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84. 1949년∼1950년〈금박댕기〉,〈약산 진달래〉(2022.10.31.)
오늘은 1949년 1950년까지입니다.
1949년의 전통가요는 남인수〈달도 하나 해도 하나〉,〈여수야화〉(김건=김초향/이봉룡), 백난아〈금박댕기〉(주인욱/박시춘)〈낭랑 18세〉(유호/박시춘), 이인권〈무영탑 사랑〉(손로원/이재호), 현인〈고향만리〉(유호/박시춘),〈꿈속의 사랑〉(손석우/천꺼신),〈베사메무쵸〉(현동주/엔리케 그라도스), 황정자〈약산 진달래〉(김초향/김해송) 등이 있으며, 이 해에는 5월 20일 국회 프락치 사건, 6월 26일 백범 김구 선생 피살, 8월 15일 부를 시(市)로 개칭, 8월 30일 최초의 국비 유학생 6명 미국 유학, 10월 12일 대한민국 공군 창설, 10월 14일 항공사관학교(현 공군사관학교) 창설, 12월 최초의 한글 타자기 시판,
12월 9일「한국문학가협회」발족했고, 탄생한 인물은 1월 15일 탤런트 김창숙, 1월 19일 탤런트 박원숙, 1월 28일 개그맨 전유성, 3월 14일 탤런트 한진희, 9월 3일 탤런트 김수미, 9월 30일 가수 문주란 등이 있습니다.
1950년의 전통가요는 남인수〈남아 일생〉(조명암/이봉룡), 현인〈전우야 잘자라〉(유호/박시춘) 정도입니다. 이 해에는 1월 12일 미국「애치슨 라인」발표, 6월 25일 한국전쟁, 브라질 FIFA 월드컵 개막(새벽 04시 동시), 7월 20일 임시수도 대구, 8월 3일 다부동 전투, 8월 18일 임시수도 부산, 9월 6일 여군 창설,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9월 28일 서울 수복, 10월 1일 국군 3사단(26연대) 양양 3.8선 돌파, 10월 4일 AFKN라디오 첫 전파 발사, 10월 7일 마더 테레사 수녀「사랑의 선교회」설립,
10월 19일 평양 탈환, 10월 25일 중국군 참전, 12월 14일∼24일 흥남 철수작전, 탄생한 인물은 3월 21일 가수 조용필, 4월 23일 가수 최백호, 5월 25일 탤런트 김성환, 6월 29일 가수 임희숙, 7월 28일 가수 임성훈, 7월 31일 만화가 김수정, 8월 23일 배우 알란 탐, 8월 24일 가수 심수봉, 9월 18일 탤런트 김형자, 9월 20일 가수 이정선, 12월 1일 작곡가 박현진, 12월 5일 가수 홍세민, 작고한 인물은 1월 21일 소설가 조지 오웰, 6월 11일 소설가 채만식, 7월 27일 초대 육군참모총장 채병덕, 9월 29일 시인 김영랑, 10월 15일 독립운동가 조만식, 10월 25일 소설가 이광수, 12월 10일 독립운동가 김규식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금박댕기〉,〈무영탑 사랑〉,〈약산 진달래〉 3곡에 대한 글을 올려드리겠습니다.
–〈금박댕기〉– 주인욱 작사, 박시춘 작곡, 백난아(1949년 럭키레코드사)
1절. 황혼이 짙어지면 푸른 별들은 / 희망을 쪼아보는 병아리드라 /
우물터를 싸고도는 붉은 입술에 / 송아지 우는 마을 복사꽃이냐
(2절. 화관 쓴 낭자머리 청홍사 연분 / 별들이 심어 놓은 꽃송이구나 /
물동이에 꼬리치는 분홍 옷고름 / 그날 밤 나부끼는 금박댕기냐)
3절. 목동이 불러주던 피리소리는 / 청춘을 적어보는 일기책이다 /
수양버들 휘늘어진 맑은 우물에 / 두레박 끈을 풀어 별을 건지자
〈금박댕기〉는 1949년 백난아가 부른 노래로〈낭랑 18세〉(유호/박시춘)과 함께 럭키레코드사를 통해 발표한 곡으로, 작곡가 박시춘이 만든 럭키레코드사에 백난아가 전속가수로 옮겨오자 기념으로〈낭랑 18세〉와 함께 박시춘이 만들어 준 노래입니다. 어머니 품속같은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이 묻어나는 서정적 서사시 같은 노랫말은 광복 후에도 끊임없는 혼돈의 시절을 겪던 국민들에게 평화롭고 정겨운 삶을 전하고자 한 백난아가 밝고 맑은 음색으로 경쾌하게 노래를 불러서 더욱 감미롭게 들을 수 있었던 곡입니다.
☞ 댕기 노래는 1972년 이미자 선생님〈자주 댕기〉,1968년 김세레나 〈제비 댕기〉, 남미랑 〈갑사 댕기〉, 2020년 한유채 〈꽃 댕기 사랑〉 그리고 1924년 이정숙〈설날〉 가사 1절에「곱고 고운 댕기도」, 1946년〈그네〉가사 1절「세모시 옥색치마 금박 물린 저 댕기가」, 1958년 남인수〈무너진 사랑탑〉가사 1절에 「댕기 풀어 맹세한 님아」등이 있습니다.
–〈무영탑 사랑〉– 손로원 작사, 이재호 작곡, 이인권(1949년 오리엔탈레코드사)
1절. 부여 길 오백리 길 님 두고 가는 길에 / 서라벌에 맺은 사랑 영지에 던지면은
별빛도 달빛도 울어 주던 그날 밤 / 나는 가네 나는 가네 님 없는 부여 땅에
2절. 부여 길 떠날 적에 옷깃을 부여잡고 / 무영탑에 엮은 절개 천만번 기억하소
청사실 홍사실 걸어 놓고 빌던 밤 / 나는 가네 나는 가네 님 없는 부여 땅에
3절. 부여 길 십년 꿈을 기러기 울고 가면 / 남갑사의 낭자 얼굴 영지에 춤을 추네
구름도 하늘도 백팔염주 외던 밤 / 나는 가네 나는 가네 님 없는 부여 땅에
〈무영탑 사랑〉은 1946년 이인권이 부른 노래로 1949년〈귀국선〉(손로원/이재호)와 함께 오리엔트레코드사에서 발매한 음밤에 실려 있는 곡입니다. 석가탑(釋迦塔) 일명 무영탑(無影塔)은 1740년 ‘동은화상’이 지은 불국사(佛國寺) 고금창기 설화가 바탕으로「불국사 건축 때 당나라에서 온 장공(匠工)에게 누이동생이 있어 아사녀(阿斯女)라고 했다. 어느날 아사녀가 장공을 찾아왔으나 대공(大功)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서 안되니 이튿날 아침 서쪽십리 쯤 되는 곳을 찾아가면 천연의 못이 있으니, 그 못에 가면 탑의 그림자가 비칠 것이라 했다. 아사녀가 그 곳을 가보니 탑의 그림자가 없었다. 그래서 이 탑의 이름을 무영탑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는 1939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빙허 현진건’의 역사소설「무영탑」에서 읽은 아사달과 아사녀의 애뜻한 사랑이야기는 미화된 설화라 할 수 있습니다. 「김대성이 얻은 천하의 명공(名工) 아사달은 부여 사람이다. 백제에서 가장 이름 높던 석수 명장인 부석의 수제자로 부석의 딸 아사녀와 혼인한 지 1년도 안돼 백제의 명예를 걸고 신라의 서라벌 불국사에 다보탑과 석가탑을 세운 후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떠나간다.
3년 째가 되던 초파일 날 아사달은 아사녀를 그리워하며 먼저 완성된 다보탑을 돌고, 기다리다 지친 아사녀는 아사달을 찾아 불국사에 온다. 문지기에게 석가탑이 완성되기 전에는 만날 수 없으니 10리 쯤 떨어진 그림자 못인 영지(影池)에 석가탑 그림자가 비치면 오라는 말을 듣고 석가탑 그림자가 비칠 때만 기다린다. 석가탑이 완성되던 날 불국사 뜰에는 석가탑이 노을에 젖고 있었으나, 탑의 그림자를 못 본 아사녀는 영지에 몸을 던진다.」 필자는 중학생 때 빙허 현진건의 소설「무영탑」을 밤새워 읽었던 문득 기억이 납니다.
–〈약산 진달래〉– 유광주 개사, 이봉룡 편곡, 황정자(1964년 L.K.L레코드사)
1절. 약산에 진달래가 제 아무리 고와도 / 내 눈물을 딲아주든 내 낭군만 못해요
느티나무 밑에서 삼팔수건 쥐어짜며 / 으으으으으 흐흐흐흐흐흐흐흥 으흐흐 흐흐흥
내 눈물을 딲아주던 내 낭군만 못해요
2절. 울릉도 동백꽃이 제 아무리 고와도 / 내 가슴에 피어나는 내 순정만 못해요
새가 울고 꽃피는 새 봄소식 같이와도 / 으으으으으 흐흐흐흐흐흐흐흥 으흐흐 흐흐흥
내 가슴에 피어나는 내 순정만 못해요
원곡은 아래와 같이 3절이 있었답니다.
–원곡〈약산 진달래〉– 김초향 작사, 김해송 작곡, 황정자(1949년 럭키레코드사)
1절. 약산에 진달래가 제 아무리 고와도 / 내 가슴에 피어나는 순정만은 못해요
꽃도 새도 모르는 돈도 옷도 집도 모르는 / 흥 내 가슴에 피어나는 순정만은 못해요
2절. 울릉도 동백꽃이 제 아무리 고와도 / 내 눈물을 닦아주던 내 낭군만 못해요
느티나무 밑에서 삼팔수건 쥐어짜 가며 / 흥 내 눈물을 닦아주던 내 낭군만 못해요
3절. 백두산 봉우리가 제 아무리 높아도 / 잴 수 없이 지켜가는 내 절개만 못해요
십년두고 재봐도 천년만년 두고 재봐도 / 흥 재도 재도 잴 수없는 내 절개만 못해요
〈약산 진달래는〉는 1949년 황정자가 부른 노래로서 이인권〈선죽교〉(유호/김해송), 옥두옥〈애수의 네온가〉(김초향/박시춘), 현인〈고향 만리〉(유호/박시춘) 등과 럭키레코드사 12월 신보로 발표한 곡으로, 작사가·작곡가 모두 납북돼 1964년 유광주 개사, 이봉룡 작곡으로 L.K.L레코드사 ‘황정자 민요애창곡집과 김정구 가요 걸작집’에 발표됐습니다.
‘약산동대(藥山東臺)’는 평안북도 영변에 있는 산으로 ‘약산’(해발 489m)이라 부릅니다. 약산은 산에 약초가 아주 많고 약수가 나온다는 뜻인데, 동대는 영변이 무주·위주·연주로 나누어져 있을 때 무주 동쪽에 있다해 불렸다고 합니다.
옛부터 관서 8경의 하나로 손꼽혔고, 민요〈영변가〉와 김소월 시〈진달래 꽃〉으로 더욱 유명한 곳입니다. 비록 산은 험준하지 않으나, 제일봉·학벼루 등 기암절벽이 나무와 꽃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치를 자아내는 곳이고, 고급 비단천인 영변 약산단에 진달래꽃 문양을 놓아 특산물로 생산하고 있으며, 멀리 묘향산과 용문산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다음에는 1951년∼1953년〈향수〉〈한강〉〈에레나가 된 순이〉글을 올리겠습니다.