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3월 신학기를 맞이하는 각급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은 준비에 마음부터 바쁜 시절이다. 구리남양주 유,초,중,고등교육의 수장인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이상욱 교육장을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현재,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은 신청사 건립을 위해 잠시 남양주시 별내 별가람고등학교에 임시로 위치하고 있어 찾아가 보았다.
교육장님, 안녕하세요?
Q. 2016년도 9월에 교육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소회를 말씀하신다면요?
A. 지난 해 8월 말까지 경기도교육청에서 교육과정정책과장으로 근무하다가 9월 1일자로 구리남양주교육장으로 부임하였습니다. 부임하기 직전까지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 폐지”와 “경기 꿈의 대학”에 대한 정책 수립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이들에 대한 정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도교육청을 떠난 것에 대한 부담감은 적지 않았습니다.
교육장 부임 첫날부터 구리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감과 함께하는 학부모 공감 콘서트”를 시작으로 지난 연말까지 관내, 초, 중, 고등학교를 빠짐없이 방문하면서 학교현장의 어려움과 고충을 청취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하였습니다.
부임 인사에서는 “교육에서 소외되거나 조직에서 차별받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학교교육의 핵심은 교육과정이고, 교육과정의 중심은 수업과 평가이다”, “경쟁이나 성과, 실적 위주의 교육행정으로부터 과감하게 탈피하자”라고 강조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전 직원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교육청사가 별가람고교에 임시로 있는데 신청사건립건을 말씀해 주세요.
A.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은 다산지금지구 도시개발계획과 관련, 기존청사 부지 내에 신청사를 개축하게 됨에 따라 공사기간 동안 임시청사로 남양주시 순화궁로 393(별가람고등학교 교사동 동편 2~5층)에 위치하며 신청사가 준공되는 2017년 12월말까지 운영될 예정입니다. 신청사는 연면적 1만3천151㎡, 지하1층 지상6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며 업무공간 부족으로 일선학교에 분산 배치돼 있던 Wee(위)센터 및 특수교육지원센터, 과학교육지원센터도 함께 들어 설 예정입니다. 임시청사 이전에 따른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고 각종 민원업무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2017년도 의욕적인 계획을 말씀하신다면요?
A. 지난 3월 인공지능 알파고(Alpha Go)와 이세돌의 바둑대결 이후에 우리 교육계를 포함한 사회 각 분야에서는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물이 의식화되고, 인간과 사물이 결합되면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미래사회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리의 교육과 학교현장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때 입니다. 그래서 2017년에는 구리남양주의 학교교육이 집중해야할 것들을 몇 가지 제시합니다.
첫째, 아이들의 상상력과 감성을 키우는 교육에 집중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상상력의 출발은 기초, 기본교육입니다. 여기에 다양한 경험과 체험, 여유와 기다림이 더해져야만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다. 학업성취도가 높다고 상상력이 풍부한 것이 아니며, 교과 성적이 좋다고 창의성이 뛰어나고 융합적인 사고를 잘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며, 배려하고 존중하는 바른 마음가짐과 인격을 갖추어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감성교육이 매우 중요합니다. 감성을 키우는 교육이야말로 인간다움을 키울 수 있는 학교교육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학교마다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역점사업과 특색사업들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감성교육에 초점이 맞추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둘째, 좀 더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들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학교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은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 스스로가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학교구성원들은 참된 민주시민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특히,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소통하고 참여하는 마인드로 중요하지만, 교육환경이나 교육과정, 학교시설 등도 민주적인 학교문화 형성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의 자투리 공간이나 여유 공간을 학생들이나 교직원이 대화를 나누면서 쉴 수 있는 작은 공간, 도서관 이외에도 수시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 학생들이 운동할 수 있는 공간, 자연친화적인 공간 등으로 재탄생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셋째, 공평하고 공정한 학교(교육청)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교육현장도 여전히 공평, 공정하지 못한 것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열악한 교육환경에 놓여 있는 학교, 교육복지우선지원이 간절한 아이들, 기초학력 부진학생, 다문화 가정, 탈북학생 등등~~
우리교육청에서도 이들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행정에서도 공정한 업무, 공평한 지원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다수가 인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공평한 교직문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넷째, 학교는 정규교육과정 운영에 충실해야 한다. 선생님들이 정규수업에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위한 보충수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상급학교 진학을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국어, 영어, 수학교과 위주의 보충수업과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 등에 대한 성찰과 함께 학교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교육청은 학교가 정규교육과정 운영에 전념하여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가 이루어지는 선순환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Q. 학생 인권 강조로 인한 교육현장에서의교사 사기 저하 및 진작방안을 말씀하신다면요?
A. 우선 학생인권과 교사들의 사기 저하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우리 사회는 학생들을 인격의 주체로서 존중하고 배려하기 보다는 어른들의 소유물 정도로 생각해 왔습니다. 학교현장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학생들을 교육공동체의 일원이라기 보다는 “가르치는 대상”, “미성숙한 인간”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에 학교문화역시 학생들의 의견이 존중되지 못하고 자율과 자치도 강조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급변하고 교육의 패러다임과 국민의식이 변화함에 따라 학교현장에서도 인간의 기본 가치인 학생인권은 강조되고, 학교문화 역시 학생중심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 교육이, 우리 학교가 그 변화를 수용할 준비를 얼마나 해왔는가요? 교육의 가치와 교육내용, 교육행정이나 학교문화가 학생중심, 현장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학교현장은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뿐만 아니라 돌봄, 방과후 학교, 대학입시, 학교폭력, 각종 민원 등 교사들에게 주어진 짐이 너무도 많습니다. 학생인권의 강조로 인해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된다기보다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저해하는 일련의 요인들로 인해 교육현장이 더 힘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짐들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사들의 사기 진작 방안이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소통하고 공감하는 학교문화가 이루어 질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Q. 구리시와 남양주시의 교육적 특성과 발전 방향 을 말씀해 주세요.
A. 구리시와 남양주시의 교육환경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구리시는 학교별로 다양한 특성은 지니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균형적인 지원 속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되어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대체로 높은 지역입니다.
특히, 구리혁신교육지구사업과 연계한 우리마을 생생체험교실, 구리디딤돌학교, 생존(안전)수영교실, 진로·적성 토요학교 등을 통해 지역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활동과 학생들의 진로, 적성 프로그램 등을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향후, 구리시와 우리교육청은 지속가능한 혁신교육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할 예정이며, 혁신교육의 가치와 의미가 모든 학교에 전파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남양주시는 도농 복합형 도시로서 지역별로 학교 규모나 교육환경의 차이가 매우 심합니다. 교육 인프라 측면에서는 문화적 혜택이 부족하거나 교육시설이 노후한 학교도 많으며, 다문화가정, 탈북가정, 사회적 배려 대상자 등 교육복지 혜택이 필요한 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특히, 지역이 광범위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학생수와 학교수의 불균형으로 인해 다수의 학생들이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어려움도 겪고 있어서 학교급별로 학생수와 학급수, 학급당 학생수 등에 대한 적용 기준의 보완이 필요합니다.
향후, 남양주시와 협력하여 노후 교육시설 개선을 위한 우선 지원, 지역별 특색 있는 공동교육과정 개발·보급, 혁신학교 네트워크 구축, 학교별 담임 장학의 강화, 전문적학습공동체 활성화 등을 통해 지역별, 학교별 교육격차를 줄이고, 공정하고 공평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입니다.
Q. 요즘 읽고 계신 책과 학생이나 학부모님들께 권장할 만한 책 추천을 부탁합니다.
A. 최근 틈을 내어 일고 있는 책이 “사피엔스”입니다. 제가 과학을 전공해서 과학과 인간관계, 심리,뇌 등에 관심이 있어서 읽어 보고 있고, 인간의 시작과 역사,인간에 대한 접근 등 쉽지 않은 책입니다.
학생이나, 학부모님께서 보실 추천하는 책은 최재천교수님께서 쓰신 “생각의 탐험”입니다. 이 책은 자연과 인간관계,생태계와의 관계, 융합적인 관계,사교육 등 이 있어 도움이 될 듯합니다.
Q. 교육장님의 “어릴 적 꿈과 학생들에게 꿈”을 키울 수 있는 말씀을 부탁합니다.
A. 어릴 적 꿈은 의사나 교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경제적인 사정과 가정형편으로 의사가 되는 꿈을 접었지만, 교사의 길을 택한 것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창시절에 이루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고 아쉬워 우리 학생들에게 몇 가지 조언하고 싶습니다.
첫째, 다양한 독서가 필요합니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기초·기본교육 물론 다양한 경험(지식)이 필요합니다. 체험을 통한 경험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를 통해 좀 더 깊은 진리를 탐구하고,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접함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진로를 개척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토의, 토론하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인간은 글이나 말로서 의사소통을 합니다. 자기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펼치며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감동시킬 수 있는 능력은 미래사회를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혼자서 공부하기 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거나 공부한 내용을 친구들 앞에서 요약, 발표하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이 좋습니다.
꿈을 꾸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으며, 다양한 경험의 축적이 꿈을 실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으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 끝으로, 신년도 구리시, 남양주시 시민에 대한 덕담을 말씀해 주세요.
A. 산의 얼이 숨 쉬고, 고구려의 역사와 기상이 담겨있는 구리, 남양주 시민 여러분!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 사회가 상식과 정의가 통하고, 시민 한 분 한 분이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교육청 가족들은 모든 아이가 소외됨이 없이 항상 웃음 넘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교육공동체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면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풍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교육장님, 장시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사작성 허득천편집발행인(truepen8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