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주도는 주민이 의사결정권(意思決定權)을 가지고 그 결과에 대해 다함께 책임지는 것이다.
구리시 공감도시정책연구소 대표 김영호박사
도시재생에서 주민주도란 주민이 의사결정권을 갖고 행정이나 전문가 또는 도시재생 활동가 등의 자문을 통해 주민이 결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주민주도 도시재생은 주민이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주민이 필요에 의해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확보하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며, 결정된 결과에 대해서 다함께 책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도시재생에서 주민주도에 대한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운동이 1980년에 만들어진 『공해추방운동』이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공해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정부는 1963년 11월 5일 『공해방지법』을 제정하였고 1964년 1월 1일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공해방지법』은 공장이나 사업장 또는 기계·기구의 조업으로 인해 야기되는 대기오염, 하천오염, 소음 또는 진동으로 인한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는 목적을 가진 소극적인 입법이라 할 수 있었다. 1990년 8월 1일에는 『대기환경보전법』이, 1991년12월에는 『자연환경보전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환경문제를 외면하고 ‘고도성장’이라는 구호에 갇혀 산업화시대를 달려왔으며,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인식으로 인해 공해추방을 비롯한 환경운동도 뒤늦게 전개되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공해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공해추방운동도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전문적인 환경운동단체로서 『한국공해문제연구소』, 『반공해운동협의회』가 각각 1982년과 1984년에 결성되어 환경운동을 전개하였다. 『공해추방운동』이 오늘날 환경운동의 시초(始初)라
고 볼 수 있다.
도시재생에서 주민주도(住民主導)란 말을 쓴다. 주민(住民)이란 일정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주도(主導)란 주장(主將)이 되어 이끎을 말한다. 그럼 주민주도(住民主導)란 일정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우두머리(將帥)가 되어 이끌어 가는 것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주민주도 사례는 1998년 서울시 사당동 양지공원 조성이다. 서울시에서는 밀도 높은 도시개발 결과 생긴 자투리 공유지를 활용하여 주민들의 녹지 공간, 대화 및 휴식의 장소를 마련하고자 공원녹지 확충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마을마당 조성사업’을 일괄적으로 조성(造成)하였다. 그러나 마을마당이 주민들의 집 가까이 위치해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설계과정은 주민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조성 후 활용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설계의 전 과정에 주민들을 참여시키는 주민참여 설계방법을 도입하여 마을마당의 활용성을 높이고, 주민들이 주인이 되어 스스로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주민참여형 설계의 도입을 제안하였다. 이에 그 시범사업으로 사당동 양지공원이 선정되었다. 양지공원이 계기가 되어 1999년 도시연대는 서울시로부터 재정지원을 받
아 한 평 공원만들기 사업을 전개했다.
1999년 대구시 삼덕동에서는 골목공원 조성사업이 진행되었는데 한 사람의 시민운동가 제안으로 ‘골목공원 조성과 담장 허물기 운동’이 전개된 것이다.
청주시는 2000년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민들과 함께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였으며, 2001년에는 청주시 ‘경관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2004년 광주시 북구청에서는 전국 최초로 ‘마을만들기 조례’를 제정하였다.
이러한 사례들의 특징은 주민이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역의 활동가가 주민들과 함께 지역의 문제점을 발굴하고 환경개선과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다.
행정이나 전문가 집단이 주도한 것이 아니다. 도시재생사업을 주민이 주도해서 한 것이다. 이럴 때 주민주도형이라고 할 수 있다.도시재생에서 학문적 명명은 다양하다. 창조도시(創造都市), 문화도시(文化都
市), 생태도시(生態都市), 교육도시(敎育都市), 전원도시(田園都市) 등이 있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운동방식 또한 다양하다. 엔클로저(Enclosure), 뉴어바니즘(New Urbanism), 그라운드워크(Groundwork), 마치츠쿠리, 새마을운동, 마을 만들기 등이 있다. 엔쿨로저 운동은 영국에서 일어난 농촌개발운동이고, 뉴어바니즘은 미국의 도시환경개선 운동이다. 마치츠쿠리는 일본의 마을환경개선운동이며,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 농촌개발운동이다. 마을만들기는 마을 환경개선사업이다. 이러한 운동들은 나라마다 지역마다 시대의 요구에 맞게 만들어진 것이다. 이 운동들의 공통점은 사업을 주도하는 주체는 주민이고, 지역민들을 위한 공익사업이라는 것이다.
주민주도 도시재생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추진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주민주도 도시재생은 주민, 행정, 지원센터, 정치, 협력적 거버넌스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주민, 행정, 지원센터, 정치가 자발적으로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주민은 이들 단체와 상호 협력하는 가운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물론 의사결정권은 주민이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주민주도 도시재생이란 주민이 의사결정권을 갖고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행정, 전문가, 도시재생활동가 등의 자문을 통해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하여 주민들이 그 결과에 대해 다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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