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22. 1992년〈신토불이〉,〈흔적〉(2023.07.24.)
오늘은 1992년도입니다.
1992년도 전통가요로는, 김명애〈도로남〉(조운파 작사·작곡), 문주란〈남자는 여자를 귀찮게해〉(양인자/김희갑), 배일호〈신토불이〉(김동찬/박현진), 설운도〈여자 여자 여자〉(이수진/설운도), 송대관〈차표 한장〉(조동산/원희명), 오은정 〈가평아가씨〉(오은정/김정일), 주현미〈또 만났네요〉(이건우/김영광), 최유나〈흔적〉김순곤/방기남), 최진희〈미련때문에〉(장우 작사·작곡), 편승엽〈찬찬찬〉(김병걸/이호섭) 등이 있고,
이 해에는 1월 8일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 ‘수요집회’ 시작, 2월 1일 고양군→ 고양시 승격, 3월 23일 서태지와 아이들 첫 정규앨범 발매(반도음반), 4월 29일 미국 LA폭동, 6월 14일 브라질 리우 ‘기후변화협약’ 체결, 8월 9일 황영조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획득, 8월 11일 대한민국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 발사, 8월 24일 중국 수교, 8월 25일 서울 잠실운동장 32,000쌍 합동 혼인식으로 기네스 기록, 11월 13일 가수 김완선 은퇴 선언, 12월 18일 제 14대 대통령 김영삼 당선, 12월 22일 베트남과 수교 등이 있습니다.
태어난 가수는 4월 6일 허찬미, 5월 21일 안예은, 5월 29일 한그루, 6월 27일 안소희, 7월 6일 소유미, 7월 16일 설하윤, 9월 18일 김용빈, 11월 23일 박성연, 12월 16일 정다한 등이 있고, 축구선수 손흥민은 7월 8일입니다. 작고한 인물은 3월 9일 영부인 프란체스카 도너, 9월 23일 가수 백난아 등이 있습니다.
–〈신토불이〉– 김동찬 작사, 박현진 작곡, 배일호(1992년 서울음반)
1절.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냐 이땅에 태어난 우리 모두 신토불이 /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 /
압구정 강남거리 여기는 어디냐 순이는 어디 가고 미쓰리만 있느냐 /
쇼윈도의 마네킹이 외제품에 춤을 추네 /
쌀이야 보리야 콩이야 팥이야 /
우리 몸엔 우리건데 남의 것을 왜 찾느냐 /
고추장에 된장 김치에 깍두기 잊지마라 잊지마 너와 나는 한국인 /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
2절.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냐 이땅에 태어난 우리 모두 신토불이 /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 /
영등포 명동거리 여기는 어디냐 순이는 어디 가고 미쓰리만 있느냐 /
진열장의 마네킹이 외제품에 춤을 추네 /
쌀이야 보리야 콩이야 팥이야 /
우리 몸엔 우리건데 남의 것을 왜 찾느냐 /
고추장에 된장 김치에 깍두기 잊지마라 잊지마 너와 나는 한국인 /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 / 신토불이야
〈신토불이〉1992년 배일호가 부른 노래로 1993년 4월 서울음반에서 발매한 배일호 3집 ‘신토불이’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신토불이〉,〈연인아〉,〈정줄 사람 왜 없나요〉,〈이별의 부르스〉,〈요즘세상〉Side B면.〈꿈이야〉,〈사랑의 동반자〉,〈봐봐봐〉,〈바람따라 구름따라〉,〈신토불이〉(경음악) 등 총 9곡이 함께 수록돼 있습니다.
배일호의 말(言) “역시 저는 누가 뭐래도 ‘신토불이’ 가수인가 봐요. 고향에서 벼 베고, 지게 지고, 밭에서 콩도 뽑으며 농사일의 노고를 몸소 겪었죠. 그래서인지 늘 농촌·농민이라는 말만 들어도 남다른 감정이 있어요. 우리 먹거리를 지키고 땅을 지키는 분들이 바로 농민들이니까요.” 당시 신드롬을 일으킨〈신토불이〉입니다.
배일호(본명 김종원)는 1957년 충청남도 논산에서 태어나서 1975년 논산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상경해 밴드활동과 방송 진행 보조를 하면서 가수의 꿈을 키워오던 중 군산 서해방송국 ‘가수왕 선발대회’에서 1위를 한 뒤에 1980년 가수 배호를 너무 좋아해 예명을 ‘배일호’로 하고〈봐봐봐〉로 가수의 꿈을 이뤘습니다.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서 어릴 적부터 농사에는 일가견이 있어서〈신토불이〉는 천상 배일호 밖에는 궁합이 안 맞았을 것입니다. 배일호의 말, “1990년대 우루과이 라운드가 화두였어요. 지게질로 잔뼈가 굵은 저는 농민들을 대변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어요. 그래서 작사가 김동찬을 찾아가 속내를 밝혔는데 세태를 풍자하거나 사회추세를 반영하는 난감한 소재였지만 논의를 거쳐 ‘신토불이’라는 제목이 나왔고, 작곡가 박현진이 곡을 써 마침내 노래가 탄생했습니다.”
〈신토불이〉는 당시 사회 분위기를 타고 히트해 13년간의 무명가수 설움을 벗어 버릴 수 있었습니다. 배호 왈(曰) “제 노래가 반발하는 농민이나 어민들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보니 한때 방송 금지곡이 됐을 정도였죠. 방송에서 잘 틀어주질 않았어요. 반대로 농민 시위 현장에는 단골로 불려다녔고요.” 2007년 배일호의 고향인 충남 논산 관촉사(灌燭寺) 인근 공원’에〈신토불이〉노래비가 세워졌습니다.
1991년 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상에서 쌀 수입개방 논의가 본격화되자 11월 1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쌀 수입개방 반대 백만인 서명운동 전진대회’가 펼쳐지자 2,223천명이 서명합니다. 이는 ‘쌀 수입개방 반대 범국민 서명운동’으로 이어져서 12월 22일까지 13,070천명의 국민들이 서명하는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습니다. 1992년 6월 ‘기네스북’에서 ‘최단 시일 최다 서명’ 세계 신기록으로 인정을 받은 ‘인증서’가 있습니다. 그 당시 배일호의 3집 앨범〈신토불이〉에는 ‘身土不二’만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흔적〉– 김순곤 작사, 방기남 작곡, 최유나(1992년 금성레코드사)
1절. 이제는 가도 되는 건가요 어두워진 거리로 /
오늘만은 왠지 당신 앞에서 울고 싶지 않아요 /
어차피 내가 만든 과거 속에서 살아가야 하지만 /
절반의 책임마저 당신은 모르겠지요 /
지나간 날을 추억이라며 당신이 미소 지을 때 /
기억해요 슬픈 여자 마음에 /
상처뿐인 흔적/
2절. 어차피 내가 만든 과거 속에서 살아가야 하지만 /
절반의 책임마저 당신은 모르겠지요 /
지나간 날을 추억이라며 당신이 미소 지을 때 /
기억해요 슬픈 여자 마음에 상처뿐인 흔적 /
기억해요 슬픈 여자 마음에 상처뿐인 흔적을/
〈흔적〉1991년 최유나가 부른 데뷔곡으로 1992년 12월 1일 금성레코드사에서 발매한 ‘흔적 / 애정의 조건’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흔적〉,〈잎새의 꿈〉,〈찾아온 바닷가〉,〈떠날 사람은 누구〉,〈애정의 조건〉, Side B면.〈꿈꾸는 와인〉,〈첫 정〉,〈사할린에 부치는 편지〉,〈부두에서〉,〈그대는 빗물이어라〉,〈흔적〉(경음악), 등 10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흔적〉은 총 58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흔적〉은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진 후 사랑하는 연인과의 추억이 남은 흔적을 서정성 짙은 감성적 노랫말과 깊은 여운이 드리운 멜로디, 최유나 특유의 애잔하게 파고드는 맑고 고운 허스키하면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차분하게 엮어 만든 곡으로 그녀의 최고 히트곡 중에서 최고로 히트한 곡으로 지금까지 ‘카페 추천곡 1위’곡입니다.
최유나의 말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해보겠다는 심정으로 발표한 곡이 바로 ‘흔적’이었어요. 무명시절을 견디며 하도 답답해서 우연히 명리학을 접하게 됐는데 반드시 노래로 성공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믿음이 진짜 현실로 다가서는 걸 보니 정말 신기했죠.”
최유나(본명 최효중)는 1964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나 목포여자고등학교와 호남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KBS 신인 탄생’에서 5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수로 데뷔한 후에 1984년 1집 앨범 ‘첫정’을 발매했고, ‘MBC 서울 국제가요제’에서 인기상을 수상해 대중들의 관심을 받다가 1987년 KBS-2TV 주말연속극 ‘애정의 조건’ 주제가를 불렀으며, 1992년〈흔적〉이 크게 히트하면서 1993년 ‘제4회 서울가요대상 본상 수상’과 ‘제8회 골든디스크 SKC 장려상’ 1993년 ‘한국 노랫말 가요대상’ ‘MBC 연말 가요제전 올해의 트로트상’ 1996년과 1997년 ‘서울가요대상 전통가요발전상’ 등을 수상하면서 인기가수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 밖에 대표곡은 1989년〈사할린에 보낸 편지〉1994년〈밀회〉1996년〈숨겨진 소설〉1997년〈슬픈 그림자〉1999년〈미움인지 그리움인지〉2000년〈와인글라스〉2001년〈밤차로 가지말아요〉2002년〈반지〉2006년〈별난 사람〉2009년〈초대〉2012년〈미워도 미워도〉2013년〈인생 노래방〉2018년〈기로〉2019년〈목포의 사랑〉2020년〈옛날 사람〉등이 있습니다. 특히〈와인글라스〉는 10년 후인 2010년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영화「시(詩)」가 경쟁부문에 선정되어 배우 윤정희와 이창동 감독이 레트카펫에 들어설 때 공식 배경음악으로 사용됐습니다.
☞ 2007년부터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운영 중인 랍스타 & 스테이크 맛집 레스토랑「흔적」을 찾으면 운수 좋은 날에는 흐트러짐 없이 단아한 최유나님을 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기분이 아주 좋은 자리에서는 꼭〈흔적〉을 부릅니다.
또한 2017년 11월 8일 구리시여성노인회관 가요교실에서 주최·주관한 ‘은빛축제’ 초청가수로 첫 곡을 부를 때 필자가 “1992년 발표한 노래”라 하니 놀라더군요. 최유나님과 사진도 한 컷 찍었습니다.
–〈질투〉– 이순자·최연지 작사, 김지환 작곡, 유승범(1992년 서라벌레코드사)
1절. 넌 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 눈앞에 서있는데 /
날 너무 기다리게 만들지 마 웃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 마 /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 그저 사랑의 눈빛이 필요할 뿐이야 /
나의 마음 전하려 해도 너의 눈동자는 다른 말을 하고 있잖아 /
서로를 잘 안다고 느꼈었지 그래서 사랑이라 생각했어 /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있어줘/
언젠가 너는 내게 말할 거야 / 사랑한다고
2절. 넌 누굴 위해 웃고 있는 거야 내가 지금 여기 눈앞에 서있는데 /
날 너무 기다리게 만들지 마 항상 곁에 있다 생각하지 마 /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 그저 사랑의 눈빛이
필요할 뿐이야 /
나의 마음 전하려 해도 너의 눈동자는 다른 말을 하고 있잖아 /
서로를 잘 안다고 느꼈었지 그래서 사랑이라 생각했어 /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있어줘 / 언젠가 너는 내게 말할 거야 /
사랑한다고
〈질투〉1992년 유승범이 부른 MBC-TV월화드라마 주제가로 6월 30일 서라벌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질투 / 오늘이야’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당시 가요 톱10에서 3주연속 1위를 차지한는 빅히트곡입니다. 드라마는 1992년 6월 1일부터 7월 21일까지 16부작으로 방송됐는데 최수종(이영호), 최진실(유하경)의 풋풋하면서도 가슴 저미는 사랑이야기 시청률은 40%, 전국적으로 피자 유행과 편의점 대중화에도 기여했습니다.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 예민 작사·작곡 예민(1992년 아세아레코드사)
1절. 풀잎새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구요 /
그대 노을빛에 머리 곱게 물들면 예쁜 꽃모자 씌워 주고파 /
냇가에 고무신 벗어 놓고 흐르는 냇물에 발 담그고 /
언제쯤 그애가 징검다리를 건널까 하며 가슴은 두근 거렸죠 /
흐르는 냇물위에 노을이 분홍빛 물들이고 /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 달이 빛나고 있네 /
노을빛 냇물위에 예쁜 꽃모자 떠 가는데 /
어느 작은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 얘기
2절. (풀잎새 따다가 엮었어요 예쁜 꽃송이도 넣었구요 /
그대 노을빛에 머리 곱게 물들면 예쁜 꽃모자 씌워 주고파) /
냇가에 고무신 벗어 놓고 흐르는 냇물에 발 담그고 /
언제쯤 그애가 징검다리를 건널까 하며 가슴은 두근 거렸죠 /
흐르는 냇물 위에 노을이 분홍빛 물들이고 /
어느새 구름 사이로 저녁 달이 빛나고 있네 /
노을빛 냇물위에 예쁜 꽃모자 떠 가는데 /
어느 작은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 얘기 /
노을빛 냇물위에 예쁜 꽃모자 떠 가는데 /
어느 작은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 얘기
영상은 1978년 영화 ‘소나기’ 장면입니다. (연이 조윤숙, 석이 이영수, 촬영 충북 영동) 2005년 5월 8일 TV문학관 ‘소나기’ 주제곡입니다.(이세영, 이재응, 전북 임실 구담마을)
다음에는 1993년 태진아〈사모곡〉,한혜진〈갈색 추억〉,신신애〈세상은 요지경〉입니다.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