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진의 건강 편지 50 여름을 건강하게 지내려면
벌써 50번째이다. 요즘은 좀 게을러 일주일에 한 편의 글을 쓰지 못하였지만 일주일에 4편씩 쓰면 열 달이 걸리고 얼추 일 년이 걸린 듯하다. 독자들과 신문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작년 선거를 마치고 쓰기 시작했으니까 이 칼럼과 함께 1년을 보냈다하니 제법 애착이 생깁니다.
정초에 토정비결을 보노라면 여름에 물 조심하라는 말은 꼭 듣는다.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지만 기실 여름에는 물 조심해야 한다. 물놀이도 조심하고 먹는 물도 조심해야 한다. 여름은 일조량이 길어 해가 길다. 하지를 기점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달라지지만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양생의 도라고 말하고 있다. 하루가 길어 활동이 왕성한 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물과 가까이 하는 절기이다. 온도가 높아 음식이나 물에 수인성 전염병이 돌기 좋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장균이나 비브리오 균 등은 이미 친숙한 용어가 되어버렸고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옛말이 무섭게 냉방병에 많은 사람들이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더운 여름철은 땀으로 신진대사가 촉진되어 감기도 덜 걸린다 하지만 냉방기속에서 생활하다보니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져 피곤한 몸 상태로 말미암아 감기도 기승을 부린다고 하겠다. 사람들은 대부분 의식하지 않지만 여름철엔 허리 병이 사실 많이 발병한다. 활동량이 많고 무거운 것을 많이 들어서 허리가 아픈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여름철이 가지는 心旺腎衰(심왕신쇠)의 특성상 허리가 자주 아파온다.
일전에 집단 식중독에 감염된 경험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로 하는 게 음식이다. 싱싱한 활어 틈 속에 비실비실한 고기가 섞여 있었다는 주인장의 실토로 유아무야 된 사건으로 외식을 할 경우에는 대단한 주의가 필요로 한다.
이외에도 여름만 되면 맥을 못 추고 밥맛도 떨어지고 땀만 삐질삐질 흘리는 경우가 있다. 흡사 여름을 타는 질병인데 注夏病(주하병)을 말함이다. 4계절 중 더운 여름철만 되면 기운이 빠지는 체질의 소유자로 여름을 체력적으로 견디기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더운 계절이라 심장이 왕성해지고 신장이 쇠해지는 특성인지라 각별히 신장의 질병이나 신장과 관련된 부속기관의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삼복더위에 진액이 크게 소진되는경우와 기력이 쇠약해지는 경우로 크게 나누어진다. 기력과 진약 둘 다 부족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복날 복달인 음식을 먹을 때도 이렇게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즐겨먹는 삼계탕류는 더운 여름철에 기력이 소진되는 체질의 소유자에게 맞다. 하긴 요즘에는 보양식의 개념보다는 문화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건강적인 문제가 차 순위로 밀리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진액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민어 등 어죽으로 보양하는 게 좋고 기력을 돋구는 방식이라면 닭고기 개고기가 좋을 듯싶다. 물론 비만의 경우에는 이런 보양식의 경우에도 삼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아무리 덥다 덥다 하더라도 필자는 여름철이 좋다. 전에 비해 냉방기가 발달하여 더위를 피할 수도 있지만 더운 여름은 만물을 크게 번성하기 때문에 좋다. 산과 들에도 모든 식물들이 크게 번성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서로 경쟁하는 모습을 띠고 있어 새싹이 옴 트는 봄, 열매를 맺는 가을. 황량한 겨울에 비해 화려하고 생기가 있어서이다. 활동량이 많으면 엔트로피도 증가해서 질병도 또한 많아진다. 특히 물가에 대한 조심은 정말 중요하다. 간단한 일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여름이 길어지면 화려하고 생기있는 여름의 기운들도 침착하고 정돈하는 가을의 기운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 이른바 金火交易(금화교역) 여름의 기운과 가을의 기운이 잘 교류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말함이다. 치성하는 기운이 어느 순간에 기운이 아래로 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피부창상이나 기침이 발생한다. 그 뜨거운 여름의 기운도 어느 때가 되면 사그라지는 것처럼 영원한 것은 없다. 더운 여름의 기운으로 뜨거운 여름철을 잘 이겨내는 생활이 되길 기대한다.
다음 주면 초복이 시작됩니다. 본격적인 삼복더위에 건강한 맘과 몸을 위해서 노력하는한주가 되었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