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18. 1988년〈하늘아 하늘아〉,〈봉선화 연정〉(2023.06.26.)
지난 토요일에 뉴스아이신문 사주(社主)님의 어여쁜 둘째 따님 혼례식이 있었습니다. 원앙금침(鴛鴦衾寢) 고이고이 간직하여 평생을 알콩달콩 어여쁘게 살아가기 바랍니다.
오늘은 1988년.
대한민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린 ‘제24회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해입니다. 이 해의 전통가요는 이미자 선생님〈머나먼 조국〉(정은이/남국인),〈서울 십오야〉(윤익삼/남국인),〈친정 어머님〉(정은이/남국인) ,김지애〈몰래한 사랑〉(김동원/이용), 염수연〈하늘아 하늘아〉(임택수/박성훈), 오은주〈돌팔매〉(김동찬/김수환), 주현미〈신사동 그사람〉(정은이/남국인), 현철〈봉선화 연정〉(김동찬/박현진)이 있고,
이 해에는 1월 1일 소련 ‘페레스트로이카’ 착수, 2월 13일 남극 세종과학기지 준공, 2월 17일 아시아나항공 창립, 2월 23일 제13대 노태우 대통령 취임, 5월 4일 과천 서울랜드 개장, 8월 29일 서울 국제펜대회 개막, 9월 17일 서울올림픽 개막,
태어난 가수는 12월 24일 윤수현, 작고한 인물은 8월 1일 농촌운동가 김용기, 11월 15일 작곡가 윤극영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하늘아 하늘아〉,〈봉선화 연정〉,〈사랑밖엔 난 몰라〉,〈손에 손잡고〉4곡입니다.
–〈하늘아 하늘아〉- 박성훈 작사, 임택수 작곡, 염수연(1988년 지구레코드사)
1절. 용마루 처마 끝에 한숨이 서리우고 /
풀벌레 울 때마다 시름에 젖어드네 /
댕기머리 철부지가 세자빈 되어 /
구중궁궐 심은 설움 그 누가 아리 /
눈물로 얼룩진 슬픈 사연 한중록 /
고운 님 여의옵고 애간장 끓네 /
아아 무심하오 하늘아 하늘아
2절. 소쩍새 우는 뜻은 피 맺힌 열녀의 길 /
동짓달 설한풍에 달빛만 차갑구려
댕기머리 철부지가 세자빈 되어 /
일편단심 님을 위해 살아온 세월 /
눈물로 얼룩진 슬픈 사연 한중록 /
어이해 삭풍은 왜이리 매서운고 /
아아 무심하오 하늘아 하늘아/
〈하늘아 하늘아〉1988년 염수연이 부른 드라마 주제가로 1989년 2월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사랑의 자리 / 슬픈 꿈’ 앨범에 실려있는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ONE.〈사랑의 자리〉〈하늘아 하늘아〉(KBS 연속극 주제가)〈사랑은 무죄〉〈무소식〉〈고백〉SIDE TWO.〈슬픈 꿈〉〈고향의 달〉〈잊으리라〉〈보내놓고〉〈하늘아 하늘아〉(경음악) 등 10곡이 함께 수록돼 있습니다. NO. 57 ‘한중록’은 다른 드라마입니다.
1988년 7월 4일부터 1989년 3월 28일까지 방영된 임충 극본, 안영동 연출의 190부작 KBS2-TV 일일드마라 주제가로 당시 MBC-TV ‘한중록’과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던 중 드라마 중간 부분부터 드라마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만들어 드라마 오프닝 전과 중간에 삽입돼 매일 2〜3차례 방송을 탔습니다.
당초 주제가를 나훈아가 부르기로 했지만 스케줄이 맞지않아 1987년 작곡가 고봉산 추천으로 KAL 폭파범 김현희를 소재로 한〈고향의 달〉로 일본에서 활동하던 신인가수 염수연이 부르게 된 것입니다. 염수현 회고 “지구레코드사에서 단 3일 만에 녹음을 끝냈는데 드라마가 종영 무렵엔 이미 유명해졌더라고요. 물론 제 이름이나 얼굴보다 노래가 먼저 알려진 거죠. 라디오와 TV 출연이 많아졌고, 야간업소나 지방행사 초대가 폭발했어요.”
‘하늘아 하늘아’ 줄거리,「사대부의 딸이자 세자 아내인 혜경궁 홍씨의 삶의 궤적을 통해 역사를 지켜나간 한 여인의 길을 조명한 드라마」영조대왕 김성겸, 사도세자 정보석, 혜경궁 홍씨 하희라(아역에 이재은, 이주희), 사도세자 후궁임씨 윤유선, 숙원문씨 상궁 사미자. 정조대왕 이민우, 김흥기, 이경표 등 탤런트 출연했으며, 하희라의 성인 연기 데뷔작이었습니다.
드라마에서 영조(김성겸)가 처음 손녀뻘 나이의 어린 동궁빈 혜경궁 홍씨(이재은)를 맞이하고 나서 세자빈이 문안 인사차 찾아오면 언제나 세자빈을 무릎에 앉히고 귀여워하며 “호호호 고것 참~”하는 유행어가 전국에 퍼졌고, 이재은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올라서 다들 “이재은 예쁘고, 당차고, 귀엽다.”고 난리가 났었죠.
–〈봉선화 연정〉- 김동찬 작사, 박현진 작곡, 현철(1988년 지구레코드사)
1절. 손 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부르리 /
더 이상 참지 못할 그리움을 가슴 깊이 물들이고 /
수줍은 너의 고백에 내 가슴이 뜨거워 /
터지는 화산처럼 막을 수 없는 /
봉선화 연정
2절. 손 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부르리 /
더 이상 참지 못할 외로움에 젖은 가슴 태우네 /
울면서 혼자 울면서 사랑한다 말해도 /
무정한 너는 너는 알지 못하네 /
봉선화 연정 / 봉선화 연정/
〈봉선화 연정〉1988년 현철이 부른 노래로 12월 20일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현철 3집, 봉선화 연정 / 사랑의 슬픔’ 앨범에 실려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봉선화 연정〉,〈백년해로〉,〈우리함께 춤을〉,〈이별의 이야기〉,〈내 마음 구름이라면〉, SIDE B면.〈사랑의 슬픔〉,〈사랑의 가방을 짊어지고〉,〈추신〉,〈내 사랑 항구〉,〈사랑이 종점〉 등 10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1969년〈무정한 그대〉로 데뷔한 현철에게 20년 무명가수 생활에서 벗어나게 해 준 곡으로, 현철은 이해 ‘KBS 가요대상’을 수상하고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태진아, 김흥국과 함께 앵콜송으로 불렀던〈봉선화 연정〉. 그 이후 현철은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와 함께 한국의 ‘트로트 4대 천황’으로 불립니다.
우리들이 평생 가슴에 묻어 둔 첫사랑의 연인은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가 않는 영원한 로망입니다. 아침 이슬같이 영롱하고, 꽃처럼 어여쁜 모습과 고운 자태(姿態), 손 대면 ‘톡’하고 터질 것같은 첫사랑이 있었기에 젊은시절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필자는 군 제대하고 첫사랑을 만나서 끝사랑이 됐으니까, 그런 꿈같은 행복은 없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지 못할 그리움을 가슴 속에 물들여 놓고, 터지는 화산처럼 막을 수 없는 그리움만 남겨두고 떠난 첫사랑을 구름에 달 가듯 흘려보내고 행복하게 살아가요.
노랫말을 지은 작사가 김동찬은, “노래 속 ‘그대’는 자신이 고향인 부여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짝사랑했던 한 여학생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노래가 발표될 당시에 김동찬의 나이는 39세였으니, 마흔에 접어들 무렵 되새겨 보는 이팔청춘의 감성이었나? 까까머리 시절의 첫사랑에 대한 추억에 그의 콩닥거리는 심장의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봉선화 연정〉인데 이 곡으로 유명해 질수 있었다.”며 “작곡한 박현진과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나든〈봉선화 연정〉노래비를 만들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항상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작사·작곡가 김동찬은 1949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KBS ‘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기똥찬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2008년 에세이집「네 박자, 둥지 그리고 봉선화 연정」을 출판했습니다. 그의 대표곡은 송대관 〈네박자〉,현철〈사랑의 이름표〉,배일호〈신토불이〉,김혜연〈유리구두〉 등이 있습니다. 현철은 2020년 KBS2-TV ‘불후의 명곡’에 출연한 이후 큰 수술을 받고 3년째 재활치료 중이라는데, “가수 현철이 아닌 자연인 강상수로 살겠다.”는 그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사랑밖엔 난 몰라〉- 심수봉 작사·작곡, 심수봉(1988년 현대음향)
1절. 그대 내 곁에 선 순간 그 눈빛이 너무 좋아 /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땜에 내일은 행복할거야 /
얼굴도 아니 멋도 아니 아니 /
부드러운 사랑만이 필요했어요 /
지나간 세월 모두 잊어버리게 /
당신없인 아무것도 이젠 할수 없어 /
사랑밖엔 난 몰라
2절. 무심히 버려진 날 위해 울어주던 단 한 사람 /
커다란 어깨 위에 기대고 싶은 꿈을 당신은 깨지 말아요 /
이날을 언제나 기다려왔어요 /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
그리운 바람처럼 사라질까봐 /
사랑하다 헤어지면 다시 보고싶고 /
당신이 너무 좋아
〈사랑밖엔 난 몰라〉1987년 심수봉이 부른 노래로 현대음향에서 발매한 ‘심수봉 6집, 사랑밖엔 난 몰라 / 그대는 이방인’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사랑밖엔 난 몰라〉〈그대와 탱고를〉〈사랑의 마음〉〈나의 사계절〉〈사랑밖엔 난 몰라〉(경음악), Side B면.〈그대는 이방인〉〈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올가을엔 사랑할거야〉〈그때 그 사람〉〈아침이다〉(건전가요) 등 10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2023년 컬투쇼에서 밝힌 심수봉의 말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버지 없이 자라고 삼촌은 저를 너무 학대하고, 하여튼 요즘 가만히 전체를 정리하면서 보니까 정말 한 번도 남자에게서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더라. 우리 남편이 처음으로 그래도 남자로서 사랑을 줬다. 남편 만난 지 올해가 30년 됐다. 너무나 남자의 사랑을 받아 본 적 없어 ‘사랑밖엔 난 몰라’라고 했던 것 같다.” 그녀는〈사랑밖엔 난 몰라〉속 사랑은 대상이 있기보다는 이상이라 전했습니다. 지난 3월 MBN TV ‘불타는 트롯맨’ 우승자 손태진의 이모할머니라는 심수봉 누님의 앞길에 영원한 사랑만 넘치기 바랍니다.
마하트마 간디(1869년∼1948년 인도) “사랑은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1988년 대한민국 서울에서는 ‘제24회 하계올림픽’이자 아시아에서는 1964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이 개최됐습니다. 정식 명칭은「제24회 서울 올림픽 경기대회」(Games of the XXIV olympiad Seoul 1988), 대한민국의 부흥을 상징하는 대회로서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던 대한민국이 불과 30여년 만에 한강의 기적으로 일궈낸 눈부신 발전상을 온 지구상에 과시한 올림픽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회, 경제, 문화, 체육과 K-가요 등에도 획기적인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그 중에 서울올림픽 공식주제가〈손에 손잡고〉도 전 세계에 힘차게 울려 퍼졌습니다.
–〈손에 손잡고〉(Hand in Hand)- 김문환 작사, 조르조 모로더 작곡, 코리아나(1988년)
1절. 하늘 높이 솟는 불 우리들 가슴 고동치게 하네 /
이제 모두 다 일어나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할 길 나서자 /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 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 되자 /
손잡고 /
Every time we give it all We feel the flame eternally inside us /
Lift our hands up to the sky The morning calm helps us to live in harmony /
For all time / Hand in hand, we stand All across the land /
We can make this world A better
place in which to live /
Hand in Hand we can start to understand /
Breaking down the walls That come between us for all time /
Arirang
2절. Hand in hand we stand All across the land /
We can make this world
A better place in which to live /
Hand in Hand we can start to understand /
Breaking down the walls That come between us for all time /
Hand in hand
(Breaking down the walls) /
Hand in hand(between us) /
Hand in hand(for all time)
4인조 혼성그룹 코리아나(Koreana)는 1976년 ‘파이브 핑거스’ 멤버인 이승규, 이용규 형제 그리고 이들 형수 홍화자와 따로 트리오 활동을 하던 홍화자 오빠 홍신윤과 그의 아내 안영희, 동생 홍윤식 이렇게 두 사돈 집안이 합쳐지면서 만든 ‘아리랑 싱어즈’로 시작해 1978년 발표한 싱글〈Dark Eyes〉가 유럽 전역에서 빅히트를 치며 독일 ‘무지크라덴’(Musikladen)에서 유럽의 음악그룹 Top 10에 선정되는 등 상당한 인기를 얻게 됐습니다. 그리고 1985년 이용규, 이승규, 이애숙, 홍화자로 결성된 ‘코리아나’가 탄생해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음반을 발매한〈손에 손잡고〉가 개막식 때 전 세계인을 감동시키며 유럽에서 1,7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린 명곡이 됐습니다. 홍화자는 구리시 홍보대사로, 코리아나 매니저였던 신랑 김영일은 구리시립묘지에 영면해 계십니다.
다음엔 1989년〈노래는 나의 인생〉,〈얄미운 사람〉,〈미스 고〉,〈호랑나비〉4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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