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42.〈진고개 신사〉〈맨발로 뛰어라〉(2023.12.18.)
오늘은 서울의 개봉관「아카데미극장 제1관」제1편으로 이강원 감독의 ‘진고개 신사’ 이용호 감독의 ‘맨발로 뛰어라’ 정창화 감독의 ‘예라이샹’에 대한 글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아카데미극장 제1관은 1958년 9월 27일 서울 명동에서 좌석수 1,600석으로 개관해서 1963년 964석으로 축소한 후 1968년 8월 30일 코리아나호텔을 신축하기 위해 철거되어 폐관한 개봉극장입니다. 1963년부터 1968년까지 총 125편의 한국영화인 방화중 신성일 주연의 영화가 88편으로 ‘신성일 극장’이라고도 불렸습니다. 1958년 개관작은 ‘여심’(외화), 1963년 10월 2일 ‘혈맥’ 12월 14일 ‘딸의 훈장’ 12월 28일 ‘말띠 여대생’ 1964년 2월 29일 맨발의 청춘, 5월 16일 떠날때는 말없이, 6월 27일 ‘진고개 신사’ 11월 28일 ‘맨발로 뛰어라’ 1965년 1월 1일 ‘남과 북’ 7월 28일 ‘바람아 말하라’ 1966년 1월 1일 말띠신부, 1월 25일 ‘예라이샹’ 6월 10일 초우, 6월 30일 하숙생, 9월 1일 ‘회전의자’ 9월 29일 소문난 여자, 11월 24일 ‘종점’ 12월 8일 ‘초연’ 1967년 3월 29일 ‘하얀 까마귀’ 5월 10일 ‘사월이 가면’ 6월 15일 ‘빙점’ 9월 5일 ‘형수’ 10월 19일 ‘안개’ 1968년 1월 30일 ‘청춘고백’ 2월 14일 ‘가로수의 합창’ 3월 20일 ‘갈망’ 6월 27일 ‘파란 이별의 글씨’ 등이 상영됐고, 7월 26일 ‘아네모네 마담’을 끝으로 폐관했습니다.
–〈진고개 신사〉– 심영식 작사, 김호길 작곡, 최희준(1964년 오아시스레코드사)
1절. 미련 없이 내뿜는 담배 연기 속에 / 아련히 떠오르는 그 여인의 얼굴을 /
별마다 새겨보는 별마다 새겨보는 / 아아아아 진고개 신사
2절.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올리며 / 언젠가 불러주던 그 여인의 노래를 /
소리 없이 불러보는 소리 없이 불러보는 / 아아아아 진고개 신사
〈진고개 신사〉1962년 최희준이 부른 시각장애인의 사랑을 그린 HLKV 라디오 인기 연속방송극과 1964년 동명의 영화 주제가로 신세기레코드사에서 발매한 ‘김호길 작곡집, 영화주제가 피어린 모정 / 진고개 신사’ 앨범에 실려 있는 B면의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박재란〈행복은 있다〉(영화 ‘피어린 모정’ 주제가)〈내사랑 림보〉강수향〈피어린 모정〉(영화주제가), 임은자〈도심의 향가〉(K.V.연속방송극 주제가), 김성배〈그대만은〉〈그 이름〉SIDE B면. 최희준〈진고개 신사〉(K.V.연속방송극 주제가), 권혜경〈키스미〉(Kiss Me)〈내가 마지막 본 서울〉인은자〈누구의 가슴에도 비밀은 있다〉김성배〈사랑은 가고〉〈안개 멀리〉등 12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영화 제작진은 주제가를 부를 가수 선정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당시 신인가수 최희준을 선정했고, 최희준은 곡을 받은 날부터 밤을 꼬박 지새우면 노래를 연습했다고 합니다.
드라마와 주제가 모두 대중들의 인기를 받아서 1964년 이강원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 1964년 6월 27일 서울 아카데미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제작 주동진, 배우는 김진규, 엄앵란, 한은진, 윤인자, 이경희, 최남현, 허장강, 구봉서, 김동원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어느 무역회사의 사장아들인 상철은 어릴 적 실명했지만 20여 년이 지난 후 선미와 혼인해 행복하게 지내던 중 개안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한다. 열심히 회사일을 보면서 지내던 어느 날 매부와 함께 요정에 들러서 우연히 가련한 난정과 사귀게 된다. 한편 그 무렵 과거의 남자로부터 협박을 받고 괴로워하던 선미는 모든 사실을 상철에게 고백하고 용서를 빈다. 그러나 상철은 집을 나가 난정과 동거생활을 하던 중 아버지의 권유로 생이별한다.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상철은 다시 시각장애인으로 돌아가게 되고 뇌진탕으로 사망하자 난정은 낳은 아기를 상철 어머니에게 남겨둔 채 서울을 떠난다.」
☞ ‘진고개’는 지금의 충무로 일대로 충무로 2가 ‘명동길’. ‘명동성당’이 가장 잘 보이는 고개입니다. 전중국대사관 뒷편에서 세종호텔 뒷길에 이르는 길로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남산으로 이어지는 낮은 구릉의 고개였는데, 이곳은 비가 오면은 진흙밭으로 바뀌어 ‘진고개’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곳을 지나 이르는 곳에 남산골(현 남산 한옥마을 인근)이 있어 가난한 선비들이 주로 살았는데, 과거 준비를 하거나 낙방하여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눌러 앉아 다음 과거를 준비하는 생원님들이 모여 살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진고개’를 지나기도 좋고 오래 신을 수 있어 주로 나막신을 신고 다녔었기에 ‘딸깍발이’로 불렸습니다. 또 다른 ‘진고개’는 강원도 평창과 강릉을 잇는 해발 960m의 백두대간 고개로 국도 제6호선과 제59호선이 지나가고 있는 오대산 자락 고개입니다.
–〈맨발로 뛰어라〉– 유호 작사, 이봉조 작곡, 남일해(1965년 킹스타레코드사)
1절. 내 몸에 핏줄이 비바람에 젖어도 / 멍들은 상처를 건드리지 말아다오 /
사나이 얼굴에 눈물이 비쳐도 / 임 그린 내 순정 변함은 없다 /
쫓기는 이 세상을 맨발로 뛰면서 / 끓는 피 두 주먹을 쥐고 또 쥐고 /
어두운 그림자 밝은 내일 믿고서 / 성내고 뛰어라 맨발로 뛰어라
2절. 내 몸에 핏줄이 비바람에 젖어도 / 멍들은 상처를 건드리지 말아다오 /
사나이 얼굴에 눈물이 비쳐도 / 임 그린 내 순정 변함은 없다 /
쫓기는 이 세상을 맨발로 뛰면서 / 끓는 피 두 주먹을 쥐고 또 쥐고 /
어두운 그림자 밝은 내일 믿고서 / 성내고 뛰어라 맨발로 뛰어라
〈맨발로 뛰어라〉1964년 남일해가 부른 동명의 영화주제가로 1965년 킹스타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남일해 가요 앵콜, 맨발로 뛰어라 / 잃어버린 세월’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맨발로 뛰어라〉〈외로운 불루스〉〈술독에 빠진 사나이〉〈그 무덤에 비가 내린다〉〈보랏빛 연가〉〈비네 젖은 추억〉SIDE B면.〈잃어버린 세월〉〈빨간구두 아가씨〉〈비오는 날이면〉〈호수가의 민들레〉〈지난 날의 그녀는〉〈향수의 부라질〉등 12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964년 2월 29일「아카데미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맨발의 청춘’이 당시 아침부터 광화문에서 덕수궁까지 줄을 선 관객들로 21만 명이 극장을 찾아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자 이어서 속편격으로 제작해 그해 11월 28일 개봉됐습니다. 제작 주동진, 이용호 감독, 배우 신성일, 엄앵란, 임하, 상영영화관, 주제가 작곡자 등이 같으나 가수만 최희준에서 남일해로 바뀐 영화입니다.
영화포스터에 적힌 타이틀 “젊은 격정과 사랑의 애수어린 금년도 청춘영화의 문제작!!”
이중헌 작본, 이용호 감독, 배우 임하, 신성일, 엄앵란, 트위스트김 등이 출연했습니다.
「친구의 모함으로 인해 경찰에 체포된 그는 형무소로 이감되는 도중에 탈출을 하는데 성공을 한다. 그후 그는 한 여인을 알게 되어 숨어 지내면서 그녀와 사랑을 속삭인다. 하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애인이 있었는데, 친구가 그 애인을 납치해서는 강간을 한다. 소식을 전해들은 그는 친구에게 복수하고 자신의 과거를 청산하기 위해 경찰에 자수한다.」
–〈예라이샹 夜來香〉– 김석야 작사, 황문평 작곡, 문정숙(1966년 신세기레코드사)
1절. 한낮에는 수줍음 많고 밤을 기다려 피는 / 순정에 꽃이런가 아아 에라이샹 /
송이송이 은은한 향기 뉘에게 바치리까 / 어느님께 드리오리까 슬픔겨워 피어나 /
예라이샹 순정에 꽃 아아 예라이샹
2절. 한낮에는 시름도 많아 밤을 기다려 피는 / 애닮은 꽃이런가 아아 예라이샹 /
송이송이 은은한 향기 뉘에게 바치리까 / 어느님께 드리오리까 시름겨워 피어난 /
예라이샹 애닮은 꽃 아아 예라이샹
〈예라이샹〉(夜來香) 1966년 문정숙이 부른 동명의 영화주제가로 신세기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예라이샹 / 평양기생’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문정숙〈예라이샹〉(영화주제가), 양부길〈구인의 귀순병〉최숙자〈평양 기생〉이은희〈유정〉한명숙〈비오는 밤에 떠나고 싶다〉SIDE B면. 오기택〈녹쓰른 키타〉남미랑〈눈물의 낙도〉〈여심초〉양부길〈너도 나도 일년생〉유성진〈인생 항구〉이은희〈언니는 행복해요〉등 12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예라이샹〉‘밤에 찾아드는 향기’라는 뜻으로 ‘달맞이꽃’이죠. 또 다른 곡은 1944년 이향란(리샹란, 야마구찌 요시코)이 영화주제가로 부른〈예라이샹〉(리진광/리진광)이 가장 먼저 발표됐고, 우리나라는 1954년 심연옥이 번안곡인〈야래향〉(반야월 개사/이재호 편곡)을 불렀습니다. 1978년 대만의 가수 등리쥔(등려군)이 리바이벌해 불러 더욱 널리 알려졌고, 1996년 홍콩의 영화감독 진가신, 배우 여명, 장만옥 주연 ‘첨밀밀’(甛密密)에 삽입되면서 더욱 사랑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원작 김석야, 정창화 감독, 배우 문정숙, 신성일, 주연, 최남현, 이빈화, 허장강, 전계현, 김칠성, 고수미, 김성옥, 이예성, 나정옥, 이철, 김병휘, 김지수, 안천룡, 노도원, 안성기 등이 출연해 1966년 1월 25일 서울의「아카데미극장」에서 개봉이 되었습니다.
「명문대 법대 4학년 고학생으로 고등고시를 시험을 앞두고 있는 조세영(신성일)은 4·19 혁명 시기에 오른손에 부상을 입고 도망을 가다가 우연히 나이트클럽의 마담인 예라이샹 난희(문정숙)의 집으로 들어간다. 난희는 놀랐지만 의사를 불러 세영을 치료해 주고 세영을 보호한다. 집도 부모형제도 없어 오갈 데 없는 자신에게 피까지 수혈해 주고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팜므파탈 연상의 여인 난희의 고마운 마음에 세영은 감동해 눈물을 흘리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차츰 사랑이 싹튼다. 클럽이 끝나는 시간을 기다려 난희를 찾아온 세영과 밤길을 걸으면서 난희는 세영의 표정을 살펴보면서 “사랑해”라고 고백한다. 한편 세영은 장교수(김동원)의 소개로 난희의 단골손님인 박사장(최남현)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간다. 그 집의 딸 정숙(주연)은 세영에게 한 눈에 반해 열렬히 구애를 하지만 세영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사장이 세영이 사랑하는 여인이 예라이샹 난희라는 것을 알아내어 두 사람이 헤어지게 하려고 허상무(허장강)와 함께 예라이샹을 모욕하자 상심에 빠진 그녀는 괴로운 날들을 보내다가 알콜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박사장은 허상무와 함께 상해에서 난희의 아버지를 죽이고 재산을 빼앗았고, 어머니마저 겁탈해 정숙을 낳았으니 난희와 정숙은 이복자매였지만 난희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어느날 난희는 클럽을 찾은 박사장과 춤을 추다가 그를 죽여 복수를 해 감옥에 수감되게 되고 어느날 세영과 이복동생인 정숙이 난희를 찾아온다.」
☞ 1960년대를 주름잡았던 대한민국의 대표적 여자배우 9분의 데뷔 작품을 소개하면,
김지미(1940년 대전 신탄진) 1957년 ‘황혼열차’ 등 500여편, 한국의 ‘엘레자베스 테일러’
문 희(1947년 서울 본명 이순임) 1965년 ‘흑맥’ 우리나라 제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
윤정희(1944년∼2023년 부산 본명 손미자) 1967년 ‘청춘극장’ 330여 편, 남편 백건우
남정임(1945년∼1992년 서울 연건동 본명 이민자) 1966년 ‘유정’ 등 250여편에 출연
고은아(1946년 부산 본명 이경희) 1965년 ‘란의 비가’ 부군 합동영화사 곽정환 대표
태현실(1941년 함북 성진) 1963년 ‘아름다운 수의’ 1972년 KBS-TV ‘여로’ 주인공
황정순(1925년∼2014년 경기 시흥) 1941년 ‘그대와 나’ ‘팔도강산’시리즈의 어머니역
문정숙(1927년∼2000년 평북 선천) 1952년 ‘악야’ 대표작 1966년 ‘만추’ 1967년 ‘귀로’
영화주제가 1959〈나는 가야지〉1960〈심야의 부르스〉1965〈만추〉등을 불렀습니다.
전계현(1937년∼2019년 충남 공주) 1959년 ‘가는 봄 오는 봄’ 남편 천문학자 조경철
다음에는「아카데미극장 1관」2편 ‘초우’ ‘회전의자’ ‘소문난 여자’ 글을 올리겠습니다.
*상기 컬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ㄹ 수도 있습니다.
기사작성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