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의 저주, 대통령의 저주?
펠레의 저주란 말이 있다. 유명한 축구선수인 펠레는 곧잘 예언을 하곤 하는데 축구경기에서 펠레의 예측과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는 의미에서 펠레의 저주란 말이 나오게 되었다.
그 후로도 축구경기에 대한 펠레의 예측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반대의 결과가 나와 펠레의 예견이 있으면 오히려 반대의 편이 좋아하게 되는 일들도 벌어진다.
이와 유사한 경우가 한국에서 일어났는데 코로나 19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저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과거의 기사를 찾아봤다. 작년 2월 코로나 1차 대유행이 발발했을 때이다. “코로나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다”라는 대통령의 말이 무섭게 대구 신천지 사태가 터졌다. 한동안 신천지에 대한 전 방위적인 수사와 대구 시민들의 희생적인 노력으로 겨우 위기를 모면한 바 있었다. 방역전문가는 중국인 입국을 막아 1차 유행을 차단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두 번째 유행은 작년 8월에 발생했다. 정부는 상품권 발행과 여행 장려 프로그램 그리고 임시 휴일 지정 등으로 방역보다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통령은 “한국은 가장 성공한 방역 모범국이 되었다”라고 말하자마자 제 2차 유행이 발발했다. 3차 유행은 작년 10월 달에 발생했다. 역시 이번에도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후에 생겼다. “k-방역이 국격을 높이고 있다.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세계가 찬사” 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최근 방역 상황이 서서히 안정화되고 있다” 고 말한 뒤 사흘부터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백신물량확보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라고 하자마자 4차대유행이 시작되어 1일 확진수가 1,000여명에 이르렀다. 이정도면 펠레의 저주에 이어 대통령의 저주란 말이 나오게 될 만하지 않은가? 방역의 최고 책임자가 비상한 각오와 냉철한 이성적인 접근이 필요한대도 사안을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K-방역이 1.2차 대유행시에는 특정 집단의 전수조사를 통해서 확진자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격리하는 등 초기에 성과를 이루어냈으나 3.4차 유행에는 특정 집단이 아닌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하면서부터 방역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그 후 세계적인 추세는 백신접종으로 팬더믹을 끝장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의견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국은 K-방역의 우수성에 빠져서 백시조기도입에 실패하고 백신접종이 늦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선진국에 비해 접종률이 36% 선에 머물렀다. 그동안 델타변이가 우세종으로 등장하는 등 바이러스의 진화도 발생하고 항간에서는 돌파감염으로 백신의 무용론도 나오고 바이러스의 변화에 맞추어 백신접종횟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젠 K-방역도 조기 검진이라는 장점이 무색해졌다. 국소적인 집단이나 특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효과를 발휘하지만 전선이 넓어져 전국적으로 발생하다보니 바이러스의 감염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더구나 선진국들은 조기에 백신접종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한국은 한참 늦은 편이다. 다행히 헌신적인 의료인과 국민들의 인내로 심각한 상태를 방어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 달째 1,000여명이 넘는 확진 자가 발생하고 있다. 전 국민의 희생이 길어지고 있다. 자유가 이렇게 소중한지 몰랐다. 당분간 백신접종과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당국자의 말들도 조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통령의 저주는 더 이상 노탱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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