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91 . 1959년〈동심초〉,〈땐사의 순정〉,〈유정천리〉(2022.12.19.)
오늘은 1959년도입니다.
1959년의 전통가요는, 정식 가수로 데뷔하신 이미자 선생님의〈열아홉 순정〉(반야월/나화랑),〈아리랑 상사병〉(손로원/김성근),〈워싱턴 부루스〉(손로원/나화랑), 권혜경〈동심초〉(설도/김성태),〈청춘 일요일〉(박춘석/박춘석), 문정숙〈나는 가야지〉(손석우 작사·작곡), 박신자〈땐사의 순정〉(김영일/김부해), 박재란〈연실의 노래〉(반야월/이인권), 백설희〈가는 봄 오는 봄〉(반야월/박시춘), 박재홍〈유정천리〉(반야월/김부해), 윤일로〈항구의 사랑〉(최치수/김부해), 최갑석〈삼팔선의 봄〉(김석민/박춘석), 최무룡〈꿈은 사라지고〉(김석야/손석우), 황정자〈오동동타령〉(야인초/한복남)이 있으며,
이 해에는 9월 15일 추석명절에 불어 닥친 우리나라 최악의 태풍 사라호가 발생한 해입니다. 1월 10일 충북선 조치원역↔제천 봉양역 개통, 1월 21일 청계천 평화시장 화재, 2월 9일 한글 로마자 표기법 제정, 4월 15일 민간상업방송 부산MBC 라디오방송국 개국, 6월 10일 제1회 운전자의 날 기념식, 7월 14일 대한민국 첫 원자로 기공식, 8월 7일 미국 익스플로러 6호 우주에서 찍은 지구 사진 첫 전송, 8월 20일 하와이 미국 50번째 주 편입, 11월 15일 금성사에서 국산라디오 A-501 첫 생산, 11월 27일 임화수 김희갑 폭행 사건, 태어난 인물은 1월 17일 가수 이문세,
1월 25일 가수 김연자, 4월 5일 탤런트 박상원, 4월 11일 가수 김흥국, 5월 3일 탤런트 김미숙, 5월 17일 가수 현숙, 5월 25일 배우 이보희, 7월 8일 가수 김범룡, 8월 12일 배우 안소영, 8월 13일 가수 권인하, 10월 10일 가수 이무송, 10월 13일 작곡가 이호섭, 12월 9일 이승복 어린이, 12월 24일 탤런트 선우은숙, 가수 조하문 등이 있으며,
작고한 인물은 7월 31일 독립운동가 조봉암, 8월 10일 씨 없는 수박 육종학자 우장춘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동심초〉,〈땐사의 순정〉,〈유정천리〉,〈아리랑 상사병〉 4곡을 올리겠습니다.
–〈동심초〉– 김안서 작사, 김성태 작곡, 권혜경(1959년 오리엔트레코드사)
1절. 꽃잎은 하염 없이 바람에 지고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2절.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 만날 길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동심초〉는 1959년 권혜경이 부른 노래로 오리엔트레코드사를 통해 발매한 곡입니다. 〈동심초〉(同心草)는 당나라의 여류시인 설도(薛濤 768년∽832년)가 지은 한시(漢詩) ‘춘망사(春望詞)’를 김소월(1902년∼1934년)의 스승인 김억(1895년∼미상)이 번역하고, 1945년 김성태(1910년∼2012년)가 작곡한 가곡(歌曲)을 권혜경이 동명 영화 ‘동심초’의 주제가로 부른 후 취입한 노래로서 서울대 음대 소프라노 출신인 권혜경이 대중가요풍으로 불렀지만 가사와 멜로디,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 아주 서정적인 노래가 됐습니다.
조남사 극본 KBS라디오 연속방송극을 1959년 신상옥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 7월 9일 서울「국제극장」에서 개봉돼 118,448명의 관객을 동원 빅히트해 신상옥은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배우 최은희, 김진규, 엄앵란, 김석훈, 도금봉, 김동원, 이민, 주증녀 등이 출연,「38세의 이숙희(최은희)는 전쟁 때 남편을 잃고 대학교 1학년 고명딸 경희(엄앵란)와 둘이 양장점을 경영하면서 살고 있는데, 사기를 당하면서 양장점이 파산해 문을 닫게 되자 돈을 빌려 준 친한 언니 김여사(주증녀)에게 시달린다. 김여사의 동생 상규(김진규)는 약혼녀 옥주(도금봉)의 아버지 이사장(김동원) 회사의 전무로 일하고 있어 함께 돈을 투자하기로 한 3백만원을 숙희가 빌려간 것이다. 한편 신세대인 딸 경희는 항상 보수적인 엄마 숙희가 좋은 남자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기를 바란다. 어느날 서랍에서 상규의 편지를 발견해서 누구인지 물어보자 그녀는 양장점을 할 때 신세진 사람이라고 말해준다. 숙희는 상규에게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녀에게 연정을 품고있던 상규는 아랑곳하지 않고 지낸다. 친구의 송별회에 가자면서 상규를 찾아온 옥주는 숙희와 통화한 상규에게 정말로 자신을 사랑하냐고 물어 본다. 어느날 숙희는 부산으로 출장을 가는 상규를 전송하러 나왔지만 멀리서 바라보면서 돌아선다. 옥주의 어머니(한은진)는 상규 누나(주증녀)를 찾아가 이상한 소문이 있다며 두 사람의 혼인을 서두르자고 말한다. 누나는 출장을 다녀온 상규에게 혼인을 재촉하고, 숙희에게 빚도 받아내라고 한다. 경희는 숙희에게 상규를 만났다며 엄마만 좋다면 자기는 괜찮다고 하지만 전쟁미망인을 바라보는 세상의 눈은 무섭다며 집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겠다고 딸에게 말하고 마음을 잡기 위해 시골 외가로 내려 간다. 경희가 집으로 찾아온 상규에게 엄마의 편지와 외가집 주소를 건네주자 상규는 숙희를 찾아가 혼인을 하자고 말한 후에 여관에서 기다리며 그녀를 안게되는 장면을 상상하지만 지난 날을 꿈으로 돌리자는 편지만을 받는다. 이에 충격을 받아 몸져 누운 상규는 옥주에게 숙희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하였고, 이를 알게 된 숙희가 상규의 집으로 찾아가자 누나는 상규를 사랑한다면 멀리 떠나 달라고 말한다. 결국 숙희는 집을 팔고 시골로 내려간다. 회사 동료 기철(김석훈)로부터 소식을 들은 상규는 역으로 달려가지만, 숙희가 탄 기차가 저멀리 출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괴로워한다.」 두 사랑의 연정은 결실을 맺지를 못한다. 당시 보수적 시대상이 잘 반영된 영화의 주제가〈동심초〉는 권혜경의 목소리를 타고 오프닝과 중반부 두 사람이 잠깐 만났다 헤어지는 장면, 그리고 엔딩부분에 구슬프게 흘러나와 관객들의 마음을 슬프게 만들었고, 음반이 발매되자 크게 히트를 했습니다. 1967년 이상언 감독, 신성일, 김지미, 남정임, 이순재 출연 컬러영화로 제작돼 11월 17일 서울의「동아극장」에서 개봉되었지만, 원작에는 훨씬 못미치는 흥행기록을 남겼습니다.
춘망사(春望詞) –설도–「풍화일장노(風花日將老) 가기유묘묘(佳期猶渺渺) 불결동심인(不結同心人) 공결동심초(空結同心草) /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 한갓되어 풀잎만 맺으려는고.」
☞ 설도는 당나라(唐)의 중기 장안에서 태어난 시인, 기생으로 자는 홍도(洪度)입니다. 어려서 촉(蜀)의 성도(成都)에서 성장했고, 총명하고 기지가 뛰어난 시작(時作)에 능통하여 원진, 무원형 등 수많은 선비들의 보살핌으로 절구(節句)를 잘 썼고, 스스로 만든 붉은 종이에 감상적인 정취를 썼는데, 이는 설도전(薛濤箋)으로 지금까지도 전해집니다. 성도의 ‘망강공원’에는 그녀가 종이를 떴던 설도정(薛濤井) 등의 유적이 남아 있습니다.
–〈땐사의 순정〉– 김영일 작사, 김부해 작곡, 박신자(1959년 신세기레코드사)
1절.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처음 본 남자 품에 얼싸 안겨 / 네온싸인 아래 오색
등불 아래 춤추는 땐사의 순정 /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쌕스폰아
2절. 새빨간 드레스 걸쳐 입고 넘치는 그라스에 눈물 지며 / 비나리는 밤도 눈나리는
밤도 춤추는 땐사의 순정 /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쌕스폰아
3절. 별빛도 달빛도 잠든 밤에 외로이 들창가에 기대 서서 / 슬픈 추억 속에 남모르게
우는 애달픈 땐사의 순정 /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쌕스폰아
〈땐사의 순정〉은 1959년 박신자(1928년∼1961년)이 부른 노래로서 윤일로〈기분파 인생〉(강남풍/김부해)과 함께 신세기레코드사를 통해 발표한 곡입니다. 조금은 퇴폐적이고 요염한 느낌이 들지만 박신자의 두터운 목소리와 잘 어우러진 인기곡이었습니다. 1968년 가사가 저속하고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공연윤리위원회에서 금지곡이 되었지만 힘들고 고달픈 댄서들의 애환과 순정을 느끼게 합니다. 1970년도에 김추자가〈댄서의 순정〉으로 재취입해 또 다시 크게 히트 얻었지만 이 또한 금지곡이 되었다고 합니다. 박신자의 조카인 국민가수 주현미의 ‘주현미 TV’의 노래 이야기에서 발췌,「1950년대 단아하고 고운 이미지로 많은 남성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23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분이시지요. 제가 태어나던 해 1961년에 소천하셨으니 큰어머니의 생전 모습은 제 기억에도 남아 있는 것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댄서의 순정〉의 공표 년도는 1960년이지만 신세기레코드사에서 1959년에 음반을 발매한 기록이 있습니다. 처음에는〈땐사의 순정〉이라는 타이틀로 발표되었고, 대중들에게는 1956년 개봉된 영화 ‘자유부인’의 주제곡으로 처음 알려지게 되었지요.」 한편 박신자(朴信子)는 1954년〈거리의 천사〉,〈달보고 별보고〉로 데뷔했고, 대표곡은〈땐사의 순정〉입니다. 짙은 눈썹에 갸름한 얼굴, 고운 머릿결과 블라우스에 목걸이를 걸친 세련된 모습, 부드러운 인상의 미모로 인기를 모았고, 1957년〈소녀의 꿈〉을 오아시스레코드사를 통해서 공식 취입했습니다.
–〈유정천리〉– 반야월 작사, 김부해 작곡, 박재홍(1959년 신세기레코드사)
1절. 가련다 떠나련다 어린 아들 손을잡고 /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두메산골 내 고향에
못 살아도 나는 좋아 외로워도 나는 좋아 / 눈물 어린 보따리에 황혼빛이 젖어 드네
2절. 세상을 원망하랴 내 아내를 원망하랴 / 누이 동생 혜숙이야 행복하게 살아다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인생길은 몇구비냐 / 유정천리 꽃이 피네 무정천리 눈이 오네
〈유정천리〉1959년 박재홍이 부른 노래로 안정애〈오늘도 너를 찾어〉(반야월/김부해)와 함께 신세기레코드사를 통해 발표한 곡으로 영화를 염두에 두고서 만든 노래입니다.
영화. 제작 죽림영화사, 남홍일 감독, 배우 박암, 이경희, 김진규, 이민자, 박광수, 최삼, 한은진, 최성호, 김칠성, 성소민, 백성희, 안성기 등이 출연 수도(스카라)극장에서 상영됐으나 필름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강원도 산골의 세식구는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지만 생계가 막막하다. 택시기사가 된 아버지(김진규)가 사고를 내서 감옥에 들어간다. 엄마(이민자)는 동료기사(박암)와 바람이 나서 집을 떠나자 어린 아들(안성기)은 부모를 찾아 눈물로 나날을 보낸다. 아버지가 출옥 후 거리에서 우연히 아들과 상봉해 아내의 소식을 듣고 아내를 원망하지만 굳세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아들의 손을 잡고 석양 언덕길을 걸어 고향으로 돌아가며 외친다. “가자! 감자 심고 수수 심는 내 고향으로…」 안성기(1952년)가 아들역으로 출연 관객들에게 눈물을 흠뻑 흘리게 했던 영화입니다.
–〈아리랑 상사병〉– 손로원 작사, 김성근 작곡, 이미자 선생님(1959년 유니버샬레코드사)
1절. 아리랑 아가씨 바람났네 아리랑 아가씨 바람났네 / 열아홉살 나이 들어 바람이
났네 / 김을 캐러 간다고 아장 아장 누굴 찾어 갈까요 / 구성진 콧노래 불러 주던
그 총각 / 얼굴을 못 보면은 상사병 나겠어요 / 아리쓰리 아리랑 청춘 파라다이스
2절. 아리랑 아가씨 몸살났네 아리랑 아가씨 몸살났네 / 열아홉살 님을 알어 몸살이
났네 / 빨래 하러 간다고 꼬불 꼬불 누굴 찾어 갈까요 / 눈짓을 하면서 밭을 메는
그 총각 / 첫사랑 못 맺으면 상사병 나겠어요 / 아리쓰리 아리랑 청춘 파라다이스
3절. 아리랑 아가씨 홧병났네 아리랑 아가씨 홧병났네 / 열아홉살 정을 맺어 홧병이
났네 / 물을 길러 간다고 살금 살금 누굴 찾어 갈까요 / 실같은 허리를 휘어 감든
그 총각 / 손목을 못 잡으면 상사병 나겠어요 / 아리쓰리 아리랑 청춘 파라다이스
〈아리랑 상사병〉1959년 이미자 선생님께서 부르신 노래로 유니버샬레코드사를 통해 발매됐고, 1963년〈아리랑 아가씨〉로 ‘이미자 독집, 미련의 부르스’ 앨범에 실렸습니다.
다음엔 1960년〈첫사랑〉,〈이별의 종착역〉,〈카츄샤의 노래〉,〈원일의 노래〉4입니다.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