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17. 1987년〈열애〉,〈내마음 별과 같이〉(2023.06.19.)
오늘은 1987년도입니다.
1987년의 전통가요는, 윤시내〈열애〉(배경모/최종혁) 문희옥〈천방지축〉(이호섭/안치행), 임희숙〈상처〉(하용수/주현), 부부듀엣〈부부〉(신상호작사·작곡), 주현미〈눈물의 부르스〉(정은이/남국인), 최진희〈가버린 당신〉(정욱=정풍송/정풍송),〈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박건호/김희갑). 현철〈내마음 별과같이〉(박성훈/임택수) 등이 있습니다.
이해에는 1월 14일 박종철 고문 사망, 2월 21일 필자 부부 혼인, 3월 1일 미국 뉴욕 마지막 제7세계무역센터 개장, 3월 5일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출시, 3월 22일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발생, 4월 29일 필자 큰딸 출생, 5월 16일 프로야구 해태 선동열: 롯데 최동원 15회 완투 명경기, 6월 9일 이한열 열사 사망. 6월 10일 6.10 항쟁, 7월 15일 태풍 ‘셀마’ 상륙, 8월 19일 전대협 결성, 8월 29일 오대양 자살사건, 8월 15일 독립기념관 개관,
8월 18일 공연윤리위원회〈동백아가씨〉등 186곡 해금, 9월 7일 동독 호네커 서기장 서독 방문, 9월 9일 영화배우 강수연 영화 ‘씨받이’로 제44회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10월 12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 국회 가결, 11월 29일 대한항공858편 폭파사건 발생(사망 115명), 12월 3일 중부고속도로 개통, 12월 15일 KAL기 폭파범 김현희 송환, 12월 16일 노태우 대통령 당선 등이 있습니다.
-〈열애〉- 배경모 작사, 최종혁 작곡, 윤시내(1987년 오아시스레코드사 최초 1979년)
(대사) “처음엔 마음을 스치며 지나가는 타인처럼 흩어지는 /
바람인 줄 알았는데 앉으나 서나 끊임 없이 솟아나는 /
그대 향한 그리움”/
1절. 그대의 그림자에 쌓여 이 한세월 그대와 함께 하나니 /
그대의 가슴에 나는 꽃처럼 영롱한 별처럼 찬란한 진주가 되리라 /
그리고 이 생명 다하도록 이 생명 다하도록 /
뜨거운 마음 속 불꽃을 피우리라 / 태워도 태워도 재가되지 않는 /
진주처럼 영롱한 사랑을 피우리라/
2절. 그리고 이 생명 다하도록 이 생명 다하도록 /
뜨거운 마음속 불꽃을 피우리라 /
태워도 태워도 재가되지 않는 / 진주처럼 영롱한 사랑을 피우리라/
〈열애〉1979년 윤시내가 부른 노래로 대한음반에서 발매한 ‘윤시내 1집 이별의 길목
/ 사랑의 시’ 앨범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이별의 길목〉〈공부합
시다〉〈디제이에게〉〈젖은 날개〉〈당신의 마음가에〉Side B면.〈사랑의 시〉〈연인〉
〈열애〉〈찬비〉〈탓〉〈시장에 가면〉등 12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1987년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도 음반을 발매했기에 1987년에 편성을 해 올려드리는 것으로서,
오늘은 1988년 8월 1일 방영된 ‘가요무대’에서〈열애〉를 부르는 장면을 올려드립니다.
1979년 대한민국 전체를 감동의 물결로 만든 노래가 있었으니, 그 노래가 윤시내의
〈열애〉였는데, 노래에서 묻어나는 가슴 저린 감동과 아름다운 순애보에 더욱 찬사를
보냈습니다. 부산 젊은이들의 음악성지인 ‘카네기음악감상실’과 ‘무아음악감상실’ DJ겸
부산MBC PD·DJ인 배경모(1943년∽1978년)는 직장암 투병 중에도 죽음에 당당하게
맞서면서 마지막 유언 형식으로 부인에게 전해줄 애절한 사랑이야기(편지)를 남깁니다.
「너의 이름은 지현 이라고 했다. 손을 담그면 손끝이 시려 올 것만 같은 가을의 하늘 아래서 우리는 만났다. 나는 너의 애달픈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고개를 숙이면 너의 영혼마저 쏟아져 버릴 것 같았다. 지현아, 너는 그때 스물하나의 꽃다운 나이였다. 서른 여섯이 되도록 내가 한 일은 무엇일까? 엘비스 프레슬리를 좋아했고, 두 아이의 아버지였고 목숨을 나눌 친구가 있고, 술잔에 담긴 시가 있고, 그리고 나의 전부를 사랑해 준 나의 아내 지현이가 있구나. 이제 죽음은 고통이 아니라 나의 친구다. 내가 사랑하던 모든 것으로부터 나를 데려가려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기에 창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가 죽음인지 내 아내의 염려스런 조용한 발소리인지 이제는 구별조차 할 수 없구나. 너의 이름은 지현이라고 했다. 나는 너의 남편이라기 보다 변덕스러운 연인에 불과했다. 나는 알고 있다. 내 마지막 순간을 그리고 나를 지켜주는 이가 지현이며 너의사랑인 것을 이제 모든 것은 끝났다. 음악도 끝나고, 술병은 비었고, 친구들도 떠났다. 지현아, 너를 남겨두고 이제는 내가 떠난다.」
배경모가 작고한 후 그의 아내 김지현이 작곡가 최종혁에게 그의 유서 편지를 건넨 것이 노래〈열애〉의 모티브가 된 것입니다. 젊은 나이에 요절한 배경모의 가장 처절한 이별의 글을 품고 있는 노랫말이고, 우수에 깃든 표정과 음색, 혼신의 힘을 다해 불꽃처럼 타오른 절창이 윤시내의〈열애〉입니다.
윤시내가〈열애〉를 처음 부른 날이 1979년 11월 26일 세종문화회관. 12월 9일 ‘제1회 TBC 세계가요제’에 참가할 대한민국 대표가수 선발 무대였습니다. 양희은, 박경애, 옥희와 본선에 참가해 폭발적인 가창력과 에너지 넘치는 무대 메너로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윤시내가 2020년 8월 18일 KBS1-TV ‘아침마당’에 출연해 전한〈열애〉일화 한토막, “당시 팬레터를 많이 받았는데, 기억나는 몇 장이 있다. 그 중에 한 부부는 이혼을 결심하고 고속버스를 탔는데, 두 사람이 열애 시절 다정하게 들었던〈열애〉가 버스에서 나왔다고 하더라. 그 노래를 듣고 다정하던 시절이 많이 떠올랐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혼을 접고 다시 집으로 되돌아갔다며, 고맙다 하더라. 굉장히 보람을 느꼈다.”했습니다.
부산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해 1982년 7월 17일 부산「동명극장」에서 배경모 미망인을 초청한 김호선 감독과 주연배우들의 팬 사인회를 시작으로 개봉된 영화 ‘열애’는 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배우 김추련, 나영희, 송재호, 윤나영, 최윤석, 김미숙, 김신재, 신인 김종석(최백호 역) 등이 출연한 영화의 줄거리는「PD 배경모는 아내 지현의 이해와 사랑으로 자신의 길을 가고, 방송국 음악프로그램인 ‘별이 빛나는 밤에’의 DJ를 맡게 된다. 그의 재치로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경모의 가족은 경모가 직장암 진단을 받으면서 불행을 겪는다. 주변인들의 따뜻한 격려에도 불구하고 경모의 수술은 실패하고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그에게 다가온다. 그는 한 편의 시를 남긴 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 친구들 그리고 사랑했던 모든 것들과 작별을 한다.」
-〈내 마음 별과 같이〉- 주일청 작사, 임택수 작곡, 현철(1987년 태광음반)
1절. 산 너울에 두둥실 홀로 가는 저 구름아 /
너는 알리라 내 마음을 부평초 같은 마음을 /
한 송이 구름 꽃을 피우기 위해 떠도는 유랑별처럼 /
내 마음 별과 같이 저 하늘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나리/
2절. 강바람에 두둥실 길을 잃은 저 구름아 /
너는 알리라 내 갈 길을 나그네 떠나갈 길을 /
찬란한 젊은 꿈을 피우기 위해 떠도는 몸이라지만 /
내 마음 별과 같이 저 하늘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나리/
〈내 마음 별과 같이〉1986년 현철이 부른 드라마 주제가로 1987년 1월 20일에 태광음반에서 발매한 ‘현철·주현미, 내 마음 별과 같이’ 앨범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1면. 현철〈내 마음 별과 같이〉〈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못난 청춘〉〈사랑은
나비인가 봐〉〈못 잊겠어요〉〈나의 연인〉SIDE 2면. 주현미〈비 내리는 영동교〉
〈내 마음 별과 같이〉(경음악),〈돌아와 주세요〉〈갈 때는 가더라도〉〈이별의 순간〉
〈온 국민이 다함께 부르는 노래〉등 12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986년 8월 9일∽
1987년 3월 1일까지 방영된 남지연 극본, 주일청 연출, 탤런트 선우은숙, 한진희, 정재순,
윤승원, 주현, 이일웅, 김순철, 여운계, 장학수, 안옥희, 안병경 등이 출연해「1930년대
유랑극단에 뛰어든 이옥례(선우은숙)의 일생을 통해 악극 60년 변천사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악극을 꽃피운 주역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일생을 통하여 예술의 한 장르를
재조명을 해 보고 역사의 이면을 그려 본 드라마」총 58부작 KBS-2TV 주말드라마
‘내 마음 별과 같이’의 동명 주제가입니다. 특히 혜성극단 단장 백만수역의 양석천과
이첨지의 아들 역을 맡은 배삼룡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원래 본 주제가는 주현미 〈내 마음 별과 같이〉(남지연/박성훈)였고, 현철〈내 마음 별과 같이〉는 드라마 중간에삽입된 곡이였지만, 대중들에게는 현철〈내 마음 별과 같이〉가 더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 당시 필자는 친구들 부모님 회갑잔치에 갔을 때마다 현철〈내 마음 별과 같이〉를 불렀더니 앉아 음식만 드시던 할머니들이 한분 두분 나오셔서 춤을 추시니까 친구들도 나와 파트너가 돼 주고, 덩달아 할아버지들도 나오셔서 저절로 짝을 지어 춤을 추시다 마이크를 뺏으며 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해 순식간에 흥겨운 시간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후 회갑·칠순잔치 때마다 노래를 불렀고 앵콜곡은 이미자 선생님〈황포돛대〉였습니다.
-〈내 마음 별과 같이〉- 남지연 작사, 박성훈 작곡, 주현미(1987년 태광음반)
1절. 오늘도 내일도 별을 이고 바람에 떠도는 인생 /
산 넘고 강을 건너 가는 길은 울고 웃는 한마음 무대 /
그래도 가리라 가고 또 가리라 /
흥겨운 가락에 장단 치고 춤추며 유랑의 별 질 때까지 /
우리 함께 가리라/
2절. 일 년을 하루같이 단봇짐에 구름 따라 떠도는 인생 /
분단장 요술쟁이 가는 길은 한도 많은 유랑무대 /
그래도 가리라 삼천리 방방곡곡 /
나팔소리 북소리에 노래하고 춤추며 유랑의 별 질 때까지 /
우리 함께 가리라/
주현미는 이 주제가로 1987년 ‘제2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시에는 한 드라마에 주제가 2곡인 것은 아주 드문 일이었는데, 먼저 나온 주현미의
〈내 마음 별과 같이〉노랫말은 극본을 쓴 남지연 극작가 지었고, 멜로디는 임택수 음악
감독이 작곡가 박성훈에게 요청하여 곡이 만들어졌으며, 현철이 부른 건 서울대학교
철학과 출신인 시인이며 탤런트 주현의 형님인 연출가 주일청이 시인 특유의 감각으로
가사를 만들어 임택수 음악감독이 직접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므로 드라마 극작가와
연출가, 음악감독과 작곡가가 합심해〈내 마음 별과 같이〉주제가 2곡이 탄생했습니다.
☞ 남지연(1933년∽2004년): TBC-TV 최초의 주말연속극 ‘결혼행진곡’ ‘백년손님’ 등
☞ 임택수(1941년∽2006년): 드라마 1988년〈하늘아 하늘아〉1990년〈파천무〉1994년
〈한명회〉1995년〈장녹수〉1996년〈용의 눈물〉1998년〈왕과 비〉등이 있습니다.
☞ 우리나라의 악극단에는 1932년 이철이 설립한 오케(OKEH)레코드사 전속 악극단
으로 조선악극단(朝鮮樂劇團)이 있습니다. 고복수, 이난영, 남인수, 김정구 등 당대의
가수와 작곡가 김해송·손목인, 안무가 강윤복 등이 활동한 대형 예술단체로서 신민요,
유행가, 만요, 만담, 등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만주 등지에서 순회공연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악극단은 ‘예원좌(藝苑座)’ ‘배구자악극단’ ‘빅타가극단’ 등이 있고,
악극은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홍도야 울지마라’ ‘목포의 눈물’ ‘찔레꽃’ 등이 있습니다.
다음엔 1988년〈하늘아 하늘아〉〈봉선화 연정〉〈사랑밖엔 난 몰라〉〈손에 손잡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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