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38.〈길 잃은 철새〉〈명월관 아씨〉(2023.11.20.)
오늘은「명보극장」2편 ‘길잃은 철새’ ‘타인들’ ‘명월관 아씨’ ‘난풍’ 글을 올리겠습니다.
–〈길 잃은 철새〉– 유호 작사, 최창권 작곡, 최희준(1965년 신세기레코드사)
1절. 무슨 사연이 있겠지 무슨 까닭이 있겠지 / 돌아가지 않는 길 잃은 철새 /
밤은 깊어서 낙엽은 쌓이는데 / 밤은 깊어서 낙엽은 쌓이는데 /
흐느끼는 소리만 흐느끼는 소리만
2절. 홀로 살고파 왔을까 홀로 울고파 왔을까 / 돌아가지 않는 길 잃은 철새 /
가을은 가고 겨울은 왔는데도 / 가을은 가고 겨울은 왔는데도 /
한숨 짓는 소리만 한숨 짓는 소리만
〈길 잃은 철새〉1965년 최희준이 부른 JBS 중앙방송국(TBC 동양방송) 라디오 연속방송극 ‘특호실 여자손님’의 주제가로 1966년 신세기레코드사 전속 기념으로 발매한 ‘최희준군 전속 기념, JBS 연속극(특호실 여자손님) 주제가 길 잃은 철새 / 엄처시하’ 컴필레이션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최희준〈길 잃은 철새〉(JBS연속극 ‘특호실 여자손님 주제가), 최숙자〈신촌(新村) 언니〉오기택〈원한 십년(十年)〉(HLKV 연속극 주제가)〈나는 외로워도〉남미랑〈사랑의 돌팔매〉SIDE B면. 최희준〈엄처시하〉(영화주제가), 남미랑〈또하나의 비원(悲願)〉〈푸른 맹서(盟誓)〉오기택〈꿈속의 여인〉최숙자〈사랑의 오선지(五線紙)〉등 10곡이 수록됐습니다. 조용필도 1977년부터 이곡을 부르기 시작해 1981년 ‘조용필 제3집’ 앨범에 실었습니다.
영화는 김수용 감독, 배우 남정임, 문희, 태현실, 한성, 김정철, 전계현, 윤인자, 한은진, 전영주, 이향지, 윤소정, 최삼 등이 출연 1967년 3월 1일「명보극장」에서 개봉됐습니다.
타이틀 “꽃다운 육체에 수의를 걸치고 길 잃은 철새는 언제까지 고독에 몸부림쳐야 하나!”
「과실상해죄로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그는(한성) 전과자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쫓겨나 살길을 찾아 헤매지만, 사회는 전과자인 그에게는 너무나도 냉엄하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복역 중 우연히 알게 된 직업 여성인 ‘사리’(남정임)를 만나 도움을 받아 재기에 성공하면서 두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돼 굳세게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당시 언론의 영화평.「한성, 김정철 두 청년이 남주인공, 그밖에 게스트는 모두 여우진(女優陳)인 주제는 ‘여자 고생의 원인은 사나이들 때문’이라는 것. 착하고 불쌍한 아가씨들을 위해 눈물을 흘려달라는 멜로 드라마다. 상영시간 1시간 30분짜리 색채시네스코. 최희준 노래의 히트송이 테마뮤직으로 질펀하게 깔렸다. 태현실, 문희, 남정임 세아가씨는 피치 못할 ‘긴급피난(緊急避難)’적 사유로 각각 죄를 짓고 같은 감방에 사는 모범 여수(女囚)들 이들은 출소후도 전과자라는 멍에 때문에 고된 사회생활을 해야만하고, 그들 앞엔 리어카 국수장수로 고학하는 김정철과 냉혈플레이보이 한성이 나타나 비극의 뜨개질을 해 나가는데 끝내는 피를 보는 언해피엔드로 막이 내린다. 불행한 여인들 사건이 남자탓으로 만 그러졌지만, 대수롭지 않은 남자에게 넘어가는 여인들의 단세포적 사고방식엔 전혀 비판이 없다. 괄괄한 여자 깡패역의 태현실 연기가 놀랄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1970년 이희중 감독이 연출한 영화 ‘특호실 여자 손님’도 개봉됐는데 배우로는
엄앵란, 남궁원 주연, 전계현, 이예춘, 서영춘, 김희갑 등이 출연한 멜로 영화였습니다.
「재벌의 외동딸 미라(전계현)는 미국에 유학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명준(남궁원)에게 접근하기 위해 어머니가 경영하는 고급 여관의 특호실에 투숙해서 구혼 작전을 펼치나 명준은 그녀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신문기자인 미엽(엄앵란)과 데이트를 즐긴다. 한편 미라와 미엽은 친자매였지만 한국전쟁 때 피난길에 헤어져 미라는 재벌가의 딸로 미엽은 고아원에서 자랐던 것. 마침내 언니 미라의 양보로 미엽과 명준이 화려하게 혼인한다.」
☞ 최희준(1936년〜2018년)의 본명은 최성준. 서울에서 태어나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에 손석우가 지어 준 예명으로 1960년〈우리 애인은 올드 미스〉1961년〈내 사랑 쥬리안〉1964년〈맨발의 청춘〉〈월급봉투〉〈진고개 신사〉1965년〈수탉 같은 사나이〉〈엄처시하〉1966년〈종점〉〈하숙생〉1967년〈빛과 그림자〉〈옛이야기〉〈팔도강산〉1968년〈노신사〉1970년〈길〉등 수많은 노래를 남겼습니다.
그의 별명은 “찐빵”으로 무대 위에 설치된 조명의 열기로 인해서 짧게 자른 스포츠형 머리에서 김이 나는 모습이 마치 찐빵 같다면서 코메디언 구봉서가 지어줬다고 합니다.
–〈타인들〉– 신봉승 작사, 박춘석 작곡, 문주란(1967년 지구레코드사)
1절. 당신과 나는 남남으로 만났다가 / 상처만 남겨 놓고 남남으로 돌아섰다 /
호수의 백조처럼 내가 가는데 / 사랑을 막아 놓고 발길을 묶어 놓고 /
진종일 진종일 비가 나린다
2절. 당신과 나는 남남으로 만났다가 / 마음만 주고 받고 남남으로 돌아섰다 /
흐르는 구름처럼 내가 가는데 / 발길을 묶이고 사랑은 막혔어도 /
백조는 목이 메어 울지 못한다
〈타인들〉1966년 문주란이 부른 동명의 MBC 라디오연속극과 1967년 영화주제가로 1967년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박춘석 작곡집, 나혼자 못잊어서/ 타인들’ 앨범에 실려 있는 B면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문주란〈나혼자 못잊어서〉〈남과 북〉〈검은 상처의 부르스〉권혜경〈회상〉쟈니브러더스〈애인 진단서〉이종국〈젊음의 부르스〉SIDE B면. 문주란〈타인들〉〈울지않고 가련다〉권혜경〈눈물〉진송남〈슬픈 휘파람〉남강수〈눈물의 모자등〉정유정〈강가의 애수〉등 12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타인들〉은 작곡가 박춘석과 가수 문주란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노래입니다. 영화는 제작 김인동, 기획 박민, 각본 신봉승, 김기덕 감독, 영화배우 신성일, 최은희, 김진규, 문희 등이 출연해 1967년 6월 10일 서울의「명보극장」에서 개봉되었습니다. “애욕(愛慾)은 약(弱)하고 순애(殉愛)는 강(强)한 것! 문화방송 인기 연속극! 타인들” “밤마다 11시···· 가슴 조이며 기다리는 그대의 모습····” “호수(湖水)가의 아름다운 백조(白鳥)가 울어대는 호반(湖畔)의 정사(情事)! 어쩌 남남끼리 만났다 말없이 헤어질 때, 쓰라린 이내 가슴 무엇으로 달래야 할찌 알길 없어라···” 호반은 수원 서호(西湖)입니다.
「의협심이 강한 운전수 신씨(신성일)는 단골 손님인 빠걸 진희(문희)가 퇴근시간인 밤 11시가 되면 술집 앞에 택시를 세워놓고 그녀를 기다린다. 어느날 손님에게 수모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를 돕기 위해 나섰다가 과실치상 혐의로 체포된다. 이에 진희는 자신 때문에 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신씨를 위해 단골손님인 강사장(김진규)에게 거액을 빌려 그를 보석금으로 빼내고 코로나택시까지 한대 사주며 보답한다. 신씨는 그 택시로 진희를 퇴근시키면서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신씨에게는 이미 장래를 약속한 약혼녀(전양자)가 있다. 결국 신씨를 뒷바라지 하면서 혼인 시기를 기다리던 약혼녀는 신씨가 배신했다며 괴로워하다 저수지 물에 빠져 생을 마감하자 신씨는 약혼녀를 앉고 제방을 걸어가고, 진희는 반대쪽으로 애뜻한 눈물을 흘리면서 “사랑하다가 헤어질 때 쓰라린 이내 가슴은 무엇으로도 달랠 길이 없네”라고 혼잣말을 하며 쓸쓸히 걸어간다.」
–〈명월관 아씨〉– 김석야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선생님(1966년 지구레코드사)
1절. 가야금 잡은 손은 시름 많아 떨리는가 / 기구한 운명이라 웃음을 팔며 사는 /
그 이름은 기생 매화 한숨은 묻어 놓고 / 눈물도 숨겨 두고 웃음 짓는 명월관 아씨
2절. 장고채 잡은 손은 슬픔 겨워 떨리는가 / 한 많은 세상이라 웃음을 팔며 사는 /
그 이름은 기생 매화 푸념은 묻어 놓고 / 슬픔도 숨겨 두고 웃음 짓는 명월관 아씨
〈명월관 아씨〉1966년 이미자 선생님께서 부르신 동명의 영화주제가로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박춘석 작곡집, 소문난 여자 / 유성’ 앨범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이미자 선생님〈소문난 여자〉〈대원군〉〈압록강 칠백리〉〈명월관 아씨〉〈순정의 노래〉로라성〈이별의 왈쓰〉Side B면엔. 문주란〈유성〉남기숙〈아주까리 동백꽃〉김백화〈아리랑 정능고개〉박재란〈목단공주〉〈명동의 비둘기〉권혜경〈밤의 연가〉가 수록됐고, 영화는 각본 신봉승, 박종호 감독, 남정임, 신성일, 최남현, 이순재, 주선태, 조항, 장혁 등이 출연 1966년 11월 17일 서울「명보극장」에서 개봉됐습니다. 타이틀 “DBS 인기 연속극 완전 영화화!” “진실한 사랑은 오직 하나, 기녀의 애닯은 사랑!”
☞ 명월관(明月館)은 1909년 서울 종로통에 세워진 조선 최초의 요릿집으로 조선의 궁내부(宮內府)에서 궁중요리를 하던 안순환이 개점했습니다. 1909년 관기(官妓)제도가 폐지되자 궁궐에서 가무를 하던 궁중 기녀들이 모여들어 영업이 점차 번창하였습니다. 건물은 2층 양옥으로 1층은 일반석, 2층은 귀빈석으로 특실 매실도 있었다고 합니다. 1918년 5월 24일 화재로 소실되자 이종구에게 명월관 간판을 내주어 현재 돈의동의 롯데시네마 피카디리극장 자리에 명월관 별관을 세웠습니다. 3·1운동후에는 우국지사들의 연락장소로 활용되기도 했으나 6.25때 서울수복 당시 불태워져 없어졌다 합니다.
1922년 12월 8일 미국 메이저리그 올스타 선수단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곳 서울 명월관에서 기생들의 가무와 함께 성대한 환영회가 펼쳐지기도 하였답니다.
그 당시 유명한 기생 12명은 유금도, 이취송, 이옥란, 김영월, 김금홍, 현매홍, 오산월, 윤채선, 박녹주, 강명화, 박춘광, 이난향이고, 그밖에 ‘산홍’ ‘홍련’ ‘명월’도 유명했답니다.
–〈비련 2〉–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선생님(1968년 지구레코드사)
1절. 난생 처음 사랑한 사람이건만 / 맺지를 못하고 물러 갑니다 / 주고 받은 사랑은
생각 할 수록 / 가슴에 상처를 남기겠지만 / 당신 곁은 떠납니다 물러 섭니다
2절. 소중하게 알았던 사랑이건만 / 입술을 깨물며 돌아 섭니다 / 해가 뜨고 달이 뜨는
세상에서야 / 그대를 잊을 길 없겠지마는 / 웃으면서 떠납니다 / 물러 갑니다
〈비련 2〉는 영화 ‘난풍’에 삽입되었던 주제가로서 이미자 선생님께서 부르셨습니다. 영화 ‘난풍’(暖風). 제작 홍기선, 각본 김지헌, 최훈 감독, 배우 윤정희, 오영일, 태현실, 조미령, 유계선, 김신재, 방인자, 한은진 등이 출연 1968년 3월 16일 서울「명보극장」 부산「대영극장」에서 개봉되었습니다. “그리움은 가슴마다. 눈물 어리는 향기의 동산” “잔잔한 파문 속에 번지는 강렬한 여성의 집념. 그러나 따사로운 난춘은 아직도 멀었는가?”
「그는 20여년 전 애인이 낳은 딸을 만나자 죽은 친구의 딸이라 생각해 가정교사로 맞이한다. 하지만 그의 딸인 것이 밝혀지자 아내는 남편이 야속했다. 남편에게서 배신 당했다는 생각에 집안에는 먹구름이 감돈다. 어느 날 미국에서 생모가 귀국해 그동안 딸을 보살펴 준 것에 감사드리고,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면서 딸과 미국으로 떠난다.」 당시 인구 160만 명인 부산에서의 윤정희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 보통 7일인 상영기간도 10일로 연장했는데,「대영극장」등 개봉관에서만 관객 5만 명, 10만 명을 쉽게 동원했다 합니다. ‘난풍’도 10만 명에 육박해 흥행에 성공한 윤정희 영화입니다. 1966년 같은 제목의 박춘석 작사·작곡〈비련 1〉도 이미자 선생님께서 부르셨습니다. 필자의 1972년 5월 서울살이 첫날 밤. 다락방에서 본 것이「명보극장」간판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서울의 개봉관「세기극장」과「스카라극장」에 대한 글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상기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기사작성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