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15. 1984년〈수은등〉,〈나침반〉,〈아! 대한민국〉 (2023.06.05.)
오늘은 1984년도입니다.
1984년의 전통가요는, 1984년 이미자 선생님〈수심〉(김지평/박춘석)〈황혼의 여인〉(박춘석 작사·작곡), 김수희〈잃어버린 정〉(김중순 작사·작곡) 김연자〈수은등〉(유수태/김호남)〈영동부르스〉(김승옥/김희갑), 설운도〈나침반〉(김상길/설운도) 최진희〈사랑의 미로〉(지명길/김희갑) 등이 있습니다.
이 해에는 1월 18일 설날을 ‘민속의 날’로 지정, 1월 24일 학도호국단 폐지, 1월 26일 마더 테레사 수녀님 2차 방한, 2월 2일 동호대교 개통, 2월 14일 뉴코아백화점 제1호점 개점, 3월 31일 가수 방미 제14회 일본 TBS 도쿄 음악제 ‘은상’ 수상, 5월 1일 과천 서울대공원 개원, 5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2세 방한, 5월 2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완전 개통, 6월 22일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 창간, 7월 11일 경상북도 영풍군 순흥면에서 발견된 ‘5세기 신라 채색고분벽화’ 공개, 7월 28일 미국 LA올림픽 개막(필자의 동생 복싱대표 출전), 9월 22일 제1회 공인중개사 시험, 9월 29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개장, 9월 30일 63빌딩 개장, 10월 17일 충주 다목적댐 준공, 10월 18일 전남 진도대교 개통, 11월 3일 축구대표팀 32년 만에 멕시코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11월 4일 가요무대 첫 방송, 11월 6일 한국 ‘남극관측탐험대’ 발대, 11월 13일 대전 제2국립묘지 준공, 12월 1일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서울 1호점 개점, 12월 12일「과학동아」창간 등이 있고,
태어난 연예인은, 1월 5일 가수 허각·허공 형제, 1월 17일 가수 강인, 3월 2일 가수 최정철, 3월 10일 개그우먼 장도연, 3월 12일 가수 박봄, 5월 14일 가수 양은지, 7월 18일 가수 신성, 8월 9일 가수 홍진영, 8월 19일 가수 류지광, 9월 12일 가수 김용준, 9월 28일 가수 신동, 9월 29일 가수 홍자, 10월 3일 가수 윤은혜, 10월 6일 가수 민경훈, 11월 9일 가수 세븐, 11월 20일 가수 알리 등이 있습니다.
작고한 인물은 1월 13일 백낙준 박사, 3월 23일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 10월 2일 미국배우 록 허드슨, 10월 10일 미국배우 율 브린너, 11월 29일 가수 김정호, 12월 29일 배우 추송웅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김연자〈수은등〉설운도〈나침반〉정수라〈아! 대한민국〉3곡을 올려드립니다.
–〈수은등〉– 유수태 작사, 김호남 작곡, 김연자(1984년 지구레코드사)
1절. 어스름 저녁 길에 하나둘 수은등 꽃이 피면은 / 그대와 단둘이서 거닐던 이 길을
서성입니다 / 수은등 은은한 빛 변함은 없어도 / 당신은 변했구려 보이질 않네 /
아아아 아아아 수은등 불빛 아래 이 발길은 떠날 줄 몰라
2절. 어두운 밤 거리에 하나둘 오색불 깜빡거리면 / 그대의 웃음소리 들려 올 듯
내 가슴은 설레이네 / 바람 부는 이 거리는 변함이 없건만 / 당신은 변했구려 보이질
않네 / 아아아 아아아 오색 불 깜빡이는 / 이 거리를 잊으셨구려
〈수은등〉1984년 김연자가 부른 노래로 8월 1일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김연자 3집, 타인의 얼굴 / 가면의 사랑’ 앨범 1면 2번째에 실려있는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1면.〈타인의 얼굴〉,〈수은등〉,〈어차피 떠난 사람〉,〈울어라 열풍아〉,〈열쇠〉,〈당신이 남자라면〉,〈사랑하고 이별을〉 Side 2면.〈가면의 사랑〉,〈영산강〉,〈진해항〉,〈말뿐이였었네〉,〈추풍령〉,〈우리의 서울〉(건전가요) 등 총 13곡이 함께 수록돼 있습니다.
김연자(金蓮子)는 1959년 광주광역시 서동에서 태어나 수피아여자중학교 3학년 때에 상경해 동향출신 가수 이영숙의 소개로 청계천에 있던 오아시스레코드사(대표 손진석) 오디션을 받아 합격해 주경야곡(曲)을 하며 작곡가 김학송에게 노래지도를 받다 15살이던 1974년 TBC-TV ‘가요신인스타’ 예심에서 합격한 후 8월 30일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말해줘요〉로 데뷔했고, 10월 3일 ‘가요신인스타’ 본선에서 패티김〈살짜기 옵서예〉이미자 선생님〈수원처녀〉를 불러 최연소로 우승해 이날을 데뷔일로 정했다 합니다.
필자는 2016년 5월 22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펼쳐진 ‘2016 이미자 가족음악회 In 성남’ 공연을 본 후 대기실에서 이미자 선생님을 뵙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여왕님! 김연자가 어릴 때 신인가수 선발프로그램에서 여왕님의〈수원처녀〉를 불러 1등을 했다고 하는데, 혹시 아셨어요?” “아니오, 저는 모르겠네요. 그런 적이 있대요?” “네!” “아! 저는 모르겠네요.” 그때 필자의 궁금증 “여왕님은〈수원처녀〉를 기억하실려나?”
김연자는 1975년 같은 오아시스레코드사 소속이던 송대관 최고의 곡〈해뜰날〉녹음시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코러스 녹음을 했습니다. 훗날 김연자 “제가 코러스 했던 거 기억나세요.” 송대관 “기억 안나는데” 김연자 “선배님 섭섭해요”(ㅋㅋㅋ),
김연자는 1977년 8월 일본으로 가 이미자 선생님〈여자의 일생〉일본어로 리메이크해 데뷔했고, 3년간 활동하다 귀국 트로트 메들리 앨범 ‘노래의 꽃다발’ 1집(1980년), 2집(1981년)으로 1천만 장 이상을 돌파하면서 1982년 한국 음악 사상 최초로 레코드 전속 계약료 1억원으로 지구레코드와 계약해 8월 15일 ‘노래 올림픽 1, 2, 3집’과 9월 20일〈진정인가요〉(정욱/정풍송)를 발표하면서 KBS 가요대상 여자가수상 후보에도 올랐습니다. 그리고 1984년〈수은등〉을 발표 명실상부한 최고의 가수로 국민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1986년〈아침의 나라에서〉(길옥윤 작사·작곡)는 MBC 1988 서울올림픽 주제가 공모에서 시청자 투표결과 주제가로 선정돼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연주되었고, 1988년 캘커리 동계올림픽 폐회식에도 연주됐지만 정작 서울올림픽에서는〈손에 손잡고〉로 교체돼 김연자가 큰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1988년부터 22년 간 일본에서 활동하다 귀국해 2009년〈십분내로〉(이병오/이호섭)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당시〈십분내로〉는 가수 김용임에게 줄려고 만들었다는데 김연자의 노래가 되었네요. 2013년 독일 철학자 니체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아모르 파티(amor fati)〉(이건우/윤일상)를 발표했으나 대중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다가 2016년 KBS ‘열린음악회’에서 EXO 다음 순서에 부르자 EXO 팬들이 SNS에 팬캠과 추천 글을 올려서 소문을 냈고, 2017년 봄에 추천 트윗이 등장해 인터넷 여기저기에 막퍼지면서 역주행을 하였습니다.
-〈나침반〉- 김상길 작사, 이유림 작곡, 설운도(1984년 지구레코드사)
1절. 종로로 갈까요 명동으로 갈까요 차라리 청량리로 떠날까요 /
많은 사람 오고가는 을지로에서 떠나버린 그 사람을 찾고 있어요 /
아 이쪽 저쪽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
어쩌다 닮은 사람 한 두 명씩 오고 갈 뿐 / 아 내가 찾는 그 사람은 어디 있나요 /
아무리 찾아봐도 그 사람은 간 곳이 없네 / 미아리로 갈까요 영등포로 갈까요 을지로
길모퉁이에 나는 서있네
2절. 아 이쪽 저쪽 사방팔방 둘러보아도 / 어쩌다 닮은 사람 한 두 명씩 오고 갈 뿐 /
아 내가 찾는 그 사람은 어디 있나요 / 아무리 찾아봐도 그 사람은 간 곳이 없네 /
미아리로 갈까요 영등포로 갈까요 을지로 길모퉁이에 나는 서 있네 / 을지로
길모통이에 나는 서있네
원곡의 서정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의외로 가사 자체에서 묻어나는 분위기는 ‘그리움’과 ‘외로움’입니다. 화자는 떠나버린 그 사람을 찾기 위해서 서울을 배회하다가 을지로에 서 있지만, 결국 그 사람을 찾지 못하고 홀로 길모퉁이에 서서 그를 그리워한다는 내용의 노래입니다.
〈나침반〉1984년 설운도가 부른 노래로서 12월 10일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설운도 2집 ‘설운도, 나침반 / 나의 사랑’ 앨범 Side 2면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1면.〈나의 사랑〉,〈인생 길목〉,〈경복궁의 봄〉,〈돌고 도는 인생〉,〈울지 않을래〉 Side 2면.〈나침반〉,〈이별의 기로〉,〈아쉬운 이별〉,〈이별의 기적소리〉,〈파고다〉,〈시장에 가면〉(건전가요) 등 11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당시에는 대박나게 히트를 쳤던 노래는 아니었지만 필자도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2019년 11월 12일 KBS1-TV ‘아침마당’에서 국민가수 설운도가 밝힌〈나침반〉을 작곡하게 된 사연은, “유명하신 작곡가분께서 곡을 하나 주신다고 해서 기대하고 기다렸는데, 1년이 지나도 안 주시더라. 저는 얼른 곡을 내서 활동을 해야 하지 않나 하면서 할 수 없이 제가 썼다. 그래서〈나침반〉이 나온 것인데, 그게 첫 작곡인 노래입니다.” 영화 ‘아기공룡 둘리의 얼음별 대모험’ 등장인물 고길동이 노래의 일부분을 불렀는데, 2020년 이후 유튜브에서 노래 장면을 이용한 패러디물이 인터넷 밈으로 정착됐습니다.
내 인생의 나침반(羅針盤)은 무엇일까? 성경 말씀에도 있고, 불경에도 있고, 석학들의 가르침에도 있고, 책 속에도 있으며, 학창시절에는 여러 선생님의 말씀에도 있었지만, 우리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내 인생의 나침반은 ‘바로 나 자신이 아닐까요?’ 파이팅!
–〈아! 대한민국〉– 박건호 작사, 김재일 작곡 정수라(1984년 지구레코드사)
1절. 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 / 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 / 뚜렷한 사계절이 있기에 볼수록 정이드는 산과 들 / 우리의
마음속에 이상이 끝없이 펼쳐지는 곳 /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 수가 있어 / 이렇게 우린 은혜로운 이 땅을 위해 이렇게 우린
이 강산을 노래 부르네 / 아아 우리 대한민국 아아 우리 조국 아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 우리 대한민국 아아 우리 조국 아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2절. 도시엔 우뚝 솟은 빌딩들 농촌에 기름진 논과 밭 / 저마다 자유로움 속에서
조화를 이뤄가는 곳 / 도시는 농촌으로 향하고 농촌은 도시로 이어져 / 우리의 모든
꿈은 끝없이 세계로 뻗어가는 곳 /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 수가 있어 / 이렇게 우린 은혜로운 이 땅을 위해 이렇게 우린 이 강산을
노래 부르네 / 아아 우리 대한민국 아아 우리 조국 아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
우리 대한민국 아아 우리 조국 아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아! 대한민국〉1983년 김현준·민해경이 취입해 3월 ‘민해경 베스트 앨범’에 실렸는데, 민해경이 잠시 가요계를 떠나자 정수라·장재현 듀엣으로 1983년 7월 ‘건전가요모음집, 즐거운 우리들의 노래 아! 대한민국’ 앨범에 실었으며, 8월 ‘김현중 1집’ 앨범에도 발매됐습니다. 1983년 6월과 10월 발매한 ‘정수라 공식 2집, 바람이었나 / 아! 대한민국’ 앨범에는 솔로곡으로 수록했습니다. 또한 1984년 3월 1일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한 ‘군가 및 건전가요 모음집, 국기에 대한 맹세 / 아! 대한민국’ 앨범에도 실려 있습니다.
작사가 박건호는 1983년 연말 KBS1-TV에서 개최한 ‘1983 연말 좋은 노래 가사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1982년 공식 가수로 데뷔한 신인가수 정수라는 1984년 ‘KBS 가요 톱10’에서 3월 14일〜4월 15일까지 5주 연속 1위를 차지해 대 스타가 됐습니다.
1980년대 초반 아름다운 조국 대한민국을 노래한〈아! 대한민국〉은 당시 국민들의 선풍적인 지지를 받으며, 각종 행사장이나 운동장에서 응원가로 많이 불리기도 했고, 특히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스포츠 중계방송이 있을 때마다 자주 들었던 노래입니다. 정수라와 밝은 미소와 힘있는 음색이 아주 잘 어우러진 노래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필자도 군생활 야간점호 때 내무반에서 떼창을 부른 노래가〈아! 대한민국〉이었습니다.
☞ 정수라(본명 정은숙)는 1963년 서울 출생으로 1974년 한국일보 주최 ‘제1회 한국가요제’에서 인기상을 받으면서 CM송, 만화영화주제가 등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하다 1982년 데뷔했고, 1980년대 중반 나미, 이선희와 ‘여성가수 트로이카’를 형성했습니다.
다음엔 1985∼1986년〈무심천〉〈달뜨는 무심천〉〈철없던 사랑〉〈당신의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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