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58. 1972년 TBC 조선왕조 500년 주제가 (2022.04.11.)
오늘은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의 가수 이난영 선생님(1916년〜1965년)께서 작고하신 지 57주년 되는 날입니다. 기쁨과 슬픔, 그리고 인고의 세월 속에서도 굳굳한 삶을 살다가신 이난영님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빕니다.
1970년 TBC-TV에서 방송된 일일연속극 ‘아씨’와 1972년 KBS-TV ‘여로’가 연속해서 대중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TBC-TV에서는 또다시 1972년 8월부터 1979년까지 8년간 신봉승·이철향 극본, 김재형 연출의 일일연속극 ‘이조여인 500년사’를 제1화 ‘사모곡’을 시작으로 제2화 ‘연화’, 제3화 ‘윤지경’, 제4화 ‘인목대비’, 제5화 ‘옥피리’, 제6화 ‘임금님의 첫사랑’, 제7화 ‘별당아씨’, 제8화 ‘천녀화’, 제9화 ‘허부인전’, 제10화 ‘비바람 찬이슬’, 제11화 ‘십오야’, 제12화 ‘상노’, 제13화 ‘마포나루’, 제14화 ‘원앙별곡’을 시리즈로 방영해 당시 드라마를 시청한 국민들은 지금까지 깊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작가 신봉승(1933년〜2016년 강릉 생)은 이 연속극을 시작으로 40년간 사극을 집필했습니다.
제1화.
「사모곡(思母曲)」은 조선의 제10대 임금인 연산군(1476년〜1506년)이 모후(母后)인 폐비 윤씨(1455년〜1482년)에 대한 모정(母情)을 그린 일일연속극으로 1972년 8월 27일부터 1973년 6월 29일까지 매주 일요일에서 금요일 저녁 7시 40분〜8시에 방송됐고, 방송횟수는 264회였습니다.
극본 신봉승, 연출 김재형으로 탤런트 이묵원(성종, 강부자 남편), 김세윤(연산군), 윤정희(장녹수), 고은아(폐비 윤씨), 황정순(인수대비), 서승현(정의왕후), 황정아(정현왕후), 김창숙(엄소용), 선우용녀(정귀인), 황석주(연산군 아역), 김인문(내시 김처선), 오현경(내시 김자원), 여운계(폐비윤씨 모), 서우림(중전신씨), 도금봉(현숙공주), 최인숙(후궁 순실), 태현실(기생 광한선), 지윤성(기생 월하매)와 김동원, 봉혜선, 이수연 등이 출연했습니다.
–〈사모곡〉– 신봉승 작사, 백영호 작곡, 이미자 선생님(1972년 지구레코드사)
1절. 중전마마 중전마마 어린 동궁 간밤에도 울었답니다 / 바람처럼 흐느끼며 울었답니다 /
별빛이 외로워 시름짓다가 구만리 높은 하늘 비어있다가 / 사모곡을 부르시며 아아 잠이 드셨소
2절. 어마마마 어마마마 지난 밤에 내린 비로 꽃이집니다 / 오늘 밤은 찬서리가 내리겠지만 /
달빛을 안고서 한숨 짓다가 못다한 사연들을 새겨보면서 / 애끓는 사모곡을 아아 부르더이다
줄거리는「덕종(1438년〜1457년 세조의 첫째아들 의경세자 이숭, 추존왕)의 둘째아들님이신 성종(1457년〜1494년 자산대군)이 13살 어린나이에 왕으로 등극하자 세조비 정희왕후(1418년〜1483년)이 7년 동안 수렴청정을 했고, 1475년부터 성종은 친정을 하면서 성군이 되었지만 세명의 왕비와 9명의 후궁들 사이에서 왕자와 공주가 무려 27명이나 되었습니다. 성종의 계비인 어머니 폐비 윤씨(1455년〜1482년)가 죽고, 치열한 암투 끝에 연산군(1476년〜1506년 본명 이융)이 19세에 임금이 되어 연산군 4년에 벌어진 조선의 4대 사화 중 첫 번째 사화인 무오사화(1498년 戊午史禍)와 어머니 폐비 윤씨의 원한을 풀어드린다는 명목으로 갑자사화(1504년 甲子士禍)를 일으키는 등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내용입니다. 1부는 성종과 폐비 윤씨에 대한 이야기이고, 2부는 연산군과 장녹수의 이야기로 연산군의 몰락까지를 다루었습니다.」
1부에서 주제가는 이미자 선생님께서 부르셨고, 2부에서 주제가는 가수 이수미가 불렀습니다.
☞ 1970년대 들어서자 영화의 관객수가 점점 줄어들어 영화배우가 TV에 출연하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최고의 TV 출연료는 최무룡의 회당 1만 5천원이었는데, 윤정희는 회당 2만원을 받아 ‘이것이 한국 제 1 등’에 연일 보도가 되었고『사모곡』의 시청률은 70%에 이르렀습니다. 1972년 12월 30일 현재의 우리나라 TV 수상기 전체 보급대수는 총 905,363대였는데, 서울 509,229대, 부산 106,738대, 경기 85,429대, 경북 75,127대, 충남 26,792대, 전남 26,825대, 경남 24,345대, 강원 18,800대, 전북 18,158대, 충북 10,064대, 제주 3,793대 순이었습니다.
제2화.
「연화(蓮花)」는 조선의 대한제국(1897년〜1910년) 시절인 구한말(舊韓末) 선혜옹주와 딸 연화의 이야기를 다른 일일연속극으로 1973년 9월 23일부터 1974년 5월 3일까지 매주 일요일에서 금요일 밤 9시 35분 시작해 10시까지 방송됐으며, 총 방송회수는 192회였습니다.
신봉승 극본, 김재형 연출로 탤런트, 김창숙(연화), 고은아(선혜옹주), 이순재(민태호 대감), 강부자(윤부인), 박병호(연파스님), 김동훈(이윤재), 남성훈·반문섭(민태호 심복), 이성웅(최영민), 김종결(민재남), 연규진(인성), 허진(민태호 소실 탑골댁), 연운경(최교리 딸), 최유리(연화 아역), 이승현(동자승 인성), 배수일(민재남 아역)과 김형자, 정해창, 서우림, 지윤성 등이 출연했습니다. 실존 선혜옹주는 조선 태조 이성계 셋째아들 익안대군 이방의의 딸입니다.
–〈연화〉– 신봉승 작사, 김학송 작곡, 방주연(1972년 오아이스레코드사)
1절. 한없이 보고 싶고 한없이 그리워도 / 가슴 깊이 새겨진 사연 때문에 / 바람이 잠들 날은
하루도 없구나 / 창포물 받아놓고 기다린 오랜 세월 / 두견새 울 때마다 치마폭을 적시네
2절. 뜬구름 바람 따라 흘러만 가는데 / 오늘은 오시려나 선혜옹주님 / 그 소식 기다리다
잠들은 연화야 / 기나긴 세월을 강물에 띄워 놓고 / 산울림 칠 때마다 옷고름만 적시네
「구한말 정치적인 사건으로 인한 집안의 몰락으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역할을 할 수 없었던 선혜옹주(고은아)는 자식의 행복을 위해 원수인 민대감(이순재)의 손에 맡기고 20년 동안을 이름 한 번 부를 수 없었던 딸인 연화(김창숙)의 유모로 지내고, 집안의 원수를 친부모로 알고 섬기며 살아가는 주인공 연화의 이야기이다.」
탤런트 박병호와 연규진, 이승현은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실제로 삭발을 했으며, 1974년 4월 7일 양주 회암사에서 출연진과 제작진은 법명을 얻었고 감사패를 받기도 했습니다. 방주연은 이해에 MBC-TV 10대가수에 선정됐고, 영화는 1974년 임권택 감독, 고은아, 이효춘, 이순재 등이 출연해 제작되어 개봉되었습니다.
제3화.
「윤지경」 1974년 5월. 출연 김세윤, 안인숙, 선우용녀, 사미자, 강부자, 김종결, 이승현. 1984년 LA올림픽에 참가한 필자의 동생을 포함한 복싱대표팀을 당시 LA에 살던 선우용녀님께서 집으로 초청해 가든파티를 베풀어줬는데, LA갈비를 실컷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윤지경〉– 신봉승 작사, 백영호 작곡, 이미자 선생님(1974년 지구레코드사)
1절. 청실홍실 엮어 놓고 그 사람 떠나갔네 / 정한수 받쳐 놓고 두 손 모아 빌었건만
정든 님 정든 님은 가고 아니 오시네 / 한 서린 원앙금침 눈물로 적십니다
2절. 청실홍실 엮어 놓고 그 님은 못 오시나 / 지나간 비바람에 꽃잎마저 시들었네
그리운 그리운 님 언제 언제 오시나 / 한 서린 원앙금침 눈물로 적십니다
「윤지경(김세윤)을 사랑하는 옹주(안인숙)과 혼례를 치를 양반집 규수간의 삼각관계 드라마입니다. 윤지경은 옹주의 구애를 마다하고 양반집 규수와 혼인을 하기로 했으나 혼인을 몇일 앞두고 기생집에 들려 기생과 하룻밤을 지냈는데, 이를 알게 된 규수는 파혼을 선언합니다.」 드라마는 조선 중종때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허구와 사실을 잘 배합한 작자미상의 국문소설인 ‘윤지경’을 작품화한 드라마였습니다. 권력에 굴하지 않고 생명을 내던지며 한 여인을 향한 집념 어린 사랑의 승리를 묘사한 ‘남자 춘향’을 부각시킨 순애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안인숙은 ‘윤지경’ 출연으로 제11회 한국 연극영화예술상 TV부문 여자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 실존 윤지경(1584년〜1634년)은 1627년(인조 5년) 정묘호란(丁卯胡亂) 때 청나라와의 척화(斥和)를 강력히 주장해서 윤황, 윤형지와 함께 삼윤(三尹)으로 칭송을 받은 인물입니다.
제4화.
「인목대비(仁穆大妃)」는 1974년 10월 27일부터 1975년 5월 3일까지 저녁 9시 20분 시작해 9시 45분(일부 조정)까지 방송됐고, 방송횟수는 163회였습니다. 탤런트 윤정희(인목대비), 이순재(광해군), 강부자(중전 유씨), 최남현(선조), 사미자(인빈 김씨), 윤초희(숙의 윤씨), 박병호(임해군), 고강일(능양군, 인조), 이낙훈(김제남), 김개시(허진), 연운경(김개시 몸종), 안영주(변상궁), 박현정(윤상궁), 연규진(오리 이원익), 남성우(오성 이항복), 유기현(한음 이덕형), 신원균(영의정 유영경), 김하림(이이첨), 추송웅(강화부사), 주증녀, 서우림, 김인순, 김순철, 정해창, 한진희, 반문섭, 김동훈, 박현정, 이영, 아역으로는 천동석(영창대군), 최유리(정명공주), 이승현 등이 출연했습니다.
제1화 ‘사모곡’에 출연했던 윤정희를 ‘인목대비’로 점찍어 둔 김재형 PD는 당시 파리에 유학 중이던 윤정희를 끈질기게 설득해서 출연시켰다고 하는데, 당시 톱스타 출연료가 1회당 1만 5천원선인데, 윤정희는 1회당 2만 오천원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출연을 했습니다. 1974년 10월 21일 배우 윤정희 관련 신문 보도 내용,「27일부터 방영되는 TBC-TV 연속사극 ‘인목대비’에 출연하기 위해 ‘파리’유학을 일시 중단, 18일 하오 귀국한 톱스타 윤정희양은 여독을 풀 겨를도 없이 ‘리허설’에 열중하고 있다. “인목대비가 끝나면 다시 도불, 남은 학업을 마치겠다.”는 윤 양은 “인목대비는 꼭 해 보고 싶었던 역이며 그 자체가 학업의 연장이기 때문에 ‘파리’유학을 중단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고 밝혔다.」
–〈인목대비〉– 신봉승 작사, 김학송 작곡, 이수미(1974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한 삼만 적시시네 그 어린 인목대비 / 서궁에 갇힌 세월 흘러 흘러 십여 년 /
아까운 목숨들이 구름 되어 오르네 / 아아아 버선발을 조우는 답답함이여 /
대비의 우는 한은 서리 되어 내리네
2절. 하늘도 무심하네 그 어린 인목대비 / 서궁에 찬바람이 뼛속을 스미는데 /
뉘라서 그 설움을 그냥 보고 지나리오 / 아아아 버선발을 조우는 답답함이여 /
대비의 우는 한은 서리 되어 내리네
드라마의 줄거리는,「19세의 꽃다운 나이로 54세 선조의 정비(正妃)가 되어 광해군의 폭정에 분루를 삼키며 파란많은 일생을 보내다가 광해군의 대북파에 미움을 사서 서궁으로 유폐를 당하는데, 20년이 흘러 인조반정으로 복위한 인목대비의 한스러운 일생을 이야기 했습니다.」 드라마는 인목대비의 험난한 삶을 지켜보았던 상궁이 쓴 일기체 형식의 궁중사건을 적어 간 궁중소설『계축일기』를 드라마로 엮었습니다. 『계축일기』는『인현왕후전』『한중록과』함께 ‘3대 조선왕조 궁중비화’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주제가는 제1화에 이어 이수미가 불렀습니다.
☞ 인목대비(1584년〜1632년 仁穆大妃 김씨)는 조선 14대왕 선조(1552년〜1608년)의 계비로 의인왕후(1555년〜1600년 懿仁王后 박씨) 사후(死后) 1602년 19살에 51세 선조의 왕비로 책봉된 후에 정명공주(1603년〜1685년)과 영창대군(1606년〜1614년)을 낳았으나 1614년 영창대군을 잃고 1615년 서궁에 유폐돼 1618년 폐서인 되었으나 인조반정(1623년) 때 대왕대비로 복호됐습니다. 능침(陵寢)은 선조, 의인왕후와 함께 구리시 동구릉 목릉(穆陵)입니다.
제5화.
「옥피리」는 1975년 5월 5일부터 9월 20일까지 저녁 9시35분에 시작해 10시까지 방송됐습니다. 극본 신봉승, 연출 김재형으로 탤런트 김창숙, 한진희, 김세윤, 태현실, 오지명, 임예진(드라마 데뷔작), 이승현 등 출연. 줄거리는「한밤중에 어디선가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가 몰고 온 전율적인 살인을 계기로 17년 전의 원한과 복수를 쫓는다는 미스터리 야사 드라마」
제6화.
「임금님의 첫사랑」은 1975년 9월22일부터 1976년 4월 9일까지 밤 9시35분 시작해 밤 10시(일부 변경)까지 방송됐습니다. 신봉승 극본, 김재형 연출로 탤런트 김세윤(원범, 철종), 김미영(양순이), 전영선(철인왕후), 황정순(순원왕후 대왕대비김씨), 강부자(신정왕후 조대비), 남윤정(양순친구), 김영락·김동완·이승현(꼬마신랑 서재민, 원범친구), 김형자(꼬마신랑 부인), 박병호(양순백부), 사미자(양순모), 박용기(무공스님), 박용식(전등사 주지 무공스님), 박정자(파주댁), 궁중생활 최유리(철인왕후의 아역), 이순재(김좌근), 도금봉(나주합하 합부인), 남성훈(김좌근 심복), 김성원(김병기), 이민아(방상궁), 윤초희(범상궁), 김시원(내시), 백일섭(흥선군 이하응), 백수련(흥선군부인 민씨), 배수일(명복 후일 고종황제) 등이 출연했습니다.
드라마 줄거리,「속칭 강화도령이라 불렸던 조선 25대 임금 철종의 생애를 그렸던 드라마로 부귀영화도 싫고 강화도의 초립동이로 돌아가고 싶은 철종대왕 원범(강화도령)과 강화도에서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사랑을 맹세한 양순의 순수한 인간애를 그렸던 연속극으로 전반부는 강화도에서의 생활, 후반부는 궁중생활을 다루었던 연속극이었습니다.」 주제가는 가수 조미미.
–〈임금님의 첫사랑〉– 김지평 작사, 김인배 작곡, 조미미(1976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강화섬 꽃바람이 물결에 실려 오면 / 머리 위에 구름이고 맨발로 달려 나와 / 두 마리
사슴처럼 뛰고 안고 놀았는데 / 갑고지 나루터에 돛단배 떠나던 날 / 노을에 타버리는데
임금님의 첫사랑
2절. 어려서 같이 놀던 그리운 강화섬에 / 흐르는 세월 따라 꽃은 피고 지는데 / 보고픈
그리운 님 언제나 오시려나 / 갑고지 나루터엔 빈배만 돌아오네 / 어디로 가시려나
임금님의 첫사랑
제7화.
「별당아씨」는 TBC-TV에서 신봉승이 극본을 쓴 ‘이조여인 오백년사’ 마지막 작품으로 1976년 4월 12일부터 10월 2일까지 월요일에서 토요일 밤 10시 10분에 시작해 25분간 총 150회에 걸쳐 방송된 일일연속사극입니다.
연출 김재형, 탤런트 홍세미(취희당 아씨), 김세윤(남편), 이낙훈(유점도사, 친정아버지), 김성원(시아버지), 강부자(시어머니), 윤초희(시누이), 조령일(시고모), 김형자(취희당 몸종 계화), 김하림(길보), 최우성·최우정(쌍둥이아들), 한진희(시누이 남편), 사미자(주모 강심), 지윤성(주모딸 기생 산월), 박영목(인조), 김윤형(청태종), 안영희(기생 설중매 청나라 공주), 김종결, 장용 등이 출연했습니다. 해설에는 성우 임옥영.
–〈별당 아씨〉– 신봉승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선생님(1976년 유니버샬레코드사)
1절. 두견새 밤이되면 흐느껴 울고 / 비바람 찬서리에 꽃잎이 지듯 / 모진 세월 강물되어
흘러만 갔네 / 아아아아 아아아아 별당아씨 얼룩진 세월 / 무지개로 피어난 눈부신 하늘이여
2절. 두견새 밤이되면 흐느껴 울고 / 비바람 찬서리에 꽃잎이 지듯 / 모진 세월 강물되어
흘러만 갔네 / 아아아아 아아아아 별당아씨 얼룩진 세월 / 무지개로 피어난 눈부신 하늘이여
드라마 줄거리는「금강산에서 살던 유점도사(이낙훈)에게는 취희당(홍세미)라는 딸이 있는데, 얼굴이 추해서 항상 검은 베일로 가리고 다녔다. 아씨는 이득춘(김성원)의 아들 이시백(김세윤)에게 시집을 온다. 시댁에서는 별당아씨의 추한 얼굴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기겁을 하면서 그녀를 피했다. 남편조차 기생 산월(지윤성)의 집에 파묻혀 살고, 시어머니 강씨부인(강부자)와 시고모(조령일)은 이혼을 강요하며 친정으로 쫒으려 합니다. 그러나 시누이 이시화(윤초희)는 아씨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살갑게 대해 줄뿐이다. 남편의 냉대와 어른들이 멸시와 구박이 날로 심해지자 아무도 안보이는 곳에 별당을 지어 당호(堂號)를 재앙을 피하는 장소라는 뜻으로 ‘피화정(避禍亭)이라 짓고, 몸종 계화(김형자)와 함께 그곳에서 독수공방으로 지낸다.
어느날 시누이는 아씨에게 검은천 대신 흰천으로 쓰라고 권해 흰천으로 바꿨습니다. 인고의 세월을 홀로 지내던 아씨는 시아버지에게 재산을 불릴 방법이 있다며 시장에서 병든 말을 사서 매일 참께와 백미로 죽을 쑤어서 먹이라고 부탁했습니다. 3년후 말은 허물을 벗고 털에 윤기가 흐르는 준마(駿馬)로 변했다. 그 말은 명나라 사신에게 3만 8천냥을 받고 팔자 시댁 식구들은 모두 놀랍니다. 세월이 흘러 이시백이 과거 보는 날 아씨는 꿈에 연적과 벼루를 만진 후 남편에게 보내고 그것을 사용한 덕에 장원급제를 해 자신의 잘못을 뉘우고, 유점도사가 찾아와 도술로 아씨의 흉한 얼굴을 가시게 하니 선녀같이 아름다운 본 모습의 자태를 찾는다. 이때부터 부부의 금술은 좋아지나 시어머니는 더욱 시기심을 가지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다.
그러나 아씨는 정성을 다해 식구들을 모시며 쌍둥이를 낳았고, 하인 길보와 계화의 혼인도 시켜줍니다. 시누이 또한 주일(한진희)에게 혼인을 하니 집안은 경사를 맞습니다. 한편 금나라를 다녀온 이시백은 금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고 하나 임금과 대신들은 믿지를 않아 아씨는 신통술로 인조의 꿈에 현몽을 해 전쟁에 대비하게 합니다. 드디어 금은 국호를 청으로 바꾸고 청태종은 용골대·용홀대 형제를 앞세워 10만대군으로 침공하니 임금을 비롯해 대신들은 남한산성으로 피신하고, 용홀대는 민가를 약탈하다 피화정을 침범하자 아씨는 신통술로서 이들을 죽입니다. 호란 후 시아버지는 영의정, 이시백은 세자사가 되고, 아씨는 정경부인이 됩니다. 효종이 등극하자 이시백은 영의정에 올라 정사에 분주하고, 북벌의 한을 품은 채 나날을 보내던 아씨와 이시백은 살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 예감을 하며 정들었던 집안을 구석구석 돌아봅니다.」 그 전까지는 TV 드라마에서 선보이지 않던 추녀와 도술, 축지법이 등장해 드라마 최초로 특수촬영기법과 트릭을 사용한 사극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필자도 별당아씨를 본 기억이 납니다.
☞ 홍세미(鴻世洪, 1947년) 본명 도홍숙. 1968년 세기영화사 ‘춘향’ 신인배우 모집 때 1,725명 중에 뽑혀 이름 가운데 홍(鴻)자와 세기상사가 낳은 미녀라는 뜻의 세미(世美)라 지었습니다.
제8화.
천녀화(天女花)는 TBC와 중앙일보 창립 11주년 기념 공모 1천만원 TV드라마 부문 당선작으로 1976년〜1977년 기간에 밤 8시 35분부터 9시까지 상영되었습니다. 권기홍 원작, 이남섭 극본, 김재형 연출, 탤런트 김창숙, 이덕화(첫 사극), 강계식, 이낙훈, 최유리 등이 출연했고 이낙훈은 이 작품으로 제14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역 최유리 회상 “그 당시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TBC의 사극은 유명한 연출자 김재형씨와 이남섭씨의 콤비에 의해서 만들어졌는데, ‘연화’를 비롯 ‘윤지경’, ‘인목대비’, ‘임금님의 첫사랑’, ‘천녀화’ 등 1972년에서 1976년도에 이르기까지 인기 드라마들을 만들어 내었는데 나는 다 출연하게 됐고, 촬영장에서 많은 팬들이 몰려와 사인을 해달라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루 팬레터가 500통 이상 집으로 배달되었다. 배달부 아저씨가 무겁다고 불평 할 정도였다.”
제9화.
「허부인전」은 1977년 3월 20일부터 8월 26일까지 밤 8시 20에 시작해 25분간 방송됐고, 탤런트 홍세미, 김성원, 황정순, 노주현, 서승현, 사미자, 장미희, 정해창, 한은진, 이낙훈 등이 출연했습니다. 7월 1일부터 홍세미는 남장으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줄거리는「가산을 탕진하며 투기와 향락에 빠져있는 남편을 최후까지 지키며 구제하여 개가를 올린 한 여인의 헌신적 일생을 그린다. 풍전등화와 같은 나라의 운명 속에 지고지순한 아내의 슬기로움은…」
제10화.
「비바람 찬이슬」1977년 8월 28일 저녁 8시 20분〜45분. 극본 곽일로, 연출 김재형.
출연 탤런트는 장미희, 김세윤, 사미자, 장용, 전영선, 연운경, 김성원, 백일섭 등이었습니다.
–〈비바람 찬이슬〉– 김지평 작사, 김인배 작곡, 선우혜경(1977년 지구레코드사)
1절. 한 길에 두 사람은 같이 갈 수 있지만은 / 한 몸이 어찌하여 갈 길이 두 길인가
비바람 찬이슬에 님 사랑 나라 사랑 / 아 아아아아 태양같은 마음 하나 / 두 꿈에 젖는다
2절. 잡힐듯 보이건만 가면은 저 만큼 / 사랑은 무지갠가 갈수록 멀어지네
비바람 찬이슬에 님 사랑 나날 사랑 / 아 아아아아 태양같은 마음 하나 / 두 꿈에 젖는다
〈비바람 찬이슬〉(김지평/김인배) 연속극 주제가는 가수 선우혜경이 불렀고, 음반은 1978년 지구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됐습니다. 드라마 줄거리는,「구한말 젊은이들의 우국 충정과 사랑, 그리고 우정을 그린 일일연속사극입니다.」 장미희와 전영선의 왕비 최정간택을 놓고 경합하는 장면은 고종황제와, 순종황제, 상궁으로 순종의 비인 순정효황후의 간택절차를 몸소 체험했던 김명길 할머니가 세심하게 고증을 하여 제작진을 감명케 했고, 시청자들의 극에 대한 흥미를 더욱 고취시켰다고 합니다.」 그리고 10월 5일부터 방영될 때에 왕비 최종간택에 올랐던 채옥역의 장미희가 갑자기 얼굴이 똑같은 바보스런 시골처녀 유순역까지 1인 2역을 맡게되면서 얼굴에 검정칠을하고서 녹화 촬영장에 등장하자 온통 웃음 바다가 되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 1894년〜1966년) 해평 윤씨.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출생.
대한제국의 제2대 순종황제(1874년〜1926년)의 황후 순명효황후(1872년〜1904년 민씨)가 사망하자 1906년 12월 황태자비로 책봉되었고, 이듬해 순종이 즉위하자 황후로 봉해졌습니다.
1910년 고종황제께서 대신들의 한일병합조약의 날인을 강요 당하는 어전 회의를 병풍 뒤에서 엿듣고는 국새(國璽)를 몰래 치맛자락에 감추는 등 냉철함과 당당함을 가진 여걸이었습니다. 한국사의 마지막 황후로 능침은 남양주시 금곡동 홍유릉(洪裕陵)의 유릉에 순종황제와 합장해 있습니다. 홍릉은 고종황제(1852년〜1919년)와 명성황후(1851년〜1895년)의 능입니다.
제11화.
「십오야」본격 검객물을 표방하는 오락사극으로 ‘일지매’와 비슷한 내용이라 합니다.
제12화.
「상노(常奴)」1978년 7월10일〜1979년 3월31일 저녁 8시 40분〜저녁 9시 방영과, 8시 20분〜저녁 8시 50분 방영됐던 일일연속사극. 극본 이철향, 연출 김재형. 탤런트 김세윤, 유지인, 정소녀, 백일섭, 이순재, 사미자, 서미경 등.「홍국영(임동진)의 사택이 주 무대입니다. 이는 다른 사극과는 달리 상전 사회의 권세 다툼이 주가 아니고 바로 그 집에 대대로 피를 이어온 전래종 샌돌이(김세윤)이 주인공이다. 따라서 당시 엄격한 반상 계급의 외적 갈등보다 한 사람의 상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종과 양갓집 규수 애틋한 사랑으로 운명에 순종하는 자세에서 탈피하려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다.」 “물욕이 양심을 지배할 때 얼마나 비참한 종말을 초래하게 되는가 하는 예기로 충효의 참뜻을 그린다.”는 제작 의도가 담긴 연속극이었습니다.
제13화.
「마포나루」1979년 4월. 출연 이미숙, 한진희, 강부자, 백일섭 등. 배우 이미숙이 19살 신인시절에 첫 주연을 맡은 작품입니다. 2017년 4월 4일 KBS1-TV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 탤런트 강부자와 이미숙이 출연해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강부자 “당시 이미숙이 TBC에 들어와 있는데, 이쁜애가 매번 깨끗한 운동화를 신고서 다방 손님으로 앉아 있는 엑스트라만 하고 있는 거예요. 어느날 마포나루라는 드라마를 하는데 감독이 주인공이 없다고 해서 쟤 시켜요~ 라며 추천하면서 뽑아만 놓으면 내가 가르켜라도 할 수 있게 한다고 한 후 이미숙을 매일 집으로 데려가 연기 지도를 해줘 성공적인 주인공을 만들었다. 그러나 원래 연기를 잘했다”고 말했습니다. ‘마포나루’는 1979년 3월 25일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오픈세트장에서 첫 녹화가 시작됐는데, 주연 탤런트와 엑스트라 250여 명이 동원되어 구한말의 삼개나루터와 장터를 재현했습니다. 이미숙은 ‘마포나루’로 그해 TBC-TV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제14화.
「원앙별곡(鴛鴦別曲)은 1980년 1월 14일부터 4월 6일까지 밤 8시 20분 시작해 25분간 방송된 매일연속사극으로 ‘조선여인 500년사’ 마지막 드라마입니다. 장미희, 차화연, 이미숙 등이 출연해서「조선 명종시대 양반집 규수 연옥이 대비가 되기까지의 역경을 담았습니다.」
☞ 문정왕후(1501년〜1565년 윤씨)는 1517년 중종의 왕비에 책봉되었고, 34살에 낳은 아들 경원대군이 1545년 즉위(명종 1534년〜1567년)하자 8년간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했습니다.
–〈원앙별곡〉– 이철향 작사, 김인배 작곡, 심수봉(1980년 지구레코드사)
1절. 고운 님 그리운 님 원앙새 되어 / 천세를 깃드소서 기원했건만 / 서릿바람 사연 속에
설은 님 되어 / 원앙의 꿈 채색 날개 얼룩지누나 / 아아아아 매화등걸 외가지의 한송이 꽃은 / 원앙별곡 울어예는 사연을 알리라
2절. 고운 님 그리운 님 원앙새 되어 / 천세를 깃드소서 기원했건만 / 서릿바람 사연 속에
설은 님 되어 / 원앙의 꿈 채색 날개 얼룩지누나 / 아아아아 매화등걸 외가지의 한송이 꽃은 / 원앙별곡 울어예는 사연을 알리라
다음에는 진달래 향기의 계절 4월을 맞이하여〈고향엔 진달래〉등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