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12. 가객 배호〈누가 울어〉,〈안녕〉(2025.04.21.)
다가오는 24일은 ‘영원한 가객(歌客), 배호’ 형님께서 태어나신 탄신일입니다.
그리고 21일은 ‘과학의 날’이고, 25일은 ‘법의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배호〈누가 울어〉〈당신〉〈비 내리는 명동거리〉〈마지막 잎새〉〈안녕〉등 5곡의 글을 올려드립니다.
–〈누가 울어〉– 전우 작사, 나규호 작곡, 배호(1966년 뉴스타레코드사)
1절. 소리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이슬비 / 누가 울어 이 한밤 잊었던 추억인가 /
멀리 가버린 내 사랑은 돌아올 길 없는데 / 피가 맺히게 그 누가 울어 울어 /
검은 눈을 적시나
2절.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이슬비 / 누가 울어 이 한밤 잊었던 상처인가 /
멀리 떠나간 내 사랑은 기약조차 없는데 / 애가 타도록 그 누가 울어 울어 /
검은 눈을 적시나
〈누가 울어〉1966년 배호가 부른 노래로 1967년 3월 30일 대도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완료한 후 1968년 1월 아세아레코드사를 통해서 편곡된 재취입한 곡을 발매했습니다. 이 노래는 이별에 대한 슬픔을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제3자인 그 누가 우냐고, 묻고 있는 것 같지만 내가 이별에 아픈 눈물을 흘리는 것을 잘 표현한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1963년〈굳바이〉로 데뷔한 배호는 1967년 한 해 노래에 깊은 호소력을 불어 넣어 완전히 자기만의 스타일을 완성해 저음과 고음을 한층 깊이 있게 파 내며 노래에 혼을 불어 넣었습니다.〈누가 울어〉는 작곡가 라규호가 배호를 위해 맞춤형으로 만든 최초의 명곡으로, 배호는 공연 때마다 이 노래〈누가 울어〉를 가장 많이 불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왕 조용필이 공연 때 유일하게 부르는 배호 노래가〈누가 울어〉라고 합니다. 그러나 1963년〈굳바이〉로 데뷔한 그는 1971년〈영시의 이별〉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영상은 배호가 최정상으로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던 시기인 1969년 ‘부산 MBC 창사 10주년 기념공연’에서 부르는 모습으로 그의 힘차고 박력있는 음색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신〉– 전우 작사, 나규호 작곡, 배호(1969년 신세기레코드사)
1절. 보내야할 당신 마음 괴롭더라도 / 가야만할 당신 미련 남기지 말고
맺지 못할 사랑인줄을 알면서도 사랑한 것이 / 싸늘한 뺨에 흘러 내리는
눈물의 상처되여 / 다시는 못올 머나먼 길을 떠나야할 당신
2절. 맺지 못할 사랑인줄을 알면서도 사랑한 것이 / 싸늘한 뺨에 흘러 내리는
눈물의 상처되여 / 다시는 못올 머나먼 길을 떠나야할 당신
〈당신〉1969년 배호가 부른 노래로 신세기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배호의 당신 / 종소리 / 박재란의 장미의 상처’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배호〈당신〉〈종소리〉〈다시올 그날에는〉〈잊어야 할 사람〉이근철〈그 길〉SIDE B면. 박재란〈장미의 상처〉〈가버린 사랑〉문주란〈꽃봉투〉〈동백꽃 처녀〉진선미〈화원의 부르스〉등 10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971년 3월 14일 대도레코드사에서 마지막으로 녹음된〈당신〉에 새겨 논 글귀 “어머니! 용서하세요. 제 노래에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어요. 건강할 때는 항상 히트되지 않고 있다가, 병상에서 신음하면서 취입할 때는 히트가 되거든요. 어머니… 만약 제가 영원한 잠을 자게 되더라도 어머니는 울지 말아야 합니다. 어머니 오래오래 사셔요. 효도도 못해 드리고… 어머니 사랑합니다!” 애잔합니다.
1969년 조선일조 인기 연재소설 전병순 원작 ‘또 하나의 고독’을 이성구 감독, 윤정희, 신영균, 문정숙, 강부자, 사미자, 김창숙 주연의 남편과 정부(情婦) 그리고 본처(本妻)의 삼각 멜로 영화 ‘당신’이 제작돼서 1969년 2월 16일 설날특선프로로 서울「국도극장」에서 개봉해 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배호의 인기는 날로 높아만 갔습니다.
–〈비 내리는 명동거리〉– 백영호 작사·작곡, 배호(1970년 지구레코드사)
1절. 비 내리는 명동거리 잊을 수 없는 그 사람 / 사나이 두 뺨을 흠뻑 적시고 말없이
떠난 사람아 / 나는 너를 사랑했다 이순간까지 / 나는 너를 믿었다 잊지 못하고
사나이 가슴속에 비만 내린다
2절. 비 내리는 명동거리 사랑에 취해 울던 밤 / 뜨거운 두 뺨을 흠뻑 적시고 울면서
떠난 사람아 / 나를 두고 떠났어도 이순간까지 / 나는 너를 사랑해 잊을 수 없다
외로운 가슴속에 비만 내린다
〈비 내리는 명동거리〉1970년 배호가 부른 노래로 지구레코드사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영화. ‘비 나리는 명동거리’ 제작 한국예술영화사(배표 박원석), 각본 김하림, 영화음악 전정근, 감독 변장호, 배우 김희라 문희 장동휘, 김정훈, 장혁, 최봉, 박동룡 등이 출연해 25일 서울의「동아극장=아세아극장」에서 개봉되었습니다. 형님들의 애창곡(^^)
「고아인 민석(김희라)과 영아(문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지만, 영아의 부모님의 반대로 민석은 사랑을 단념하고 서울에 올라와서 깡패가 되었다. 그 뒤 영아도 민석을 찾아서 서울로 올라온다. 그런 어느날 영아는 불량배 일당에게 잡혀서 치욕을 당하게 되었다. 그 영아를 철규가 구출한다. 그것을 인연으로 영아는 철규와 결혼한다. 철규는 불행하게도 성불구자였다. 깡패 생활을 하던 민석이가 살인죄로 7년 간의 복역을 마치고 출옥한다. 민석은 철규를 찾아가서 영아를 돌려 줄 것을 간청한다. 하지만 철규도 지금은 영아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처지였다. 그날 마침 깡패일당이 철규를 급습해 왔고, 그리하여 격투. 마침내 철규는 민석에게 영아의 장래를 부탁하며 숨을 거두고 만다.」
–〈마지막 잎새〉– 정귀문 작사, 배상태 작곡, 배호(1971년 지구레코드사)
1절. 그 시절 푸르던 잎 어느덧 낙엽지고 / 달빛만 싸늘히 허전한 가지
바람도 살며시 비켜가건만 / 그 얼마나 참았던 사무친 상처길래
흐느끼며 떨어지는 / 마지막 잎새
2절. 싸늘히 파고드는 가슴을 파고들어 / 오가는 발길도 끊어진 거리
애타게 부르며 서로 찾은 님 / 어이해 보내고 참았던 눈물인가
흐느끼며 길 떠나는 / 마지막 잎새
〈마지막 잎새〉 1971년 배호가 부른 노래로 지구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배상태 작곡집, 0시의 이별 / 오해’ 앨범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 배호〈O시의 이별〉〈마지막 잎새〉〈찾아온 서울 거리〉〈향수〉〈울기는 왜 울어〉SIDE B면. 이주영〈오해〉〈진정이라면〉〈가지나 말지〉〈그 임은 어디 있나〉〈애상〉등이 있습니다. 1970년 조미미〈바다가 육지라면〉작사가인 정귀문(1941년∼2020년)님의 작사 곡인〈마지막 잎새〉는 실제 작사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003년 6월에 세워진〈마지막 잎새〉노래비 건립 경위「천재 요절가수 배호님. 우리는 숨쉬기조차 버거워하며 필사적으로 들려주었던 님의 노래 ‘마지막 잎새’를 기억합니다.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또한 후덕한 고장 경북 경주시 현곡면. 바로 ‘마지막 잎새’의 탄생지이자 글을 쓰신 정귀문 선생님의 고향임을 기억합니다. 바람 한 점없는 1970년 어느 가을 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에 힘없이 달려 있던 나무잎들이 우수수 낙엽이 되었습니다.
호기심에 떨어진 낙엽을 집어든 정귀문 선생님은 불현듯 소년기 때 이별한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사무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은 낙엽이 곧 자신의 분신 인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습니다. 그 심경을 담은 ‘마지막 잎새’는 인생의 무상함을 반추하는 애절한 정서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랫말로 옮긴 명곡입니다. 이듬해인 1971년 7월 작곡가 배상태님이 곡을 붙여 배호 님은 그의 유작 앨범이 된 ‘0시의 이별 앨범’에서 이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4개월 뒤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듯 29살의 젊은 나이에 배호님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인기 순위 4위 곡 ‘마지막 잎새’는 온국민의 가슴을 적시며 오히려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요. 3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불세출의 가수 배호님의 ‘유작 노래 창작자’라는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정귀문 선생님의 ‘마지막 잎새’ 노랫말을 기념하려 합니다. 40년 가까운 세월동안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등 수많은 히트곡들을 발표하셨지만 늘 아마추어 정신으로 고향을 사랑하며 고향에 살며 1000여 곡의 한국대중가요를 창작해오신 현곡이 낳은 명작사가 정귀문 선생님. 그 분의 고집스런 창작 인생이 배호님의 유작 노래비 ‘마지막 잎새’에 담겨져 후세에 기억 되길 바라는 마음에 뜻 있는 분들이 작은 정성을 담아 이 노래비를 바칩니다.」
–〈안녕〉– 전우 작사, 나규호 작곡, 배호(1971년 대도레코드사)
1절. 후회하지 않아요 울지도 않아요 / 당신이 먼저 가버린 뒤 나 혼자 외로워 지면
그때 빗속에 젖어 서글픈 가로등 밑을 / 돌아서며 남몰래 흐느껴 울 안녕
2절. 후회하지 말아요 울지도 말아요 / 세월이 흘러 가버린 뒤 못잊어 생각이 나면
그때 빗속에 젖어 서글픈 가로등 밑을 / 찾아와서 다시 또 흐느껴 울 안녕
〈안녕〉1968년 배호가 부른 노래로 아세아레코드사에서 발매한 ‘배호 스테레오 힛트 앨범 NO. 3, 안녕 / 추억의 백마강 / 연심’ 앨범에 실려 있는 타이틀곡입니다. 음반에는 Side A면.〈안녕〉〈능금빛 순정〉〈파도〉〈황토 십리길〉〈물방아 고향〉〈서울의 밤거리〉Side B면.〈추억의 백마강〉〈연심〉〈타향살이〉〈남의 속도 모르고〉〈황성옛터〉〈쇼팡의 이별곡〉등 12곡이 수록돼 있습니다.〈안녕〉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후의 감정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후회하지 않거나 슬퍼하지 않지만 결국에는 다시 한번 슬픔에 빠질 것이라는 노랫말이 시적인 노래입니다. 슬픈 느낌의 노래이지만 배호의 담담한 음색이 묻어나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입니다. 배호는 1971년 3월 14일 대도레코드사에서〈마지막 잎새〉〈0시의 이별〉〈안녕〉등을 녹음했습니다.
「1971년 3월의 싸늘한 어느날, 배호는 아픈 몸을 쓸어 앉고 앰블런스에 올랐습니다. 잠시 후에 도착한 녹음스튜디오 의자에 기대어 어쩌면 마지막 노래가 될 것 같은 비장함에 처절함의 울분과 한이 서린 최후의 절규를 거침 없이 쏟아 냈고, 죽을 힘을 다해서 녹음을 끝내면서 배호는 쓰러지듯 잠시 눈을 감고 깊은 상념에 잠겼습니다. “나는 지금 병원 약값이 필요하다!” 잠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흐느끼면서도 감동의 박수가 끊임없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고, 배호는 부축을 받으며 다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낙엽이 지는 가을날에 29세 배호는 그토록 사랑했던 노래를 고이 고 우리곁을 떠났습니다.」
1963년 데뷔해 1967년〈돌아가는 삼각지〉가 히트한 후 작고한 1971년까지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며 10여 곳의 음반사에서 20여 장의 음반에 300여 곡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는 1981년 ‘MBC 특집 여론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가수 1위’에 선정됐고, 2005년 6월 ‘KBS 가요무대 광복 60주년 기념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가수 10인’에 선정되는 등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불멸의 가수’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작곡가 박시춘(1900년∼2000년)은 “저 배호라는 가수는 나이는 어리지만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가수다.”라고 말씀했습니다. 배호는 1967년부터 1970년까지 ‘MBC 10대 가수상’을 비롯해 ‘TBC 방송가요대상’ 등 총 30여개 부문에서 가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다음엔 영원한 젊은 오빠 ‘송해’ 선생님〈나팔꽃 인생〉〈딴따라〉등 글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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