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 이미자 선생님의〈동백아가씨〉
〈동백아가씨〉,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이 노래는 1964년 이미자 선생님께서 발표하신 노래입니다.
트로트 중의 트로트〈동백아가씨〉, 대한민국 트로트의 중흥기를 이끈 대표적인 노래로 1964년 을지극장에서 개봉된 엄앵란, 신성일 주연의 동명영화〈동백아가씨〉의 주제가이기도 합니다
‘김기 감독으로부터 영화주제가를 부탁 받은 작곡가 백영호는 다급한 마음으로 작사가 한산도를 찾아〈동백아가씨〉를 완성했고, 신생회사인 지구레코드사(대표 임정수)는 당대 인기가수인 최숙자에게 취입을 내정했으나 개런티를 부담스러워 하던 중 이미자 선생님의 애잔한 목소리를 귀담아 두었던 작곡가 백영호의 추천으로 이미자 선생님이 대타로 녹음을 하였던 것입니다.’
1964년 7월, 임신 8개월 만삭의 몸으로, 둘째를 임신한 가수 현미와 함께 인현동 스카라극장 앞 목욕탕 건물 2층 지구레코드사 녹음실에서, 낡은 선풍기 한 대와 얼음물에 발을 담그고 찜통더위를 이겨내며 녹음작업을 끝마쳤습니다. 그 때 두 사람이 녹음했던 ‘동백아가씨’와 ‘떠날때는 말없이’가 대박을 터트리자 “만삭에 녹음을 하면 대박이 난다”는 가요계의 전설같은 소문이 자자하게 퍼져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 해 겨울, 트로트를 천시하던 대학생들이 주 고객인 충무로 음악감상실 ‘세시봉’과 서린 동경음악실에서도〈동백아가씨〉를 합창으로 부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동백아가씨〉돌풍은 당시 영화상영과 함께 공연을 하던 극장에서는 2,000원 이던 이미자 선생님의 출연료를 50,000원으로 올려 주더라도 서로 모셔 가려고 했고, 금호극장, 노엘극장, 성남극장, 우미관 등 하루에 네 곳을 한바퀴 도는 최고의 인기가수가 됐습니다.
가난했던 작곡가 백영호도 부를 누리게 되었고, 신생레코드사였던 지구레코드사도 메이저급 회사로 급성장하여 돈벼락을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생소한 지구레코드 보다 미도파레코드사로 음반을 발매했으나, 음반이 날개 돋히듯 팔려나가자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동백아가씨〉는 초반에는 미도파로, 재발매 음반은 지구레코드사로 표기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동백아가씨〉는 가요계에 전무후무한 인기차트 35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음반도 25만장 이상 팔리는 최고의 히트곡이 되었습니다.
이미자 선생님은 그 때를 “사는 즐거움과 일하는 보람을 느꼈던 꿈같은 시절이었다”고 했습니다.
〈동백아가씨〉로 최고의 가수가 된 이미자 선생님과 작업하기 위해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촉망받던 작곡가 박춘석은 자청해서 지구레코드사로 옮겨오면서 더욱 빛났던 이미자 선생님은 박춘석과의 첫 곡으로 1965년 KBS라디오 연속극 주제가인〈진도 아리랑〉을 부른 이후〈흑산도 아가씨〉〈섬마을 선생님〉〈그리움은 가슴마다〉〈여자의 일생〉〈기러기 아빠〉등으로 가요계를 석권했고 1967년에는 연말 결선 톱10에서 무려 4곡이 선정되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1965년 6월, 첫 번째 파월장병 위문공연단을 구성할 때 박정희 대통령은 이미자 선생님을 꼭 데려가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파월장병 위문공연 때 이미자 선생님께서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라며〈동백아가씨〉를 부르는 순간, 전 장병들이 눈물을 흘리고 흐느끼면서 다함께 떼창을 부르자 이미자 선생님은 1절이 끝나자 무대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이미자 선생님은 5차례에 걸쳐 파월장병 위문공연을 다녀오셨습니다.
그러나,〈동백아가씨〉는 1965년 한일수교회담으로 인한 국민들의 반일감정을 약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왜색풍이라는 허물을 덮어 씌워 1966년 한국방송윤리위원회에서 방송금지 처분이 내려졌고, 21년만인 1987년 8월에〈동백아가씨〉는〈섬마을 선생님〉〈네온의 부르스〉 〈기러기 아빠〉〈유달산아 말해다오〉등 5곡과 함께 비로소 해금이 됐습니다.
– 동백아가씨 – 1964년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1. 헤일 수 없이 수 많은 밤을 /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든가 동백아가씨 /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2. 동백꽃잎에 새겨진 사연 / 말못할 그 사연을 가슴에 안고 오늘도 기다리는 동백아가씨 / 가신 님은 그 언제 그 어느 날에 외로운 동백꽃 찾아오려나
영화 ‘동백아가씨’ 는 전통적인 멜로영화입니다. 그 줄거리는 ‘남해안 외딴섬의 한 처녀(엄앵란)는 약초를 캐러 서울에서 내려온 대학생(신성일)과 사랑을 맺고 임신까지 하게 되어 그를 찾아 서울로 올라간다. 하지만 그 대학생이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 뒤였다. 거리를 전전하던 그녀는 자살을 기도하지만 그 조차도 여의치 않아 동백술집의 접대부로 나가면서 생계를 이어간다. 어느날, 꿈에도 잊지 못하던 그 대학생을 만나지만, 이미 그는 다른 여인과 결혼하여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아이를 그에게 넘겨주고 다시 섬으로 돌아갑니다.’ 영화 ‘동백아가씨’ 촬영을 계기로 엄앵란과 신성일의 사이가 더욱 가까워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화는 첫 개봉은 흥행에 실패했지만〈동백아가씨〉가 대히트하면서 재개봉되어 성공했습니다.
영화 첫 촬영지는 부산의 다대포였고, 해운대 우2동에〈동백아가씨〉노래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선생님」은 대한민국 최고의 트로트(전통가요) 가수입니다.
1941년 음력 7월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429번지에서 2남 4녀 중 장녀로 태어나셨고,
1957년 KBS라디오 노래자랑 ‘노래의 꽃다발’에 교복을 입고 갔다가 출연이 거부돼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참가하여 1등을 차지한 것을 계기로 당시 유니버샬레코드사에 있던 작곡가 김성근에게 소개되어 1958년〈도라지 부르스〉〈무명초〉〈아리랑 상사병〉〈미련에 우는 여인〉등 4곡이 실린 음반을 발매했으니까 올해가 데뷔 63년째입니다. 여고 3학년생이던 1958년 연말 우리나라 최초의 민영 TV방송인 HLKZ(TBC방송 전신) ‘예능로터리’에 출전해 나애심의〈밤의 탱고〉를 불러 가요부문 1등상을 받았고, 그 후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5층에서 가수 고복수가 운영하던 우리나라 최초의 가요학원인 동화예술학원에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KBS 악단장인 작곡가 나화랑은 가수 남일해에게 이미자 선생님을 찾아오라 하여 남일해가 한남동 달동네(현 유엔빌리지 자리)를 다니던 중 물을 길어오던 이미자 선생님을 만나서 나화랑에게 데려갔습니다.
나화랑은 1959년 반야월 작사, 나화랑 작곡〈열아홉 순정〉〈집시의 여정〉과 손로원 작사, 나화랑 작곡의〈워싱톤 블루스〉가 실린 정규 음반(킹스타레코드사)을 발표해 정식으로 가수의 길을 걷게 했습니다. 그 후 1960년〈님이라 부르리까〉를 불렀고, 계속하여 반야월 작사 나화랑 작곡의〈사랑의 등불〉〈첫사랑〉〈고독의 부르스〉〈돌아와 주신다면〉등의 노래와 1962년〈두형이를 돌려주오〉 1963년〈햇빛없는 그림자〉등을 불렀지만 별다른 히트곡이 없어서 극장 막간공연에 출연해 가수로서의 명맥을 이어 가던 중 1964년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의〈동백아가씨〉가 크게 히트하여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로 우뚝 서게 되었던 것입니다.
어린시절 일제강점기와 6.25 동란의 암울했던 시절 역경의 삶에서 나오는 애절함과 꾸미지 않는 순수함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울려왔던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선생님」은 끊고 맺음이 분명하고, 감정표현에 보탬이 없으며, 소박하고 검소하신 생활과 정이 매우 깊으신 분입니다.
이미자 선생님은 ‘전통 가요‘의 맥을 잇는다는 자부심으로 여전히 무대에 오르고 계십니다.
〈동백아가씨〉〈흑산도 아가씨〉〈여자의 일생〉〈아씨〉〈여로〉등 우리나라 여성들의 질곡어린 삶을 담은 노래를 불러 가장 사랑받는 가수로 평가되는「엘레지여왕, 이미자 선생님」 〈용두산 엘레지〉〈아메리칸 마도로스〉〈잘했군 잘했어〉작곡하고 부른 고봉산은 “당일 날 곡을 받아 가사를 외우고 취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가수’라고 이미자 선생님을 극찬했습니다.
서울 서초구에 ‘이미자의 뜰, 정원, 길과〈동백아가씨 〉노래비를 만든다는 계획은 진행중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 이미자 선생님의 주요 약력
- 년 :「데뷔 20주년 기념공연」(대한극장)
- 년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100인 선정」(한국일보)
- 년 :「세계 기네스북 등재」(음반 560장, 노래 2,069곡)
- 년 :「정부수립 50주년 기념 대한민국 50년의 50대 인물 선정」(국민여론조사)
- 년 :「데뷔 60주년 기념공연」(세종문화회관)
- 년 :「2020 트롯 어워즈 100년」대상 수상(TV조선)
다음 글에는 이미자의〈섬마을 선생님〉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 2세대 트로트 가수(1960∼1970년대)
이미자 선생님(동백아가씨, 섬마을선생님, 기러기 아빠, 흑산도 아가씨, 여자의 일생, 황포돛대)
한명숙(노란샤쓰의 사나이), 최숙자(개나리 처녀, 눈물의 연평도), 현미(밤안개), 최희준(하숙생)
오기택(고향무정, 아빠의 청춘), 박재란(님), 배호(돌아가는 삼각지), 은방울자매(마포종점)
남진(가슴 아프게, 미워도 다시한번), 나훈아(사랑의 눈물의 씨앗), 패티김(서울의 찬가, 이별)
김추자(님은 먼곳에), 정훈희(안개, 무인도), 김태희(소양강 처녀), 남미랑(사랑아 다시한번)
하춘화(물새 한마리, 하동포구아가씨), 조미미(단골손님, 서귀포를 아시나요), 이수미(여고시절)
△ 영화 ‘동백 아가씨’ 포스터(1964년 8월 29일 을지극장 개봉)와 음반자켓(지구레코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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