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곰의 아내’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한 연극 ‘곰의 아내’는 제5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극작가 고연옥의‘처의 감각’을 원작으로 갈수록 초라해지는 현대인의 삶과 원형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연극을 사랑하는 관객들에게는 기대하게 만드는 연극이었다.
연극이 시작하기 전에 쑥 연기로 숲 속의 안개 효과를 내느라 연기가 자욱한 채 연극이 시작 되었는데, “구리아트홀”에서 몇몇의 약간 매운(?)연기와 에어컨의 냉기에 불편해 하는 관객들에게 일회용 마스크를 먼저 안내하고 제공하는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 인 선진국형 연극이 이 땅, 구리시에서도 이미 안착이 되었구나!”하는 느낌이 들었다.
연극의 내용은 어린 소녀가 마을에서 떨어져 나와 숲 속에 곰과 같이 살면서 곰이 남편이 되어 동거한다는 설정과, 도시에서 심신이 황폐해진 나약한 남자가 숲에서 자살을 시도했는데, 운이 좋게도 곰의 아내에게 발견되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는데, 이 남자가 숲을 떠나 도시로 곰의 아내를 꼬드겨 도시에서 동거하게 되었고, 여러 아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가 옛 여인을 잊지 못해 또 다시 곰의 아내를 떠나는 이야기이다. 여인은 못난 남자를 위해 갖은 고생과 세상의 손가락질을 당하며, 살아왔는데, 그 남자는 무책임하게도 ‘순수박물관’이라는 곳에 가겠다고 하였다. 다소 난해 하였으나, 원형적 의미의 인간성을 말하고, 짐승인 곰과 인간세계에 섞이는 신화적인 상황에서, 서로 다른 개인들이 추구하는 인간성들이 어느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숲속의 동굴인 집으로 찾아 든 곰의 아내는 힘이 들어 남편인 곰의 환청을 듣게 되는데, 이럴 수가! 곰이 나타났다.
인간인 아내의 순정, 연어처럼 가족인 남편을 찾아가는 회귀성 어종인 연어가 고향을찾듯이 남편인 곰을 찾아가는 장면에서 인간 아내와 긴 시간 인간아내를 찾은 곰 남편의 해후에 짧은 눈물이 나오고, 곰의 울음인지, 웃음소리인지, 마지막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고 ,묘한 느낌으로 막을 내렸다.
무엇이 인간이고, 다양한 인간의 군상의 이기적인 목적을 치닫는 모습과 무엇이 짐승보다 나은 삶인지 되물어보는 연극이었다.
작은 연극무대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 객석에서 사냥꾼과 곰이 나오는 등 공간의 활용성과 확장성이 좋았다.
공연이 끝나고, 관람객 만족도 조사를 하여 보다 발전적인 운영을 위한 경기문화재단의 지역공연장 활성화와 예술단체의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공연이기에 “새움예술정책연구소”의 노력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훌륭한 연극을 구리에 초대한 ‘구리아트홀’ 관계자들과 ‘극공작소 마방진’ 관계자들의 노고에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더운 여름 날…입추가 다가오고 있다.
기사작성 허득천 편집발행인(truepen8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