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진의 건강편지 31
감기도 풍병이다.
오늘은 風(풍)이야기에 대해서 해보겠습니다. 국민들의 사망순위에 있어서도 1.2위를 다투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예방도 가능해지기도 하였지만 사망이나 후유증이 심하여 아직도 두려운 질환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날씨가 추우면 다발하기도 하여 노약자들에게는 걱정이 크다 하겠습니다.
감기나 중풍이 모두 風(풍)병입니다. 다소 파격적이지만 우리 몸의 원래대로 복원하기 위한 자체 정화작업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감기도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經絡에 순환이 조체되거나 막히게 되어 사기가 쌓이게 되면 이를 일소하고자 바람이 일어나게 됩니다. 중풍도 기전은 같습니다. 다만 경락이 아니라 장부에 문제가 있어서 장부의 사기를 일소하고자 바람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감기나 중풍의 예방은 경락이나 장부의 건강이 우선되어야 함은 당연합니다.
의서에 보면 엄지나 식지가 불편하면 3년 내에 풍이 발생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풍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들은 살찐 사람과 다혈질(화가 많은)인 사람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풍이 발생하려면 전조증상이 나타납니다. 마치 바람이 불어오다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이치와 같습니다. 여름철 태풍을 한번 생각해보자. 여름철 바다온도가 올라가면 태풍이 발생한다. 엄청 세찬 바람과 비구름을 동반하여 한바탕 소용 도리를 치고 나면 도시가 깨끗해집니다. 미처 준비 못한 집들은 가재도구가 태풍에 의해 날라 가거나 기왓장이나 유리창이 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일에 준비를 철저히 했더라면 공기도 맑아지고 도시전체가 시원해짐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인체에서도 중풍의 기전이 태풍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체 내에 바람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깨끗하지 못하거나 막혀있기 때문에 기인합니다. 인체의 정화시스템이 재가동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좋은 일이나 재가동하는 동안에 머리 혈맥이 터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머리 신경계시스템이 혈액에 의해 물을 먹어 작동하지 못해 영원한 후유장애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몸이 건강한 사람은 후유 장애 또한 빨리 극복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해야 회복도 또한 빠르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구안와사라는 병이 있습니다. 갑자기 입이 삐뚤어지고 눈이 안 감기는 증상으로 중풍의 증상과 함께 오기도하지만 대부분 독자적인 증상을 나타나기고 합니다. 이는 중경락도 아니고 중장부도 아닌 중혈맥의 증상으로 풍이 혈맥을 상하게 하여 발생한 소치입니다. 이 또한 중풍의 범위에 속하니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보통 6주정도 치료 후에 정상으로 돌아오곤 하지만 5%정도의 사람에게는 후유장애가 남기도 하니 주의해야만 합니다. 피곤한 상태에서 찬데서 잠을 자다가 혈맥이 막혀 발생하기도 하고 스트레스가 과도하여 갑자기 발생하기도 합니다. 전자는 담경락을 위주로 침 치료하고 후자는 간경락을 위주로 치료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진짜 중풍의 전조증상으로 구안와사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감별진단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대부분 풍사를 없애는 치료를 하나 본질적으로는 인체에 허한 틈을 타고 풍이 들어온 소치이니 허한 상태를 개선하는 한약치료를 같이해야 합니다. 몸과 마음을 안정하면서 침과 한약치료를 같이하면 비교적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風(풍)은 백병의 長(장)이라고 한다. 풍이 변하여 여러 병을 만들기도 합니다. 공기 중을 헤엄쳐 살다보니 풍병이 많고 으뜸입니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로 위력이 크다는 고전의 경구처럼 바람을 주의해야할 것입니다. 바람을 갈무리하고 물을 얻어야 명당이라는 전통지리학에서도 물과 함께 바람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바람도 적당해야 생명이 번성합니다. 너무 많으면 생명이 살아남기 힘듭니다.
올 해에는 바람에 대하여 조심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