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87. 1955년〈청춘고백〉〈추억의 소야곡〉(2022.11.21.)
오늘은 1955년입니다.
우리들이 흔히 1988년을 쌍팔년도라고 하는데 필자는 진정한 쌍팔년도는 대한민국 단기(檀紀) 4288년(1955년+2333년)인 1955년이라 생각합니다. 이 해의 전통가요는, 김정애〈앵두나무 처녀〉(천봉/한복남, 21회) 남인수〈청춘고백〉(손석우/박시춘),〈추억의 소야곡〉(한산도/백영호), 명국환〈백마야 울지마라〉(강영숙/전오승),〈아리조나 카우보이〉(김부해/전오승), 박경원〈이별의 인천항〉(세고석=전오승/전오승, 50회), 박단마〈아리랑 목동〉(강사랑/박춘석), 백설희〈물새 우는 강 언덕〉(손석우/박시춘), 송민도〈나 하나의 사랑〉(손석우 작사·작곡), 장세정〈워디꾸냥〉(손로원/한복남), 한복남〈엽전 열닷냥〉(천봉/한복남)이 있고,
이 해에는 2월 20일 제30기계화·제31보병사단 창설, 3월 1일 잡지『아리랑』창간, 4월 15일 맥도날드 분점 오픈, 5월 31일 해군 헌병대위 사칭 박인수 검거, 7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 개장, 8월 우리나라 첫 생산 자동차 시발택시 출시, 8월 8일 한국증권거레소 출범, 8월 13일 적십자병원 성전환 수술 시행, 8월 26일 국제통화기금(IMF)·국제개발은행(IBRD) 가입, 9월 18일 민주당 창당, 10월 1일 여성잡지『여원』(女媛) 창간, 10월 12일 홀트부부 고아 8명 입양과 4명 입양 주선, 11월 2일 감사원 전신 사정위원회 발족, 11월 15일 신신백화점 개점, 11월 15일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 창당,
탄생한 인물 1월 13일 배구감독 김호철, 축구 감독 허정무, 2월 6일 가수 윤수일, 2월 24일 미국 에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 3월 3일 가수 강진, 3월 23일 가수 정광태, 3월 25일 배우 예수정, 5월 18일 홍콩배우 주윤발, 5월 23일 바니걸스 고정숙·고재숙, 5월 29일 연출가 주철환, 6월 27일 프랑스배우 이자벨 아자니, 6월 28일 가수 하춘화, 7월 11일 가수 심수봉, 8월 15일 배우 이영옥, 9월 27일 가수 이치현, 10월 28일 미국 MS창업자 빌 게이츠, 11월 6일 가수 유익종, 12월 17일 탤런트 길용우, 12월 30일 탤런트 김해숙, 작고한 인물은 4월 15일 배구인 박계조, 4월 18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8월 16일 조선 왕족 의친왕, 9월 30일 미국 영화배우 제임스 딘, 11월 4일 미국 야구선수 사이 영 등이 있습니다.
〈백마야 울지마라〉,〈아리조나 카우보이〉,〈나 하나의 사랑〉은 차후에 올리고, 오늘은〈청춘고백〉,〈추억의 소야곡〉,〈아리랑 목동〉,〈물새 우는 강 언덕〉을 올리겠습니다.
–〈청춘고백〉– 손석우 작사, 박시춘 작곡, 남인수(1955년 유니버샬레코드사)
1절. 헤어지면 그리웁고 만나보면 시들하고 몹쓸 것 이내 심사 / 믿는다 믿어라
변치말자 누가 먼저 말했던고 / 아아 생각하면 생각사록 죄 많은 내 청춘
2절. 좋다할 때 뿌리치고 싫다할 때 달겨드는 모를 것 이 내 마음 / 봉오리 꺽어서
울려놓고 본체 만체 왜 했던고 / 아아 생각하면 생각사록 죄 많은 내 청춘
3절. 입에 달면 삼켜두고 입에 쓰면 뱉어내고 말 못할 이 내 소행 / 몰랐다 이렇듯
내 마음이 소리치고 울 줄이야 / 아아 생각하면 생각사록 죄 많은 내 청춘
〈청춘고백〉은 1955년 남인수가 부른 노래로 백설희〈목장 아가씨〉(손석우/박시춘)과 함께 유니버샬레코드사를 통해서 발표한 곡입니다. 1954년 남인수〈청춘무성〉으로 작사가로 입문한 손석우(1920년∼2019년 전라남도 장흥 출생)은〈청춘고백〉이 히트하면서 작사·작곡가로 대중들에게 그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대표곡으로 1956년 송민도〈나하나의 사랑〉송민도 안다성〈청실홍실〉1959년 최무룡〈꿈은 사라지고〉1961년 한명숙〈노란 샤스 입은 사나이〉1965년 이미자 선생님〈사랑했는데〉등이 있습니다. 장흥군에서는 2021년 11월 13일에 ‘제1회 손석우 가요제’를 개최하였습니다. 1964년 뮤지컬·코메디 영화 ‘김희갑의 청춘고백’에서는 주연 김희갑은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수차례〈청춘고백〉을 불렀습니다. 제작 신필림(신상옥), 각본 서인경, 음악감독 황문평, 최경옥 감독, 배우는 김희갑, 최지희, 최성호, 윤인자, 이수련, 조희자, 윤일봉, 최난경, 윤왕국, 백금녀, 이성섭, 박옥초, 김한섭 등입니다.
줄거리는「시골에서 자란 김희갑은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고자 상경한다. 그러나 그는 가수가 되는 길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그는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한 여인을 짝사랑한 나머지 매일 같이 그녀의 집앞을 배회하면서〈청춘 고백〉을 노래하였는데, 작곡가였던 그녀의 아버지는 희갑의 노래를 듣고 그를 가수로 등용을 해서 대성시키는 한편 자기 딸과도 짝을 지어준다.」
–〈아리랑 목동〉– 강사랑 작사, 박춘석 작곡, 박단마(1955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꽃가지 꺾어 들고 소멕이는 아가씨야 / 아주까리 동백꽃이 제 아무리 고와도
몽매간에 생각삿자 내 사랑만 하오리까 / 아리아리 동동(아리아리 동동) 쓰리쓰리
동동(쓰리쓰리 동동) / 아리랑 콧노래를 들어나 주소
2절. 남치마 걷어앉고 나물캐는 아가씨야 / 조롱조롱 달룽개가 제 아무리 귀여워도
야월삼경 손을 비는 내 정성만 하오리까 / 아리아리 동동(아리아리 동동) 쓰리쓰리
동동(쓰리쓰리 동동) / 아리랑 쌍피리나 들어나 주소
3절. 홍댕기 입에 물고 물을 깃는 아가씨야 / 철철 넘는 옥녀수가 제 아무리 깊어도
일구월심 물망초라 내 정성만 하오리까 / 아리아리 동동(아리아리 동동) 쓰리쓰리
동동(쓰리쓰리 동동) / 아리랑 장단이나 들어나 주소
〈아리랑 목동〉1955년 박단마가 부른 노래로 음반은 1956년 7월〈장미색 앵도꽃과 흰 능금꽃〉과 함께 제작 오아시스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됐습니다. 트로트 여제 주현미글에서 발췌「특히,〈아리랑 목동〉은 전쟁이 끝난 후, 아픔에 시달린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던 흥겨운 사랑노래였는데요.〈굳세어라 금순아〉의 작사가로 유명한 강사랑 선생님이 작사하고, 박춘석 선생님이 작곡한 신민요풍의〈아리랑 목동〉은 많은 사람들이 예전부터 전해 내려온 구전민요라고 착각할 정도로 한국적인 흥과 멋과 정서를 담은 곡입니다.〈아리랑 목동〉을 신나는 응원가로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학창 시절 이 곡을 단골 응원가로 부르면서 교복을 입은 채로 양옆에 친구들과 어깨동무하고, 오른쪽 왼쪽으로 번갈아 움직이고, 다 함께 앞으로 뒤로 허리를 굽혔다 젖혔다를 반복하면서 목청껏 불렀던〈아리랑 목동〉을 불렀던 추억들이 있으실 건데요.〈아리랑 목동〉이 응원가로 사랑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1963년 ‘김치캣’이 이 노래를 다시 리메이크하면서였습니다. 편곡을 새롭게 하면서 중간에 꽹과리 소리로 흥을 돋구는 부분이 포함되면서 원곡보다 좀더 신나는 곡이 되었는데요. 원곡은 3절까지 있었지만, ‘김치캣’은 2절까지만 노래한〈아리랑 목동〉이 크게 히트했고요. 이후, 이미자, 나훈아, 하춘화, 백설희, 은방울자매 등 많은 가수들이 1970년대에도〈아리랑 목동〉을 다시 부르면서〈아리랑 목동〉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곡이 되었습니다. 1980년대 프로야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들이 출범하자, 자연스럽게 응원가로 다시 재조명되면서 사랑받았고요. 그야말로 시대를 뛰어넘어서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응원가가 되었지요.
노래 가사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같은 마을에서 소 먹이고 나물 캐는 아가씨를 흠모하며, 자신의 순정을 은근하게 전하는 목동의 마음이 정말 사랑스러운데요. 가사 중에 나오는 ‘몽매간’은 ‘꿈꾸는 동안’이란 뜻이고요. 2절에 나오는 ‘달룽개’는 ‘달래’를 뜻하는 방언이고, ‘야월삼경’은 ‘달이 뜬 밤 1시에서 3시’까지라는 뜻으로 깊은 밤을 가리키고, ‘일구월심’은 ‘날이 가고 달이 깊어도 오직 간절히 바란다’는 뜻으로 성심을 다해서 사랑하고 있는 순박한 목동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사랑 노래가〈아리랑 목동〉입니다.
–〈추억의 소야곡〉–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남인수(1955년 빅토리레코드사)
1절. 다시 한번 그 얼굴이 보고 싶어라 / 몸부림 치며 울며 떠난 사람아 / 저 달이
밝혀주는 이 창가에서 / 이 밤도 너를 찾는 이 밤도 너를 찾는 노래 부른다
2절. 바람 결에 너의 소식 전해 들으면 / 행복을 비는 마음 애달프구나 / 불러도
대답 없는 흘러간 사랑 / 차라리 잊으리라 차라리 잊으리라 맹세 슬프다
〈추억의 소야곡〉은 1955년 남인수가 부른 노래로〈리라꽃 피든 밤〉과 함께 빅토리레코드사를 통해 발표한 곡입니다. ‘소야곡(小夜曲)’ 영어로는 ‘세레나데(Serenade)’ 17세기 유럽에서 발생한 사랑하는 연인의 창가에 서서 노래하거나 관현악을 연주하며 사랑을 고백하던 노래입니다. 1938년〈애수의 소야곡〉1955년〈추억의 소야곡〉, 1956년〈이별의 소야곡〉은 가요황제 남인수의 3대 소야곡으로 불립니다. 당시 진주에 요양 중이던 당대 최고의 가수 남인수가 불렀는데, 작곡가 백영호가 진주로 찾아와 취입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하자, 좋지 않은 건강상태에서 취입한〈추억의 소야곡〉은 아마도 해방 후에 취입하신 노래 중에 가장 화제를 모았던 곡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천의무봉(天衣無縫)’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역작(力作)인〈추억의 소야곡〉을1963년에 미도파 레코드사에서 남인수 걸작선 제3집을 발표하며 레코드판에 적힌 남인수 소갯말 일부를 발췌해 보면「본적은 경남 진주이며, 본명은 강문수 생일은 1918년 10월 11일입니다. 1936년 OK레코-드사에 작곡가 박시춘씨와 콤비가 되어 첫 취입〈애수의 소야곡〉〈꼬집힌 풋사랑〉등 힛트 곡을 연발하여 가요계의 왕자의 지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물새 우는 강 언덕〉– 손석우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1955년 유니버샬레코드사)
1절. 물새우는 고요한 강 언덕에 / 그대와 둘이서 부르는 사랑 노래 / 흘러가는 저
강물 가는 곳이 그 어데뇨 / 조각배에 사랑싣고 행복 찾아가자요 / 물새 우는 고요한
강 언덕에 / 그대와 둘이서 부르는 사랑 노래
2절. 흘러가는 저 강물 가는 곳이 그 어데뇨 / 조각배에 사랑 싣고 행복 찾아가자요
물새 우는 고요한 강 언덕에 / 그대와 둘이서 부르는 사랑 노래 / 부르는 사랑 노래
〈물새 우는 강 언덕〉은 1955년 백설희(1927년∼2010년)이 부른 노래로서 〈그늘에 피는 꽃〉(고명기/박시춘)과 함께 유니버샬 레코드사를 통해 발표한 곡입니다. 오늘은 1987년 12월 14일 ‘가요무대’에서 아들 전영록과 함께 부르시는 영상을 올리겠습니다. 1955년 5월 12일 서울 명동「시공관」에서 개봉된 영화 ‘구원의 애정’ 주제가입니다. (영화에서는 나애심이 불렀음.) 제작 전정득, 각본 민경식, 감독 민경식, 배우 윤일봉, 나애심, 추석양, 정성숙, 함소민, 김일해, 이남순, 고선애, 권일청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백화점에서 발송부에 근무하는 이철(윤일봉)과 식품부에 근무하는 경애(나애심)은 사랑하는 연인 사이다. 경애를 짝사랑하는 주임(성소민)은 거짓말로 이철을 서울로 보내면서 경애가 이별하자는 말을 했다고 또 거짓말을 한다. 희망을 잃은 이철은 방탕하게 생활하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군에 자원해 입대한다. 경애는 면회를 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얼마 후 이철의 전사통지서가 전달된다. 실의에 빠진 경애는 그를 그리워하며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을 키우며 매일같이 둘이서 사랑을 속삭이던 물새 우는 강변에 나가 배회하며 이철을 그리워한다. 그러던 어느날 뜻밖에도 강변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이철이 부상 당한 몸을 지팡이에 의지한 그를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재회한다. 그러나 경애의 품에 안긴 아기를 보고 경애가 다른 사람과 혼인한 것으로 오해한 이철은 그녀의 행복을 빌면서 모자의 곁을 떠난다. 그 순간 경애는 아이를 그의 앞으로 내밀면서 “아가, 네 아빠다. 아빠”라고 울부짖는다.」 필름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시공관」(1935년)「국제극장」→「국립극장」→「예술극장」→「명동예술극장」
다음에는 1956년〈소녀의 꿈〉,〈청포도 사랑〉,〈마음의 자유천지〉글을 올리겠습니다.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일치하지않을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