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의예지( 仁義禮智)가 사상의학의 출발점?
우리는 보통 싸가지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쓰곤 합니다. 하지만 이 싸가지란 4가지가 없다는 말로서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없다는 말과 상통합니다. 인의예지가 없는 걸 보통 우리는 싸가지가 없다는 말로 사용하는데 응당 우리는 인의예지가 뭔지를 잘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처음 본 독자들을 위해서 잠시 그 내막을 소개해 보면 이제마의 사상의학을 소개하기 위해서 체질론 보다 먼저 인간이 무엇인지를 먼저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체질이라는 것이 나오게 된 배경을 먼저 이해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원자나 분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유물론적인 특징은 전체 동식물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는 있으나 인간의 특징을 이해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에 반해서 유심론적인 입장으로 바라볼 때 인간을 인의예지(仁義禮智)의 특성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지만 약간은 막연하고 관념적인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고 보겠습니다.
이러한 인의예지가 체질의 출발이라는 점을 먼저 이야기 해둡니다. 인간이 유심론적이기에 인의예지를 가지고 태어났고 인의예지 각각의 발현된 상태에 따라 체질이 나타난다고 이제마는 보고 있습니다. 인(仁)이란 무엇일까요 ? 자기가 생각해도 혹은 남이 자기를 볼 때 어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소음인일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후천적으로 알고 실천하는 습관에 의해서 어진 사람이 되긴 하지만 원래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천성적으로 어진 사람이라면 소음인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측은지심이 유난이 발달한 사람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의(義)란 무엇일까요 ? 자기가 생각해도 혹은 남이 자기를 볼 때 의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태음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후천적으로 배워서 채득한 의로움이 아닌 가르쳐주지 않아도 천성적으로 의로운 사람이면 태음인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수오지심이 유난이도 발달된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겠습니다.
세 번째로 소양인은 예(禮)를 선천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잘 아는 사람입니다. 물론 후천적으로 배우고 익힌 禮와는 차이가 있지만 유난이도 소양인은 사양지심이 발달하기도 합니다. 네 번째로 태양인은 지(智)가 발달된 사람입니다. 배우고 실천해서 얻은 智가 아닌 선천적으로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지혜가 발달된 사람입니다. 시비지심이 발달된 사람입니다. 이렇게 인의예지가 각각 분화되어 체질을 이루고 서로서로가 어질고 정의롭고 예의바르고 지혜로운 대동의 마음을 가질 때 질병에 걸리지 않으며 자기만 어질고 정의롭고 예의바르고 지혜를 받고자 하는 이기의 마음이 동한다면 질병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이제마의 사상의학인 것입니다. 옛 성인들은 인의예지가 일신의 귀중한 보배로 삼아왔으나 이러한 인의예지가 공공에는 맞고 사적으로는 이롭지 않다고 여겨 배반하기 쉽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격치고 말을 음미해 봅니다. “지혜가 없다면 천하에 도울 자가 없으니 우환에 시달리고 예가 없으니 매사에 법도를 어기게 되니 공연히 성질을 내고 의가 없으면 투기나 하고 게으름에 빠져 쾌락에 젖고 어질지 못하면 제 하나 설 곳이 없으니 공포와 두려움에 시달리게 된다. 이것이 사람으로 할 짓이겠는가? 가히 슬플 따름이다” 맹자는 이러한 사단(인의예지)이 인체가 사지를 가지고 있음과 같은 것이라고까지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사심과 욕심 그리고 방심과 안일을 극복할 방법이 무엇인가 ? 이제마는 여기에 답을 하길 학문을 하고 생각을 하고 변별해야 한다고 하였다. 사심과 욕망 그리고 안일과 방종을 능히 이기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만 하고 생각을 하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학문과 사변을 통하여 사심과 욕망 방종과 안일을 극복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배우지 않고 분별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인색하고 사기를 치고 게으르고 사치스러워 진다고까지 하였습니다. 다시 한 번 이야기 합니다. 사심과 욕심 그리고 방심과 안일함이야말로 인의예지로 가는 길을 막고 질병의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주요인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