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칠석과 인류시조 설화
견우직녀는 인류시조 ‘나반’과 ‘아만’
김 주 호 /철학박사
“칠월칠석 오늘 밤은/은하수 오작교에/견우직녀 일 년 만에/서로 반겨 만날세라/…까치 까치 까막까치/어서 빨리 날아와서/은하수에 다리 놓아/견우직녀 상봉시켜/일 년 동안 맛본 설움/만단설화 하게 하소….”
7월7석에 부르는 전래 민요의 일부분이다. 이 노래는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칠월칠석에 오작교(烏鵲橋. 또는 은하교)에서 한 번 만난다는 전설을 내용으로 하며, 기다림의 괴로움과 하룻밤 만났다가 헤어지는 아쉬움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날 저녁에 내리는 비를 견우직녀가 해후하는 눈물, 이튿날 내리는 비를 이별의 눈물이라고 한다.
칠월칠석은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오직 우리민족에게만 전해 오는 설화이고 고유 명절이다. 바로 인류 시조 설화이다.
인류시조 설은 기독교 성경에만 기록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민족의 고유 문헌 사서와 경전 속에도 분명히 제시 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곧 ‘나반(那般: 아버지)’과 ‘아만(阿曼: 어머니)’에 관한 기록이 그렇다.
‘나반’은 아버지 ‘아만’은 어머니
먼저 기독교 성경 구약을 보자. 창세기 2장9절~25절, 3장20절에 최초의 한 남자와 여자로 아담이 나오고 그의 아내로 해와가 나온다. 최초의 인류시조부모로 아담과 해와가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도 우리민족의 고유경전 내지는 상고 문헌들에 기록된 내용과 매우 같음을 본다.
먼저 가장 오래된 민족경전의 하나인 《신사기(神事記)》의 〈조화기(造化紀)〉 편을 보자.
“만물 가운데 가장 빼어난 것이 사람이다. 맨 처음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었으니 나반(那般)과 아만(阿曼)이다. 천하(天河: 하늘가람, ‘성스러운 천국의 물’이란 뜻으로 풀이 됨. 백두산 松花江 상류 또는 바이칼 호)의 동쪽과 서쪽에 있어 처음엔 서로 오고 가지 않더니 오랜 뒤에 서로 만나서 배우자가 되었다. 그 자손이 5색인종으로 나뉘어 졌으니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 적색인종(불긍이) 남색인종(푸릉이)이다.(五物之秀曰人 厥始有一男一女 曰 那般阿曼 在天河東西 初不相往來 九而後遇 與之耦 其子孫 分爲五色族 黃白玄赤藍)”
조화기에는 또 5색인종의 후손 가운데 황인종 세력이 가장 커서 나중에 양족(陽族), 방족(方族), 간족(干族), 견족(畎族)의 4지파로 나뉘었다고 한다. 천손족인 우리 배달민족은 장손인 황인종의 본류 종손 족으로서 그대로 종가(宗家)로 내려오고 방계의 족속으로 4지파가 형성 되었다는 것이다. 이를 통털어 구환족(九桓族) 또는 구이족(九夷族)이라고 한다고 했다.
고려 때 사람 원동중(元董仲)이 찬(撰)한 《삼성기(三聖紀)》에는 이렇게 기록 되어 있다.
“인류시조는 나반이다. 처음 아만과 만난 곳은 아이사타(아사달)였다. 꿈에 천신(天神)의 가르침을 얻어 혼례를 이루니 구환족(九桓族)은 모두 그 후예들이다.(人類之祖曰 那般 初與阿曼相遇之處曰 阿耳斯它 夢得天神之敎 而自成婚禮 則九桓之族 皆其後也)”
그런가 하면 조선조 중종 때 찬수관(撰修官)을 지낸 이맥(李陌)이 편찬한 《태백일사(太白逸史)》의 〈삼신오제본기(三神五帝本紀)〉 편에도 역시 같은 내용을 전하고 있다.
“인류의 조상을 나반이라 한다. 처음 아만과 서로 만난 곳은 아이사타(阿耳斯它)이다. 또는 사타려아(斯它麗阿)라고도 한다.”
이처럼 여러 문헌 사료에서 인류의 원초적 시조를 나반과 아만이라고 전하고 있는 것이다. 나반과 아만은 각각 무슨 뜻인가. ‘아버지’ ‘어머니’를 말한다. 인류의 시조 아버지 어머니를 한자음을 빌어 이두 표기로 ‘那般’ ‘阿曼’으로 기록해 놓은 것이다. 지금도 아버지를 아바이, 아반이, 아범, 아밤, 아부(阿父), 아비, 아반(평안), 아반님, 아방(제주), 아바니(전라), 아바님, 아버니, 아배(경상, 함경, 전라), 아부니, 아부님, 아부지(충청, 경상, 전라, 평안, 강원)라 부르고 할아버지를 할아바이, 할배, 할바이, 할아범 등으로 부르고 있다. 또 어머니를 오마니(평안), 어만이, 어마이(함경, 강원, 전라), 어멈, 어만, 어만님(경상, 함경), 어믜, 어미, 아미(阿媚), 아모(阿母), 어매(경상, 함경), 어마니, 어무니, 어무이(경상, 전라), 어머이, 오마이, 어멍․어메(경상, 전라, 제주)라 부르고 할머니를 ‘할마이’ ‘할매’ ‘할멈’ 등으로 불린다. 이처럼 각 지역에 따라 표현이 다양한데 수천 년 전에야 말해 무엇 하랴. 이두표기에서는 대체로 첫 글자의 음을 따서 표기하기도 한다. 나반의 경우 ‘那’자는 ‘어찌나’의 ‘나’자이다. 그래서 어반→아반→나반으로 변음 돼 왔다고 볼 수도 있다.
우리민족은 역사의 시원에서부터 인류시조를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렀던 것이다. 이미 태고 적부터 부모를 중심한 인류 한 가족주의를 지향해 왔음을 말해 주고 있다. 또한 생명과 사랑과 혈통은 아버지 어머니로부터 계승 되는 것이다. 이 지구상 오색인종 인류 가운데 아버지 어머니 없이 태어난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그런데 우리민족은 아주 오랜 옛적부터 7월7석을 해마다 큰 명절로 지켜 왔다. 《태백유사》(太白遺史: 이맥 지음)에 “7월7석은 나반이 천하(天河)를 건넌 날이다”라고 했다. 인류시조인 나반이 처음부터 아만의 존재를 안 것이 아니라 하나님(天神)의 가르침(夢敎)을 받고 비로소 아만이 있는 곳을 알고 강을 건너가 혼례를 올린 날(夢得天神之敎 而自成婚禮. <원동중 《삼성기》>)로서 이날을 명절로 기려온 것이다. 인류의 원초적 시조인간의 짝을 맺는 역사적인 과정을 설화화해서 세세전전해온 것이다.
“칠석날이 되면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1년에 한 번 씩 은하수를 건너 오작교에서 서로 만난다.”라고 전해지는 이 전설은 땅에서 이루어진 현실적인 역사를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변형시켜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나반(아버지)을 전설에서는 견우라 하고 아만(어머니)을 직녀라고 바꾸어 호칭했으며, 또 지상에 있는 천하(天河)는 하늘에 있는 은하수로 대치시켜 놓았을 뿐이다. 땅위의 역사적 사실을 하늘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7월7석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오직 우리민족에게만 전해 오는 설화이고 고유 명절이다.(참고로, 일제식민통치로부터 해방된 1945년 8월15일도 음력 7월7석 날이었고, 참부모님이 선포하신 ‘칠팔 절’도 당시 음력 7월7일 칠석날이었다.)
그럼, 나반과 아만은 언제쯤 출현 했을까. 현생인류에 대해선 여러 학설이 있으나 약3만~4만년으로 본다. 영국의 인류학자 H G 웰즈는 현생인류의 출현을 약 3만 년 전으로 보았다. 이는 고고학적으로 후기구석기 시대요, 지질학적으로는 제4빙하기를 지난 홍적세 후기에 해당되며, 인류학적으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에 해당된다. 제4빙하기(뷔름빙하기)는 지구상에서 사실상 마지막 빙하기에 속한다. 혹한을 지났으니 얼어붙은 강도 녹아 흐를 때이다. 마침 나반이 강을 건너 자기 짝인 아만을 만나는 로맨틱한 정서를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를 건너 오작교에서 만난다는 칠석설화로 엮어져 전해온 것이라 하겠다.
5색인종 다시 낳는 참부모는 새 인류시조
그러면 상고문헌에는 현생인류의 출현 시기를 언제쯤으로 기록해 놓았을까. 《신사기(神事記)》의 〈치화기(治化紀)〉편에 이런 기록이 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너희 선관과 영철들아, 땅이 열린지 이미 2만1천9백돌이 되었으니 사람이 난지가 오래이니라.(主若曰 咨爾僊曁靈 地闢 旣二萬千九百週 民有生久矣)”
여기서 ‘이만천구백주(二万千九百週)’의 ‘週’는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年’으로 봐야 할 것이다. 옛날 요(堯)·순(舜)시대에는 한해를 재(載)라 했고, 하(夏)나라 때는 세(歲), 상(商)·은(殷) 때는 사(祀)라고 했다. ‘年’을 기년(紀年)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주(周)나라 이후부터다. 이로 보아 ‘週’는 곧 ‘年’과 같은 뜻으로 이해함이 마땅할 것이다.
발해 3대 문왕(文王)이 쓴 《삼일신고봉장기(三一神誥奉藏記)》의 기록 일부를 소개한다.
“상고하건데 고조선기에 말하기를 3백66갑자에 천제(天帝)께서 천부3인을 가지시고…(謹按 古朝鮮記曰 三百六十六甲子 帝握天符三印)”
《천부경》은 환국(桓國)의 환인천제(桓因天帝)로부터 전해졌다고 한다. 여기서 《신사기》의 21,900년과 366갑자×60=21,960년은 서로 비슷한 년 수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삼성기》, 《조대기(朝代記)》, 《단군세기(檀君世紀)》 등 여러 옛 문헌들을 종합해 볼 때 환국의 환인 7대 3301년, 배달나라의 환웅(桓雄) 18대 1565년, 그리고 금년까지 단기 4355년을 합하면 모두 9221년이 된다. 이 9221년에다 21,900년을 합하면 31,121년이 되는데 이 같은 역년(歷年)은 웰즈가 현생인류의 출현 시기를 약 3만 년 전으로 본 학설과 일치하고 있으며, 인류학 지질학 고고학적 연구 성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면 사정상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을 소개하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참고로 유대 민족의 역사는 얼마나 될까.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 해와 로부터 시작 해 BC 3760년이다. 금년으로 5782년이 된다. 실제로 6천년도 못되는 편이다. 그러나 아담과 해와는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타락한 시조가 되었고, 때문에 인류시조부모로서의 자격을 상실하고 말았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인류는 사탄의 혈통으로 번식 되었고 인류역사 역시 사탄주관하의 역사였다. 하나님과는 무관한 역사였고 하나님을 한스럽게 한 역사였다.
나반과 아만이 인류 최초의 아버지 어머니로서 5색 인종을 낳았던 것처럼 오늘의 5색 인종을 가치적으로 다시 낳아가는 일이야 말로 인류역사에 새 장을 여는 일일 것이다. 우리 배달민족은 장차 다가올 섭리시대를 대비해 오랜 옛적부터 고이 비전돼 내려온 여러 상고 문헌 속에 인류의 시조가 참아버지 참어머니 임을 예시해 놓았다고 본다.
이제 참부모님이 오심으로써 죄악으로 점철된 인류역사를 청산하고, 하늘의 혈통으로 5색 인종을 다시 낳아 주시니 이분이야 말로 이 시대에 오신 새로운 인류의 시조 참아버지 참어머니 임을 증거 하지 않을 수 없다.
《천성경》에 “참부모는 인간조상이다(《天聖經》 340쪽. 2005)” 말씀 하셨고, 《참부모경》에도 “참부모는 인류의 참시조(《참父母經》 24쪽. 2015)”라고 하셨다. 그런데 실제로 이 같은 일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서 이미 펼쳐지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믿고 모시고 따르고 있는 참부모님께서 인종, 민족, 국경을 초월하여 ‘축복’을 통해 새로운 인류 5색 인종을 신앙적, 가치적, 생명적, 혈통적으로 다시 낳아가는 신기원의 대역사를 우리는 확실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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