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26. 진방남〈잘 있거라 항구야〉〈마상일기〉〈길순아 잘 있거라〉(2025.07.28.)
모레(30일)는 중복(中伏)입니다.
애독자 여러분! 보양식 드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가수 진방남 선생님은 1917년 8월 1일 태어나셨으니, 4일 후가 108번째 생신이시죠. 고향은 경상남도 마산, 본명은 박창오. 박영호, 정두수 선생님과 우리나라 3대 작사가로 꼽히시는 분이셨죠. 특히, 반야월, 추미림, 박남포, 허구, 금동선, 고향초, 옥단춘, 백구몽, 남궁려 등 필명이 많으신 분이셨고, 특히 지명이 들어 간 노랫말을 많이 지으셨습니다. 1938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개최된 태평레코드사 주최 ‘전국가요콩쿠르대회’에서 입상해 가수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후 1939년 12월〈사막의 애상곡〉으로 데뷔하셨습니다. 1940년〈불효자는 웁니다〉를 발표해 가수로 명성을 떨치셨던 분이십니다. 광복 후에 대중가요 작사가로 활약해〈꽃마차〉〈울고 넘는 박달재〉〈산유화〉〈단장의 미아리고개〉〈만리포 사랑〉〈산장의 여인〉〈행복의 일요일〉〈무너진 사랑탑〉〈유정천리〉〈무정한 그 사람〉〈삼천포 아가씨〉〈아빠의 청춘〉〈우중의 여인〉〈소양강 처녀〉등 무려 4,500여 곡으로 우리나라 대중가요를 작사가 중 가장 많이 작사한 분입니다. 오늘은 진방남 선생님의 1940년부터 1942년 곡〈잘있거라 항구야〉〈마상일기〉〈길순아 잘있거라〉〈넋두리 20년〉〈눈나리는 추풍령〉등 5곡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잘 있거라 항구야〉– 천아토 작사, 이재호 작곡, 진방남(1940년 태평레코드사)
1절. 들어라 마지막 잔이다 / 날이 새면 이 항구도 이별이란다 /
갈매기 비에 젖어 날기 싫어 울고 있다 / 하룻밤 풋사랑이 왜이다지도 나를 울리나 /
잘 있거라 잘 있거라 / 미련 두고 나는 간다
2절. 들어라 마지막 잔이다 / 니가 있는 이 항구도 이별이란다 /
이별로 나눈 술잔 눈물 젖어 넘쳐 운다 / 하룻밤 풋사랑이 왜이다지도 나를 울리나 /
잘 있거라 잘 있거라 / 눈물 두고 나는 간다
3절. 들어라 마지막 잔이다 / 야속하던 이 항구도 이별이란다 /
낯설은 해안선이 달빛 젖어 멀고 멀다 / 하룻밤 풋사랑이 왜이다지도 나를 울리나 /
잘 있거라 잘 있거라 / 설움 두고 나는 간다
〈잘 있거라 항구야〉진방남 선생님께서 1940년에 부르신 노래로〈불효자는 웁니다〉보다 조금 일찍 나온 가요로 노래 시작 전에 나오는 대사 “여보! 마도로스 박. 정말 가시겠어요. 비오는 이 항구 술에 젖은 내 가슴을 한없이 울려 놓고, 기어이 당신은 떠나가야만 된단 말이죠. 흥! 흥! 예이 야속한 양반.”을 듣고 보면 참 슬픈 사연이 있지만 멜로디는 경쾌하고 흥겨워 기쁨이 묻어나 당시 대중들의 설움을 달래주었을 것입니다.
☞ 작사자 천아토(千亞土)의 본명은 천명철(千明鐵). 백년설〈두견화 사랑〉등을 작시.
「오늘은 이 항구 내일은 저 항구로 떠돌아다니는 마도로스, 하룻밤 풋사랑에 눈물 짓는 선술집 아가씨와의 이별의 슬픈 장면을 보고 지었다는〈잘 있거라 항구야〉는 멜로디가 가볍고, 경쾌해 흥겨움을 더해 줘서 무대에서 가수들이 부르면 인기 또한 대단했다고 합니다. 진방남은 노래가 나오기만 하면 그 당시 그 항구 그 이별의 장면을 연상한다 했고,〈잘 있거라 항구야〉를 취입했을 때에는 작곡가인 이재호(1919년∼1960년)가 휘파람을 불러주었으나, 그 뒤에 1963년 ‘오스카레코드사’를 통해서 재취입 할 때에는〈찔레꽃〉을 작곡했던 김교성(1904년∼1961년)님이 휘파람을 불러 주었다고 합니다.
–〈마상일기〉– 고려성 작사, 홍갑득 작곡, 진방남(1940년 태평레코드사)
1절. 밤이 새면 장거리에 풀어야 할 황앗짐 / 별빛 잡고 길을 물어 가야할 팔십리란다
/ 나귀 목에 짤랑 짤랑 향수피는 방울 소리 / 구름 잡고 도는 신세 발길이 섧다
2절. 경상도다 전라도다 충청도에 강원도 / 외양간에 나귀 몰아 조바심 몇 십년이냐 /
길 친구의 입을 빌어 더듬어 본 추억 속에 / 말만 들은 옛 고향의 처녀를 본다
3절. 황혼 들면 주섬 주섬 다음 장을 손꼽아 / 선잠 깨인 벼갯머리 세월은 주마등이냐
/ 동쪽에서 잔을 들고 서쪽에서 사랑 푸념 / 울고 가자 당나귀야 방울 울리며
〈마상일기〉진방남이 1940년에 부른 그의 대표곡 중 한곡입니다. 1940년 어느날 대구 출신 청년 홍갑득은 자신이 만든 곡을 갖고 태평레코드사 문예부장인 진주 출신 작곡가 이재호를 찾아가 내 놓은 곡이〈마상일기〉였습니다. 이재호는 워낙 곡이 좋아서 김천 출신 백년설(본명 조광환)의 친형 작사가 고려성(본명 조경환)에게 노랫말을 부탁하여 취입하기 위해 일본에 있는 태평레코드사 본사로 가던 중 비오는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 바퀴소리에 악상을 얻어서 편곡을 한 후 마산 출신 진방남에게 취입을 시켰다고합니다. 노래를 듣다 보면 당시 전국의 장터를 찾아서 떠돌아 다니던 장돌뱅이들의 고달프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밝은 미래를 위해 오늘도 내일도 나귀와 함께 떠도는 그들의 삶이 1936년 가산 이효석(1907년∼1942년 강원도 평창)이 발표한 단편소설〔메밀꽃 필 무렵〕과 분위기가 매우 흡사해 더욱 정감이 가는 노래입니다. 필자는〔메밀꽃 필 무렵〕을 소설과 영화, TV드라마로 즐겨보았고, 2000년과 올해에 평창 봉평을 여행하였습니다.
–〈길순아 잘 있거라〉– 김영일 작사, 이재호 작곡, 진방남(1941년 태평레코드사)
1절. 북쪽으로 가는 차에 몸이야 실었다만 / 이별에는 안 울란다 사나이에 야속 가슴 /
정든 하늘 정든 안개 물길마다 수양버들 / 길순아 잘 있거라 서울행 삼등실
2절. 달려간다 급행열차 낙동강 철교다리 / 유리창에 사무치는 타향별이 안타깝다 /
풀어지는 연기 속에 손수건을 흔들면서 / 길순아 잘 있거라 서울행 삼등실
3절. 들판 위에 흔들리는 황금빛 꽃가루는 / 새길 잡는 사나이에 희망 어린 깃발이냐
/ 경부선아 추풍령아 다시 보자 내 고향아 / 길순아 잘 있거라 서울행 삼등실
〈길순아 잘 있거라〉원곡은 1941년 10월 태평레코드사에서 발표한 진방남〈북지행 삼등실〉(北支行 三等室)로 묵해랑〈산맥을 쓸어안고〉(김상화/이재호)와 함께 발매된 이 노래는〈오동잎 맹서〉〈꾀꼬리 곡마단>〈비둘기타령〉에 이어서 발표된 곡입니다. 광복 후 시대에 맞게 노랫말을 개사하여 불려지다가 1975년 12월 아세아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진방남 열창 가요집’ 앨범에도 실렸습니다. 음반 SIDE A.〈불효자는 웁니다〉〈잘 있거라 항구야〉〈화물선 사랑〉〈그네줄 사랑〉〈마상 일기〉〈꽃다운 청춘〉〈세세년년〉SIDE B.〈꽃마차〉〈넋두리 20년〉〈호수가의 처녀〉〈망향의 탱고〉〈길순아 잘 있거라〉〈고향 만리 사랑 만리〉〈명사십리〉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1967년 작사가 강사랑(1911년∼1985년 본명 강대은, 광복전 필명 강해인, 전남 여수 출신)이 ‘한국가요제작가협회’ 후원으로 ‘한국각레코오드회사’와 합동으로 제작해 편찬한『대서정, 한국레코오드 가요사』를 이듬해 지구레코드사에서 LP 15장에 담아 발매했는데 제5집 추억편 B면 7번째에〈길순아 잘 있거라〉(일명 북지행 삼등실)이 실려있습니다. 목록을 살펴보면「제1집 추억편. 학도가·봄노래·희망가(채규엽), 정한의 밤차(신은봉), 방랑자의 노래(이경설/강석연), 사의 찬미(윤심덕), 무정(손금홍), 오동나무(강석연). 추억편, 황성옛터(이애리수), 강남달 (김연실), 세동무(채규엽/김연실), 노들강변(박부용), 대한팔경·피리소리(선우일선), 타향사리·휫바람(고복수) / 제2집 추억편. 불사불사조· 봄마지(이난영), 처녀 총각(강홍식), 홍도야 울지마라(김영춘), 청춘야곡· 애수의 소야곡(남인수), 강남의 추억(고운봉). 추억편, 항구의 선술집(김정구), 연락선은 떠난다· 항구의 무명초(장세정), 유랑극단(백년설), 막간 아가씨(박향림), 어머님 전상서· 초립동(이화자), 알뜰한 당신(황금심), 동그랑 땡땡(선우일선) / 제3집 추억편. 꽃마차(진방남), 망향초 사랑·찔레꽃(백난아), 장한몽(고복수/황금심), 관서천리(이은파), 꼴망태 목동(이화자), 나는 열일곱살이예요(박단마), 풍년송(고복수/이은파). 추억편. 눈물젖은 두만강(김정구), 국경의 부두(고운봉), 북극 오천키로(채규엽), 나그네 서름(백년설), 청년고향(남인수), 고향설· 어머님 사랑(백년설), 불효자는 웁니다(진방남) / 제4집 광복편. 목포의 눈물(이난영), 황포돛대(최병호), 서귀포 칠십리(남인수), 제주 뱃사공(이해연), 항구의 일야(전옥), 마도로스 수기(백년설). 광복편, 꼬집힌 풋사랑(남인수), 화류춘몽(이화자),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남일연), 목포는 항구다(이난영), 아주까리 등불(최병호), 해조곡(이난영) / 제5편 추억편. 감격시대(남인수), 다방의 푸른 꿈(이난영), 바다의 교향시(김정구), 맹꽁이 타령(박단마), 추억의 백마강(이인권), 코스모스 탄식(박향림), 아리랑 술집(김봉명), 아리랑 낭낭(백난아). 추억편, 항구마다 괄세드라(남인수), 능수버들(선우일선), 한잔에 한잔 사랑(백년설), 눈오는 네온가(남인수), 날나리 바람(박단마), 울리는 경부선(일명 울리는 만주선, 남인수), 길순아 잘 있거라(북지행 삼등실, 진방남), 사장님 환영식(김용환), 다정한 부부(김용환/박단마). 제6집 광복편, 왕서방 연서·총각진정서(김정구), 산팔자 물팔자(백년설), 선창(고운봉), 아주까리 선창(백난아), 사막의 한(고복수), 번지없는 주막(백년설). 광복편, 인생극장(남인수), 뒤져본 사진첩 (김정구), 울며헤진 부산항(남인수), 낙화삼천(노백화), 마상 일기(진방남), 낙화유수(남인수) / 제7집 추억편. 애국가, 울어라 은방울 (일명 해방된 역마차, 장세정), 귀국선(신세영), 가거라 삼팔선·달도 하나 해도 하나(남인수), 신라의 달밤(현인), 고향초(백설희), 삼다도 소식(황금심). 추억편, 승리의 용사·전우야 잘자라(합창), 바로 그 날밤(도미), 아내의 노래(심연옥), 굳세여라 금순아· 비나리는 고모령(현인), 삼팔선의 봄(최갑석), 전선야곡(신세영), 휴전선 나그네(남인수), 향기 품은 군사우편(유춘산) / 제8집 광복편. 꿈에 본 내 고향(김남일), 귀향(도미), 미사의 노래(이인권), 눈물의 자장가(백일희), 생일 없는 소년(김용만), 슈샨보이(박단마), 남포동 밤 0시(고운봉), 꽃파는 백설희(백설희), 경상도 아가씨(박재홍). 광복편, 이별의 부산정거장(남인수), 언제까지나(나애심), 그대 생각(이남순), 아네모네 탄식(송민도), 마음의 사랑(박재홍), 백마야 우지마라(명국환), 이별의 인천항(박경원), 아메리카 챠이나타운(백설희), 페루샤 왕자(허민), 향항 아가씨(금사향) / 제9집 광복편. 단장의 미아리고개(이해연), 남원의 애수·효녀심청(김용만), 물방아 도는 내력·성황당 고갯길(박재홍), 오백년 고려성(방태원), 방랑시인 김삿갓(명국환). 광복편, 비나리는 호남선(손인호), 나 하나의 사랑(송민도), 산장의 여인(권혜경), 봄날은 간다(백설희), 명동 부루스(고운봉), 자명고 사랑(박재홍), 한강(심연옥), 쌍가락지 논개(남성봉) / 제10집 광복편. 추억의 소야곡 · 청춘고백(남인수), 오동동 타령 · 노래가락 챠챠챠(황정자), 비의 탱고(도미), 대전부르스(안정애), 눈물의 연평도(최숙자), 그러긴가요(최숙자). 광복편, 무너진 사랑탑(남인수), 아베크 토요일(백설희), 여옥의 노래(송민도), 장희빈(황금심), 첫사랑 마도로스(남일해), 나네 밤거리(한복남), 내가 울던 파리(윤일로) / 제11집 광복편. 우리 애인은 올드 미쓰·진고개 신사·길잃은 철새(최희준), 보고 싶은 얼굴·떠날 때는 말없이(현미), 황혼의 에레지(최양숙), 이별의 종착역 (손시향), 파드레(패티김). 광복편, 노란 샤쓰의 사나이·우리 마을(한명숙), 빨간 마후라(쟈니부라더즈), 보슬비 내리는 거리(성재희), 그대 가슴에 창문을(이춘희), 키다리 미스터김(이금희),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김상국), 청춘맘보(김근자), 허무한 마음(정원), 오늘은 처음 데이트(김계자), 호박꽃도 꽃(송영란) / 제12집 추억편. 산유화(남인수),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성옥), 막 내린 인생극장(최무룡), 나는 가야지(문정숙), 갑돌이와 갑순이(김세레나), 영산강 처녀(송춘희), 너무합니다(최문자), 완도아가씨(박가연), 아바이 잘가오(남미랑), 타향에 봄이 오면(양일), 종이배(위키리). 광복편, 바닷가에서(안다성), 고향 하늘은 멀어도(금호동), 누가 그 사람을 모르시나요(곽순옥), 내 이름은 소녀(조애희), 와이키키 해변(황인자), 훌라 아가씨(김선영), 부라질 이민선(남상규), 울고 싶은 밤(후랑크백), 인정사정 볼 것 없다(진송남), 그네줄 사랑(박가연), 내 고향은 몽산포(조미미) / 제13집 추억편. 유정천리(박재홍), 카츄샤의 노래(송민도), 여인모정(백일희), 비나리는 항구(전칠성), 잘있거라 부산항(백야성), 우야꼬(원방현), 앵두나무 처녀(김정애), 이별의 목포항(지화자), 푸른 종달새(백조), 세월은 가도(이유림), 울고간 사랑 오백리(심성호), 백일몽(이길남) 추억편, 둘이서 트위스트(박재란), 못 잊을 대전의 밤(안다성), 땐사의 순정(박신자), 명동은 나의 애인(안다성), 돌지 않는 풍차(문주란), 사랑은 즐거운 스윙(유성희), 이별의 서울 정거장(박광자), 모국이여 안녕(이순애), 불사조(강영철), 내사랑(현미), 서울에서 동경에서(모니카유) / 제14집 광복편. 임이라 부르리까(이미자), 이정표 (남일해), 뒷골목(한동훈), 기타 부기(윤일로), 반생일기(박일석), 두형이를 돌려줘요(이미자), 임은 가고(조백사), 잘 있거라 황진이(조민우), 자명고에 얽힌 사랑(고대원), 유유 아이러브 유(한종랑), 기다리겠어요(동방성애), 추풍령(남상규). 광복편, 호반의 벤취(권혜경), 기타 소야곡(김광남), 무정항구(최문자), 사랑의 성황당(강수향), 백장미의 일기(이갑돈), 빨간구두 아가씨(남일해), 강화아가씨(김부자), 마도로스 아가씨(오정심), 은자동 금자동(도성아), 울어라 대관령(조선옥), 칠일 간의 부산항(정향), 황금의 눈(배호) / 제15집 서정편. 잘 살아 보세(부루벨즈), 학사주점(유주용), 처음 데이트(김계자), 즐거운 잔치날(부루벨즈), 아리랑 목동(김치켙), 육군 김일병(봉봉사중창), 백두산 타령(정씨스터즈), 제주도 아낙네(마운틴씨스터즈), 삼천포 아가씨(은방울자매), 울릉도 트위스트(이씨스터즈), 누구에게 줄까요(비너스씨스터), 귀여운 말괄량이(아리랑씨스터), 밤비 (추브론디). 추억편, 맹호들은 간다·우리는 청룡이다·달려라 백마(합창), 월남에서 보내주신 오빠의 편지(최정자), 월남의 달밤(윤일로), 영등포의 밤(오기택), 아빠는 마도로스(하춘화), 그리고 마지막 곡으로 이미자 선생님의〈동백 아가씨〉등 대중가요를 대표한 총 267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 옮겨 적는데만 40분이 걸리니까 팔도 아프고, 등어리도 아프다고 넋두리 해 봅니다.
–〈넋두리 20년〉– 반야월 작사, 김교성 작곡, 진방남(1942년 태평레코드사)
(대사) 눈보라가 뺨을 치는 대관령 고갯마루 / 외로운 나그네가 울고 가네 떨고 가네
/ 전봇줄 울어 울어 고향 소식 망막한데 / 못 잊을 어머님의 주름살이 야속하오
1절. 눈보라가 휘날리어 얼굴을 치는구나 / 찬 뺨에 흐르는 물 눈 녹음이 아니로다 /
이 한밤 외진 산길 몰아치는 바람결에 / 헤어진 옷자락이 떠는구나 우는구나 / 음∼음
2절. 얼어붙은 옛 생각에 서글픈 옛 생각에 / 절절히 사무치는 어리석은 옛 일들아 /
대관령 고개 넘어 몇천 리냐 몇만 리냐 / 끝없이 돌아 돌아 정처 없는 나그네야
3절. 울어 10년 웃어 10년 청춘이 애달프라 / 넋두리 20년에 역사도 한 없구나 /
전봇줄 울어 울어 고향 소식 망망한데 / 못 잊을 어머님의 주름살이 야속하오
1939년 가수로 데뷔한 진방남이 작사가명 ‘반야월’로 작사를 시작한 첫 노랫말입니다. 가수명 진방남(秦芳男)은 작사가 고려성(1910년∼1956년 본명 조경환, 김천 출생)이 ‘진나라의 향기로운 남자’라는 뜻으로 지어 주었다고 합니다. 반야월(半夜月) 필명에 대한 박창오(가수명 진방남)님의 말씀 “나는 종종 왜! ‘반야월’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점수로 따져도 절반이라 50점에 머무는 ‘반쪽 인생’이다. 그래서 100점이 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인생은 반에 기준을 두고 있지 않느냐. 죽느냐, 사느냐, 행복하냐, 불행하냐 이 모두가 반반이다. 달도 온달이 되면 기울게 마련이고 반달은 둥근 달이 되기 위해 게으름을 피울 틈이 없다.」소박하다. 작사가 반야월은 광복 후 월북한 박영호, 조명암 등의 전통가요 노랫말을 개사 할 때에는 작곡자에 따라 추미림, 박남포 필명의 작사자 표기를 했습니다. 당시 작사가 반야월, 작곡가 박시춘, 가수 이난영을 ‘한국 가요계의 3대 보물’이라고 일컬었습니다. 필자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가요계의 3대 보물’은 작사가 정두수, 작곡가 박춘석, 가수 이미자 선생님입니다.
–〈눈 나리는 추풍령〉– 반야월 작사, 이재호 작곡, 진방남(1942년 태평레코드사)
(대사) 노래 있는 세상에서 사랑하는 님과 더불어 / 노래로 살고 노래로 웃고 우는
인생 / 그 얼마나 멋있고 즐거운 것이겠습니까 / 님이여 당신은 지금 어느 하늘
어느 별 속에서 / 그리운 이 노래를 들으시나요 못 들으시나요
1절. 백화나무 가지에 함박눈이 나릴 때 / 영 넘는 기관차는 눈물을 싣고 /
허덕지덕 가는 길이 울며불며 가는 길이 / 새 고향 찾아가는 길이다 사나이 희망길이다
2. 추풍령도 넘어라 직지사도 넘어라 / 눈물아 지지마라 장부의 가슴 /
차표 한장 손에 들고 흔들흔들 가는 길이 / 새마을 찾어가는 길이다 사나이 자랑길이다
3. 기관차야 달려라 낙동강도 건너라 / 사나이 옷소매가 깃발이고나 /
풀어지는 연기 속에 고향산천 가물가물 / 새 살림 찾아가는 길이다 사나이 희망길이다
〈눈 나리는 추풍령〉진방남님이 1942년 부르신 노래로 원제는〈젊은 기관수〉입니다. 가사 중 1절 ‘흐덕지덕’→ ‘허덕지덕’ ‘새 세상’→ ‘새 고향’ 2절. ‘천리만리’→ ‘흔들흔들’ ‘새 고향’→ ‘새마을’ 3절. ‘새 사랑’→ ‘새 살림’으로 일부 개사해 재취입 1962년 오스카레코드사에서 ‘진방남 애창곡집 제2집, 화물선 사랑 / 꿈꾸는 항구선’ 앨범에 수록해 재발매했습니다. 대사를 들어보면 참으로 구슬픈데, 노래는 씩씩하고 희망차 보입니다.
다음에는 입추를 맞아 가수 오은주의〈아빠는 마도로스〉등 5곡을 시원하게 올립니다.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