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은 면역식품이 아니거든요!
홍삼이 대단하다.
오늘 아침에 대통령이 질병 관리본부 직원들에게 줄 선물로 홍삼을 샀다는 기사가 나온다. 대통령께서 홍삼이 면역강화식품이라 생각하시는데 참으로 당혹스럽다.
홍삼이 면역식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면 정부의 권위에 정면 도전하는 모양새로 어지간히 피곤해질 꺼라 예상은 하지만 할 말은 하고 넘어가야겠다. 물론 일개 백면서생이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상황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집고 넘어가고 싶다.
홍삼은 인삼이다. 한국은 인삼으로 유명하다. 질 좋은 인삼이 나기로 유명하다. 인삼 재배 농가 분들과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인삼은 한번 재배하면 다른 곳에서 재배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땅의 지력이 황폐해져서 땅을 옮기지 않으면 인삼 재배가 힘들어 진다는 이야기이시다. 얼마나 인삼이 땅의 지력을 통째로 빨아드렸나 보다. 외국 삼에 비해 한국 인삼이 질 좋기로 유명하다는 것은 결국 한국 지력이 훌륭하다는 이야기와 같다.
한마디로 땅이 좋기로 유명한 한국의 지력을 몽땅 빨아드린 것이 한국 인삼인 것이다. 따라서 삼을 비교해 보면 한국 삼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땅의 지력을 몽땅 간직했다고 해서 면역이 강한 식품이라는 것은 또한 아니다. 인삼과 면역은 항상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오히려 인삼 하면 면역 강한 식품을 떠올린다는 것은 국민 보건 상 대단히 위험하기 때문에 전문가로서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아무 말을 안 한다는 것이 더 문제고 오히려 의료상업화에 입 다물고 있는 죄를 범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의료 상업화가 초기에는 제형과 복용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오히려 요즘을 보면 건강식품이나 약을 먹기 위해서 살아간다는 다소 우수개 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물론 집안에 건강식품 서너 개 안 먹는 사람이 없고 오히려 안 먹는 나에게 더 좋은 것을 먹는다고 눈을 흘기기도 한다. 다시 홍삼 이야기로 돌아가자. 인삼을 여러 번 쪄서 만든 제품이 홍삼이다.
여러 번 찌면 약성이 순화되고 부작용이 덜한 것은 사실이고 한의약에서도 제형의 변화를 통하여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기도 하다. 물론 현행법상 홍삼의 사용은 의사의 상담을 요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독이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사상 체질의학계에서는 인삼을 소음인 약이라고 해서 다른 체질에 사용하면 독이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체질의학만이 아니라 해도 홍삼은 위장이 차서 문제가 된 질환에는 좋은 약이나 음식이 되겠지만 위장이 문제가 없거나 위장이 뜨거워서 문제가 된 사람들에게는 인삼이 독이 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만 한다. 오히려 독이 되어서 면역의 조화를 깨트려 면역이 약하게 된다는 사실 말이다.
면역이란 어느 일방의 주입에 의해서 이뤄진다는 통념이 문제이다. 어느 일방의 주입으로 우리 체내에 조화가 이뤄진다면 면역은 강해진다고 이해해야할 것이다. 인삼이 아니 홍삼이 인체에 들어가 동적 평형을 이뤄내 주면 면역은 강해지겠지만 오히려 동적 평형을 깨트린다면 결과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져들고 만다. 이번 코로나 19의 경우에도 인내를 가지고 대처한 질병관리본부의 침착함이 사태를 쉽게 풀어낼 수 있었다.
만약에 감염증을 없애려고 무리하게 특정 약을 주입했더라면 지난 메르스 사태처럼 사망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제약자본의 유혹과 선정적인 언론보도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은 모습에 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통령도 사실 그랬어야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행보를 나무랄 이유는 없다. 홍삼이 면역이라는 인식과 철학 없는 참모진에게 화살을 돌린다. 면역을 아니 건강을 상업화의 보자기에 싸지는 말았으면 좋다.
사람 나고 돈 난 세상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 돈 나야 사람 나는 세상은 그전에 많이 봤으니 말이다. 사람의 생명이 돈이란 개념보다 부디 상위이길 바란다. 사람의 생명 아니 하늘이 준 소명이 돈 때문에 말살되고 발휘되지 않는다면 국가적으로 낭비이고 하늘에 죄를 짓는 것과 같다. 홍삼은 우리에게 준 귀한 식품이자 약이지만 면역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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