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로트, 세월따라 사연따라’ NO 5. 이미자 선생님의〈기러기 아빠〉(2021.04.05.)
〈기러기 아빠〉김중희 작사, 박춘석 작곡, 1969년 이미자 선생님께서 발표하신 노래입니다.
〈기러기 아빠〉는 이미자 선생님께서 발표하신 1000번째 노래이고, 1969년 동양방송(TBC)라디오연속극 주제가이며, 1970년 동명 영화 주제가였습니다. 이미자 선생님은 1971년 국도극장에서 개봉된 영화「내일의 팔도강산」에 출연해 동해안 바닷가 갯바위 위에서 분홍색 한복을 입고 다소 곳이 서서 두 손을 모아 영화 주제가〈기러기 아빠〉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 해 1000번째 곡 돌파 기념 특별 공연도 했고, 이듬해인 1970년 1000곡 돌파 기념곡으로 MBC장편다큐멘타리드라마 주제가〈재일교포〉(이경재 작사, 박춘석 작곡)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자 선생님께서 직접 꼽은 3대 히트곡이〈동백아가씨〉(1964년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섬마을 선생님〉(1966년 이경재 작사 박춘석 작곡), 그리고〈기러기 아빠〉입니다.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이미자 선생님의 애잔한 목소리와 은방울자매의 코러스가 절묘하게 화음을 맞춘 노래〈기러기 아빠〉는 고향을 그리는 사람들, 월남파병 군인을 그리워하는 가족들, 타향으로 돈 벌러 간 남편과 아버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애절한 마음을 울리는 노래로 전국민의 애창곡이 되었지만,〈동백 아가씨〉(왜색)와〈섬마을 선생님〉(일본노래 일부표절)에 이어서 너무 슬픈 비탄적이고, 월남에 파병된 아버지가 죽어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빗대어 부른 노래로 사회분위기를 헤치며, 부모 잃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라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20여년 간 금지곡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기러기 아빠〉와 관련된 실제 사연으로「혼인 후 이듬해 월남에 파병된 군인 남편을 기다리던 24살의 젊은 아내(김○자님, 73세)는〈기러기 아빠〉노래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자신의 처지랑 너무나도 비슷해 노래를 듣다가 따라서 부르다가 남편이 가슴에 사무치도록 그립고 보고파서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려서 시어머니에게 자주 혼이 났다고 합니다.」시어머니도 며느리와 똑같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1990년대 말 조기유학의 열풍을 타고 가족들을 국외로 보내고 혼자서 생활 하는 사람들을 ‘기러기 아빠’라고 부르는 말은 이 노래〈기러기 아빠〉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기러기 아빠 – 김중희 작사, 박춘석 작곡(1969년)
1. 산에는 진달래 들엔 개나리 / 산새도 슬피우는 노을진 산골에
엄마구름 애기구름 정답게 가는데 / 아빠는 어디 갔나 어디서 살고 있나
아아아 아아아 아아 우리는 외로운 형제 / 길 잃은 기러기
2. 하늘엔 조각달 강엔 찬바람 / 재 넘어 기적소리 한가로운 밤중에
마을마다 창문마다 등불은 밝은데 / 엄마는 어디 갔나 어디서 살고 있나
아아아 아아아 아아 우리는 외로운 형제 / 길 잃은 기러기
1970년 11월 27일 아세아극장(동아극장, 종로 세운상가)에서 개봉된 권혁진 감독, 신영균, 윤정희, 김진영, 서영춘이 출연한 영화 ‘기러기 아빠’는 눈물겨운 모성애를 그린 영화로 그 줄거리는「육군 일등병 신동욱은 군에서 운영하는 공민학교 선생으로 부임하여 그 곳에서 8년 전 헤어졌던 첫사랑 혜영을 만난다. 그러나 혜영은 진영이라는 아이를 가진 미망인이였다. 동욱은 혜영을 가까이 하려 했지만 혜영은 그를 멀리하였고, 아들 진영만이 그를 친아빠처럼 따른다. 어느날 동욱은 월남전선으로 전속명령을 받고 떠나게 되자 혜영은 진영이 동욱의 아들임을 밝히며 떠나는 동욱의 무운장구를 빈다.」영화의 마지막 장면, “진영이는 당신의 아들입니다.”라고 말하며 울부짖는 혜영과 부자 관계임을 알고 울면서 포옹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은 영화를 관람하던 수많은 여성 관객들을 울린 전형적인 최루성 멜로영화였습니다.
주제가〈기러기 아빠〉는 남녀주인공의 이별을 맞이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애절한 이미자 선생님의 목소리와 구슬픈 은방울자매의 코러스가 어우러져 잔잔하게 흐르면서 영화의 이별 장면을 더욱 극대화 시켰던 것입니다. 작곡가 박춘석은〈기러기 아빠〉로 1971년「제7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주제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앉았습니다.
이미자 선생님은 2010년 고(故) 박춘석 작곡가의 빈소에서 그를 회고하면서,“박춘석 선생님은 저에게 꺾는 음이나 무대 매너까지 노래에 관한 모든 걸 가르쳐 주신 특별한 분이시고, 선생님의 조언 덕택에 전통가요를 고급스럽게 부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2011년 6월 11일 충남 보령시 성주면에 있는 ‘개화예술공원’에서는 박춘석 기념사업회(회장 남진, 엄용섭)에서 주최하는「트로트 빅 스타 5인방」노래비 제막식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2010년 작고하신 故 작곡가 박춘석님의 1주기를 맞아 박춘석님이 사랑했던 이미자 선생님을 비롯한 다섯명의 가수 노래비로 이미자 선생님〈기러기 아빠〉(1969년 작사 김중희), 패티김〈초우〉(1966년 작사 박춘석), 남진〈가슴 아프게〉(1967년 작사 정두수), 나훈아〈물레방아 도는데〉(1972년 작사 정두수), 문주란〈공항의 이별〉(1972년 작사 정두수) 노래비가 제막됐습니다. 2012년 8월 11일 배호기념사업회 주최 배호〈두메산골〉노래비 제막식도 거행하였습니다.
〈기러기 아빠〉코로나-19가 사라지고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회복되면 가족과 친구, 동료들과 삼삼오오 모여 노래방을 찾아 꼭 불러보시고 남은 인생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동백아가씨〉금영-863번 80023번 TJ-1229번,
〈섬마을 선생님〉금영-497번 80043번 TJ-657번
〈기러기 아빠〉금영-187번 80099번, TJ-143번, 10397번
☞ 이미자 선생님의 주요 공연
☞ 이미자 선생님의 주요 공연년 :
1969년 : 1000곡 돌파 기념 리사이틀
1979년 : 데뷔 20주년 기념공연(대한극장)
1985년 : 일본 도쿄·오사카 특별공연(일본)
1989년 : 미국 뉴저지 특별공연(미국)
1989년 : 데뷔 30주년 기념공연(세종문화회관)
1994년 : 데뷔 35주년 기념공연(KBS홀)
1999년 : 데뷔 40주년 기념공연(세종문화회관)
2002년 : 평양 동백아가씨 특별공연(동평양 대극장)
2004년 : 데뷔 45주년 기념공연(세종문화회관)
2005년 : 빅3 콘서트(세종문화회관, with 패티김, 조영남)
2009년 : 데뷔 50주년 기념공연(세종문화회관)
2011년 : MBC 창사 50주년 지구촌 사랑콘서트 이미자와 친구들(MBC드림센터)
2012년 : 흑산도 특별공연(흑산도 예리항 특별무대)
2013년 : 쿠텐탁, 동백아가씨 기념공연(독일 프랑크푸르트 야훈더트할레공연장)
2014년 : 데뷔 55주년 기념공연(세종문화회관)
2015년 : 광복 70주년 기념공연(일본 도쿄 히비야공회당)
2019년 : 데뷔 60주년 기념공연(세종문화회관)
2019년 : 구리아트홀 ‘이미자 효 콘서트(4월 13일 14:00, 17:00 코스모스 대극장)
☞ 작곡가 박춘석(朴春石), 본명 박의병 예명 백호 1930년∽2010년, 서울생, 경기고, 경희대 졸업
「피아노의 시인이며 음악과 결혼한 작곡가, 2700여 곡을 작곡한 대중가요의 모차르트」 1981년 ‘태향음향’과 1988년 ‘거성레코드’ 설립, 1987년〜1989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 역임. 대표곡 1955년〈황혼의 엘레지〉(백일희)로 데뷔, 1956년 손인호〈비 내리는 호남선〉1958년〈삼팔선의 봄〉(최갑석) 1965년〈진도 아리랑〉〈흑산도 아가씨〉1966년〈섬마을 선생님〉1967년〈그리움은 가슴마다〉1968년〈아네모네〉〈여자의 일생〉〈황혼의 부르스〉1969년 〈기러기 아빠〉〈한번준 마음인데〉1970년〈비에 젖은 여인〉〈대답해 주세요〉1971년〈네온의 부르스〉〈못잊을 당신〉1972년〈삼백리 한려수도〉(이미자 선생님) 1967년〈가슴 아프게〉〈우수〉1968년〈별아 내 가슴에〉1971년〈마음이 고와야지〉1972년〈젊은 초원〉1982년〈빈잔〉(남진), 1968년〈마포종점〉(은방울자매), 1972년〈물레방아 도는데〉〈긴 세월〉 (나훈아) 1966년〈초우〉1984년〈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패티김) 1966년〈타인들〉1968년 〈낙조〉1972년〈공항의 이별〉(문주란) 1972년〈하동포구 아가씨〉〈연포 아가씨〉1973년〈알고 계세요〉(하춘화) 1969년〈별은 멀어도〉(정훈희) 1958년〈첫사랑의 화원〉(권혜경) 1986년〈물레야〉(김지애), 박춘석 작사·작곡·노래 1974년〈이 길을 간다〉〈나그네 마음〉
주요수상 : 1965년, 1969년, 1970년 TBC가요대상 작곡상, 1983년·1985년 KBS가요대상
작곡상, 1994년 제1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1995년 옥관문화훈장, 2010년 은관문화훈장
다음에는 이미자 선생님의〈흑산도 아가씨〉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