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바이러스와 에누바이러스 –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마도 세 살 아이도 감염병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의 증상으로는 기침, 오한, 발열, 호흡곤란, 두통, 근육통, 인후통, 후각. 미각소실 등의 육체적 통증을 동반한다. 코로나는 우리나라 국민 300여명의 사망자를 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어간다. 그래서 문득 나쁜 바이러스가 아닌 웃음 바이러스처럼 좋은 바이러스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육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때, 에누 바이러스는 육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몇 일전 ‘contact(컨텍트)‘라는 영화를 보았다. 요즘 대세는 아이러니하게도 ’untect(언택트)’인데 말이다. 그런데 컨텍트와 언텍트는 분명 보이지 않는 연관을 갖고 있다.
나는 컨텍트라는 영화 속에서 나온 앨리가 한 말 “ 우주는 제게 보여줬어요. 비록 우리 자신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지만 얼마나 귀중한지를 말이에요. 우리는 우주에 속해 있는 위대한 존재이며, 또한 결코 혼자가 아니란 사실을 깨닫게 해줬어요” 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엘리는 분명 몇 개의 웜홀을 지나며 몇 개의 태양계도 보았고 아버지도 만나고 왔다. 그런데 엘리의 경험은 현실속의 시간에서는 믿기 어려운 사실이고, 그러나 알 수 없는 18시간의 잡음의 내용은 현실의 몇 초로 대응되며, 앨리의 경험을 사람들은 믿지 못하고 무시한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사람들 만나는 것을 가능한 줄여야 하다 보니, 취미활동 모임, 향우회, 단체, 소모임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로 죽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으로 죽어갈지 모른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게 된다.
요즘 초등학교에 셋째 아이를 입학시킨 지인이 있다. 이 아이는 입학식도 없었고, 초등학교 친구도 아직 제대로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격주로 또는 한 주에 한 번 학교를 가니 학교를 간 날이 열 손가락으로 꼽힐 정도라고 한다. 초등학생 아이를 셋 둔 엄마는 하루하루가 버겁다고 한다. 나름의 소신으로 남들처럼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으니, 영상으로 새로운 단원을 공부하고, 물론 집중해 보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과제를 내 준 것을 하려면 그 과제는 아이의 숙제가 아닌 엄마의 숙제가 되는 것이다. 문제를 잘 못 푸는 것뿐만 아니라, 결국 학원에 간 아이들과 학원가지 않은 아이들의 학습에 대한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고민과 함께 한 명도 아닌 세 명의 아이를 보살피다 보니 엄마의 시간이 없다고들 한다. 엄마들이 우울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엄마는 가정의 기둥이다. 지금처럼 양육과 돌봄을 필요로 하는 코로나 시대에 눈 뜨면서 잠자리에 누울 때 까지 몇 가지의 역할을 해야 하는 엄마들의 정신건강을 들여다 봐야 한다.
좋은 바이러스, 에누 바이러스의 뜻은 육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로 모두들 ‘망한다’, ‘안된다’ 할 때 누군가 ‘된다’, ‘할 수 있다’고 선언함으로써 분위기를 바꿔 공동체가 원하는 것을 이루게 될 때 , 이것을 에누 바이러스라고 한다고 한다.
즉 언어의 차이가 사고의 차이를 낳고 행동을 바꿀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말이 풍요로우면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의 세계는 더욱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해서 어려운 시기, 풀리지 않는 코로나 정국을 에누바이러스를 퍼트려 다시 삶의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 지금 시점에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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