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블록은 집중호우 때 빗물을 땅속으로 침투시켜 도시침수 예방과 감소시키는 시설
-현행 설치면적과 행정집중 보다 현장에서 실제 성능이 유지 확인이 관건
– 기고 : 최경영 사단법인 한국저영향개발협회장/서울대학교 겸임교수
전국적으로 투수블록의 품질과 시공 실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일부 현장에서 설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의 성능이 납품 당시 제출한 시험성적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전수조사가 추진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불량 제품 몇 개를 찾아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생산과 납품, 시공, 준공검사, 유지관리 전 과정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투수블록은 단순한 보도블록이 아니다. 기후위기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빗물을 땅속으로 침투시키고 지표 유출을 늦춰 도시침수를 줄이는 중요한 시설이다. 지하수를 보전하고 도시 열섬현상을 완화하며 자연의 물순환을 회복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투수블록의 성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도시 안전과 직결된다.
막대한 공공예산을 들여 설치한 투수블록이 처음부터 물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거나 짧은 기간에 기능을 잃는다면 이를 단순한 제품 하자로만 볼 수 없다. 시험받은 제품과 실제 납품제품이 동일한지, 기층과 줄눈재 시공은 적정했는지, 준공검사는 제대로 이루어졌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기준 미달을 알고도 묵인하거나 형식적인 검사로 통과시켰다면 일부 제조기업을 위한 ‘봐주기 행정’은 아니었는지도 엄정하게 확인해야 한다.
우리에게 제도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생태면적률, 우수유출저감시설, 저영향개발과 투수성 포장 기준 등 관련 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다. 문제는 설치면적과 서류를 채우는 데 집중했을 뿐, 현장에서 실제 성능이 유지되는지를 확인하고 책임지는 체계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번 기회에 하자의 기준과 책임체계를 확실히 정립해야 한다. 투수성능이 어느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하자로 볼 것인지, 제품·시공·설계·유지관리 중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판정할 객관적인 조사방법이 필요하다.
자연적인 공극 막힘과 제품 불량, 부실시공을 구별할 수 있어야 책임도 공정하게 물을 수 있다. 투수블록의 기능적 특성을 반영한 하자담보책임기간을 별도로 정하고, 그 기간의 시작점과 성능보증 수준, 보수·교체 비용의 부담주체도 명문화해야 한다.
공장 시험성적서뿐 아니라 납품제품에 대한 무작위 검사와 준공 단계의 현장 투수시험을 의무화해야 한다. 준공 후에도 정기적으로 성능을 측정하고 청소와 유지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생태면적률 인정 역시 설치 당시의 면적보다 일정 기간 유지되는 실제 투수성능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조사 결과와 현장별 성능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전수조사가 일시적인 논란을 잠재우는 행정절차로 끝나서는 안 된다. 국민도 이제 예산이 투입되고 블록이 설치되는 순간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물이 빠지는지, 성능이 유지되는지 끝까지 감시해야 한다.
이번 조사가 투수블록 시장을 바로 세우고 도시침수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실질적인 제도를 정착시키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기사작성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