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오세훈. 안철수의 혁신 경쟁이 답이다.
파도만 보고 바람을 보지 못했네.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이건만!
영화 관상의 마지막 대사이다. 바람은 한문으로 風(풍)이다. 무엇을 원한다는 뜻인 바람의 뜻도 있고 바람이 없으면 생명도 없다는 “바람 핀다”는 뜻도 있다. 그리고 자연의 물리학적인 특성인 바람이 불 때도 쓰이기도 한다. 한의약에서는 풍병의 특징을 먼저 움직이고 자주 변한다는 특성을 가진다고 보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강한 바람이 불었다는 특징을 가진다. 불과 1년 전 총선의 바람이 서북풍이라면 이번 보궐선거의 바람은 동남풍이 되어버렸다. 민심의 염원이 바람이 되었을 수도 있고, 나라에 생명이 죽어가지 않도록 바람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물리학적인 특성인 극하면 바람이 불어오는 특징일 수도 있었다. 새 바람이 되어 미세먼지와 오염된 정치를 싹 쓸어내길 바란다. 이번 바람으로 무능과 위선 그리고 내로남불 된 타락한 정치를 일소하는 선한 영향력이 되어 정치의 시간이 되어버린 2021년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쏘아지길 기대해 본다.
이번 보궐 선거는 정치 혁신의 교두보를 얻었다. 정말 중요한 혁신의 완성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고 혁신 경쟁의 갑옷을 입고 민심의 대 바다에서 돛을 올려야 한다.
민주당 패배의 첫 번째는 180석을 얻는데 일조한 비례위성정당으로 범여권에 해당하는 정의당을 밟아버림에서 시작되었다. 고난에서 인격이 나오는 것처럼 배불렀을 때의 처신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물론 소수 진보정당의 빌붙기 전략은 시대착오적으로 폐기되어야 할 전술이지만 신주단지 모신 정의당에 일차 문제가 있었지만 과잉 대표된 민주당의 선거 승리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
두 번째로는 역시 부동산 문제와 세금 문제이다. 벼락거지를 만들고 세금을 왕창 거두면서도 자기들만 예외인 불공정의 끝판 왕들에겐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아웃선언이었다. 이 문제는 계속 진행 중임을 뼈 때리게 인식해야만 할 것이다.
세 번째로 권력의 집중과 권력의 사유화이다. 조국으로부터 시작된 권력지향적인 몸부림은 윤미향을 거쳐 박원순의 성범죄까지 권력의 지향이 철저히 사적이었으며 탐욕과 부패의 온상일 뿐 더 이상 공익적이지 않다는 사실이 대명천지에 드러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일국의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과의 싸움이 일 년간 지속되고 그걸 중재하지 못하는 정부가 또 어디 있었던가? 검찰개혁이라고 쓰지만 드러난 것은 나라의 근간과 법의 파괴로 나타나는 대도 대통령은 가만히 있기만 했다. 대통령이 가만히 있었기에 국민들은 1년 간 힘들고 고달팠다.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젠 야당으로 돌아가자. 오랜만에 야당에게 ‘별의 순간’이 다가왔다. 야당 승리의 시작은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호남 챙기기에서 시작되었다. 역사적인 측면에선 5.18과 탄핵에 대한 사과는 필연적이다. 이념과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역사에 대한 겸손과 법치를 존중하는 태도는 미래로 나가기 위한 선행 조건이다. 여당이 과거를 강조할 때, 야당은 미래로 나아가고 있었다.
두 번째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지도력을 들 수 있다. 어려울 때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쉬운 길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공과 정치적 순발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가당키나 하겠는가? 정치적 밀림 속에서 김종인식 정치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공을 이루고 물러나는 김종인의 화룡점정은 대선에서 다시 빛나지 않을 까 싶다.
여기까지가 전반전이라면 세 번째는 단연 안철수이다. 시장후보가 되지 못했지만 야권의 단일화를 이끌어내는 산파 뿐 아니라 감독. 선수까지 다 잘해냈다고 본다. 시장 후보가 되지 못했음에도 역사를 선도했다는 더 큰 승리를 얻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패배의 기억은 클 것이며, 그 연유가 사람의 조직화에 기인한다는 성찰이 필요하겠다. 제 3세대 정치적 실험에서 끝내 승리할지 아니면 다시 한 번 역사적 조명을 받을 건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는 낙동강까지 밀려난 전선이 큰 전투에서 승리를 하여 사기가 좀 올라 한번 해볼 만한 상태일 뿐이다. 혁신의 경쟁은 다시 시작된다. 여당은 말뿐 행동의 혁신이 부족했으며, 야당은 말보다 행동의 혁신을 이뤘을 뿐이다. 바람은 다시 남동풍에서 서북풍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정치의 혁신과 민생회복 그리고 번영의 미래로 나아가는 자에겐 왕관의 무게를 견디리라 확신한다. 혁신의 방향은 20-30세대의 바람을 어떻게 모아내느냐에 달려있다. 그들에겐 공정한 규칙이 중요하며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으며 남녀가 차별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중국보다 미국을 좋아한다. 더 이상 과거는 그만 팔고 가치와 미래를 파는 혁신이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누가 왕이 될 상인가? 라고 국민들은 지금도 토론하고 있다. 아직 정해지진 않았다. 빨리 결정해서 정치의 밀림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이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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