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진의 건강편지 25
-눈 건강이 몸 건강
요즘 필자의 눈이 아픕니다. 눈에 고질병이 있었는데 요새 다시 도졌습니다. 눈이 아프다 하니 다들 의사도 아프냐며 힐난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옵니다. 의사든 아니든 자기 몸과 마음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분명합니다. 통렬히 반성합니다. 더구나 의사인데 말이죠. 생활인들은 의료인이 아프지 않는다는 믿음 아닌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알고 있는 의학지식을 내 몸과 마음에 채득한다고 했었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한 듯합니다.
어째든 다시 눈 이야기로 돌아가렵니다. 눈은 10중의 9만큼 중요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눈의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눈은 일단 눈동자는 검고 흰자는 순백색이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동자와 흰자의 구분이 선명하고 깨끗해야 눈의 건강이 시작합니다. 물론 눈동자의 크기에 따라 눈의 크기에 따라 심리적인 차이나 오장육부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눈은 심장과 간장의 영향을 받습니다. 간장의 피가 많이 모이면 분노하기 쉬어 눈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간에 피가 적게 되면 두려워하기 때문에 눈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심장도 마찬가지로 생각이 많거나 정신이 노곤하면 그 영향이 눈이 미치게 됩니다.
동의보감에서 눈이란 ‘오장육부의 정이 모인 곳이요, 혼백이 머무르고 신기가 생기는 곳“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해서 마음이 번거롭고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과로하면 눈병이 발생한합니다. 그리고 눈병은 한증(寒症)은 없고 오직 허(虛)와 영(熱)이 있을 뿐이다. 몸이 허해지거나 열 받으면 눈병은 발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눈병의 원인은 풍열( 風熱)과 혈소(血少), 신노(神勞) 그리고 신허(腎虛)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급한 증은 풍열에 의해 발생하나 만성적인 병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해서 발생합니다. 풍열은 바이러스와 비슷한 개념이나 인체 내부가 항진된 측면을 말하고 피가 부족하거나 정신이 피곤하고 면역력이 약해짐을 말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눈병이 걸렸을 때 동의보감에서 주의할 대목이 많이 열거되어 있습니다. 그 중 일부를 소개해 봅니다.
매운 것을 생식하는 것, 연기를 쐬고 도박을 즐기는 것, 조각을 섬세하게 하는 것, 많이 우는 것, 밤에 작은 글씨를 읽는 것, 성생활을 자주 하는 것, 밤에 별과 달을 많이 보는 것, 자연 속에서 눈을 오랫동안 보는 것, 비바람이 부는데도 걷는 것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이 있지만 유의미하게 실천해 볼 것들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백날 도로아미타불’입니다. 눈병이 걸리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주의할 내용을 하지 않는 자세야말로, 몸에 체득했을 때야말로 비로소 제대로 아는 의사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눈병에 걸려 몸과 마음은 많이 상했지만 다시 한 번 제 자신을 성찰하고 잘못을 자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단단히 채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랑의 이별이 있고 난 이후 아픈 마음 성숙해지고가 아니라 질병을 앓고 난 이후 아픈 마음 성숙해지는 생활이 되어야겠습니다.
필자는 눈 아픈 것에 대해서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합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민감하고 방어적으로 대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손가락 밑에 박힌 가시하나 조차도 사람을 예민하게 하는데 중요한 눈병이니 더욱 그러하겠지요. 이렇게 몸이 아프니 마음도 아파지는 모습을 볼 때 건강에 더욱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입니다. 겨울철 건강을 유의하지 않으시면 그 다음해 봄철에 여러 가지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으니 이점 각별히 유념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아프다보니 건강이 정말 중요한 보물임을 다시 한 번 알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