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30. 2000년〈서울손님〉,〈러브레터〉(2023.09.18.)
오늘은 2000년입니다.
20세기 마지막 해인 동시 2000년대의 첫 번째 해이기도 합니다. 2000년도 전통가요로는, 이미자 선생님〈서울 손님〉(정두수/박춘석), 김혜연〈유일한 사람〉(서판석/정성근), 박진도〈야간열차〉(곽남배/박현진), 방실이〈사랑은 꿀 이별은 약〉(이경미/이현섭), 조항조〈사나이 눈물〉(김병걸/이동훈), 주현미〈러브레터〉(이건우/김영광), 태진아〈사랑은 아무나 하나〉(이건우/외국인) 등이 있습니다.
이 해에는 1월 10일 필자의 아버님(70세) 작고, 3월 1일 독도수호대 발족, 3월 25일 레슬러 김일 은퇴, 6월 13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6월 25일 한국전쟁 50주기, 7월 2일 전화 지역번호 4자리→ 3자리 변경, 8월 15일 이산가족 서울·평양에서 상봉(200명), 9월 22일 재일조총련계 동포 고향방문단 입국, 10월 22일 SBS ‘도전 1000곡’ 첫 방송, 11월 10일 서해대교 개통, 11월 14일 비둘기호 운행 종료, 11월 20일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개통, 12월 15일 서울 지하철 제 6호선 완전 개통, 12월 31일 20세기의 마지막 날, 태어난 가수는, 2월 13일 한이슬, 6월 1일 가수 이나경 등이 있고,
작고하신 인물로는 4월 19일 한경직 목사, 9월 14일 소설가 황순원, 12월 24일 시인 미당(未堂) 서정주 등입니다.
–〈서울 손님〉–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선생님(2000년 지구레코드사)
1절. 뱃길 따라 칠백 리 머나 먼 외딴 곳에 찾아 온 서울 손님이 / 손목을 부여 잡고
사랑을 가르쳐 줬다 / 별빛이 쏟아지는 시오리 백사장에서 / 행복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 나에게 속삭여 준 다정한 서울 손님
2절. 육지 떠나 칠백 리 머나먼 외딴 곳에 찾아온 서울 손님이 / 손목을 부여 잡고
그리움 안겨줬네 / 해당화 곱게 피는 시오리 백사장에서 /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 나에게 속삭여 준 다정한 서울 손님
〈서울손님〉은 1969년 은방울자매 히트곡선에 처음 실렸고, 1974년 11월 대도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은방울 골든앨범 3집〈갯마을〉’에 실렸으며, 하춘화는 1976년 3월 서라벌레코드사에서 제작해 성음사에서 발매한 ‘가요반세기 NO. 09.〈하동포구 아가씨〉옴니버스 음반’에 수록하여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2000년 이미자 선생님의 ‘이미자 베스트 2’ 앨범을 제작하면서 부르셨습니다.
1973년 가수 봉은주가 부른〈서울손님〉은 가사와 멜로디가 다른 노래입니다. 그 당시 ‘서울손님들’ 했던 짓이 참 어이가 없었네요.
「여기는 남해포구 이름없는 주막인데 누구를 찾아왔소 양복입은 서울손님, 하루밤을 쉬었다가 기약없이 가드레도 봄이면 찾아오는 철새와 같이 따뜻한 편지한장 부탁합니다.
여기는 뱃사람만 모여드는 주막인데 누구를 찾아와소 양복입은 서울손님, 때가묻은 주안상에 인사없이 마주앉자 술잔에 주고받는 정이라해도 일년에 한번쯤은 잊지마세요.」
–〈사랑은 아무나 하나〉– 이건우+태진아 작사, 작곡 미상, 태진아(2000년 대영AV)
1절. 사랑은 아무나 하나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사랑은 아무나 하나 눈이라도 마주 쳐야지 /
만남의 기쁨도 이별의 아픔도 두 사람이 만드는 걸 /
어느 세월에 너와 내가 만나 점 하나를 찍을까 /
사랑은 아무나 하나 어느누가 쉽다고 했나/
2절. 사랑은 아무나 하나 사랑은 아무나 하나 /
사랑은 아무나 하나 흔히하는 얘기가 아니지 /
만나고 만나도 느끼지 못하면 외로운 건 마찬가지야 /
어느 세월에 너와 내가 만나 점 하나를 찍을까 /
사랑은 아무나 하나 어느누가 쉽다고 했나 /
어느 세월에 너와 내가 만나 점 하나를 찍을까 /
사랑은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사랑은 아무나 하나〉2000년 태진아가 부른 노래로서 2001년 2월 5일 대영AV에서 발매한 ‘2000 태진아’ 앨범에 실려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비롯해서〈Partner〉(파트너),〈Miya〉(미야),〈남자의 정〉,〈가고 싶은 내 고향〉,〈동숭동 부르스〉,〈사랑의 리퀘스트〉,〈돌아보지마〉,〈내 아들아〉,〈당신의 미소〉 등 10곡이 수록돼 있습니다.
태진아는 이 해에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30세 이상의 국민이 뽑은 가수왕’에 선정되자 앵콜송을 부르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건우와 태진아가 공동으로 작사한 이 노래는 구전가요〈영자야〉를 박제성이 편곡한 곡입니다. 그로 인해 표절시비가 일어나 3년간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진행돼 대법원 판결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태진아 인터뷰 내용 “〈사랑은 아무나 하나〉는 군대에서 여러 버전으로 바꿔 부르던 구전 가요이었기 때문에 표절 시비 자체가 말도 안 된다. 소송자에게 정신적 피해보상 청구도 생각해봤지만 아내와 상의한 후 용서하기로 했다. 이후 녹화장까지 찾아와 저작권협회에 자신을 작곡자로 올려달라 부탁했으나 거절했다.”
1953년 충청북도 보은에서 태어난 태진아(본명 조방헌)는 어린시절 갖은 고생을 하다 무명가수로 지방공연을 다니다가 작곡가 서승일의 권유로 예명 태진아를 지었습니다. 배우 태현실의 ‘태’, 남진의 ‘진’, 나훈아의 ‘아’를 따와 지은 이름이 태진아인 것입니다. 1973년〈내 마음 급행열차〉로 데뷔해 1989년〈옥경이〉가 히트하면서 현철, 송대관, 설운도와 함께 ‘트로트 4대 천황’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그밖에 히트곡들은 1990년〈거울도 안 보는 여자〉,〈미안 미안해〉,1992년〈노란 손수건〉,1993년〈사모곡〉,2001년〈잘났어 정말〉,2002년〈사랑은 장난이 아니야〉,2004년〈동반자〉,2005년〈잘 살거야〉,2006년〈아줌마〉,2010년〈사랑은 돈보다 좋다〉,2011년〈일 나겠네〉,2012년〈사랑은 눈물이라 말하지〉,2015년〈진진자라〉,2018년〈사랑엔 답이 없네요〉,〈그게 답이야〉,2019년〈자기가 좋아〉,〈김선달〉 등 히트곡으로 활발히 활동 중에 있습니다. 현재 진아엔터테인먼트(진아기획) 대표로 있고, 가수 겸 배우 이루가 그의 아들입니다.
–〈유일한 사람〉– 서판석 작사, 정성근 작곡, 김혜연(2000년 뮤직스코어)
1절. 그대는 나의 모자람을 미소로 채워주고 감싸주는 유일한 사람 /
그대는 나의 마음 속에 해가 뜨고 지는 지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
가는 길이 아무리 험하고 멀어도 우리 서로를 지켜주리라 /
내가 기뻐할 때도 내가 슬퍼할 때도 언제나 내곁에 있어 줄 사람 /
내가 외로울 때도 내가 아파할 때도 /
따뜻한 미소로 지켜줄 사람/
2절. 그대는 나의 모자람을 미소로 채워주고 감싸주는 오직 한 사람 /
그대는 나의 마음 속에 비가 오고 개는지를 알고 있는 오직 한 사람 /
누구 하나 힘들고 지치고 아프면 우리 서로를 업어주리라 /
내가 기뻐할 때도 내가 슬퍼할 때도 언제나 내곁에 있어 줄 사람 /
내가 외로울 때도 내가 아파할 때도 /
따뜻한 미소로 지켜줄 사람 /
따뜻한 미소로 지켜줄 사람/
김혜연은 이 노래를 부른 후에 6살 연상인 유일한 사람과 혼인해 2남 2녀의 다둥이 엄마가 됐습니다.〈유일한 사람〉으로 혼인식에서 축가도 많이 불렀다고 하네요. 가수 이찬원은 “혼인은 노래 가사와 같이 내가 기뻐할 때도, 슬퍼할 때도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줄 사람 때문에 하는 거다. 기쁨은 2배로 만들어주고, 슬픔은 반으로 덜어주고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 혼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2020년 9월 22일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한 데뷔 30년차 가수 김혜연의 이야기 보따리,「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어서 연습도 하고 오디션도 봤다. 대학생 때 아버지가 인천 서구 축구협회 회장님이었다. 아버지가 권유해 얼떨결에 ‘전국노래자랑’ 인천 서구 편에 출연했다. 아버님 덕분에 가수의 발판을 튼튼하게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 덕분에 ‘전국노래자랑’ 대표 가수가 됐다. 항상 송해 선생님이 제가 ‘전국노래자랑’ 출연할 때마다 “분위기 메이커다. 없어서는 안 될 가수다고 소개해 주신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행사를 하루에 최대 12개 정도 한 적 있다. 요즘 인기 있는 홍진영, 장윤정도 12개 정도 한 적 있다고 하는데 제가 원조 12개이다. 행사는 새벽에 시작하는 마라톤이다. 수원, 경기, 부산, 창원, 마산, 대구 이런 식으로 12개를 할 수 있다. 무대 없는 곳에서도 한 적있고, 한번은 저녁 행사였는데 어두운 곳으로 쭉 들어갔다. 중간에 막 무덤도 있고 그랬다. 조그마한 탁자에서 노래하는데 그게 납골당 행사였다.」
–〈러브레터〉– 이건우 작사, 김영광 작곡, 주현미(2000년 세원음반)
1절. 구름에 달빛 가린 캄캄한 밤에 나 홀로 잠 못 들어요 /
당신 앞에 자신이 없어 몰래 편지를 써요 /
사랑의 까막눈인데 내가 왜 이럴까 /
몰라요 나도 몰라요 울고만 싶어 /
아무리 써 봐도 자꾸만 보아도 뭔가 빠졌어 /
사랑해요 I love you 그 한마디가 /
아 얄미운 사람/
2절. 낯설은 이름에 깜짝 놀랐죠 바로 당신이군요 /
누가 볼까 숨을 멈추고 몰래 읽어 봅니다 /
사랑의 까막눈인데 내가 왜 이럴까 몰라요 나도 몰라요 울고만 싶어 /
아무리 읽어도 자꾸만 보아도 뭔가 빠졌어 /
I love you I love you 그 한마디가 아 얄미운 사람/
3절. 구름에 달빛 가린 캄캄한 밤에 나 홀로 잠 못 들어요 /
당신 앞에 자신이 없어 몰래 편지를 써요 /
사랑의 까막눈인데 내가 왜 이럴까 /
몰라요 나도 몰라요 울고만 싶어 /
아무리 써 봐도 자꾸만 보아도 뭔가 빠졌어 /
사랑해요 I love you 그 한 마디가 /
아 얄미운 사람/
이 노래〈러브레터〉는 가요계의 여왕 주현미가 1994년 아이들(남매)을 키우기 위해 잠시 활동을 중단했다가 복귀하면서 발표한 노래입니다. 주현미의 밝은 웃음과 순수하고 깨끗한 목소리가 잘 표현된 곡입니다.
주현미는 1961년 광주광역시 서석동에서 태어난 화교 3세로 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의 지인인 작곡가 정종택(가수 정정아 부친)에게 노래 레슨을 받은 후 16살때〈고향의 품에〉등이 수록된 앨범을 취입했고, 중앙대학교 약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1년 MBC 강변가요제에 참가해 입상한 후 서울 남산 부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던 1985년 작곡가 정종택과 김준규가 음반 작업을 제의해와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발매한 김준규·주현미 ‘쌍쌍파티’ 1집이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비 내리는 영동교〉(정은이/남국인)으로 정식으로 가수에 데뷔를 했습니다. 인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주현미는 약국을 계속 운영했습니다. 그러다가 1986년〈눈물의 부르스〉,1988년〈신사동 그 사람〉 등이 대박을 치면서 가수에 전념했습니다.
「러브레터(Love Letter)」학창시절 빙허 현진건의 단편소설「B 사감과 러브레터」를 읽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저 가슴이 쿵쾅쿵쾅 뛰던 추억이 아련합니다. 줄거리는「어느 여자 기숙학교에 B사감이라는 기숙사 사감이 있었다. B사감은 얼굴이 못생긴 노처녀요, 독신주의에 기독교 신자였다. 엄격한 사감인 그녀는 가족이라고 해도 남자가 오지 못하게 해서 휴학투쟁을 유발했으며, 교장에게 불려가 혼나기도 했으나, 여전히 학교내 이성의 출입을 금하였다. 혹시 학교에 러브레터라도 오면 해당 여학생을 불러다 “누구에게 온 것이냐, 왜 모른다고 하느냐”라고 혼쭐을 내면서, 마룻바닥에 무릎 꿇고 “하느님, 이 어린 양이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라고 기도해댔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밤마다 러브레터를 읽으면서 마치 자기에게 온 것인 양 연기를 하고 있었다.」
필자는 연애 시절에 지금의 어부인에게 짧고 선굵게 쓴 딱 한 장의 ‘러브레터’만을 보냈습니다. “오월의 푸르런 신록 만큼이나 밝고, 환하게 살자.” 와우! 남자 중에 남자로구나.
오늘 130회를 끝으로 고인돌의 ‘트로트, 세월따라 사연따라’ 제2부 막을 내리고, 추석 특집편과 10월 2일부터 제3부 영화주제가에 대한 글로 애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 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