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 3D 프린팅 칼럼
2013년 2월 첫 국정 연설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3D 프린터 연구개발센터를 미국 전역에 거쳐 짓겠다고 선언했다.
프린터가 권총을 봅아낸다. 프린터가 인공장기를 만들어 낸다. 프린터가 의수 의족을 만들어 낸다. 뚝딱 둑딱 뭐든 만들어낸다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느껴지는 3D 프린터가 요즘 핫 하다. 하지만 3D 프린팅 업에 종사를 하다보면 손님들의 호기심반 의심반 섞인 질문을 받곤한다. “진짜 총 만들 수 있나요?” “아저씨 터닝매카드 만들 수 있어요?” “사장님 건담 피규어 좀 만들어 주세요.” “저랑 똑같이 생긴 피규어 만들어 주세요. 사진은 여기 있어요.” 대답은 “Yes! But…” 이다. 만들 수는 있지만 조건이 따른다. 또한 비용 및 시간도 큰 변수이다. 특히 여러가지 재료를 섞어서 한꺼번에 출력을 하는 것은 아직 기술이 개발 중에 있다. 그렇다면 3D 프린터가 무엇인지, 허와 실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것을 조금 알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상세한 부분은 추후에 또 다뤄볼 기회가 있을 것 같으니, 오늘은 간단하게 요약된 정보만을 전달하고자 한다.
3D 프린터란 무엇인가?
“2D 프린터가 활자나 그림을 인쇄하듯이 입력한 도면을 바탕으로 3차원의 입체 물품을 만들어내는 기계.” [네이버 지식백과] 3D프린터 [3D printer] (두산백과)
3D 프린터는 1984년 미국의 엔지니어인 척 헐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2012년 6월 20일 특허가 풀리면서 저가의 보급형 3D 프린터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오픈 하드웨어와 크라우드 펀딩이 주를 이루는 메이커 운동과 흐름을 같이 하며 유럽을 비롯한 세계에 디지털 DIY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일부 ‘메이커스’들은 3D 프린터로 Shapeways, kickstarter 등을 통해서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3D 프린터란 무엇일까? 3D 프린터란 사전적 의미만큼 그렇게 간단한 물건이 아니다. 3D 프린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3D 디자인(모델링), 재료 및 재료에 따른 프린팅 방식과 가능한 기계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3D 프린터는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
기존의 프린터를 기준으로 설명한다면, 문서파일을 프린터를 통해 종이에 출력하면 인쇄물이 완성되는 것과 작업과정이 비슷하다. 문서파일(3차원 모델링 파일)을 프린터(3D 프린터)를 통해 종이(재료)에 출력하면 인쇄물(입체적인 물품)이 완성된다. 3D 프린팅을 위해서는 빼놓을 수 있는 몇가지 요소들이 있다. 3D 디자인(모델링), 3D 프린터, 재료가 바로 그것이다.
3D 디자인이란?
3D 디자인을 설명하는 용어들과 3D 디자인을 구현하는 설계 프로그램들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 근본을 들여다 본다면 결국은 단순하다. 결국은 조각이나 조소를 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보편적인 모델링 방식은 와이어프레임 모델링, 서페이스 모델링, 솔리드 모델링등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와이어 프레임 모델링은 직선이나 곡선을 연속적으로 이어서 면이 형성되어 보이도록 하는 모델링 방법이며, 서페이스 모델링은 말그대로 표면에 나타나는 면을 중심으로 모델링 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솔리드 모델링은 내부속이 채워진 부피가 있는 것을 가지고 모델링을 하는 방법이다. 결국은 철사로 뼈대를 세우고 찰흙으로 살을 붙이는 작업, 그리고 찰흙을 이리저리 두드리고 긁으며 형태를 잡아가는 과정들이 컴퓨터 작업으로 옮겨진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3D 프린팅을 위해서는 솔리드 모델링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나중에 상세히 설명을 할 기회가 있겠지만, 세상의 모든 물질은 부피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점이라 느끼는 것들도 자세히 보면 질량을 가진 어떠한 물체이고, 선으로 느껴지는 빨래줄 같은 것들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두께를 가지고 있다. 면으로 느껴지는 벽도 결국에는 벽돌이나 콘크리트등의 재료로 두께를 가지고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결국은 3차원 입체물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질량을 가지고 있다면 모델링으로 옮기지 못할 것은 없다. 그리고 3D 설계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3D 스캔등을 통해서 주변의 모델링을 컴퓨터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이 있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3D 프린팅을 할 수 있다.
3D 프린팅 방식은?
3D 프린팅은 얇은 단면을 적층하여 3차원 입체 조형물을 만든다는 큰 틀에서는 방식이 거의 일관되지만, 세부적인 면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우리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보급형 프린터의 경우는 FFF(FDM)방식이 많다. 용융 적층 조형(Fused Filament Fabrication) 혹은 용융 압출 모델링(Fused Deposition Modeling)이라고 한다. 재료로 사용되는 ABS나 PLA등을 200도 이상의 노즐에 녹여서 적층하는 형식으로 모델링을 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등을 녹여서 쌓는 방식이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100g(10센티정도 피규어)를 출력하는데 6시간 정도가 걸린다. 사실 문자로만 접하면 도대체 어떤 방식인지 감이 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처음 프린팅하는 장면을 봤을 때 옹기장인이셨던 할아버지의 물레가 떠올랐다. 찰흙을 가늘게 꼬아서 물레를 돌려가면서 조심스레 적층해서 형태를 만들어 가시던 모습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물론 물레의 역할을 하는 배드는 고정되어 있고, 손의 역할을 하는 노즐이 돌아가면서 적층을 하면서 조형을 해 나간다는 점이 다르긴 하지만 근본적인 원리는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는 SLA(광경화 수지 조형)방식, SLS(선택적 레이저 소결 조형)방식, MJM(멀티제트조형)방식, PBP(분말배드와 잉크젯투사)방식, CJP(컬러젯프린팅)방식, Polyjet(폴리젯적층조형)방식, DLP(마스크 투영 이미지경화)방식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DED, DMD, SLM, DMT등 다양한 방식이 사용된다. 장황하게 늘어 놓긴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액체상태에 있는 것을 굳히는 방식이거나, 분말상태에 있는 것을 굳히거나, 분말을 뿌려서 붙이거나, 재료를 녹여서 쌓거나 하는 등의 간단한 작업 원리이다. 거의 재료에 따른 작업의 방식이 다른 경우가 많다. FFF(FDM)방식 외의 프린터들은 거의 대부분 고가의 장비여서 접근이 쉽지않다.
3D 프린팅 재료는?
별달리 재료를 이야기 하는 것이 무색할 만큼 다양하고도 많은 재료들이 프린팅에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는 ABS(석유에서 추출하는 대표적 플라스틱 재료),PLA(옥수수전분을 사용한 무독성 재료)를 시작으로, 우레탄, 나무, 나일론, 금속, 금, 은, 티타늄, 초콜릿, 햄버거 패티등과 심지어는 인공심장등에 사용될 인공세포 조직까지 전세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가지 재료들로 3D 프린팅이 시도되어 지고 있다. 결국에는 모든 사물이 3D 프린터의 재료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Yes! But…에 대한 대답을 할려고 한다. 그렇다. 3D 프린터로 못만들 것은 없다. 다만 다음의 조건들을 고려해야 한다.
- 가공이 어려운 재료나 정교함을 요구하는 재료는 비싼 프린터를 사용해야 한다.
- 보급형 프린터로 출력을 할 경우에는 주변 환경의 변수조건이 있으므로 고품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고품질을 위해서라면 후 가공을 해야 하는데, 후 가공은 거의 다시 만드는 수준이다.
- 출력시간이 엄청나게 많이 걸리므로 10센티 정도 되는 장난감을 가지려면 반나절을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하다.
- 저가의 보급형 프린터의 경우 열에 민감해서 제품이 갈라지거나 배드를 이탈하는 등의 실패확률이 높다. 6시간짜리 출력을 5시간 58분에서 실패를 해 본 경험도 있다.
- 3D 프린팅을 하기 위해서는 3차원 모델링이 필요하다. 2차원적인 사진으로는 입체적인 형태의 것이 나오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편한 사항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3D 프린팅에 주목하는 이유는 뭘까? 단지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놓고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만은 아닐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미 ‘메이커스’들은 3D 프린팅을 통해서 천문학적 단위의 경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우리도 그런 기회를 잡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장난감이나 피규어 같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기존의 제품은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이 나을수도 있지만,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해 내기에는 3D 프린터 만큼 최적화 된 기계도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