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게 똑똑하게: 지방정부 공공 건축물 배출관리 이대로 맞는가?”
– 2030 NDC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자립의 길-2
NEWS-i 구독자 여러분께,
Building Energy Analyst 이희곤입니다.
지난 첫 칼럼에서 기후위기 시대의 공공 건축물 온실가스 배출 문제의 심각성을 짚어보고, 이 문제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됨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현행 공공 건축물 배출 관리 시스템이 과연 ‘스마트하게 똑똑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데이터 기반의 해결책을 모색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두 번째 칼럼에서는 약속드린 대로, “숫자로 보는 비효율: BEOP 방법론을 적용한 공공건축물 에너지 낭비진단 및 온실가스 감축전략”이라는 논문 내용을 주제로, 저희 연구팀의 깊이 있는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방정부 공공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예산 낭비와 불필요한 온실가스 배출 낭비의 구체적인 실태를 데이터로 면밀히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데이터로 진단하는 ‘보이지 않는 낭비’: 숨겨진 돈과 탄소
우리는 매년 수많은 세금을 납부하고, 이 세금은 지방정부의 다양한 공공서비스와 시설 유지에 사용됩니다. 이 중에는 노후된 공공 건축물들의 운영 비용도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단순히 건물이 낡아서 에너지를 많이 쓴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 연구팀의 분석 결과는 그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체계적인 문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숨겨진 예산 낭비’와 ‘불필요한 온실가스 배출 낭비’입니다. 이 두 가지 비효율은 지방정부 공공 건축물 에너지 관리의 깊숙한 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가 체감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저해하고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전국 수많은 공공 건축물의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BEOP(Building Energy Optimization Platform) 기반 분석 방법론을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했습니다. 데이터는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저희 연구팀이 수많은 지방정부 공공 건축물의 에너지 데이터를 BEOP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매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으며, 이는 연간 수십만 톤의 온실가스(tCO2eq) 배출로 이어지고 있음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단순히 건물이 낡아서가 아니라, 현행 계약 및 관리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숨겨진 비효율’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표: 유사 연간 전력 소비량 대비 단위 비용 편차 분석 사례 (BEOP 방법론을 적용한 공공건축물 에너지 낭비진단 및 온실가스 감축전략 논문 내용에서 발췌)>
| No. | Annual Consumption (kWh) | Annual Cost (KRW) | Unit Cost (KRW/kWh) |
| 1 | 50,041 | 10,584,230 | 211.51 |
| 2 | 50,056 | 7,413,070 | 148.10 |
| 3 | 50,067 | 8,302,450 | 165.83 |
| 4 | 50,077 | 6,655,664 | 132.90 |
| 5 | 50,152 | 6,865,290 | 136.89 |
| 6 | 50,184 | 8,008,070 | 159.57 |
| 7 | 50,235 | 6,950,000 | 138.35 |
| 8 | 50,313 | 10,849,480 | 215.63 |
| 9 | 50,349 | 6,369,970 | 126.52 (Minimum) |
| 10 | 50,444 | 11,234,111 | 222.71 |
| 11 | 50,445 | 8,520,960 | 168.91 |
| 12 | 50,483 | 6,591,940 | 130.58 |
| 13 | 50,576 | 11,598,850 | 229.33 (Maximum) |
| 14 | 50,643 | 8,684,450 | 171.48 |
| 15 | 50,745 | 6,800,430 | 134.02 |
| 16 | 50,767 | 7,043,140 | 138.74 |
| 17 | 50,775 | 9,133,390 | 180.08 |
| 18 | 50,788 | 7,367,810 | 145.08 |
| 19 | 50,809 | 7,938,870 | 156.25 |
| 20 | 50,834 | 6,578,750 | 129.42 |
위에 제시된 표는 저희가 분석한 약 5만 kWh 내외의 유사한 연간 전력 소비량을 가진 20개 지방정부 공공 건축물의 실제 데이터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이 표에서 무엇이 보이시나요? 연간 전력 소비량은 큰 차이가 없는데, 각 건축물에 부과된 연간 전기 요금과 단위 비용(KRW/kWh)은 무려 최소 126.52원에서 최대 229.33원까지 약 80%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소비량의 문제가 아님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동일한 에너지를 사용하고도 어떤 건물은 훨씬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효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저희 연구팀의 심층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들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림2 : 같은 전력 사용의 공공 건축물별 kwh 당 사용 비용 및 연간 사용 비용 분석 필자제공
과도한 계약전력: 많은 공공 건축물이 실제 사용량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계약전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총 1,007개 공공 건축물을 분석한 결과, 약 70.9% (714개)의 건물이 실제 사용량 대비 최소 3kW 이상 과도한 계약전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사용하지 않는 전력 용량에 대한 기본요금을 매달 지불하는 형태로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초래합니다. 한 어린이집의 사례에서는 적정 계약전력 조정을 통해 연간 200만 원 이상의 전기 요금을 절감할 수 있었으며, 이를 전국 규모로 확장하면 수백억 원의 잠재적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림3: 공공 건축물별 년 전력 사용량(KWH) 과 연간 사용 비용 (원) 분석 필자제공
피크 전력 관리 부재: 월간 최대 전력 사용량(피크 전력)을 관리하지 못해 계약전력을 초과하거나 이에 근접한 사용 패턴이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저희 분석 대상 건물 중 11.4% (115개)는 계약전력 초과로 인한 추가 할증 요금을 납부할 위험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특정 공공 복지관의 경우, 여름철 냉방 피크 시간대에 전력 사용량이 계약전력을 10% 초과하여 120만원의 추가 할증 요금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또 다른 예산 낭비를 발생시킵니다.
전문 인력 및 체계 부재: 에너지 관리를 위한 전문 인력의 부족, 순환보직으로 인한 업무 연속성 단절,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명확한 목표와 책임 체계 부재는 비효율적인 운영을 고착화시킵니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일관된 에너지 효율 개선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는 만큼 절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경직된 예산 구조: 에너지 절감에 대한 투자 예산 확보가 어렵거나, 절감된 예산이 재투자되지 않는 경직된 구조는 개선의 동기를 약화시킵니다.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초기 투자가 장기적인 예산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히 돈을 낭비하는 것을 넘어,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함으로써 매년 수십만 톤(tCO2eq)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고 있습니다. 한 건축물에서 몇 톤의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전국 수천 개의 공공 건축물이 매년 불필요하게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합산하면, 그 양은 2030 NDC 목표 달성에 심각한 걸림돌이 됩니다.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지구에 불필요한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입니다.
BEOP 방법론, 진단을 넘어 감축 전략으로
BEOP(Building Energy Optimization Platform)은 건축물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에너지 사용 방안을 도출하는 방법론입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우리는 각 건축물별로 ①과도하게 설정된 계약전력은 얼마인지, ②피크 전력 관리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요금은 어느 정도인지, ③설비 비효율로 인한 에너지 손실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정량적으로 진단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BEOP 기반 진단은 단순히 문제점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각 건축물에 최적화된 맞춤형 감축 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불필요하게 높은 계약전력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거나, 피크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불필요한 할증 요금을 줄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나아가 노후화된 설비를 고효율 에너지 기기로 교체하거나,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근본적인 에너지 성능을 개선함으로써 장기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결국 ‘숫자로 보는 비효율’을 BEOP 방법론으로 진단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소중한 예산을 절감하고 2030 NDC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가속화하는 핵심적인 첫걸음입니다. 보이지 않던 낭비를 가시화하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야말로 스마트한 배출관리의 시작점인 것입니다.
[다음 호 예고] 다음 칼럼에서는 “낭비되는 예산 멈춰! ‘BEOP’ 진단으로 비용 절감 효과 극대화”라는 제목으로, 2030 NDC 달성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해 그린리모델링을 한 공공 건축물의 문제점을 다루겠습니다.
작성자: Building Energy Analyst 이희곤 드림 – 전) 에너지관리공단 제로에너지빌딩 ZEB리더스 위원 – 전) 서정대학교 스마트창작터 전문 멘토위원 – 전) 충북보건과학대학교 신재생에너지과 겸임 교수 – 전) 공공 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위원 – 전) 신제품(NEP)인증 평가위원 – 현) 녹색건축인증 전문가
기사작성 김희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