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아이들이 겪은 코로나19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학교도 갈 수 없고,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면서
집에서 그저 견뎌야만 했습니다.
예상할 수 없는 긴박한 감염병 상황 때문에
의견을 묻기보다 강요하고 몰아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잘 인내해 준 우리 학생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함께 전합니다.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학습지도와 방역을 위해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학부모님들, 고맙습니다.
무엇보다 온라인 수업이 처음 가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해 열정을 바쳐 헌신해 주셨습니다.
온라인 교육 병행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2021년에
선생님들과 함께 아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전문적 학습공동체의 고민과 도전을 지원함으로써
아이들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습니다.
1. 2021년, 학교는 ‘사회적 접근’을 고민해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세계가 본격적으로 기후 위기에 접어들 것이며
코로나19는 그 서막이라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향후 5년 동안 지구 온도는 1.5도 상승한다는 예측,
에볼라,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로 이어지는 감염병은
인류가 수십 년 이어온 환경 파괴의 결과라고 경고합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아픔과 비극은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우리는 이런 과학적 접근이 아니라 사회적 접근을 하면서
교육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기후교육이 곧 기후행동’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기후교육을 33시간 필수로 하는 법제화와
세계가 2021년부터 공동으로 노력하는 파리기후협약은
우리가 감당할 시대적 사명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기후교육을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지속할 수 있도록
정규 교과 편성이나 법제화 방안을 살피고
사회와 생활 속에서 실천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2. 우리는 2025년 이후의 과제와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2025년은 교육에서 특권과 특혜가 사라지는 해입니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전면 전환해
전국 모든 고등학교가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고교학점제를 시작합니다.
고교학점제는 교과 중심 교육에서 주제 중심 교육으로,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수업으로 바꾸고
경쟁이 아니라 성장하고 변화하는 경험 속에서
학습 욕구와 동기를 만드는 교육입니다.
따라서 과거 교육체제는 무너지고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그리고 사물인터넷이 일상화되면서
교육에 새로운 변화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합니다.
교육은 이런 불확실한 사회, 경제, 각종 바이러스 상황들을
예측 가능한 미래로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 2025년 이후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2021년부터 5년 동안 준비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첫째,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경쟁이 없는 성장중심 교육과 절대평가로
교육 동기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교육이 입시를 위한 준비가 아니라
마음껏 탐색하고 도전하는 준비과정을 실천할 때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고민을 고교학점제에서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교육 자치 실현과 다르지 않습니다.
둘째, 모든 국민이 함께 대학입학체제 개선,
나아가 수능시험제도 폐지에 이르기까지
혁신적 논의를 병행해야 합니다.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하기 전에
과목 선택 결과가 곧 대입으로 이어진다는 틀을 깨야 합니다.
고교학점제가 교육 혁신과 개혁의 분기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교학점제와 함께 수능시험제도를 함께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고교 입시를 전면 무경쟁 체제로 바꿔야 합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5년부터 전 지역 고교평준화를 시행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부천 교육과정 특성화 지구처럼
고등학교마다 특색있는 학교 교육과정들 속에서 다양성을 확보하고,
모든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를 다양화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다양한 기회를 보장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교육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학생들을 어떤 학교에 갔느냐 못 갔느냐로 나누고
시작점부터 열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교육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그 기준이 정해진 답을 빨리, 정확하게 찾는 것이라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일이기도 합니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은 학생 중심, 성장 중심이며
초, 중, 고 교육과정 속에서
진로를 바탕으로 다양성과 창의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서로 다른 생각과 느낌,
다른 소질과 역량이 함께 어우러져
소통과 협력 속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평준화 제도 전면 도입을 모든 시도교육청은 물론
교육부와 함께 추진해야 합니다.
넷째, 초중고 통합학교 운영도 전격적으로 앞당겨야 합니다.
이제 과거에 만들어진 급별 학교설립 기준이나
학교급과 학년제를 구분하는 학교제도를 탈피해야 합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중학교와 고등학교 또는 초중고 통합 운영은
기존 학교급을 그대로 유지하는 병설학교 체제가 아닙니다.
학교급 간 단절된 교육과정을 연계하고 무학년제 개별화 교육으로
상급 진학 개념을 학생성장에 초점을 둔 진급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교육부가 학교설립을 위한 중앙투자심사에서
새로운 학교설립 기준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수용함으로써
다양한 미래학교를 만들고 확산해 나가야 합니다.
과감한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합니다.
또, 한국판 뉴딜의 그린 스마트스쿨, 스마트교실도
교육체제 변화에 맞춰 학습 중심의 공간과 시설을 배치하고
열린 공간과 가변 공간으로 바꿔가야겠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5년을 미리 준비하겠습니다.
2022년까지 고교학점제 연구・시범학교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과 2024년 각종 제도 정비와 교원연수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 교육 변화를 이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교부금법을 대체할 수 있는
교육재정의 안정적인 제도 구축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입니다.
시대 상황에 따라 규모를 조정해야 하는 영역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변함없이 지속해야 합니다.
2025년을 교육 흐름의 변곡점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재정 체제까지 함께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3. 미래는 과거와의 단절로 앞당길 수 있습니다.
과거로부터의 연장선에서 나온 ‘변화’가 아니라
‘단절’에서 새로 만드는 변혁입니다.
경기교육은 다양성을 지향하며
공존, 협동, 변화를 교육의 기본 정신으로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