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정이 무슨 문제가 있나요 ?
난 김구를 좋아했었다. 항일독립운동의 적통을 이은 임시정부의 수장이었고 첫째도 둘째도 독립을 외치다가 안 두희 흉탄에 쓰러진 독립 운동가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좋아했었지만 본받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국제정세에 대한 몰이해로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고 민족통일정부 수립에만 몰두하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근본주의와 이상적인 상황을 능히 경계해야만 한다. 광복회 김원홍 회장의 해방군. 점령군 발언으로 역사논쟁의 휘발유를 뿌리더니 급기야는 대권 후보들까지 나서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우선 이재명지사의 말을 들어보자. “대한민국이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체제를 그대로 유지했지 않는 가”라고 되어 있다. 마치 대한민국의 역사가 잘못되어 있으니 고치고 혁신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물론 대한민국은 꾸준히 발전하고 개혁해야만 한다. 친일지옥 반미천국을 외치는 소리나 진배없지 않은가? 말이다. 이런 근본주의적이고 이상적인 생각에 머무르고 있는 이재명지사의 역사인식에 개탄과 항의를 표한다.
대한민국의 독립은 내부적인 힘보다 외부적인 힘에 의해서 부차적으로 이뤄졌다. 제국주의간의 쟁탈 속에서 미국이 일본을 패망시켰으며, 그 와중에 미국이 남한을, 북한은 소련이 점령하게 된 것이다. 맥아더의 포고문을 보더라도- 누구는 고압적이라고 하지만서도 – 점령군이고 일본을 대체하여 미군정을 실시한다고 되어 있다. 졸지에 한반도가 미소 제국주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국제 질서의 냉정함을 새삼 느낀다. 미,소간 제국주의와 여러 정파의 독립운동세력들이 찬탁, 반탁 그리고 남한 단독정부수립과 민족 통일정부 수립 등으로 의견이 나뉘어져 분열하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친미, 친소 정치세력이 결국 각자에서 권력을 잡게 되었고 그 권력의 충돌의 결과가 6.25전쟁으로 나타난 것이다. 필자는 이승만 독립운동가의 친미노선이 결과적으로 옳았고 자유민주주의라는 씨앗을 어렵게 뿌렸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국제 질서에 대한 안목을 바탕으로 친미노선을 선택한 것은 국부로서 칭송받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옥의 티로서 친일 청산이 미흡한 부분은 후대가 계승하고 실천한 부분으로 여기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마치 이재명 지사는 아직도 남로당식 정세의 인식으로 남한 정부에 대한 정통성 시비로까지 확대시키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해방 전후사의 인식의 수준에서 한 발자욱도 나가지 못한 조야한 역사인식을 드러내고 만 것이다. 최장집 교수조차도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정의롭지 못한 역사라고 인식하고 있는 민주당 586세력들에게 비판의 화살을 날리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한때 마르크스 레닌주의와 주사파에 빠졌던 역사에서 용기 있게 나올 수 있어야만 한다. 젊은 열정 속에서 가졌던 온갖 이념들이 이제는 거울 앞에 선 나이가 되어 성찰하고 빠져나올듯한데 아직도 동굴 속에서 왕따 당할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다. 진흙땅 속에서 어렵게 자유민주주의 씨를 뿌린 선배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를 하자. 인권탄압과 독재라는 비판도 할 수 있지만 한강의 기적과 자유민주주의를 성숙시켜온 대한민국의 역사를 더 이상 자학하지말자. 우리역사는 어렵고 힘든 가운데도 꾸준히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이승만은 국부이며, 박정희는 산업화의 기수이며 김대중은 민주화의 첫 삽을 뜬 분이시다. 앞으로 대통령을 꿈꾸는 이재명지사는 자학적인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국제 정세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친중 보다는 친미, 이념 대립보다는 (중도)실용의 가치의 깃발을 들고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어가길 바란다. 국제정세에 대한 해박한 인식이 먼저이지 감상적인 선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낙오를 자처할 뿐이다. 근본적인 자세는 개나 줘야만 할 것이다. 우리에겐 통일이 남아있으니 체제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