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12. 1981년〈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2023.05.15.)
오늘은 1981년입니다.
1981년에 소개할 전통가요는, 김윤희〈남편에게 바치는 노래〉(조운파/신상호), 민해경〈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박건호/이범희), 산울림〈청춘〉(김창완 작사·작곡), 유심초〈사랑이여〉(최용식 작사·작곡), 이연실〈목로주점〉(이연실 작사·작곡), 이용〈바람이려오〉(황풀잎 작사·작곡), 조용필〈일편단심 민들레야〉(이주현/조용필), 혜은이〈옛사랑의 돌담길〉(길옥윤 작사·작곡) 등이 있고,
이 해에는 1월 5일 양평 영하 32.6℃ 기록, 2월 10일 KBS ‘가요 톱10’ 방송, 3월 30일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피격 사건, 4월 12일 최초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발사, 4월 24일 최초의 IBM PC 출시, 5월 12일 선경 비디오 테잎 출시, 5월 25일 MBC-TV ‘뽀뽀뽀’ 첫 방송, 5월 28일 ‘국풍81 행사’, 7월 1일 대구직할시·인천직할시 설치, 7월 29일 영국 다이애나 찰스 왕세자 혼인, 8월 1일 세계여행 자유화, 9월 19일 신안 앞바다 해저유물 2,500여점 인양,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 제24회 하계올림픽 개최 ‘서울특별시’ 선정, 10월 16일 대구↔광주 ‘88올림픽고속도로’ 기공, 12월 11일 한국프로야구 KBO 창설, 12월 29일 싱가폴 창이공항 개항, 작고하신 인물은 1월 13일 소설가 월탄 박종화 등이 있습니다.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 박건호 작사, 이범희 작곡, 민해경(1981년 서울음반)
1절. 그대를 만날 때면 이렇게 포근한데 /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
/ 미소를 띄워 봐도 마음은 슬퍼져요 / 사랑에 빠진 나를 나를 건질 수 없나요 /
내 인생의 반은 그대에게 있어요 / 그 나머지도 나의 것은 아니죠 / 그대를 그대를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니까 / 이 마음 다 바쳐서 좋아한 사람인데 /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
2절. 내 인생의 반은 그대에게 있어요 / 그 나머지도 나의 것은 아니죠 /
그대를 그대를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니까 / 이 마음 다 바쳐서 좋아한 사람인데 /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 / 이 마음 다 바쳐서 좋아한 사람인데 /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1981년 민해경이 부른 노래로 민해경의 두 번째 정규앨범에 수록된 노래입니다. 원래 정미조를 위하여〈사랑에 빠진 여인〉이란 제목으로 정미조 귀국앨범에 수록하고자 만든 곡이지만 정미조가 또 다시 프랑스로 유학을 가는 바람에 민해경에게 취입하기 위해〈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로 제목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LA 가요제에는〈그대는 나그네〉로 수정해서 참가를 했다고 합니다.
필자의 군대생활 백미는 그녀의 애인이라는 소문을 내면서부터였는데, 1983년 4월 5일 식목일 일등병인 필자에게 면회왔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면회 올 사람이 전혀없는데?? 수경사 근무하던 친구 후임이 휴가인데 내가 근무하던 철원 동송이 집이라 저를 찾아보라고 했다면서 면회를 왔던 것입니다. 그가 사는 동네에 잔치집이 있다해 따라가서 배불리 먹고 귀대하기 위해 오다가 시간이 남아 한 건물 2층 다방에 들어가 차를 한잔 마시는데 탁자에 놓여있는 반장짜리 신문을 봤더니 기사에 가수 민해경 LA가요제 ‘그랑프리 수상’ 그런 기사였습니다. 부대앞 문방구에 들려 부대에서 필요한 문구를 사는데 성룡과 민해경 사진을 한 장에 200원에 팔길래 사서 복귀하니 고참들이 “애인 왔냐” “아니요” “에이, 애인 왔지. 어땟어!” 아니라고 해도 자꾸만 묻길래 사진을 보여주면서 소위 ‘뻥’을 좀쳤더니 삽시간에 사단에까지 소문이 쫙 퍼져버렸습니다. 부대에는 KBS-1TV만 나왔는데, 매주 토요일 ‘100분쇼’에 민해경이 단골로 출연을하자 그 시간만 되면 내무반 TV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보게 하고 말년 병장들이 연애편지 써달라는 등살에도 꿋꿋하게 거부했습니다. 몇 달후 근무하는 부대에 사단 문선대가 위문공연 왔을 때 사회자가 “민해경 애인 나와 노래하라”고 해〈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를 불렀는데. “그대를 만날 때면 이렇게 포근한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까지만 불렀습니다. 다음 가사를 알 수가 있어야죠. 그 후에도 수많은 애피소드가 있었지만 여기까지만… 1985년 5월 2일 제대할 때 부대원들이 “민해경 애인 제대한다.”고 했으니, 저에게는 평생 지닐 추억이 되었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그분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일편단심 민들레야〉– 이주현 작사, 조용필 작곡, 조용필(1981년 지구레코드사)
1절. 님주신 밤에 씨뿌렸네 사랑의 물로 꽃을 피웠네 / 처음만나 맺은 마음 / 일편단심
민들레야 / 그여름 어인 광풍 그여름 어인 광풍 낙엽지듯 가시었네 / 행복했던 장미인생
비바람에 꺾이니 나는 한떨기 슬픈 민들레야 / 긴세월을 하루같이 하늘만 쳐다보니 /
그이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 / 일편단심 민들레는 일편단심 민들레는 떠나지 않으리라
2절. 해가뜨면 달이가고 낙엽지니 눈보라치네 / 기다리고 기다리는 일편단심 민들레야 /
가시밤길 산을 넘고 가시밤길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찾아왔소 / 행복했던 장미인생
비바람에 꺾이니 / 나는 한 떨기 슬픈 민들레야 / 긴 세월 하루같이 하늘만 쳐다보니
/ 그 이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 / 일편단심 민들레는 일편단심 민들레는 /
떠나지 않으리라
〈일편단심 민들레야〉1981년 조용필의 노래로 앨범은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했습니다. 1981년 어느 날 조용필은 당시 72세된 이주현 할머니의 자서전 ‘일편단심 민들레야’를 본 뒤 할머님에게 가사로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자작곡을 만들어 녹음 해 발표했습니다. 자선전 내용은,「동아일보 총무 국장이던 남편과 혼인했다. 한국전쟁 때 북한군 포로가 되어 남편이 북으로 끌려가는 바람에 홀로 3남매를 키우며 살았다. 노점좌판을 하면서
평생 모은 돈을 동아일보에 남편 이름을 붙인 ‘수남기금장학금’ 명목으로 기부했습니다.」
원고의 첫머리에는 생사조차 알 길이 없는 남편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적혔습니다. 가사 중 그 ‘여름의 광풍’은 1950년 6월 25일에 터진 청천벽력 같은 전쟁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낙엽지 듯 가시었나’는 그해 가을 납북된 그리운 남편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하늘만 쳐다 보니’는 천국으로 간 남편을 바라 보며 그리워 함이고, ‘그 이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는 남편이 떠나면서 “걱정하지마, 잘 다녀올게”라고 말한 목소리입니다.
1981년 4월 28일 경향신문에 실렸던 기사 〔빛 본 할머니의 꿈〕은 이주현 여사님의 일편단심 사연을 기록하고 있습니다.「수남(水南)이라 불러 볼 날도 이제 오래지 않겠지요 어언 나이가 고희를 넘겼으니 살 날이 얼마나 되리까? 당신을 잃은지도 30년 성상, 밟혀도 밟혀도 고개를 쳐드는 민들레 같이 살아 온 세월, 몇 번씩이나 지치고 힘에 부쳐 쓰러질 듯 하면서도 그때마다 당신을 생각하며 이겨 왔습니다. 이 여사는 노구를 무릅쓰고 1년에 걸쳐 집필한 원고 1천여 장 분량의 ‘일편단심 민들레야’ 첫 머리에 생사를 알길 없는 남편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끈질긴 생명력의 민들레라 해도 일편단심 붉은 정열이 내게 없었다 면은 어린 자식들을 못 키웠을 것이고, 지아비에 대한 깊은 그리움의 情이 없었다면 붓대를 들 용기도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우리도 모두 남은 인생 일편담심 민들레로 살아가는 것이 좋겠지요.
할머니가 쓴 노랫말이 조용필을 통해서 국민들의 마음을 슬프고도 애련하게 했습니다. 41세 어머니의 30년 절망과 피눈물 속에서 어린 자식들을 키워낸 그 힘. 그녀가 자신을 오롯한 이 땅의 ‘일편단심 민들레’로 여길만한 자부심은 시사하는 바 크다 하겠습니다.
☞ 가왕(歌王) 조용필(趙容弼)은 1950년 3월 21일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 쌍정리에서 태어나서 1969년 서울 경동고등학교를 졸업(25회)하고 미8군 기타리스트 겸 가수로 출발해 그룹 ‘애트킨즈’ ‘파이브핑거스’와 1971년 5월 록 그룹 ‘김트리오’를 결성했고, 1972년 ‘드럼! 드럼! 드럼! 앰프키타 고고!’ 연주 음반을 발매했으며, 또한 배명숙이 KBS 라디오 신춘 장편드라마 공모에서 당선된 연속극 ‘돌아오지 않는 강’의 주제가인〈돌아오지 않는 강〉을 녹음한 직후에 ‘스테레오 힛트 앨범 제1집’을 발매했습니다. 조용필의 전설은 1975년〈돌아와요 부산항에〉와 1980년〈창밖의 여자〉부터입니다. 필자보다 20일 늦게 태어난 외사촌 여동생은 용필형 공연마다 관람한 찐팬이었는데, 1980년대 김해에 공연 왔을 때 눈물 콧물 다 적신 손수건을 형님께 던지기도 했답니다.
1980년 11월 30일 TBC-TV 동양방송이 고별방송을 하고 KBS2-TV가 탄생했습니다. 그후 1981년 KBS1-TV에서 본격적인 가요순위 프로그램 ‘가요 톱10’이 신설 방송되어 초대 MC는 하지훈(1954년생)+박혜리(1981.02.10.〜09.08.)가 맡았고, 2기는 임성훈+박혜리(1981.09.15.〜1982.01.27.), 3기 임성훈+서동숙(02.03.〜198.03.04.), 4기 임성훈+임화숙(03.11.〜1985.04.21.), 5기 임성훈+김혜란(04.24.〜09.04.), 6기 임성훈+길은정(1985.09.11.〜1988.04.27.), 7기 임성훈+서승희(05.04.〜08.03.), 8기 임성훈+오영실(1988.08.10.〜1989.10.15.), 9기 임성훈+정미정(10.22.〜1990.10.28.), 10기 김병찬+이현숙(1990.11.04.〜1991.05.19.), 11기 임성훈+이현숙(05.22.〜07.10.), 12기 임성훈(07.17〜10.02.) 13기 김광한(10.09〜12.25.), 14기 김광한+김현주(1992.01.08. 〜05.27.), 15기 김광한(06.03.〜09.30.), 16기 송승환(10.07.〜1993.04.28.), 마지막 17기 손범수(05.05.〜1998.02.11.)가 차례로 진행했으나 IMF시기인 1998년 2월 11일 막을 내렸습니다만, 4개월 후 ‘가요 톱10’은 ‘뮤직뱅크’로 재탄생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1981년 2월 10일 ‘가요 톱10’ 첫 번째 1위는 조용필〈촛불〉로 7주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이어서 8회 수연〈첫사랑〉이정희〈그대여〉(5주 연속), 김만수〈그사람〉(4주), 이은하〈한 순간〉(5주), 혜은이〈옛 사랑의 돌담길〉(2주), 함중아〈내게도 사랑이〉(5주), 조용필〈미워 미워 미워〉(4주), 윤수일 밴드〈제2의 고향〉(2주), 수연〈높은 하늘아〉1981년 12월 22일 ‘가요 톱10’ 1위곡은 조용필〈미워 미워 미워〉였습니다.
‘쇼쇼쇼’는 1964년 12월 12일 매주 토요일 저녁 8시〜9시 TBC-TV에서 시작 1983년 7월 17일 방송 횟수 913회를 끝으로 KBS2-TV에서 종영했습니다. 초대MC인 곽규석(1964.12.12.〜1976.01.10.)에 이어 이한필+정윤희(1976.01.17〜04.03), 이한필, 정소녀(1976.04.10.〜1977.04.02.) 허참+정소녀(1977.04.09〜1979.04월) 허참+손정은(1979. 04월〜5월), 허참+한우리(1979.6월〜1981.09.19.), 허참+차화연(1981.09.26.〜1982. 01.23.), 허참+정소녀(1982.01.30.〜1983.07.17.)가 진행했는데, 여러분! 기억나시죠.?
연출에는 초대 황정태, 조용호, 유규만, 마지막 이남희 PD, 안무 한익평, 음악 이봉조, 무대감독 이선권, 안무 주리, 무용 TBC 전속무용단, 합창 TBC 전속합창단 이었습니다. 1980년 11월 29일 TBC-TV ‘쇼쇼쇼’ 고별 방송에서〈촛불〉을 부르는 장면 올립니다.
–〈축복〉(촛불)- 이희우 작사, 조용필 작곡, 조용필(1980년 12월 5일 지구레코드사)
1절. 그대는 왜 촛불을 키셨나요 / 그대는 왜 촛불을 키셨나요 / 아아 연약한 이 여인을
누구에게 말할까요 / 사랑의 촛불이여 여인의 눈물이여 / 너마저 꺼진다면 꺼진다면
꺼진다면 / 바람아 멈추어라 촛불을 지켜다오 / 바람아 멈추어라 촛불을 지켜다오 /
연약한 이 여인을 누가 누가 누가 지키랴
2절. 그대는 왜 촛불을 키셨나요 / 그대는 왜 촛불을 키셨나요 / 아아 끝없는 그 이름을
누구에게 말할까요 / 철 없는 촛불이여 외로운 불빛이여 / 너마저 꺼진다면 꺼진다면
꺼진다면 / 바람아 멈추어라 촛불을 지켜다오 / 바람아 멈추어라 촛불을 지켜다오 /
연약한 이 여인을 누가 누가 누가 지키랴
다음에는 1982년〈잊혀진 계절〉,〈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남포동 부르스〉입니다.
*상기 컬럼은 본지의 폍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