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로트, 세월따라 사연따라’ NO 106. 1974년〈석양〉,〈긴 세월〉(2023.04.03.)
오늘은 1974년도입니다.
1974년의 전통가요는, 1974년 이미자 선생님〈그때 그사람〉(이용일/백영호),〈긴 세월〉(정두수/박춘석),〈석양〉(정두수/박춘석),〈떠난 사람〉(이용일/백영호),〈아빠의 이름은〉(백영호 작사·작곡),〈윤지경〉(신봉승/백영호),〈정든 섬〉(정두수/박춘석),〈정착지〉(정두수/박춘석),〈총각 손님〉(차민호 작사·작곡), 윤연선〈얼굴〉(심봉석/신귀복), 이수미〈내곁에 있어 주〉(박건호/김영광),〈사랑의 의지〉(백순진/백순진), 진송남〈잘있거라 공항이여〉(김준규 작사·작곡), 홍민〈석별〉(신지훈/정풍송)이 있고,
이해에는 물가폭등과 불황으로 떨어뜨린 ‘오일쇼크’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자본주의 황금기가 끝장나고 정치적으로도 미국의 리처드 닉슨, 서독 빌리 브란트, 프랑스 조르주 퐁피두, 일본 다나카 가쿠에이, 영국 에드워드 히스 총리 등이 줄줄이 사임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외화보유고 확보를 위해 중동에 근로자들을 파견했으며, GS수퍼마켓, 오리온 초코파이, 동서 프리마, 빙그레 바나나우유 등이 출시된 해입니다.
그리고 7월 3일 한강홍수통제소 개소, 8월 9일 워터게이트 사건 종결, 8월 15일 육영수 여사 피격,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 경부선 새마을호 운행, 9월 13일 국립 천문대 발족, 11월 15일 제 1 땅굴 발견, 11월 24일 에티오피아 현생 인류 학명 ‘호모 사피엔스’ 루시 발견 등입니다.
–〈석양〉–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선생님(1974년 지구레코드사 2차앨범)
1절. 꽃피던 봄날은 어느덧 가고 / 낙엽의 가을 마저 저물어 가네 / 인생은 나그네
나그네 인생길은 홀로 갈 머나먼 길 / 하염 없이 생각해도 가슴에 사무친 옛일인데 /
가신 님의 이름 불러보아도 / 석양은 말이 없네.
2절. 그늘진 비탈길 홀로 가자니 / 지나간 그 세월이 그리워 지네 / 인생은 나그네
나그네 인생길은 홀로 갈 머나먼 길 / 가슴 깊이 그려봐도 모두가 지나간 옛일인데 /
가신 님의 이름 불러보아도 / 석양은 말이 없네
「영원한 불세출의 가수 배호」그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이동생, 약혼녀를 뒤로하고 1971년 11월 7일 팬들의 곁을 영영 떠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8일 후에 배호의 마지막 노래〈마지막 잎새〉가 발표됐습니다. 1968년과 1969년 영남일보가 주최하는 제2~3회 ‘서라벌 가요대상’ 최우수 남자 가수상을 연거푸 타게 된 배호의 목에 화환을 걸어주며 팬심으로 다가온 교장선생님의 딸인 여대생 ‘옥이’를 배호가 주위에 약혼녀라고 소개했던 그녀는 그후, 배호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자 직장인 은행까지 그만두고 상경해 극진히 배호 곁을 지켰습니다. 배호는 소천하기 이틀 전 그녀에게 “나와 있으면 네가 불행하다”며 억지로 정을 떼며 마지막 선물로 차고 있던 시계 ‘파텍스’를 줬습니다.
배호가 작고하고 이듬해 정두수 작사가는 배호를 그리워하면서〈석양〉노랫말을 짓고 작곡가 박춘석이 곡을 붙혀서 배호와 절친인 이미자 선생님께서 취입해 발표하였습니다.
정두수 선생님 “안과장, 배호는 말이야. 참 좋은 가수였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까운 사람이야”. “배호도 잘 아셨나봐요?”. “그렇지, 배호가 힘들 때 내가 많이 도와주기도 했지, 그래서 배호 1주기 때 이미자가 부른〈석양〉도 썼지. 박춘석 작곡가도 많이 그리워했지” . “그 노래 1973년도에 나온 노래 아닌가요?”. “그렇지 가사를 만들면 작곡가가 작곡하고, 가수가 연습해 녹음하여 음반을 제작해서 발매해야 하니까 그 정도는 걸리지”. “네에, 다들 대단하시군요.” . “그래, 허허허” . 지금은 작사가와 작곡가, 배호도 그리운 사람이네요.
2013년 ‘엘레지여왕 이미자 팬클럽’ 정모에서 필자가 사회를 봤는데, 신청한 곡 중에〈석양〉이 있어 1971년 11월 7일 배호가 작고를하자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작사가 정두수 선생님께서 그리움에 노랫말을 짓고 박춘석이 곡을 붙혀서 이미자 선생님께서 녹음해 1973년 7월 10일 지구레코드사에서 첫발매했다고 설명하자 모두들 놀라더군요.
2012년 9월 5일 문화일보〈작사가 정두수의 가요따라 산천리〉에서 발췌「‘떠날 때는 몰랐네∼ 그리울 줄은’ 고향 못가는 안타까운 마음 담아 – 내 시와 노래는 금오산(일명 소오산) 자락에서 샘솟았다. 금오산은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최남단이 아닌가? 정상에 오르면 남해바다 한려수도가 한눈에 펼쳐진다. 남해, 삼천포, 거제, 통영, 사천, 진주. 그리고 광양과 여수가 손에 닿을 듯이 두루 보인다. 이뿐이겠는가. 전북 진안의 마이산 서편, 데미샘에서 발원하여 남해바다에서 긴 여정의 몸을 푸는 섬진강 하구도 보이는 것이다. 금오산을 길게 휘돌아 흐르는 주교천은 질펀한 들녘을 이루면서 섬진강에 합류한다. 내가 태어난 성평마을은 이곳에 있었다. 1972년 배호가 부른 정두수 작사, 백영호 작곡의 ‘내 고향 남촌’은 그때 고향에 못 가는 내 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가사) 살 땐 몰랐어도 고향은 떠나오면 그리운 것이다. 혼으로 노래하던 가수 배호. 그가 신장염으로 요절하자 나는 추모의 노래시를 썼다. 이미자가 부른 ‘석양’이 그것이다.(가사)」
–〈얼굴〉– 심봉석 작사, 신귀복 작곡, 윤연선(1974년 지구레코드사)
1절.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하아얀 그때 꿈을 /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2절.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 무지개 따라 올라갔던 오색빛 하늘 나래 /
구름 속에 나비처럼 날으던 지난 날 /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얼굴〉1974년 윤연선이 부른 노래로 9월 1일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윤연선 얼굴, 그 소년 / 박승용 영원한 사랑, 사람들아’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윤연선〈얼굴〉,〈그 소년〉,〈미련〉,〈마음〉,〈바닷가 모래위〉, SIDE B면. 박승용〈영원한 사랑〉,〈사람들아〉,〈나는 가리라〉,〈왜〉,〈꿈속의 사랑〉이 있습니다.
1967년 어느 날 서울 마포 ‘동도중학교’ 신귀복 음악선생님은 매일 반복되는 교무회의 시간에 교장선생님의 설교조의 장황한 말씀에 지루함을 느끼면서 심봉석 생물선생님께 “제목을 얼굴로 정했으니 심선생이 사귀는 애인을 생각하면서 가사를 지으면 내가 곡을 붙이겠소.”라고 제안하자 심봉석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메모지에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대학시절 첫눈에 반해 사귄 여학생이 같이 선생님이 되었지만 사소한 다툼으로 이별한 연인의 얼굴을 그리게 되었고, 얼굴 옆에 한편의 시를 지어 신귀복(1937년 안성) 음악 선생님에게 주었으며, 즉석에서 5분만에 곡을 붙힌〈얼굴〉이 탄생했다고합니다.
회의가 끝난 후 선생님들과 함께 노래와 연주를 해 차츰 학생들에게 구전돼 불리워졌습니다. 그 후 신귀복선생님이 라디오 음악경연프로그램 심사위원을 맡으면서 청취자 경연곡으로 사용해서 전파를 타자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고, 1970년 소프라노 홍수미가 가곡으로 처음 불러 가곡집에 수록했습니다. 그러다 4년 후 가수 윤연선이 포크송 가요로 취입했던 것입니다. 그 후 심봉석 선생님은 첫사랑 연인이었던 김말순 선생님(덕수중학교 교장선생님)과 재회해 혼인을 하셨다고 합니다. 학창시절 즉석만남(헌팅)을 할 때에 “눈을 지긋이 감고 기타를 치면서〈얼굴〉을 부르면은 넘어오지 않는 여학생들이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던 남학생도 많았다는 전설(?)적인 노래가 윤연선의〈얼굴〉입니다.
2019년 9월 17일 MBC-TV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도 이 사연이 방영되었습니다.
그 당시 어느 날 윤연선은 가곡〈얼굴〉을 듣고 내성적인 성격탓에 수십번을 망설이다 동도중학교 교사 신귀복 선생님을 찾아가 그 곡을 달라고 부탁하자 바로 학교 강당으로 데리고 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즉석 오디션을 봤는데, 포크 발성으로 부르는 창법에 매력을 느껴 망설임 없이 윤연선에게〈얼굴〉곡을 주었다 합니다. 그 후 지구레코드사 전속악단의 트로트풍에 맞춰 녹음해 10월 11일 발매했고, 이듬해 재발매해 대박을 터트리며 각 방송·음반사에서 출연과 제작 제의가 밀려왔습니다.
윤연선 회고담「상상을 초월한 반응에 지구레코드사 사장에게 받은 수고비는 노래를 한 이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한편 윤연선도 독신으로 살았는데, 27년 전 남자 집안에서 연예인과의 혼인을 반대한 사정으로 헤어진 남자가 찾아와 맺어지지 못했던 사랑의 끈을 엮었다고 합니다. 가수 윤연선(1952년)의 본명은 윤금옥으로 1972년 명동의 한 음악모임에 참여했다가 1집 앨범 ‘평화의 날개’를 발표하면서 데뷔한 포코송 가수겸 방송인으로 영화배우 윤양하(1940년∼2021년 순창)의 동생입니다. 현재 홍대앞에서 ‘윤연선의 얼굴’ 카페 운영 중.
–〈긴 세월〉–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선생님(1974년 지구레코드사)
1절. 아무리 긴 세월을 기다리래도 / 당신의 말이라면 말이라면 기다리겠어요 /
그리움이 꽃잎처럼 노을따라 진다해도 / 옛날처럼 마음을 돌려 다시 찾아 돌아 올
그 날을 / 나는 기다리겠어요
2절. 아무리 긴 세월이 흘러간대도 / 당신의 뜻이라면 뜻이라면 기다리겠어요 /
외로움이 강물처럼 굽이쳐서 흐른대도 / 옛날처럼 마음을 돌려 다시 찾아 돌아 올
그날을 / 나는 기다리겠어요
〈긴 세월〉1972년 나훈아가 부른 노래를 1974년 이미자 선생님께서 재취입 하셔서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박춘석 작곡집, 정착지 / 공항의 이별’ 앨범에 실은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정착지〉,〈우수〉,〈연포 아가씨〉,〈긴 세월〉,〈서귀포 바닷가〉, Side B면.〈공항의 이별〉,〈너무나 사랑한 당신〉,〈네온의 부르스〉,〈비에 젖은 여인〉,〈동백꽃 피는 항구〉 10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나훈아〈긴 세월〉은 두 곡이 있는데, 1969년 5월 20일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나훈아 스테레오 힛트선집, 임 그리워 / 사랑은 눈물의 씨앗’ 앨범에 수록된〈긴 세월〉(심형섭 작사·작곡)과 1972년 나훈아가 지구레코드사로 전속후 7월 발매한 ‘물레방아 도는데 / 긴 세월’ 앨범 B면 타이틀곡으로 수록된〈긴 세월〉입니다. 이미자 선생님 세월 제목의 곡은 1968년 김호길 작사·작곡과 1972년 백영호 작사·작곡〈세월〉1974년〈바람따라 세월따라〉(정두수/박춘석), 1979년〈멀리 떠난 세월〉(김성욱/고봉산), 1990년 정풍송 작사·작곡〈이토록 긴 세월〉입니다.
–〈그 길이 멀다해도〉– 이용일 작사, 고봉산 작곡, 이미자 선생님(1974년 지구레코드사)
1절. 흰 구름 바람따라 흘러 가듯이 / 님을 위해 님을 따라 가야할 이 몸 /
마음 속에 마음 속에 포개진 정이 / 세월이 흐를수록 쌓여가는데 /
어딘들 못 갈소냐 어딘들 못 갈소냐 / 그 길이 멀다 해도
2절. 흰 구름 저 산너머 흘러 가듯이 / 사랑하는 님을 위해 가야할 이 몸 /
가슴 깊이 가슴 깊이 맺어진 정이 / 세월이 흐를수록 깊어지는데 /
어딘들 못 갈소냐 어딘들 못 갈소냐 / 그 길이 멀다 해도
〈그 길이 멀다해도〉1974년 이미자 선생님께서 부르신 노래로 8월 20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고봉산 작곡집, 이미자 안오실까봐 / 바람따라 세월따라’ 앨범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이미자 선생님〈안오실까 봐〉(유정/고봉산),〈그 길이 멀다해도〉(이용일/고봉산),〈오동추야〉(반야월/고봉산),〈왕비 열전〉(김영곤/박춘석), 여운〈커피 블루스〉(정두수/박춘석), 남진〈해바라기 마음〉(정두수/박춘석), SIDE B면. 이미자 선생님〈바람따라 세월따라〉(정두수/고봉산), 패티김〈서울의 태양〉(박운천/박춘석), 정훈희〈매혹〉(박춘석 작사·작곡), 임희숙〈황혼의 엘리지〉(박춘석 작사·작곡), 남진〈어머님의 자장가〉(정두수/박춘석),〈멋쟁이 아빠〉(정두수/박춘석) 12곡이 있습니다.
다음엔 1975년〈꽃잎편지〉,〈동백꽃 그늘에 숨어〉,〈고래사냥〉,〈꽃씨〉,〈나 이제 알아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