풀어를 주마
〈울어라 대동강〉1957년 이해연이 부른 노래로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사나이 눈물(신라송) / 울어라 대동강’ SP음반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이해연의 맑고 고운 음색으로〈울어라 대동강〉을 들으니 대동강의 아름다운 풍광이 노래에 가득함을 느낍니다. 약산 동대(藥山 東臺)는 평안북도 영변 약산에 있는 약산(해발 489m)의 동쪽에 있는 돈대(墩臺, 사방을 조명할 수 있는 높은 지대)로 관서팔경(關西八景) 중 한 곳입니다.
☞ 관서팔경은 평안도에 있는 명승지로 강계의 ‘인풍루’(仁風樓), 의주의 ‘통군정’(統軍亭), 선천의 ‘동림폭’(東林瀑), 안주의 ‘백상루’(百祥樓), 평양의 ‘연광정’(練光亭), 성천의 ‘강선루’(降仙樓) 만포의 ‘세검정’(洗劍亭) 그리고 영변의 ‘약산동대’(藥山東臺)입니다.
〈울어라 대동강〉1절의 첫소절 “약산동대 진달래꽃 피고지고 흐른 세월…”을 들으면 생각나는 시(詩)가 있을 것입니다. 김소월(1902년∼1934년 본명 김정식)의 ‘진달래꽃’입니다.「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보내 드리우리다 / 영변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시 “진달내ᄭᅩᆺ“(진달래꽃)은 1922년 7월 잡지《개벽》25호에 처음 실렸습니다. 이후 매문사(賣文社)에서 같은 이름의 시집 《진달내꽃》을 1925년 12월 26일 간행하였고 이 초판본은 2011년 등록문화재로도 지정되었습니다.〈진달래꽃〉이 대중가요로 처음 발표된 것은 1958년으로 작곡가 손석우가 곡을 붙혀 가수 박재란이 오아시스레코드사를 통해 발표했고, 1968년 서영은 작곡으로 최정자가 신세기레코드사를 통해 발표했으며, 2003년 가수 마야(1975년 본명 김영숙, 전북 정읍생, 남양주시 금곡고졸)가 불렀는데, 2015년 11월 19일 세계프로야구 ‘2015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에서 9회에 일본에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마야의〈진달래꽃〉이 울러 퍼졌었는데 기억이 나시는지요?
–〈내가 마지막 본 평양〉– 반야월 작사, 이인권 작곡, 이해연(1960년 미도파레코드사)
1절. 외기러기 울고가는 북녘 하늘 바라보며 / 내 어릴 때 놀던 산천
눈에 삼삼 떠오르네 / 물 맑은 대동강아 부벽루도 잘 있느냐 /
홍등 아래 던진 몸이 저녁마다 불러 보는 / 한 많은 내 가슴에 어리는 평양
2절. 구름에게 물어 볼까 달님에게 전해 볼까 / 기약 없는 님 소식은
어느 꿈에 만나려나 / 능라도 실버들아 연광정도 잘 있느냐 /
풀어지는 연기 끝에 추억만이 그립더라 / 마지막 울고 떠난 꿈에 본 평양
〈내가 마지막 본 평양〉1960년 이해연이 부른 노래로서 미도파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이인권 작곡집, 양귀비 / 내가 마지막 본 평양’ 앨범 B면의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이해연〈양귀비〉안려희〈꽃파는 아가씨〉최무룡〈아들의 심판〉송민도〈울지 않으련다〉Side B면. 이해연〈내가 본 마지막 평양〉최무룡〈사랑은 봄비처럼〉최숙자〈죄많은 어머니〉방태원〈유랑 삼천리〉가 수록됐습니다. 이북 5도민들의 망향가입니다.
☞ ‘대동강’(大同江). 청남산맥 한태령에서 발원해서 평안남도, 황해도, 평양을 가로질러 남포시 하구까지 450.3km를 흘러서가는 강으로 한반도에서 다섯 번째로 긴 강입니다. ‘부벽루’(浮碧樓). 평양 금수산 모란봉내 청류벽(淸流壁) 위에 위치한 대동강변 정자로 고구려시대에는 영명루(永明樓)였지만, 고려 중엽에 평장사 이오(1042년∼1110년)가 정자의 풍경이 마치 ‘대동강의 푸른 물 위에 떠 있는 듯하다.’고 하여 부벽루라 고쳐서 불렀다고 합니다. 진주의 촉석루,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조선의 3대 정자로 꼽혔습니다.
‘능라도’(綾羅島). 해안선 길이 2.7km, 평균 해발 10m인 평양 대동강에 있는 섬입니다.
‘연광정’(練光亭). 평양성에 있는 조선시대의 누정(樓亭)으로 원래 이름은 산수정(山水亭)→ 만화정(萬花亭)이었습니다. 임진왜란 때에 명나라의 심유경(1537년∼1597년)이 일본의 고니시 유키나가(1558년∼1600년 소서행장)와 회담한 곳이 바로 이 곳입니다.
이중환『택리지』에서 발췌「선조때 명나라 사신인 주지번이 연광정의 경치를 보고서 ‘천하제일강산’ 현판을 붙였는데, 병자호란 때 청태종이 천하는 톱질해 없애라고 했다.」
〈꽃파는 어린 천사〉– 백호 작사, 박춘석 작곡, 백일희(1959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밤 이슬 맞어가며 헤매다니는 / 나는야 거리의 꽃파는 소녀 / 사랑을 속삭이는
청춘남녀는 / 정열의 장미꽃을 보내세요 / 영원히 변함 없는 사랑됩니다
2절. 비오면 비에 맞어 헤매다니는 / 나는야 거리의 꽃파는 소녀 / 사랑을 고백하실
젊은 신사님 / 순백한 릴리꽃을 보내세요 / 그 님은 웃으면서 OK랍니다
3절. 이 밤도 내일 밤도 길로 헤매는 / 나는야 거리의 꽃파는 소녀 / 오는 님 가시는 님 마음의 꽃을 / 하나씩 가슴 우에 꽂으세요 / 내일은 행복 실은 소식옵니다
〈꽃파는 어린 천사〉1959년 가수 백일희가 부른 노래로서 1961년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대중가요 걸작집 제1호, 젊은날의 순정 / 미사의 종’ 앨범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백일희〈젊은 날의 순정〉〈꽃파는 어린 천사〉안다성〈서울의 소야곡〉〈추억의 정자나무〉SIDE B면. 나애심〈미사의 종〉최갑석〈평안도 사나히〉금호동〈영원한 여인상〉권혜경〈첫사랑의 화원〉등 8곡이 수록돼 있습니다.〈젊은 날의 순정〉(동곡 ‘순정의 노래’)은 1969년 이미자 선생님께서도 취입했습니다. 백일희(본명 이해주)는 연극, 뮤지컬배우로 활동하다가 작곡가 박춘석을 만나 1953년 예명 ‘페기–리’로 박춘석 작곡가 데뷔작인〈맘보 아리랑〉(박춘석/박춘석)으로 가수로 데뷔했고, 1955년 예명 ‘백일희’로〈황혼의 엘레지〉(1964년 최양숙)를 발표했습니다.
예명 ‘백일희’는 박춘석이 좋아하는 미국의 가수 ‘페기 리’에서 따온 것으로 박춘석은 수많은 미국 팝송을 편곡해 번안한 경험으로 여러곡의 번안가요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1961년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된 ‘백일희 걸작선 제1호, 쟈니기타 / 모정’ 앨범은 박춘석 팝송 번안곡 재즈앨범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쟈니기타〉〈매혹의 월츠〉〈이나모라타〉〈사랑의 애창곡〉SIDE B면.〈모정〉〈고엽〉〈이수의 월츠〉〈밤비는 눈물인가〉등이 수록돼 있습니다. 박춘석은 자신의 음악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가수로서 유일하게 사랑한 그녀에게 맘보, 탱고, 왈츠, 샹송, 부루스 등 다양한 곡을 주었습니다.
–〈눈물의 양귀비〉– 반야월 작사, 박춘석 작곡, 백일희(1962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아 풍악소리 끊어지고 해당화 꽃잎지니 / 내 가슴에 눈물인가 대궐도 이별하니 /
아아 아 아 사랑도 이슬로 사라져 가네
2절. 아 노랫소리 속절없고 비파줄 끊어지니 / 내 마음에 상처인가 고궁에 낙엽지니 /
아아 아 아 내 님이 그리워 눈물만 지네
〈눈물의 양귀비〉1962년 백일희가 부른 영화 ‘천하일색 양귀비’의 주제가로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영화주제가, 천하일색 양귀비’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1면. 백일희〈눈물의 양귀비〉〈도화춘풍〉〈물새야 왜우느냐〉안다성〈임자 없는 나룻배〉SIDE 2면. 박재란〈울려고 내가 왔던가〉〈대북 아가씨〉현인〈항가리 여로〉〈물망초〉등 8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영화는 1961년 김기덕, 김화랑 감독. 배우 도금봉, 신영균, 조미령, 허장강, 김진규, 황해 등이 출연한 영화로 서울의「국도극장」에서 개봉됐고, 같은 해 최훈 감독, 김지미, 최무룡, 이예춘, 김승호 주연의 ‘양귀비’는 서울의「국제극장」에서 개봉됐습니다. 양귀비(719년∼756년 본명 양옥환)
다음엔 고봉산 25주기를 맞이해〈아메리칸 마도로스〉한복남〈저무는 충무로〉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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