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21. 경기도 대중가요〈수원 처녀〉〈앵두나무 처녀〉(2021.07.26.)
오늘은 각도(道)를 대표하는 대중가요에 대한 뒷얘기를 다루고 있는 제 2탄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서울특별시를 빙 둘러 안고있는 경기도의 대중가요 3곡을 소개하겠습니다.
경기도는 동북아시아에 길게 뻗은 한반도의 서부중앙지역으로 동경 126°와 127°, 북위 36°와 38° 사이에 위치해 있고, 경기도청 위치는 동경 127° 0’도와 북위 37° 16’도인 수원에 위치해 있습니다. 면적은 전 국토의 약 10%인 10.185㎢이며 북쪽으로는 86 km의 휴전선에 서쪽으로는 332 km의 해안선에 접해있으며, 동쪽으로는 강원도, 남쪽으로는 충청도와 인접해 있고 그 중앙에는 서울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한강에 의해 남과 북지역으로 나뉘어져서 한수이북은 산간지역, 한수 이남지역은 평야지대가 펼쳐져 있습니다. 경기도의 땅모양은 광주산맥과 차령산맥이 동쪽에서 뻗어와 차츰 낮아지는 모습으로서 서쪽은 김포, 경기, 평택평야가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동쪽 땅이 높고 서쪽 땅이 낮은 땅이라 했습니다.
경기도의 중심에는 전국에서 면적이 가장 작은 살기 좋은 구리시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원은 1949년 시로 승격된 후 1967년 경기도청이 서울에서 수원으로 옮겨옴에 따라 경기도의 수부도시가 됐으며, 2020년 수원특례시로 지정됐습니다. 2020년 인구수가 1,226,708명입니다.
수원(水原)을 풀어 보면 ‘물 언덕’인데 그런데 큰 강이 없습니다. 그래서 호소(湖沼)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수원역에서 가까운 서호(西湖)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였고 영화촬영도 많았는데, 대표적인 영화 두편은 1967년 신성일, 최은희, 문희 주연의 ‘타인들’과 1968년 윤정희, 김진규, 문정숙 주연의 ‘낙조’입니다. 두 영화의 주제가는〈동숙의 노래〉의 가수 문주란이 불렀습니다.
필자가 선정한 경기도의 대표 대중가요는, 1972년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선생님의〈수원 처녀〉(이용일/백영호), 양주시에서 태어나신 김정애의 1955년〈앵두나무 처녀〉(천봉/한복남) 가평군 두밀리에서 태어난 국민가수 오은정의 1992년〈가평아가씨〉(오은정/김정일) 3곡입니다.
–〈수원 처녀〉– 이용일 작사, 백영호 작곡, 이미자 선생님(1972년 지구레코드사)
1절. 철쭉꽃 딸기꽃이 초원에 피며는 / 타네요 수원처녀 가슴이 타네요
달 뜨는 호반 길 님과 놀던 길 / 첫사랑을 맺어놓고 멀리 떠난 사람아
서장대에 푸른 꿈을 잊으셨나요 / 기다리고 있습니다
2절 청포도 익을 때면 설레는 그 마음 / 꽃다운 수원처녀 가슴을 달래요
달 밝은 호반 길 님과 걷던 길 / 행복주고 사랑주고 멀리 떠난 사람아
서장대에 푸른 꿈을 잊으셨나요 / 기다리고 있습니다
1971년 8월 11일 수원시 제10대 시장으로 부임한 원병의 시장은 전임지 춘천시장 재임 시 〈소양강 처녀〉가 전국민들의 애창곡이 되어 전국적으로 춘천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홍보 효과와 더불어 지역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판단해 수원시를 대표하는 애창곡을 만들고자 공보실장에게 “우리나라 최고의 작사가와 최고의 작곡가, 최고의 가수를 섭외해서 〈소양강 처녀〉같은 국민 애창곡을 만들라.”는 특별지시를 하여 노랫말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용일 작사 백영호 작곡, 이미자 선생님 노래〈수원 처녀〉를 제작(1972년 1월 1일)했습니다.
수원시에서는 자체예산 200만 원으로 제작한〈수원 처녀〉를 전국의 행정기관과 수원시 관내 다방, 요정, 유흥업소 등에 배포했고, 그 해 5월 30일 지구레코드사에서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따로 동영상도 제작됐는데, 정조대왕 능행차 뒤편에 걸린 ‘제5회 전국 가축 품평회’ 현수막을 봐서 1975년 10월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1975년 10월 15일 제12회 화홍문화제(현 수원화성문화제) 행사 때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 재현이 있었고, 수원문화원 기록에도「수원을 노래한 음악 중 이미자의〈수원처녀〉가 대표적인 곡인데 1972년 수원시 공모에서 당선된 곡으로 당시 시비 200만원을 들여 음반을 제작, 각 시도와 관내 다방, 유흥업소에 배부해 보급시켰다」라는 글이 있다고 합니다.
동영상을 보시면 이미자 선생님께서 수원화성 화성장대와 서노대를 배경으로 노래를 부르는 젊었을 때 모습이 나옵니다. 동영상의 전주 부분은 서암문 옆 서포루 방향에서 팔달산 서쪽과 서노대를 찍은 모습에 이어서 정조대왕 능행차 모습이 나옵니다. 능행차 뒷편에 ‘제5회 전국 가축 품평회’ 현수막이 펄럭이고 화성장대와 서노대 중간에 이미자 선생님의 모습이 보이고 쟉사 이용일, 작곡 백영호, 노래 이미자 한 글자가 틀렸죠? 쟉사는 작사의 오타입니다.
1절에서 보이는 파란 체크무늬 투피스에 굽 높은 구두,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래 부분에서 두 손 꼭 모은 왼손목의 손목시계 멀어져 가는 부분에서의 모습 너무 예쁘시지 않나요? 1절과 2절 사이 나레이션 “경기도의 수원은 수도 서울을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분수와 역사적 유물이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조의 역사적 향기가 감도는 수원성은 사도세자의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정조대왕이 서울을 이 곳으로 옮기고저 쌓았다는 애절한 효성이 담긴 성으로 유명합니다.” 나레이션에서 수원시내 전경과 팔달산 원천저수지, 방화수류정이 보입니다. 〈수은등〉〈아모르 파티〉로 인기 상종가인 국민가수 김연자도 가수지망생 시절에 어느 경연대회에서〈수원 처녀〉를 불러 1등 했다는 내용의 글도 읽었는데…..
필자는 2013년 10월 05일 오후 3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이미자 선생님 콘서트’를 관람하고 대기실에서 이미자 선생님을 뵈었을 때〈수원 처녀〉에 대해 여쭤 본적이 있습니다.
“선생님 1972년도에〈수원 처녀〉를 부르셨던데 기억나십니까?” “기억이 안 나는데요” “유○○에〈수원 처녀〉동영상도 있고, 김연자도 가수지망생 시절에 선생님의〈수원 처녀〉를 불러 1등을 했다는 내용의 글을 봤습니다.” “아! 그래요, 난 기억이 전혀 안 나네요.” 내년, 2022년 1월 1일은 수원시에서 제작 발표한〈수원 처녀〉가 태어난 지 50년, 반세기가 되는 날입니다.
☞ 수원화성(水原華城) : 조선 제22대 정조대왕 때 1794년에 착공 1796년 완공된 성(城)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성심과 강력한 왕도정치를 꿈꾸며 건설한 효의 성곽이자 신도시입니다. 다산 정약용 거중기 개발, 소요자재 석재가 201,400덩이, 기와 530,000장, 벽돌 695,000장, 목재 26,200주, 인원 6,343명이 동원된 조선의 마지막 성곽으로 전체 둘레는 5,744 m입니다. 주요 시설물로는 정문인 장안문(長安門, 북문), 팔달문(八達門, 남문), 화서문(華西門, 서문) 창룡문(蒼龍門, 동문) 등 4대문을 비롯해 장대(將臺) 2곳, 수문(水門) 2곳, 포루(砲樓) 5곳, 포루(鋪樓) 5곳, 각루(角樓) 4곳, 암문(暗門) 4곳, 공심돈(空心墩) 3곳, 치성(雉城)등 총 48개 시설물이 있으며,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습니다. 수원화성 축성 기록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는 현재 규장각(奎章閣)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앵두나무 처녀〉– 천봉 작사, 한복남 작곡, 김정애(1955년 도미도레코드사)
1절.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 물동이 호메자루 나도 몰라 내던지고
말만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 예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2절. 석유 등잔 사랑방에 동네 총각 맥 풀렸네 / 올 가을 풍년가에 장가들라 하였건만
신부감이 서울로 도망 갔데니 / 복돌이도 삼용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3절. 서울이란 요술쟁이 찾아갈 곳 못되더라 / 새빨간 그 입술에 웃음 파는 에레나야
헛고생을 말고서 고향에 가자 / 달래주는 복돌이에 예쁜이는 울었네
유〇〇 동영상에서 김정애님이 1987년 3월 23일 가요무대에 출연해 아주 경쾌하고 발랄하게〈앵두나무 처녀〉를 부르시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닐리리 맘보〉도 보실 수 있고요…
김정애님은 1935년 경기도 양주 출생, 서울 상명여고 졸업, 1987년 7월 22일 작고했습니다. 본명은 김정순으로 가수로 전격 데뷔하게 된 사연은「1955년 KBS에서 최초로 노래자랑 라디오 프로그램 공개방송이 전파를 타면서 큰 인기를 끌자 전국에서 노래자랑을 유치하기 위하여 경쟁을 했는데, 1956년 대구 공군비행장에서도 공개방송 유치를 위해 군용기를 제공한다는 조건으로 노래자랑 공개방송을 유치했고 당시 낭랑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공군비행장에서 전화교환수로 근무하던 김정애님도 출전해 백설희의〈아메리카 차이나타운〉으로 입상하여 대회 심사위원장이었던 KBS 음악계장 김창구(국립극장장 역임)의 제안으로 KBS 전속가수가 됐던 것입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라디오 방송 전파를 타면서 국민들에게 이름이 알려져 그 해〈앵두나무 처녀〉(천봉/한복남)으로 정식으로 데뷔를 했고, 취입한 레코드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김정애님도 일약 대 스타가 되었습니다. 6.25 전쟁이 끝난 직후 암울했던 사회상을 해학적으로 노랫말에 담아 발표된〈앵두나무 처녀〉는 김정애님의 낭랑한 목소리가 더해져 큰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국민들의 애창곡 중 한 곡입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골 고향을 떠나 아무런 연고도 없이 무작정 서울로 서울로 떠나온 처녀, 총각들의 애환도 있지만 이들을 노리는 소매치기와 사기꾼들에게 돈을 날리거나 처녀들은 화류계로 팔려나가는 슬픈 시대상을 담은 노래입니다. 노래 가사를 음미해 보면 ‘물을 길어오던 처녀, 밭을 매던 처녀들이 짐을 싸서 말로만 듣던 서울로 무작정 떠나고, 동네 처녀들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접한 총각들은 맥이 탁 풀려 한숨만 쉬고 농사를 지어 가을에 장가 갈려던 것도 물거품이 되어 신붓감을 찾아 서울로 향해 고생 고생하여 이쁜이를 찾은 복돌이는 에레나라는 이름으로 술집 접대부가 된 그녀를 겨우 설득해서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린 후 고향으로 내려 간다는 내용일 것입니다.」
서울시의 인구수는 1910년 27만 명, 1935년 40만 명, 1940년 100만 명, 1963년 300만 명, 1988년 1000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2020년말 서울특별시의 인구수는 9,668,465명입니다.
〈앵두나무 처녀〉는 도미도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앨범인데 6.25전쟁 직후 워낙 물자가 부족해 1929년 콜럼비아레코드사에서 발매한 김초향의〈자진 사랑가〉음반을 녹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김정애님이 발표한 노래, 1956년〈앵두나무 처녀〉〈나의 마리키타〉(유광주/전오승) 1957년〈시절타령〉(월견초/한복남)〈닐리리 맘보〉(탁소연=나화랑/나화랑)〈아낙네 맘보〉(반야월/ 전오승)〈인생야화〉(천봉/한복남 with 남백송) 1958년〈금단의 사랑〉(반야월/한복남)〈나의 태양〉(김운하/하기송)〈사랑의 탱고〉(김운하/한복남)〈알고 싶어요〉(한산도/한복남) 1959년〈꽃잎이 지기전에〉(반야월/손목인)〈청춘시절〉(반야월/이재현)〈인혜의 노래〉(천봉/한복남 영화 ‘시집살이’ 주제가)〈청춘시절〉(반야월/이재현) 1960년〈아리랑 처녀〉(차경철/한복남)〈울지마라 두남매〉(문예부/전오승 영화주제가)〈청춘 파라다이스〉(이철수/한복남 with 남백송) 1963년〈바가지 맘보〉(김방아/김부해)가 있습니다. 작고하시기 4개월 전까지만 해도 ‘가요무대’에 출연 밝고 경쾌하게 노래를 부르셨던 김정애님,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필자는 한 25여년 전 6월경, 구리시 아차산 자락 아래 아천동 동사골 소재 음식점에 간적이 있었는데, 그 곳 우물가에는 앵두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습니다. 빨간 앵두 열매가 탐스럽게 도란 도란 붙어 있어서 주인 할머님께 물었습니다. “할머니, 이거 앵두나무 맞지요?” “그럼!” “이야 정말 앵두나무 웃물가네, 할머니〈앵두나무 처녀〉노래 아시죠?” “그럼!” “제가 한 번 불러드릴까요?” “부를 줄 알아” 전 바로〈앵두나무 처녀〉를 불렀습니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미자루 나도 몰래 내 던지고…」좋았던 그 시절이 아련합니다.
보너스 하나, 작년(2020년) 7월 3일 가평군의 명소 자라섬(북한강 꽃섬, 면적 66만여㎡)에 1953년 가평읍 두밀리에서 출생한 국민가수 오은정의〈가평 아가씨〉노래비가 제막됐습니다.
–〈가평 아가씨〉– 오은정 작사, 김정일 작곡, 오은정(1993년)
1절. 바람결에 들려오는 고향의 물소리 / 철없던 시절 물소리 따라 파란 꿈을 꽃 피웠지요
첫사랑을 심어주던 더벅머리 총각도 / 내 모습을 생각하는지
아아 추억의 청평 호수여 / 내 사랑 가평 아가씨
2절. 남이섬 용추폭포 고향의 잦나무 길 / 꽃 피던 시절 너랑 나랑 산꽃 들꽃 따러 다녔지
첫사랑을 심어주던 더벅머리 총각도 / 내 모습을 생각하는지
아아 추억의 남이섬 푸른 잔디 / 내 사랑 가평 아가씨
오은정은 1983년 춘천에 있는 큰집에 놀러갔다가 KBS ‘전국노래자랑’에 참가해 김태희의〈소양강 처녀〉를 불러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그해 연말 결선에서〈미워 미워 미워〉를 불러 다시 최우수상을 수상한 실력파 가수로 1986년〈여자의 마음〉(김병걸/신대성)〈당신뿐이야〉(석송/신대성)로 데뷔해, 1988년〈둥지〉(박춘석/박춘석) 히트 후 활동을 중단했다가 1992년〈가평아가씨〉(오은정/김정일)로 재기를 시도했으나 별 반응을 얻지 못했고, 1999년 취입한〈울산 아리랑〉(오은정/김정일)이 크게 히트하면서 국민가수로 빛을 발했습니다. 그 밖에 1987년〈미련 두고 가지 마세요〉(정은이/남국인), 1989년〈애원〉(박춘석/박춘석)〈들꽃〉(박춘석/박춘석), 1990년〈왜 왜 왜〉(임종수/임종수)〈미쳐 몰랐네〉(임종수/임종수), 1992년〈남자는 바람〉(김정일/김정일), 1996년〈빙빙 돌 거야〉(조동산/원희명)〈불란서 영화같은 사랑〉(조동산/원희명), 1999년〈안아주세요〉(오은정/김정일), 2005년〈사랑할 수 밖에 없는 당신 〉(오은정.윤혜원/박현진), 2009년〈서울 아가씨〉(설운도/설운도)〈절로 저절로〉(오은정/김정일), 2016년〈삼각산 연가〉(오은정/김정일)〈보름달 사랑〉(오은정/김정일) 등이 있습니다.
오은정(본명 오애자)의 가평사랑 “살기좋은 곳이 가평이라고는 하지만 인구는 자꾸 줄고 노령화는 지속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저는 가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음향시설이 잘 갖춰진 차량을 준비해 가평의 각 마을 경로당을 순회하며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하며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계획이고 희망입니다.” 가평의 딸 오은정 파이팅!
다음에는 전라남도의 대중가요〈목포의 눈물〉〈목포는 항구다〉에 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