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41. 권혜경〈산장의 여인〉〈물새 우는 해변〉〈그늘에 핀 동백꽃〉(2025.11.10.)
내일(11일)은 ‘농업인의 날’ ‘가래떡의 날’임과 동시에 ‘보행자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 ‘우리가곡의 날’ ‘대한민국 해군 창설기념일’ 그리고 1950년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하신 유엔군 장병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묵념을 하는 ‘턴투워드 부산’ 기념일입니다. 모레(12일)는〈산장의 여인〉의 가수인 권혜경님의 탄생일입니다.
권혜경(1931년〜2008년). 본명 권오명, 법명 대명화(大明華). 강원도 삼척 출생으로서 의정부보통학교·서울 동구여중 졸업, 서울대 음대에 입학했으나 부모님 뜻을 따라 조흥은행의 은행원으로 입사했고, 25세가 되던 1955년에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제3기 전속가수 선발대회에 지원해 ‘오 대니 보이’를 불러서 안다성, 명국환, 김정애를 비롯 배우 박노식의 동생 박노흥 등과 합격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풍각쟁이 광대’는 필요 없다며 가수활동을 완강하게 반대했으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가수활동을 허락받고, 1957년〈산장의 여인〉(반야월/이재호)으로 데뷔를 해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권혜경님은 50여년 간 전국의 교도소와 소년원을 돌며 400여 차례의 강의와 위문공연을 통해 격려와 용기를 주어 그들의 ‘어머니’로 불렸는데, 그 공로로 1982년 12월 10일 제34회 세계인권의 날에 수상한 ‘인권옹호 유공 표창’을 비롯 500여 회의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대표곡은 1957년〈산장의 여인〉을 비롯해 1958년〈첫사랑의 화원〉(강사랑/박춘석), 1959년 영화주제가〈동심초〉(설도/김성태), 1961년 KBS 라디오 연속극 ‘호반에서 그들은’ 주제가〈호반의 벤치〉(이보라/황문평), 1964년 영화 ‘울지마라 물새야’ 주제가〈물새 우는 해변〉(박춘석/박춘석)〈낙엽지는 남산길〉(김지향/박춘석), 영화주제가〈눈물의 자장가〉(강사랑/박춘석)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권혜경님이 부른〈산장의 여인〉〈물새 우는 해변〉〈그늘에 핀 동백꽃〉〈행복의 문〉글을 올립니다.
행동하는 노블리주 오블리제를 실천한 삶이었기에 ‘산장의 여인’이 아닌 ‘동심초’ 같았던 마음, 언제나 미소와 웃음을 간직했던 권혜경님은 1994년 청원군 남이면 산마을 끝자락 농가를 구입 혼자만의 산장을 짓고〈산장의 여인〉처럼 홀로 지내다〈첫사랑의 화원〉처럼 꽃피고 새 울던 그날, 홀연히 우리들의 곁을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작고하기 하루전 가수 조용필은 잠실운동장에서 개최한 데뷔 50주년 기념공연을 한창 진행하던 중간에 “제가 노래방에 가면 자주 부르는 애창곡이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도 모두 함께 불러 주시기 바랍니다.”고 하면서 공연장에 모인 5만여 명의 관객과 함께〈산장의 여인〉을 불렀습니다. 이날 용필형님이 부른 다른 가수의 노래는〈산장의 여인〉한 곡뿐이었다고 합니다. 세상 참! 어떻게 이런 일이… 그렇게〈산장의 여인〉은 권혜경님 추모곡이 됐던 것입니다. 권혜경님이 남기신 말씀 “나 뼈대 있는 양반 집안(안동 권씨)의 딸이여!”
–〈산장의 여인〉– 반야월 작사, 이재호 작곡, 권혜경(1957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산장에 / 단풍잎만 채곡채곡 떨어져 쌓여있네 /
세상에 버림 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 / 병들어 쓰라린 가슴을 부여 안고 /
나 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이 살어가네
2절.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산장에 / 풀버레만 애처로이 밤새워 울고있네 /
행운의 별을 보고 속삭이든 지난 날의 / 추억을 더듬어 적막한 이 한밤에 /
님 뵈올 그날을 생각하며 쓸쓸히 살어가네
〈산장의 여인〉권혜경이 1957년 부른 데뷔곡으로 10월에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가수 이해연의 동생 백일희〈애수의 부르스〉(哀愁)와 함께 수록해 음반을 발매한 곡입니다.
작사가 반야월은 작곡가 이재호가 요양차 가 있던 ‘마산결핵요양원’을 찾았다가 수척한 한 여인을 보고 노래로 치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노랫말을 지어 작곡가 이재호에게 작곡을 의뢰해서 완성한 곡이 권혜경님의 데뷔곡인〈산장의 여인〉입니다.
2019년 11월 23일 충청북도 청주시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사)대한가수협회 충북지회 주최로〈산장의 여인〉노래비가 세워졌습니다. 노래비 뒷면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 글,「마산결핵병원을 찾은 작사가 반야월(본명 박창오, 1917.8.1.〜2012.3.26.)이 결핵으로 세상과 단절하고 투병 중인 한 여인을 모티브로 만들어, 1957년 작곡가 이재호(본명 이삼동, 1919.10.14.〜1960.7.7.)가 곡을 붙였다. 1956년 중앙방송국(현 KBS) 전속가수 권혜경이 발표한 데뷔곡, 작곡가 역시 한쪽 폐를 잘라내야 했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로 이들은 ‘당시 불치병으로 여기던 결핵을 노래로 치료하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권혜경은 ‘이렇듯 슬픈 노래를 주어 산장의 여인의 운명으로 살아가야 했느냐’는 항변을 하기도 했다지만 그 스스로 남은 인생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다가 이곳 청주에 기거, 자신의 노랫말을 따라간 영원한 ‘산장의 여인’이었다.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 나 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이 살아가네’, 한 여인의 삶과 운명을 함께 한 이 노랫말처럼 만년에 삶의 의지를 불태웠던 이곳에 각 계의 뜻을 모아 여기 노래비를 세운다. –글/음악평론가 박성서」불꽃처럼 살다간 권혜경님을 기립니다.
‘권혜경 가요제’도 대한가수협회 충북지회 주최로 2010년 7월 10일 문의문화재단지에서 처음 개최.(대상 5백만원, 금상 3백만원, 은상 2백만원, 동상 1백만원, 인기상 50만원)
–〈물새 우는 해변〉– 박춘석 작사, 박춘석 작곡, 권혜경(1964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고요한 밤 하늘에 별이 잠들고 / 밀리는 파도소리 나 혼자 들으며 /
외로이 홀로 날으는 물새의 울음소리 / 쓸쓸한 내 마음 속에 슬픔을 주네
2절. 고요한 밤 하늘에 별이 잠들고 / 밀리는 파도소리 나 혼자 들으며 /
외로이 홀로 날으는 물새의 울음소리 / 쓸쓸한 내 마음 속에 슬픔을 주네
〈물새 우는 해변〉권혜경이 1964년 영화 ‘울지마라 물새야’ 주제가로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영화주제가 명동 아줌마 / 물새 우는 해변’ 앨범에 수록돼 있는 곡입니다.
영화. 제작 세기상사주식회사, 기획 진호철, 각본 송태주, 음악 김용환, 최훈 감독. 배우 엄앵란, 신성일, 이대엽, 강문, 김동원, 김신재, 전옥, 이예성, 홍은숙 등이 출연해 1964년 7월 17일부터 29일까지 서울「아세아극장」에서 개봉됐습니다. 타이틀 “사랑은 외로운 것!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희열과 고뇌를 깊이 파헤친 금년도 최고의 낭만과 비련의 주옥편!”
「TV방송국의 인기 아나운서 수호(신성일)는 여자 때문에 자살을 기도한 친구를 데리고 병원으로 온다. 죽은 친구의 시신 앞에서 오열하는 수호에게 여의사 인주(엄앵란)가 다가와 위로해 준다. 이 일을 계기로 만난 수호와 인주는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수호에게는 이미 정혼한 경미(김신재)가 있었다. 이를 안 인주는 수호를 떠나고 수호는 경미와 결혼한다. 결혼 후 수호는 친구가 죽도록 사랑했던 여자가 바로 경미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경미가 친구를 죽였다고 생각하는 수호는 경미를 냉정하게 대하고 인주와 계속 연인으로 지낸다. 출장을 떠나던 날, 수호는 인주에게 경미와 이혼하고서 인주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수호는 출장에서 돌아오던 길에 교통사고로 죽는다. 수호의 장례식에서 만난 인주와 경미는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도우며 살자고 다짐한다.」
–〈그늘에 핀 동백꽃〉– 반야월 작사, 김광 작곡, 권혜경(1961년 신세기레코드사)
1절. 그늘에 핀 동백꽃은 외롭기 한이 없어 / 누굴 위해 피었는지 그 모습 애처로워라
/ 언제든지 피고지며 속절 없이 애태는 맘 / 그 누구가 반겨주리 그늘에 피는 동백꽃
2절. 그늘에 핀 동백꽃은 너무나 가엾어 / 물새들의 슬픈 노래 밤마다 애를 끊어라 /
어느 바다 멀리멀리 정처없이 떠나는 배 / 님의 손길 그리워라 그늘에 피는 동백꽃
〈그늘에 핀 동백꽃〉권혜경이 1961년에 부른 노래로 신세기레코드사 발매한 ‘오동동 탄식 / 비 나리는 삼랑진’ 10인치 앨범 A면에 실려있는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황정자〈오동동 탄식〉권혜경〈그늘에 핀 동백꽃〉김용만〈항구의 등불〉김영태〈사막의 정〉Side B면. 박재홍〈비나리는 삼랑진〉안정애〈탄식의 부루스〉유성진〈낙화유정〉황정자〈신이별가〉등 8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애절한 노래입니다.
–〈행복의 문〉– 박춘석 작사, 박춘석 작곡, 권혜경(1960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솔솔바람 부는 언덕위에 그대와 둘이서 / 사랑의 꿈꾸며 속삭이는 젊은날 로맨스
/ 그대의 품안에 안기어 그대와 노래하는 / 흰구름 흐르네 저 산 너머로
2절. 행복의 문열고 날아가는 청춘의 파랑새 / 하늘에 은하수 바라보는 젊은날 로맨스
/ 달빛은 그대를 비치고 별빛은 나 비치니 / 꿈같은 이 한밤 깊어만 가네
〈행복의 문〉권혜경이 1960년 부른 노래로 음반은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했으며, 1966년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박춘석 작곡집, 사랑은 백발백중 / 아까시아의 마음’ 앨범 A면에도 수록된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문주란〈아까시아의 마음〉〈쓸쓸한 초원〉〈초우〉〈초원의 별〉권혜경〈붉은 입술〉〈행복의 문〉Side B면. 남기숙〈밤비는 눈물〉〈겉으로만 그래요〉이미자 선생님〈금강 나그네〉이씨스터즈〈사랑은 백발100중〉박재란〈냉정한 연인〉케리부룩〈카랜다 아가씨〉등 12곡이 수록됐습니다.
1992년 김광석의〈행복의 문〉은
「1절.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오늘 또 하루는 스쳐 지나가고 /
어제의 다짐 모든 꿈들을 다시 또 새기며 애써 돌아보네 / 오늘 하루는
어제보다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해 봤지만 / 오늘도 역시 그대로인 걸 모두가 내게서
시작된 일이지 / 익숙해진 무감각 속에 인정하면서 살아가지 / 세상은 늘 변해가는 것
우리 가슴을 열어야지 / 쳇바퀴 돌 듯 똑같은 날의 길어진 그림자 고갤 들질 않고 /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뒤엉킨 생활은 돌이킬 수 없네. 2절. 익숙해진 무감각 속에
인정하면서 살아가지 / 세상은 늘 변해가는 것 우리 가슴을 열어야지 / 쳇바퀴 돌 듯
똑같은 날의 길어진 그림자 고갤 들질 않고 /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뒤엉킨 생활은
돌이킬 수 없네 / 행복의 문은 자신의 마음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것 / 열심히
살고 보람도 얻고 진정한 행복을 모두 찾았으면 / 열심히 살고 보람도 얻고 진정한
행복을 모두 찾았으면 / 행복의 문은 자신의 마음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는 거야」
헬렌 켈러(1880년〜1968년) ‘행복의 문’「태양을 바라보며 살아라. 그대는 그림자를
볼 수 없으리라. 해바라기가 하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지 말라. 머리를 언제나 높이 두라. 세상을 똑바로 정면으로 바라보라. 나는 눈과 귀와 혀를 빼앗겼지만 내 영혼을 잃지
않았기에 그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고통의 뒷맛이 없으면 진정한 쾌락은
거의 없다. 불구자라 할지라도 노력하면 된다. 아름다움은 내부의 생명으로부터 나오는
빛이다. 그대가 정말 불행할 때 세상에서 그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믿어라.
그대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한 삶은 헛되지 않으리라.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닫혀진 문을 오랫동안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 있는 문을 보지 못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행복은 내 마음속에 있다.
1960년 권혜경님께서〈행복의 문〉을 부르시는 환상적인 모습의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다음에는 1999년 11월 13일 작고하신 최무룡의〈단둘이 가봤으면〉등 글을 올립니다.
기사작성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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