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3. 〈가거라 삼팔선〉, 〈삼팔선의 봄〉(2021.05.31.)
지난주 화요일(25일) 구리지역에서 존경 받으실 분이 소천하셨습니다. 김기춘 구리새마을금고 직전 이사장님! 어려운 이웃들에게 많은 은혜를 베푸셨음에 천국에서 평안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오늘은 ‘바다의 날’, 1996년부터 시행된 ‘바다의 날’은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국민의 해양 사상 고취를 위해 제정된 기념일. 5월 31일은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입니다.
1994년 11월 UN 해양법 협약이 발효됐고,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기념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일 6월 1일은 ‘의병의 날’입니다. 정부에서는 2010년 5월 25일에「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을 관보에 게재 공포했습니다. 6월 1일 지정은 1592년 임진왜란 때 음력 4월 22일 경상남도 의령에서 의병장 곽재우가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날로 양력으로 환산한 날입니다. 구리시는 2012년부터 사노동 출신 항일독립운동가 김규식 선생 추모제 거행과 2020년 ‘13도창의군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 장자호수공원에 기념물인 ‘원수부13도창의대진(元帥府十三道倡儀大陳) 수택리 집결지 기념비’를 세웠고, 조선 최초의 여성의병장 윤희순의사를 기념하기 위해 ‘검배공원’의 명칭을 ‘윤희순 공원’으로의 지정과 윤희순 의사 동상을 설치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춘천시에도 (사)애국지사윤희순기념사업회에서 선양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1990년 설치한 윤희순 의사 동상인 ‘윤희순 상’을 지난 3월 23일 의암공원에 이전 설치했습니다.
〈가거라 삼팔선〉이부풍 작사, 박시춘 작곡, 1948년 가요황제 남인수가 취입한 노래입니다.
삼팔선, 1945년 7월 17일부터 8월 2일까지 독일 브란덴부르그주(州)의 주도(州都) 포츠담의 체칠리엔호프 궁전에서 미국 트루먼 대통령과 영국의 애틀리 수상, 소련의 스탈린 서기장이 참석하여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처리문제를 논의(중화민국 장개석 총통은 전언으로 참여)하기 위한 ‘포츠담회담’이 개최되었는데, 그 때에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과 소련의 스탈린 서기장은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에서 막바지 항전을 계속하는 일본군을 물리치기 위해 미국과 소련은 한반도의 남쪽은 미군이, 북쪽은 소련군이 진군하기로 합의해 8월 8일 소련군은 두만강을 넘어 13일 청진방송국 등을 폭파했고, 8월 15일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하면서 소련군은 일사천리로 삼팔선 이북을 점령해 버렸습니다. 미군도 9월 8일 인천에 상륙한 후, 9월 9일 일본의 항복 서명을 받고 군정을 펴 나갔습니다. 그렇게 삼팔선은 국경 아닌 국경이 되어 버렸던 것입니다.
이 무렵 중앙방송국(KBS 라디오)에서는 악단장이었던 작곡가 박시춘에게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에 맞는 노래를 만들어 줄 것을 요청하여, 1938년 이부풍 작사, 박시춘 작곡, 남인수가 노래해 크게 히트시킨〈애수의 소야곡〉을 떠올리며, 그 때의 작사가 이부풍과 심혈을 기울여〈가거라 삼팔선〉을 완성한 후, 남인수가 부르게 해 3만장이나 팔린 국민애창곡이 됐습니다.
– 가거라 삼팔선 – 이부풍 작사, 박시춘 작곡(1948년 고려레코드사)
1절. 아아 산이 막혀 못오시나요 / 아아 아아아 물이 막혀 못오시나요
다같은 고향 땅을 가고 오련만 / 남북이 가로 막혀 원한 천리 길
꿈마다 너를 찾어 꿈마다 너를 찾어 / 삼팔선을 탄한다
2절. 아아 꽃필 때나 오시려느냐 / 아아 아아아 눈 올 때나 오시려느냐
보따리 등에 메고 넘던 고갯길 / 산새도 나와 함께 울고 넘었지
자유여 너를 위해 자유여 너를 위해 / 이 목숨을 바친다
3절. 아아 어느 때나 터지려느냐 / 아아 아아아 어느 때나 없어 지려느냐
삼팔선 세 글자를 누가 지어서 / 이다지 고개마다 눈물이던가
손 모아 비나이다 손 모아 비나이다 / 삼팔선아 가거라
북위 38도선(線)에 그어진 삼팔선은 우리민족에게 고통과 원한이 맺힌 비극의 분단선입니다.
그 것을 ‘남북이 가로 막혀 원한 천리길’이라고 표현했을 것입니다. 그 시절 대다수 국민들의 심정은 하루라도 빨리 삼팔선이 없어져야 진정한 독립을 이루는 것이라고 인식했을 것입니다.
“삼팔선이 어서 깨져야 한다”는 국민들의 염원은 3절 ‘어느 때나 터지려느냐’와 같을 것입니다.
〈가거라 삼팔선〉에도 정치가 개입되었으니, 1948년 당시 삼팔선을 경계로 교전이 벌어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자 1절 마지막 ‘꿈마다 너를 찾어 꿈마다 너를 찾어 삼팔선을 헤맨다’가 문제가 되었는데, 왜 삼팔선을 헤메느냐? 월북을 부추키는 것이 아니냐?면서 가사를 바꿀 것을 권고하자 작사가 이부풍은 격분하여 잠적해 버렸습니다. 노래를 살리기 위해 작사가 반야월이 1절 끝 부분의 ‘헤멘다’를 ‘탄한다’로 바꾸고, 2절을 새로 삽입 당초 2절을 3절로 만들었습니다.
필자는 2003년 2월 21일 혼인 16주년을 맞아 어부인과 큰 딸(16세)와 둘째 딸(7세)와 함께 강원도 고성으로 2박 3일 가족여행을 떠나 금강산 콘도에 숙소를 정하고 고성 탐방과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숙소 앞 길가에 대화관광버스(사무실과 차고지 구리시 소재) 10여 대가 정차해 있는 것을 보고, 무척 반가웠는데 숙소 로비로 들어가니 아수라장이었다. 한 분께 물어보니 “2박 3일 일정으로 일반 관광객(405명)이 금강산 첫 육로 관광에 나섰는데, 북측에서 갑자기 출입을 막고 내일(22일) 다시 연락을 준다 하여 숙소가 없어서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2020년 6월 3일 방송된 TV조선 ‘뽕숭아 학당’ 주현미와 함께 ‘시간여행 극장쇼’에서 영탁이 선곡한 노래가〈가거라 삼팔선〉이었습니다. 영탁은 “1948년도에서 왔다. 우리민족의 가장 큰 슬픔인 분단, 분단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이 곡을 선택했다.”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주현미도 “이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에게 이런 아픔,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노래가 주는 이런 감성이 참 중요한 것같다.”며 “역시 영탁씨는 참 여우다.”라는 말이 방송을 타고 전해졌습니다.
☞ 이부풍(1916년〜1982년 충남 부여 출생) 본명 박노홍. 작사가, 극작가, 영화제작자였습니다. 어린시절을 만주 용정촌(龍井村)에서, 청년기를 충북 청주에서 지내던 중에 193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조「봄빛」으로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으나, 1937년 빅타레코드사에서 일하면서 대중가요 노랫말을 지었습니다. 대표곡은, 박단마〈나는 열일곱살〉〈아이고나 요 맹꽁〉황금
심〈외로운 가로등〉남인수〈가거라 삼팔선〉〈애수의 소야곡〉과 가극 ‘아리랑’ 각본, 국극 ‘열녀화’ 극영화 ‘밤마다 꿈마다’, ‘봉이 김선달’ 등 작품을 쓴 극작가로 활동하기도 하였습니다.
〈삼팔선의 봄〉은 김석민 작사, 박춘석 작곡으로 1958년에 최갑석이 취입 했던 노래입니다.
6.25와 분단의 아픔을 노래로 잘 표현한 〈삼팔선의 봄〉이 노래 또한 6.25. 관련 가요입니다.
1950년대 전쟁가요는 유호(필명 호동아) 작사, 박시춘 작곡의 1950년 현인〈전우야 잘자라〉, 1951년 신세영의〈전선야곡〉1953년 남인수〈이별의 부산정거장〉을 비롯해 1951년 금사향〈님계신 전선〉(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 1952년 심연옥〈아내의 노래〉(유호 작사 손목인 작곡), 1953년 현인〈굳세어라 금순아〉(강사랑 작사, 박시춘 작곡), 1954년 박재홍〈경상도 아가씨〉(손로원 작사, 이재호 작곡), 1955년 유춘산〈향기품은 군사우편〉(박금호 작사, 나화랑 작곡), 1956년 이해연〈단장의 미아리고개〉(반야월 작사, 이재호 작곡) 등이 있었는데, 이 보다
늦은 시기인 1958년에 만들어져 1959년 발표된 김석민 작사, 박춘석 작곡〈삼팔선의 봄〉은 최갑석 특유의 성악가풍(바리톤)의 맑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르던 노래는 듣기가 너무 좋아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국민들의 심금을 더욱 울렸던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내용은「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로, 공을 세워 고위 관직도 바라지 않고 오직 나라와 민족, 백성들을 위해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한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최갑석은 1958년〈고향에 찾아와도〉(조경환 작사, 이재호 작곡)로 데뷔한 이듬해〈삼팔선의 봄〉〈휴전선 고갯길〉을 발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굉장한 인기를 누리게 되었는데,〈삼팔선의 봄〉은 가수 최갑석의 대표곡입니다. 이 노래는 매년 6월달이 되면 어김없이 각종 가요 프로그램 등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연세가 드신 6.25참전 용사분들이나, 이산가족들의 그리움으로 사무친 회한의 노래〈삼팔선의 봄〉. 故 작사가 정두수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비극을 생생하게 전달한 노래이며, 우리나라 국민들이 꼭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라고도 했습니다.
노래를 작곡하신 故 박춘석 선생님은 KBS 가요무대에 출연해 인터뷰에서 “돌아 가신 후 한 노래를 골라 비석에 새기고 싶다면 무슨 노래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삼팔선의 봄〉을 휴전선 근방에 세웠으면 한다.”라고 했습니다. 이 처럼〈삼팔선의 봄〉은 작곡가의 가슴에도 새겨진 격조 높은 감수성과 깊은 애국심이 불멸의 노래로 승화된 국민들의 애창곡인 것입니다.
– 삼팔선의 봄 – 김석민 작사, 박춘석 작곡(1959년)
1절. 눈 녹은 산골짝에 꽃이 피누나 / 철조망은 녹슬고 총칼은 빛나
세월을 한탄하랴 삼팔선의 봄 / 싸워서 공을 세워 대장도 싫소
이등병 목숨 바쳐 / 고향 찾으리
2절. 눈 녹은 산골짝에 꽃은 피는데 / 설한에 젖은 마음 풀릴길 없어
꽃피면 더욱 슬퍼 삼팔선의 봄 / 죽음에 시달리는 북녘 내 고향
그 동포 웃는 얼굴 / 보고 싶구나
필자는 1982년 10월 27일 입대해 논산훈련소, 육군포병학교(광주 치평동)에서 후반기 훈련을 마치고 이듬해 2월 7일 철원에 소재한 부대에 배치를 받아 내무반에 들어서는 순간 TV에서는 북한의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고, 대남 방송이 들려오는데 한 순간 오싹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군복무 중 새벽에 보초를 설 때에는 꼭 멀리서 대남 방송이 웅웅거리면서 들려왔고, 그 때마다 아! 언제 제대 할려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 때 속으로 부르던 노래,〈GOP 전선〉, 「찬 이슬 내리는 GOP전선에서 / 두고 온 한 여인을 못 잊어서 내가 운다 / 철책이 가로 막힌 GOP전선에서 사나이 사나이가…」전방에서 복무한 사병들의 애환이 담긴 노래〈GOP 전선〉, 1절은 두고 온 애인을 그리워 하고, 2절은 부모 형제를 그리워 하던 이런 노래도 있었지만, 영하 30도 체감온도 영하 50도의 한 겨울, 오줌을 누면 바로 얼어버린다는 그 모진 눈보라를 견뎌내며 최전방 휴전선에서 근무하는 전장병들은〈삼팔선의 봄〉을 가장 기다렸을 것입니다.
1958년 발표된〈고향에 찾아와도〉(고려성 작사, 이재호 작곡)도 역시 한국전쟁 이후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고향을 찾은 소회를 서정적으로 노래한 최갑석의 또 다른 명곡입니다.
–〈고향에 찾아와도〉– 고려성 작사, 이재호 작곡, 최갑석(1958년)
1절. 고향에 찾아와도 /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두견화 피는 언덕에 누워 / 풀피리 맞춰 불던 옛 동무여
흰구름 종달새에 그려보던 청운의 꿈을 / 어이 지녀가느냐 어이 세워가느냐
2절. 산은 옛 산이로되 /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실버들 향기 가슴에 앉고 / 배띄워 노래하던 옛 동무여
흘러간 굽이굽이 적셔보던 야릇한 꿈을 / 어이 지녀 가느냐 어이 세워 가느냐
☞ 최갑석(崔甲錫) : 1937년〜2004년 전라북도 임실군에서 출생한 최갑석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전주에서 열린 콩쿨대회에 나가 1등을 했는데, 당시 심사위원이던 박춘석이 “고등학교 졸업 후에 서울 오아시스레코드사로 찾아오라”고 해 졸업 후 박시춘을 찾아 연을 맺어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1970년대 초 가수 도미와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다 1974년 미국으로 이민해 필라델피아에서 노인아파트 관리소장을 했습니다. 1986년 8월 25일 가요무대 출연〈삼팔선의 봄〉, 1987년 6월 8일〈고향에 찾아와도〉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1957년〈불국사 길손〉, 1958년〈평안도 사나이〉가 대표곡. 2010년부터 전라북도 임실군에서 ‘최갑석 가요제’ 개최,
2013년 11월 22일〈삼팔선의 봄〉〈고향에 찾아와도〉노래비 제막(관촌면 사선대 조각공원)
보너스, 1938년 남인수, 장세정〈장전 바닷가〉입니다. 부부애의 애절함이 담긴 노래입니다.
–〈장전 바닷가〉– 김진문 작사, 박시춘 작곡, 남인수·장세정(1938년)
1절. 이 몸은 바람따라 흐르는 신세 / 물위에 천방지축 떠도는 신세
고향을 떠나온 지 몇몇 해련고 / 아 꿈에도 가고 싶은 장전 바닷가
2절. 검푸른 저 바다에 물결이 잇네 / 아낙네 가슴에도 물결이 잇네
남편을 멀리 보낸 젊은 아낙네 / 아 애태며 기다리는 장전 바닷가
3절. 고향을 떠나올 때 뱃전을 잡고 / 잘 다녀오라 하며 울던 그 모양
포구는 안개 속에 아득하건만 / 아 그 모양 아리 아리 눈에 어린다
4절. 우리 님 떠나실 때 남기신 말씀 / 나리꽃 필 때면은 오시마드니
나리꽃 피고 진지 몇몇 해던고 / 아 떠난 님 소식조차 알 길도 없네
5절. 흰돛배 들고 나는 장전 바닷가 / 뱃머리 뜰 때마다 이별도 많다
에헤야 어야디야 닻 감는 소리 / 아 님 실고 드는 밴가 떠나는 밴가
1절은 남인수, 2절은 장세정, 3절은 또 남인수, 4절은 또 장세정, 그리고 5절 후렴은 합창입니다.
두분의 부드럽고 애절한 음색이 더욱 슬픈 노래로서 어부인 속꽤나 썩힌 님들은 꼭 들으소서.
금강산은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으로 구분되는데, ‘장전 바닷가’는 금강산 비로봉에서 바라보면 한 폭의 수채화 처럼 다가오는 풍경이 눈을 아리게 하는 어항이요, 해수욕장이 있는 외금강에 포함되는 곳으로 ‘활의 시위에 화살을 장전해 크게 잡아 당기는 형국의 지형’이라 장전(長箭)이라 이름 지어졌습니다. 2016년 ‘가요무대’ 배금성·정수빈의〈장전 바닷가〉도 올리겠습니다.
다음에는 현충일을 맞아〈전우야 잘자라〉〈전선야곡〉〈비목〉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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