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07. 1975년〈꽃잎 편지〉,〈동백꽃 그늘에 숨어〉(2023.04.10.)
오늘은 1975년도입니다.
1975년의 전통가요는 이미자 선생님〈가을초〉(정두수/박춘석),〈꽃씨〉(정귀문/고봉산),〈너무나 사랑한 당신〉(박춘석 작사·작곡),〈무정〉(정두수/박춘석),〈외딴 섬〉(반야월/고봉산),〈타국에서〉(정두수/박춘석), 김인순〈여고 졸업반〉(장제훈/정민섭), 남진〈각시와 신랑〉(김주명/원희명), 문주란〈생각하지 말아요〉(박춘석 작사·작곡), 백남숙〈꽃잎 편지〉(정두수/박춘석),〈첫사랑〉(박춘석 작사·작곡), 정훈희〈무인도〉(이종택/이봉조), 조미미〈동백꽃 그늘에 숨어〉(전우/이호),〈연락선〉(나훈아 작사·작곡), 조용필〈돌아와요 부산항에〉(황선우 작사·작곡), 혜은이〈당신은 모르실 거야〉(길옥윤 작사·작곡)이 있고,
이 해에는 3월 14일 서울 관악캠퍼스 첫 개강, 4월 4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 4월 30일 베트남전 종전, 8월 15일 국회의사당 준공, 9월 2일 학도호국단 창단, 9월 15일 조총련계 재일교포 700명 추석 성묘 모국 방문, 9월 22일 민방위대 창설, 10월 8일 살인범 김대두 체포, 10월 14일 ‘부처님 오신 날’ ‘어린이 날’ 공휴일 지정, 10월 31일 퀸 ‘Bohemian Rhapsody’ 싱글 첫 등장,
작고한 인물은 4월 5일 대만 장개석, 8월 17일 정치인 장준하, 9월 21일 배우 허장강 등입니다.
–〈꽃잎 편지〉–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백남숙(1975년 지구레코드사)
1절. 흐르는 저 강물에 띄워 보낸 꽃잎 편지 / 고운 사연 적어서 그 님에게 띄웁니다
아름다운 강 마을에 버들잎이 싹이 틀 때 / 오신다는 그 님을 그리워 못 잊어 /
띄워 보낸 첫사랑의 꽃잎 편지
2절. 노을진 저 강물에 띄워 보낸 꽃잎 편지 / 고운 순정 담아서 그 님에게 보냅니다
꽃이 피는 강 마을에 뻐꾹새가 다시 오면 / 오신다는 그 님을 그리워 못 잊어 /
띄워 보낸 첫사랑의 꽃잎 편지
2012년 작사가 정두수의 ‘가요따라 삼천리’에 실린〈꽃잎 편지〉사연,「내 나이 열한살 초등학교 5학년. 서울에서 전학 온 소녀와 친하게 지냈다. 그녀는 공부도 잘했지만 문학재능도 뛰어나 작문시간이면 언제나 장원. 하루는 교실에서 용기를 내어 말을 건냈다. “너 문학책 많이 읽었구나. 책 있으면 좀 빌려줘.” “그래 좋아. 한번 우리 집에 와. 나는 강마을 할아버지 댁에서 학교를 다녀.” 방학 때 어느 날 나는 달빛에 내 그림자를 앞세우고 힘든 길을 걸었다. 하지만 강마을에 이르렀을 땐 밤이 으슥했다. 세상은 그야말로 적막강산. 감나무가 유달리 많은 강마을은 등불이 꺼진 지 오래된 듯, 달빛에 휩싸인 채 잠들어 있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강가에 나와 마른 갈대꽃을 접어 흐르는 강물에 띄웠다. 고운 사연을 접은 마음의 풀잎 편지를 강마을에 사는 그녀에게 띄워 보낸 것이었다.」 그 때 이런 애뜻한 연가는 나중에 ‘꽃잎 편지’라는 노래시로 발표한다.
처음 하동을 방문했던 날 정두수 선생님은 필자에게 고향집 앞 주교천을 가리키면서 “안과장, 여기 주교천 저 아랫마을에 내가 좋아했던 여자애가 살았는데, 편지를 써 종이배로 만들어 소녀에게 띄웠보냈지. 그 편지가 백남숙이 부른〈꽃잎 편지〉노랫말이야. 그리고 남진이가 부른〈아랫마을 이쁜이〉도 어릴 적 내 첫사랑인 그 여학생이었지”
백남숙은 혼인과 함께 가정주부로만 살아가고 있으나 팬들은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백꽃 그늘에 숨어〉– 전우 작사, 이호 작곡, 조미미(1975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아아아 아아아 정말이였군요 / 뱃길로 칠십리 떠나갈 당신 / 철부지 어렸을 때라면
매달려도 보겠지만 / 행여나 그 마음이 아프실까 봐 / 으으음 동백꽃 그늘에 숨어
동백꽃 그늘에 숨어 / 꽃잎에 새깁니다 이 고운 정
2절. 아아아 아아아 진정이였군요 / 육지로 칠십리 떠나갈 당신 / 철부지 어렸을 때라면
몸부림도 치겠지만 / 행여나 그 마음이 다치실까 봐 / 으으음 동백꽃 그늘에 숨어
동백꽃 그늘에 숨어 / 꽃잎에 새깁니다 이 고운 정
〈동백꽃 그늘에 숨어〉는 1975년 조미미가 오아시스레코드사를 통해 발표한 곡입니다.
조미미와 나훈아는 1971년 ‘나훈아&조미미 / 노래 바꿔 부르기’ 앨범을 발매(오아시스레코드사)하면 스캔들도 있었고, 1975년 나훈아 본명 최홍기 작사·작곡의〈연락선〉을 조미미가 취입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훈아는〈동백꽃 그늘에 숨어〉를 1984년 5년만에 가요계에 컴백하면서 발매한 정규 앨범에 수록했습니다.
2012년 9월 9일 홀연히 우리들 곁을 떠나신 조미미를 생각하며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가슴이 저미어 오면서 어딘지 허전해 지고 아련해져 옵니다. 1964년 이미자 선생님의〈동백아가씨〉는 오히려 마음이 덜 허전해 지는 느낌도 드는 건 어떤 이유인지… 동백꽃은 겨울철 눈 속에서 피는 정열적인 꽃입니다. 나뭇가지 끝에서 한번 피고, 꽃송이 통째로 땅에 떨어져 다시 한번 꽃을 피웁니다. 노랫말과 같이 떠나는 님을 선 듯 나서서 배웅하지도 못하고 이별의 아픈 마음만 동백꽃 그늘에 숨어 꽃잎에 고운 정만 새기고 있는 아가씨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진부령 아가씨〉와 같이 너무나 슬퍼요.
동백꽃 제목의 노래는,이미자 선생님〈동백꽃 피는 항구〉,〈동백꽃 순정〉,〈동백엘레지〉,김재희〈동백꽃 피고 지고〉,김미정〈동백꽃 섬 고깃배〉,김성봉〈동백꽃 사랑〉,김하정〈동백꽃 타령〉,남기숙〈아주까리 동백꽃〉,남미랑〈동백꽃 포구〉,남상규〈동백꽃 피는 고향〉,문주란〈동백꽃 처녀〉,민현숙〈동백꽃 추억〉,박선영〈동백꽃 피는 마을〉,손인호〈동백꽃 일기〉,송미경〈동백꽃 사랑〉,오은주〈동백꽃 순정〉,정화순〈동백꽃〉,조영남〈모란 동백〉,황금심〈동백꽃 피는 섬〉,그리고 전라도 민요〈동백타령〉,대구 민요〈동백따는 처녀〉 등입니다.
–〈고래사냥〉– 최인호 작사, 송창식 작곡, 송창식(1975년 신세계레코드사)
1절.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 뿐이네 /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삼등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오 허어어 ~
2절.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지지만 /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 /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어허 어
3절. 우리의 사랑이 깨진다 해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는다 해도 / 모두들 가슴 속에
뚜렷이 있다 한 마리 예쁜 고래 하나가 /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어허어 /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잡으러 어허어
어허어 어해해 / 자 떠나자 고래 잡으러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잡으러 어어어 / 잠시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잡으러 어 허어 /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고래사냥〉1975년 송창식이 작사·작곡해 부른 노래로 최인호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영화 ‘바보들의 행진’ 주제가로 주인공인 병태(윤문섭)은 밤낮으로 마음속의 고래를 꿈꾸었습니다. 1975년 어느날 영화시나리오 ‘바보들의 행진’을 집필한 소설가 최인호는〈고래사냥〉의 가사를 송창식에게 주면서 “답답한 현실에 얽메어 있는 청춘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노래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고 합니다. 청춘들의 이상과 꿈을 ‘고래’로 꿈을 쫒는 여정을 ‘사냥’으로 표현된 가사를 송창식의 앉은 자리에서 작곡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영화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주제가〈고래사냥〉은 대학가 선술집과 대학생들이 MT를 떠나는 기차 안에서 애창되기도 했지만 영화감독 하길종은 고초를 겪기도 했답니다. 영화주제가인〈고래사냥〉,〈왜 불러〉는 가사가 허무하다는 사유로 금지곡이 되었지만 1987년 8월 18일 공연윤리위원회에서 해금(186곡)시켰습니다.
음악평론가 강헌이님 평(評) “가왕 조용필의 맞은편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단 한명의 가수” 필자의 평 “자유로운 영혼의 지배자 송창식! 이 시대의 참다운 가요 천재입니다.”
1975년 5월 31일 서울「국도극장」에서 개봉된 영화 ‘바보들의 행진’은 원작 최인호, 감독 하길종, 배우 윤문섭, 이영옥, 하재영, 김영숙, 하명중, 김희라, 윤일봉, 이기동 등이 출연했습니다. 「Y대학 철학과에 다니는 병태(윤문섭)와 영철(하재영)은 그룹 미팅을 통해 또래의 H대학 불문과의 영자(이영옥)와 순자(김영숙)을 알게 된다. 그들은 그저 만나고 하릴없이 대화할 뿐이다. 병태는 영자에게 농담처럼 결혼하자고 말하지만, 영자는 철학과 출신은 전망이 없다는 말로 그의 현실을 지적한다. 그 후로도 병태와 영자는 데이트를 즐기지만, 어느 날 영자는 선본 남자와 곧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며 앞으로 만나지 말자고 통보한다. 한편 언제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술만 마시면 고래를 찾으러 떠나겠다고 하는 영철은 순자를 좋아하지만, 순자는 말도 더듬고 전망도 보이지 않은 영철을 거부하고, 영철은 이에 절망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병태와 영철은 바다로 간다. 예쁜 고래를 잡으러 떠나겠다던 영철은 바닷가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투신한다. 학교는 무기한 휴강에 돌입하고, 텅 빈 교정을 서성이며 병태는 괴로워한다. 결국 병태는 입대를 하고, 병태를 만나지 않겠다던 영자는 역으로 병태를 마중 나온다. 입영열차 차창에 매달려 병태와 영자는 마지막 인사와 함께 입맞춤을 한다.」
–〈꽃씨〉– 정귀문 작사, 고봉산 작곡, 이미자 선생님(1975년 지구레코드사)
1절. 한번 피면 시드는 게 꽃인 줄 알면서 / 꽃처럼 살고 싶은 여자의 꿈이었기에 /
피면 질 줄 알면서도 시들 줄 알면서도 / 아 나는 나는 꿈을 그리며 꽃씨를 심겠어요
2절. 아름답게 향기롭게 한 송이 핀 꽃이 / 기어이 한 잎 두 잎 시들어 떨어지던 날 /
허무한 줄 알면서도 슬픈 줄 알면서도 / 아 나는 나는 소망을 안고 꽃씨를 심겠어요
〈꽃씨〉1975년 이미자 선생님께서 부르신 노래로 9월 10일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고봉산 작곡집, 이미자 꽃씨 / 문주란 찻집의 멜로디’ 앨범에 실려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이미자 선생님〈꽃씨〉,〈마지막 인사〉,〈외딴 섬〉, 배호〈만나면 괴로워〉,〈울면서 떠나리〉,〈사랑할 수 있다면〉,Side B면. 문주란〈찻집의 멜로디〉,〈먼 여로〉,〈꽃섬 아가씨〉,남진〈타국의 오는 비〉,〈사랑의 밀어〉,〈만종〉이 있습니다.
☞ 작사가 정귀문(1941년∼2020년)의 고향은 경주시 현곡면 하구리. 1967년『세광출판사』신인 작품 공모에서「만주」로 당선되어 작사가로 데뷔를 해서 1970년 조미미〈바다가 육지라면〉,1971년 배호〈마지막 잎새〉,1972년 최안순〈안개낀 터미널〉,1974년 봉은주〈동네방네 뜬소문〉,1979년 김연자〈먼 훗날〉 등 1,000여곡을 남겼습니다. 경주에는 정귀문이 작사한〈바다가 육지라면〉,〈마지막 잎새〉 노래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지난 4일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의 영원한 디바, 현미 선생님’께서 하늘의 별이 되셨습니다.
1938년 평안남도 강동군에서 출생 1957년 미8군 무대를 시작으로 1962년〈밤안개〉로 솔로가수로 우뚝서 1963년〈보고 싶은 얼굴〉,1964년〈떠날 때는 말없이〉 등이 있습니다.
–〈무작정 좋았어요〉– 이경재 작사, 이봉조 작곡, 현미(1966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잊어야 할 줄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어요 / 비바람이 지나가면 잊으리라고
가슴에 한백번 맹서했어도 / 사랑을 알게하신 당신의 이름 / 그래도 못잊어 사랑합니다
2절.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어요 / 남풍이 불 때면 잊으리라고
가슴에 한 백번 다짐했어도 / 사랑을 믿게하신 당신의 얼굴 / 그래도 못잊어 사랑합니다
다음엔 1976년〈너무합니다〉,〈해뜰날〉,〈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남편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