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천안함 모자’와 최재형의 ‘태극기 마스크‘
야권의 유력주자들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100일 넘게 잠행을 해온 윤석열은 29일 정치 선언을 통해 대권 출마를 알린다고 한다. 오늘 28일은 최재형 감사원장이 사의를 표했다. 이준석의 당대표 당선으로 국민의 힘의 시간이 가고 이젠 당 밖의 유력 대권 후보의 시간이 다가온다. 이준석 당대표는 당 혁신의 차원으로 호남 방문과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참배를 했으며 대변인단의 배틀 선출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들에게 공정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반면에 삼류 지라시에 불과한 이른바 X-파일과 대변인단의 경질로 잠깐 주춤한 윤석열은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여 대선 출마라는 카드로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양이다. 출마 선언 후 광주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사형수로 알려진 김종배를 만나고 올라오는 길에 군산에 들려 함운경 삼민투 위원장을 만난다고 알려져 있다. 정치인으로서 호남의 민심을 아우르고 반민주당 진보진영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일컬어진다.
출마 선언 장소도 유별나다. 윤봉길 기념관이다. 윤봉길이 누구인가? 일제에 항거한 독립 운동가이자, 윤관 장군의 후손이다. 나라의 안전과 발전을 주 동력으로 반민주 586 세력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들린다. “한 나라가 어떠한 인물을 배출하느냐와 함께 어떠한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따라 그 존재가 들어난다”라든지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라는 말을 보면 조국에 대한 애정과 무한 충성을 느낄 수 있다. 천안함을 상징하는 모자를 쓰고 산책하는 윤석열의 모습을 볼 때 윤석열은 국가의 안전을 금과옥조로 삼으며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직진형의 스타일이다. “나 이런 사람이야” 라고 말이다. 공교롭게도 여당의 검찰 장악에 맞서 싸워나가다 보니 대선후보가 되어버린 셈이다. 이제부터 윤석열의 시간이 다가온다. 과연 별의 순간에 안착할지 지켜볼 따름이다. 윤석열에겐 결기가 증명되었다면 이젠 미래 비전을 국민들에게 설명해야만 한다. 기필코 보여주길 기대한다.
윤석열의 플랜 B로 알려진 최재형 대법원장이 ‘태극기 마스크’를 끼고 사퇴의 변을 하고 있는 모습이 TV에 나온다. 대권 출마를 염두에 둔다는 언론의 해석이 있지만 대선 출마는 자제해주길 요청 드린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그런 감이 아니어서가 아니다. 대통령의 자격으로 충분하다. 내가 우려하는 건 정치적 중립성의 훼손에 비해 대권 출마에 대한 명분이 적어 보이기 때문이다. 출마보다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길 권고하고 나라의 어른으로서 존경과 신망의 대상으로 남길 기대한다. 또 누가 알리오! 나라가 위급해졌을 때 배 12척을 가지고 전장에 나간 이순신처럼 쓰임새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위기의 나라를 구할 자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이뤄낸 헌법적 가치와 시스템을 잘 유지할 의무도 있기에 드리는 말이다.
정권 교체는 쉽지 않다.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지 말자. 끝까지 경각심을 놓지 말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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