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는 소양강과 소양강 처녀가 있다.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콧노래가 나온다. 하지만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춘천대첩평화기념공원’이 소양강 의암호 수변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역사 속에 묻혀가던 춘천대첩평화기념공원이 지난 11월 14일을 기해 전국적으로 개봉된 ‘춘천대첩 72시간“ 다큐멘타리가 영화배우 이덕화씨의 구수한 목소리에 의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과 낙동강전투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구한 전투가 바로 춘천대첩이다. 춘천대첩은 6월 25일에서 27일까지 3일 동안 춘천일대에서 군, 경찰, 학생, 시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북한군의 공격을 막아낸 전투다. 15문의 야포와 소총과 수류탄이 전부인 군인들과 경찰과 농민들과 공장에 다니던 여공들, 학생들, 그리고 피난을 포기하고 전장에 뛰어든 시민들이 힘을 합쳐 이룬 놀라운 승리였다. 북한군의 남하를 3일간 지연시킨 이 전투는 국군의 한강·낙동강 방어선 구축과 유엔군 참전을 가능케 하여 대한민국을 구했던 역사적 진실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춘천대첩이 애국청년 장이레 감독에 의해 그 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필자도 낙동강 전투라든가 인천상륙작전은 수없이 들었지만, 춘천대첩을 인지하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선전포고도 없는 불법남침으로 새벽에 탱크로 밀어 닥치면서 한반도를 핏빛으로 물들게 했던 전쟁이 3년 1개월만에 휴전으로 종료되기까지 씻을 수 없는 동족상잔의 민족적인 상처를 안겨주었다.
그리고 다시 상처만 남긴 채, 분단의 세월 70년을 넘기고 내년 일제치하를 벗어난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꾼 춘천대첩이라는 절체절명(絕體絕命)의 위기 속에 시민과 학생, 경찰과 군인이 혼연일체가 되어 38선 최전선 춘천에서 벌어진 6.25전쟁 첫 전투에서 3일을 버텨냄으로서 후일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면서 부산을 지켜냈고 UN군이 참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을 뿐만 아니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켜 서울을 수복하고 북진할 수 있었던 기원이 바로 춘천대첩72시간이었다는 역사적 진실을 기억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장이레 감독의 눈에 의해 역사적 진실이 파헤쳐지기 시작하였고 생존하는 참전용사들의 증언과 전문가와 연구가들을 통하여 춘천대첩 72시간이라는 전쟁 다큐멘타리로 재구성되어 재평가 되고 있다. 미군정 직후 탱크를 앞세워 밀어 닥치는 북한군의 진격에 시민과 군인, 경찰, 어린 학생과 여공들까지 무기를 나르고 주먹밥을 지어 나르며 3일간을 버텼던 74년전 춘천의 선배 시민들께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는 지금 전쟁 중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74년 전 겪어 본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알기에 전쟁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무조건 중지되어야 한다. 인간의 생명이 최고로 존중받아야 하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문명의 시대에 가장 야만적인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춘천대첩72시간 다큐멘터리는 이와 같은 야만적인 전쟁을 막아내려고 춘천의 시민과 학생, 여공들과 경찰, 군인들이 죽음을 무릎쓰고 대동단결로 3일을 버텨낸 역사적 진실이다.
대한민국이 적화되어가는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괴물 탱크를 본 심일 소위는 소총을 내려놓고 수류탄과 화염병을 들고 적 탱크에 뛰어든 용감한 군인이었다. 탱크를 본적도 없는 그들이 육탄으로 탱크를 폭파시키는 걸 보고 피난 짐을 내려놓고 전투에 참가했던 당시의 시민들은 분명 동학농민정신의 후예일 것이다.
오빠의 학자금을 벌기위해, 공장에 다니던 어린 여공들은 주먹밥을 나르고, 탄약을 나르다가 결국 그들의 여린 생명조차 꽃잎처럼 스러져 갔다. 그들이 구한 대한민국이 이제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 1950년 6월 25일부터 3일간 벌어진 긴박했던 춘천대첩 72시간이라는 역사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1953년 7월, 동족상잔의 전쟁이 휴전을 한지 70년이 넘었다. 이제는 이 불완전한 상태인 분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남북한 주민 모두의 염원인 통일대한민국의 원년이 내년이었으면 좋겠다.
기사작성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